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집무실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상상을 초월한 금감원의 현장지도’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편지의 발송자는 충청북도 괴산에 위치한 장연 신협의 김재홍 이사장. 그는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 직원이 이틀간 장연 신협에 나와 진행했던 현장 지도의 소감을 꼭 전달하고 싶어 이메일을 보낸다”고 적었다.
김 이사장은 “7월 초 금감원으로부터 내부통제 강화 및 운영실태 점검을 위해 조합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전화를 받고는 직원들이 사색이 됐었다”고 전했다. 금감원에서 점검을 나온 것이 처음이거니와 금감원이 검찰보다 무섭다는 게 직원들의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7월은 옥수수 수확 철이라 택배를 통해 전국으로 배송하는 작업만 해도 버거운 때였다. 검사를 받기 위해 준비 할 시간 조차 부족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이틀간 진행된 점검을 거치면서 금감원에 대한 인식이 180도 달라졌다는 게 김 이사장의 소감이다. 그는 “무섭게만 느껴졌던 금감원 검사역들이 조합이 당면한 현실과 실무 현장의 문제점을 토대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지적이 아닌 지도를 해 주는 것을 보면서 신협 직원들의 선입견도 확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위와 형식을 허물고 시골의 한 신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춰 내부통제와 일상감시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 것에 감동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특히 금감원의 현장 지도를 계기로 직원들의 책임 의식이 한 층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조합원의 자산을 지킨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점검을 확대해 주면 산간벽지의 신협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지역의 조합과 중앙회의 상생에 희망을 불어넣어 달라”고 진 원장에게 부탁하며 감사 편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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