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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만명이 넘는 중국 바오젠그룹 관광단이 방한한 데 이어 중국 국경절(10월 1~7일) 기간 관광객이 밀려오면서 국내 유통가가 들썩거렸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백화점에서 해외 명품뿐 아니라 한국 옷과 화장품을 다량 사들였으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한국 식품 매출을 껑충 올려놓았다. 9일 롯데백화점이 중국 국경절인 1~6일 전 점포의 중국 인롄(銀聯)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2.6%나 증가했다. 인롄카드 사용건수 증가율은 그보다 약간 낮은 205.6%로 한 번 쇼핑할 때의 씀씀이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중국인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여성복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들이 많이 찾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브랜드 매출 순위까지 바뀌었다. 지난달 1일~이달 6일 SK네트웍스의 ‘오브제’는 여성캐주얼 상품군에서, ‘오즈세컨’은 영캐주얼 상품군에서 각각 매출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작년 동기에는 각각 5위, 3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중국 진출과 한류로 중국 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통 큰’ 중국인 관광객이 밀려온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 한국 모피와 화장품도 중국인 관광객 덕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1~6일 모피 상품군은 작년 동기보다 179.2% 늘었고 화장품 ‘설화수’와 ‘라네즈’도 각각 85%, 65.4% 증가했다. 명품 매장도 북적거렸지만 매출 증가폭은 한국 브랜드들에 미치지 못했다.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부티크 상품군 매출은 작년보다 28% 증가했다. 중국인들은 상품권이나 화장품 샘플을 타가는 등 한국 백화점 쇼핑에 한결 익숙해진 모습도 보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국경절 기간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품권 행사에서 증정 건수는 155.2% 늘었다. 중국인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자 매장들은 이들의 입맛에 맞춰 상품 구성도 바꿨다. 조준석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팀장은 “숍매니저가 중국인 고객에게 맞춤 코디 제안을 잘하는 것이 중국인 매출이 높은 매장의 특징”이라며 “내국인만큼 중국인 단골 고객 관리에도 철저하다”고 전했다. 중국인 방한 관광객의 전통적인 쇼핑장소인 면세점과 백화점 외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안경점 등도 국경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보광훼미리마트는 1~6일 명동, 광화문, 을지로, 남대문 등 서울 중구 일대 50여 개 점포의 중국인 고객이 전월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을지로 레지던스 1층에 위치한 을지로코업점은 전체 고객 중 50%가 중국인이었다. 인롄카드 사용 실적도 부쩍 늘어 1~6일 사용실적은 전월 동기보다 145%나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구입한 것은 커피로, 자체상표(PB) 에스프레소는 이 기간 판매량으로나 전월 대비 매출 증가율(273%)로나 1위를 달렸다. 또 바나나맛우유 매출은 186%, 신라면은 75% 급증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도 중국인이 다수 찾아오면서 1~6일 외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0%, 외국인 고객수는 40% 늘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초코파이 등의 파이류 매출은 2배나 늘었고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화장품 상품군 매출도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경점 룩옵티컬도 1~6일 명동점과 남대문점의 외국인 매출이 평소보다 4~5배 늘었다. 룩옵티컬 관계자는 “가을이 되면서 선글라스를 사는 국내 손님은 줄어들었는데 중국인 관광객 덕에 선글라스가 잘 팔렸다”며 “국산 안경렌즈도 품질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아 안경을 맞추는 중국인도 많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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