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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세계화·선진화의 길로] 해외진출
입력2004-12-23 20:06:52
수정
2004.12.23 20:06:52
전력기술 세계가 인정 국내업체 잇단 러브콜
전력은 ‘경제의 쌀’과 같다. 안정적인 전력 생산 및 공급으로 전기의 중요성은 잊기 쉽지만 당장 전기공급이 끊기면 불편과 손실은 말로 할 수 없다.
장기화하면 그 파급은 일파만파로 번진다. 지난 2001년 초 미국 LA에서 수차례 단전 사고가 발생, 치안이 무너지고 첨단기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곤경에 처한 것이 좋은 사례다.
어느 나라든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전력산업이 전략적 수출산업이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업의 꽃’이기도 한 전력부문은 국내에서 성숙기를 지나 이제 본격적인 국제화, 선진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중동,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한국 기업이 잇따라 발전사업자로 선정돼 각국에 제2, 제3의 한국전력이 세워지고 있다. 전력사업의 주체인 각국 정부가 한국의 전력산업에 신뢰가 깊어졌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친환경, 초대형 발전소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종합개발회사인 AWI(대표 지호준)는 최근 이란의 민자발전사업자로 선정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발전사업은 기술이 검증되고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의 전유물과 마찬가지여서 AWI의 성과를 반신반의했다. 정부도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본지는 이란 정부 및 테헤란의 KOTRA 무역관 등을 통해 AWI가 50만kw급 복합가스화력발전소 2기를 이란에 건설, 운영하기로 계약한 것을 확인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AWI는 이란의 산업개발 및 민영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이드로(IDROㆍ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와 각각 7:3 비율로 출자, 발전사업에 나선다. 발전소가 들어설 지역명을 따 ‘바흐타르 프로젝트’와 ‘야즈드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사업에서 AWI는 주사업자로서 발전소 건설 발주권과 완공 후 전력생산 및 관리 운영에 대한 권한을 갖게 된다.
발전소의 주연료인 천연가스는 이란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생산된 전력 또한 이란 정부에서 15년 동안은 전량 구입하기로 했다. AWI는 국내에서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경험이 있는 포스코건설에 6억달러 규모의 발전소 공사를 밀어줬다. 포스코가 내년 착공에 들어가면 건설사업이 완료되는 2008년쯤부터 본격적인 전력 송출이 시작된다.
한국전력은 중국에서 두번째로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나선다. 한전은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호텔에서 한준호 사장과 리청위(李成玉) 허난성장(河南省長) 간에 허난성 지아주오시(焦作市)에 60만kW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발전용량이 작긴 하지만 한전은 앞서 10월 허난성 우즈(武陟)에 열병합발전소(5만kW급) 2기를 건설하기로 한 바 있다.
한전과 지아주오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발전소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할 합작법인을 설립, 내년 하반기 내 발전소 착공에 나선다. 총사업비는 6억2,000만달러로 중국측이 3분의 2인 4억1,000만달러를 부담하고, 한전은 1억4,000만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한전은 발전소가 완공되는 2008년부터는 합작법인의 대주주로서 30년동안 전력 생산 및 판매 등 발전소 운영을 맡게 된다. 회사측은 배당수익이 연간 1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이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허난성 정부가 계획중인 동일한 규모의 2단계 지우리 발전사업권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필리핀 말라야(65만kw)와 일리한(120만kw)에서 발전소를 운영중인 한전은 내년 중 필리핀 세부에 20만kw급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으며 인도네시아에도 75만kw급 LNG복합화력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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