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우선입니다. 전문 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능성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일반의약품(OTC), 의료기기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주형(53·사진) 근화제약(002250)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 과제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을 꼽았다.
신사업의 핵심인 OTC의 경우 올 하반기 약 30개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건강기능식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통판매업 신고를 마무리했으며 최근 혈당조절을 돕는 '슈가발란스'를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의료기기 사업에서는 자기공명장치(MRI)와 골다공증 측정기(DEXA)의 유통망을 강화, 올해 25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사업 진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아시아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중간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규 사업 진출과 더불어 알보젠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올해 경영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알보젠은 지난 2012년 10월 근화제약을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760억원에 인수했다. 근화제약은 최근 수원 R&D센터를 공주공장으로 통합했다. 알보젠이 인수한 대만의 로터스(LOTUS Pharmceutical)와 본사가 세계적 수준의 R&D 역량을 지니고 있는 만큼 굳이 근화제약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 기준(EU-GMP)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공장 설비투자와 인력충원을 해나갈 방침이다. GMP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EU-GMP 인증을 받으면 전세계적으로 품질력을 인정 받는 것이어서 해외진출이 훨씬 용이하다.
이 대표는 "올해 말부터 알보젠의 일반의약품 및 전문의약품을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신약 개발 역량보다는 제조법을 토대로 한 기술이전(Tech Transfer)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EU-GMP 인증을 획득해야 아시아 등으로의 수출이 가능한 만큼 올해도 지난해처럼 공장 설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알보젠의 생산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근화제약은 올해 초부터 복제약 인수 계약 문제로 주주와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근화제약은 지난 1월 알보젠파인브룩으로부터 2종의 복제약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약 500억원에 인수하는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곧바로 '알보젠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최대주주 알보젠이 계열사를 통해 인수 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복제약 2종에 대한 인수계약은 물거품이 됐고 아시아권의 다른 제약업체가 복제약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솔직히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대표는 "복제약 인수에 따른 수익 창출보다는 미국 시장 진출 의미가 더 컸다"며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기업의 위상도 더욱 높아지고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우선 사명부터 바꿀 계획이다. 그는 "근화제약이라는 60여년의 전통을 단숨에 버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은 올해 안에 '근화-알보젠'으로 사명을 바꿀 것"이라며 "변경 사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 이후에 '근화'라는 이름을 떼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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