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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역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은 오는 12일 오픈 8주년을 앞두고 개점 이래 최대 규모의 문화 전시회 준비에 한창이다. 3일부터 백화점 6층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회의 파트너는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 과거 디지털가전점이 입점해 있던 1,150㎡의 공간을 특별 전시장으로 꾸며 '이웃집 토토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지브리의 작품 캐릭터를 전시한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개점 8주년 행사로 여러가지를 검토해본 결과 '가족'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엄마, 아빠, 자녀가 손잡고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전시회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아이파크몰은 이번 전시회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파크몰, 디큐브시티, 타임스퀘어 등 서울시내 도심 복합몰이 어린이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앞세워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다. 단순히 어린이 관련 상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함으로써 다른 상품군으로까지 매출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파크몰은 그동안 '가족'을 테마로 한 이벤트와 브랜드 유치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지난 7월 11일부터 8월 24일까지 4층 이벤트 광장에 설치한 워터파크 누적 입장객 수는 2만여명. 풀장 3개에 미끄럼틀, 슬라이드까지 설치하면서 지난 해 여름보다 입장객 수가 41%나 신장했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올여름 워터파크 이용객 중 30% 정도가 아이파크몰의 신규 고객으로 가입했다는 점이다. 또한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키덜트관의 매출은 연초부터 지난 8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나 늘었다. 아이파크몰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고객들이 결국 식당가의 매출을 올리고 가구, 악기 등 다른 매장까지 둘러본다"며 "최근 새로운 음식점을 들여오고 키즈카페 등을 새롭게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파크몰은 어린이 시설 확충과 더불어 리바트 스타일숍, 무인양품 등 가족 모두를 위한 상품인 리빙 카테고리도 강화했다. 또 워터파크가 철수한 이벤트 광장을 가을에는 문화 공연 공간으로,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로에 위치한 디큐브시티도 유모차 부대를 매출 신장을 위한 필수 고객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 달 26일 개점 3주년을 맞은 디큐브시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얼어붙었던 지난 2·4분기에도 백화점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방문객 역시 같은 기간 13% 늘었다. 뽀로로파크 등 어린이 놀이시설 주변으로 유모차 동반 고객을 위한 편의 공간을 늘리고 다른 백화점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적인 유아 브랜드를 유치한 데 이어 유모차 클래식 콘서트, 인형 전시회, 애니메이션 전시회 등을 통해 고객 방문을 지속적으로 유도한 덕분이다. 디큐브시티 관계자는 "고객 방문과 전체 매출이 늘면서 신규 브랜드 입점 유치도 쉬워지고 있다"며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50개 브랜드가 새로 들어오거나 새단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영등포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역시 가족 공략을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다. 타임스퀘어는 그동안 지하 2층에서 운영해온 대형 어린이 놀이시설인 '딸기가 좋아'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어린이 직업 체험 시설인 '키즈앤키즈'까지 오픈했다. 어린이 직업 체험관 '키즈앤키즈'는 잠실의 '키자니아', 경기도 분당의 '한국잡월드'로 접근성이 떨어지던 강서 지역에 새로운 어린이 놀이 공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어린이 관련 시설을 지하 2층에 어린이 의류 브랜드와 어린이 미용실 등과 함께 배치하면서 가족 고객에 대한 집객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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