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률만 보지 말고 스타일도 따지자.’ 증시가 급등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주식편입 비율이 높은 펀드들의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 고편입펀드(70% 초과)의 평균 손실은 주식비중 10~40%에 불과한 저편입펀드에 비해 무려 네 배 가까이 많이 난 상태다. 하지만 단순히 주식 고편입펀드라고 해서 수익률이 나쁘고, 반대로 주식 비중이 낮다고 무조건 선방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 편입비중이 똑같더라도 어떤 주식에 투자하느냐, 즉 펀드의 스타일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스타일 펀드는 유사한 특성을 지닌 종목군이나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가치형과 성장형, 다시 투자 대상 종목의 시가총액에 따라 대형과 소형으로 나뉜다. 최근 눈에 띄고 있는 스타일은 가치주펀드. 한동안 외면 받던 가치주펀드들이 지난달부터 증시 출렁임이 커지면서 약진하고 있다.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거나, 시황에 연연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고 싶다면 가치주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식편입비중 높아도 가치주펀드는 순항=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편입비율이 70%를 초과하는 성장형펀드의 최근 1개월(5월29일 기준) 평균수익률은 -6.44%를 기록했으나 안정성장형펀드(주식비중 41~70%)는 -4.2%, 안정형펀드(10~40%)는 -1.63% 등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개별펀드로 살펴볼 때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은 주식편입비율 기준으로는 성장형펀드인데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0.29%로 탁월한 실적을 냈으며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주식’도 -1.04%로 손실이 크지 않았다.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 ‘Tops Value주식1’, ‘칸서스네오하베스트적립식주식1’ 등 나머지 주식고편입 가치주펀드들도 전체 주식고편입펀드에 비해서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이나 ‘유리스몰뷰티주식’ 등이 대표적인 가치주펀드라는 점에서 볼 때 가치주 스타일 펀드는 주식비중이 높은 경우에도 최근 급등락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성장형펀드라도 스타일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일 수 있으며, 가치주 스타일의 펀드라면 주식편입비율이 높아도 수익률은 더 좋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는 “성장형펀드 중 가치주펀드 비율은 20% 정도 된다“며 “주식 편입비율이 똑같아도 펀드 스타일이 다르면 시장 국면에 따라 성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어떤 스타일인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기에 더 빛나는 이유= 가치주펀드들은 대부분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내수주가 배당을 많이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치주펀드의 주된 투자대상은 고배당 내수주로 볼 수 있다. 내수주의 경우 경기하락 국면에도 수익률 방어가 뛰어나고 하방경직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또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부각된다. 반면 성장주펀드는 보통 경기에 민감한 첨단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이들 종목은 수출의존적이고 경기변화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다. 즉 경기가 좋으면 주가 상승탄력도 크고 반대로 경기가 하강하면 주가도 더 많이 빠지는 것이다. 김원일 세이에셋코리아 이사는 “배당주펀드는 저위험 중수익을 지향하는 투자자에 적합하고 기존 성장주 투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분산투자 용도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펀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특정 스타일의 펀드를 고집해서는 지속적인 운영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또 항상 1등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다수의 펀드에 투자하되 펀드 스타일도 다양화해서 분산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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