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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는 6,000여명의 자국병사들을 지구 반대편의 머나먼 나라 한국으로 파병했다. 낯선 타국에서 전쟁에 뛰어든 에티오피아 병사들 가운데 650여명의 젊은이들은 결국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2013년 6월,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오랜 인연을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21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신종균 사장과 테우드로스 아디아놈 에티오피아 외무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에티오피아의 경제ㆍ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 협약식을 열었다. 60년 전 에티오피아로부터 받은 도움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다시 되돌려주는 셈이다. 특히 양국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에티오피아 정부와 기업의 민간외교 강화 차원에서도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교육, 구직, 전자정부, 보안, 의료 등 5대 분야에 걸쳐 '스마트 정부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별로 나눠 지원해온 적은 있지만 교육, 의료, 전자정부 등의 분야를 모두 총망라해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정부 솔루션은 삼성전자의 최신 정보기술(IT) 제품과 관련 기술을 사회공헌활동과 접목해 5대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ㆍ삼성SDSㆍ삼성테크윈 등 그룹 계열사들도 동참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신종균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에티오피아의 사회ㆍ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삼성의 앞선 기술과 제품을 활용해 에티오피아 국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자가발전을 하는 ‘태양광 인터넷 스쿨’을 에티오피아 현지에 보급하기로 했다. 태양광 인터넷 스쿨은 대형 전자칠판과 태양광 노트북 등 삼성의 최첨단 전자제품들을 모두 갖춰 현지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에티오피아 청년들에게 IT 교육을 실시해 취업과 창업을 돕는 '삼성 엔지니어링 아카데미'를 아디스아바바 공과대학 내에 개설할 계획이다. 또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지 주민들을 위해 태양광을 전력으로 사용하는 이동식 의료시설인 '태양광 헬스 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IT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IT 제품과 솔루션을 지원하고 차량식별, 교통정보 제공 등의 도시 관리 및 감독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이 밖에도 에티오피아 정부가 추진 중인 IT 파크 조성과 의료환경 개선사업인 스마트 헬스사업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모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태양광 인터넷 스쿨', '태양광 발전기', 태양광 헬스 센터', '태양광 랜턴' 솔루션을 보급하는 '삼성 디지털 빌리지' 프로젝트를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주요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아프리카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2015년까지 100명의 젊은이들을 삼성전자 본사에 6개월간 연수를 보내는 '영리더 100'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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