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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클럽 피팅] 퍼터의 길이

새벽 잠을 설치며 US오픈 중계를 본 팬들이 많을 것이다. 필 미켈슨의 후반 연속 버디와 맹추격, 그리고 17번홀 통한의 더블보기 장면은 골프의 오묘함을 재삼 느끼게 했다. 이야기가 다르게 빠지는 꼴이지만, 필자는 이날 골프중계를 보면서 직업상 골퍼들의 클럽 부분을 유심히 볼 수밖에 없었다. 중계의 대부분은 그린 위의 퍼팅에 할애되기 때문에 특히 퍼팅과 관련된 부분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런데 유명 프로들의 퍼팅 장면을 자세히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큰 키에 비해 생각보다 짧은 길이의 퍼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면에서 잡히는 퍼팅 장면을 보면 그립을 잡은 두 손이 남성의 ‘중요 부분’을 가리거나 그보다 다소 밑부분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립을 형성하는 양손이 결코 그보다 위 또는 허리띠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없다. 퍼터 샤프트의 길이 제한이 긴 쪽으로는 없지만 짧은 쪽으로는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제조사에서는 퍼터의 길이를 대략 35~36인치로 생산한다. 퍼터의 길이에 대해서는 판매되는 길이를 그대로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신장이나 셋업 형태에 맞게 적절히 줄여서 사용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키가 크더라도 36인치 이상의 퍼터를 쓸 일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이다. 퍼터 그립의 끝 자락이 옷에 걸리는 경우는 당장 길이 조절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퍼터 길이가 적절한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큰 거울 앞에서 퍼팅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뒤 그립을 잡고 있는 양손의 위치를 보면 대략 알 수 있다. 퍼터의 길이에 정답은 없지만 컨트롤 하는데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짧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주류의 생각이다. 근자에는 퍼터 길이를 조정하기 위해 피팅 숍을 찾는 골퍼들이 늘었다. 단순히 길이를 조정하는 경우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길이를 줄임으로써 발생하는 헤드 감각 상실을 보완하기 위해 납테이프나 납파우더 등의 재료를 헤드쪽에 더해주기도 한다. 소요비용은 대략 1만~2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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