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ㆍ신세계ㆍ아시아나항공 등 실적발표후 주가 힘 못써 ‘지금은 좋지만 앞으로 문제’ 2ㆍ4분기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성적은 좋았지만 앞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하면서 투자자들을 주춤거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앞으로 실적 전망이 확인되는 8월초에나 시장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실적발표를 한 16개 기업 가운데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했거나 시장 평균 이하를 기록한 곳은 9개 종목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날 2ㆍ4분기 실적발표를 했던 삼성물산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고, 지난 14일 흑자전환을 발표했던 아시아나항공도 발표 당일 주가가 2.08% 떨어진 후 사흘 연속 하락세를 기록해 이날 결국 전일보다 1.72%%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신세계도 발표 당일 주가가 0.74% 오르는 데 그쳐 당일 코스피 평균 1.32%에 못미쳤고, 13일 장 마감 후 1,000% 이상 영업이익 성장세를 발표했던 포스코는 다음날인 14일 시장이 2.3%나 뒷걸음질쳤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현대상선도 코스피 평균을 밑돌았다. 코스닥 기업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전날 호전된 실적을 내놨던 레드켑투어와 성원파이프 등은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인터플렉스도 발표 당일(13일)에는 3%가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ㆍ4분기 실적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것으로 시장에서 이미 주가에 반영을 했지만 하반기 이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점과 환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정보기술(IT)와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의 하반기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와 실적이 제각각 움직이는 것은 선진국 경기가 안 좋고 환율도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3ㆍ4분기 이후에도 기업들이 실적호전이 계속될 수 있겠느냐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대기업들의 하반기 전망을 밝히는 8월 초가 돼야 시장의 방향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닥의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가증권에 쏠린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 김희성 한화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최근 시장의 에너지 자체가 부진하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발표해도 일반투자자들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에게 알려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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