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러닝머신 위에 쥐를 세워놓고 손으로 뒷다리를 잡아서 대신 움직여주는 짓을 일주일에 5일간, 하루 5~12시간이나 했습니다.”
이렇게 그는 1년간 2,500시간을 투자, 40마리의 쥐를 다시 걷게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설치류 알레르기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코가 막히고, 손은 야구글러브만큼 부어올랐죠. 결국 호흡장치가 달린 전신 슈트를 입고 연구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불굴의 의지가 빛을 발해 올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폴란드 브로츠와프의대 연구팀이 척추 부상으로 하지가 마비된 남성환자의 재활에 쿠버색의 재활방식을 적용한 상태다.
박쥐 배설물 광부
크리스토퍼 그룸스 박사, 캐나다 퀸스대학 원시생태학 환경영향평가연구소 연구원
연구주제: 구아노를 활용한 환경사 연구
“새똥이나 박쥐의 똥, 즉 구아노가 있는 곳이라면 저는 어디든 갑니다. 뉴욕주의 한 섬에서는 수십 년 된 갈매기 배설물을 파냈고, 캐나다에서는 50년 묵은 칼새의 배설물을 팠었죠. 가장 힘들었던 곳은 4,500년간 쌓인 박쥐 배설물을 연구했던 자메이카의 어느 동굴이었어요. 로프를 타고 60m나 수직으로 내려가야 했고, 저녁이 되면 5,000여 마리의 박쥐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녔습니다. 날아다니는 박쥐들이 소변을 볼 때면 마치 안개 속에 갇힌 느낌이 듭니다. 상태 좋은 샘플을 얻으려면 배설물을 2m 정도 파내려가야 하는데, 헤드램프의 빛을 보고 몰려든 파리들이 얼굴을 새까맣게 덮어요. 온몸이 끈적이는 박쥐 배설물과 진흙으로 범벅이 되는 거야 두말할 나위도 없죠. 그렇게 몇 시간가량 작업한 뒤 동굴을 빠져나와 입구 근처의 캠프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야영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동굴로 들어가 작업을 반복해요. 제 다음 논문을 통해 지난 100년간의 박쥐 배설물 속 오염물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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