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12 글로벌 경제·금융 시나리오: 경제 묵시록 현실화 될까?

글 김방희

2012년은 여러 모로 불길한
한 해다. 묵시록 같은 예언과 전망이 도처에 널려 있다. 가장 황당한 것으론 마야력에 기인한 종말론이 있다. 그 이론에 따르면 내년은 세상이 끝나는 해다. 그에 비해 다소 현실적인 것으로 이른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시나리오가 있다. 경제적 대재앙이 내년부터 시작된다는 예측이다. 대부분 최악의 시나리오Worst Scenario가 그렇듯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악재들이 쌓여 있고 각각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을 안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제사회나 세계 각국이 악재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 재정 위기는 현재진행형이지만, 해결 방향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합의안을 조속히 실천할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뿐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경고가 이어질수록 합의안 실행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더디기만 하던 미국 경기 회복에도 탄력이 붙었다. 만일 유럽이 위기에서 점차 벗어난다면 미국 경제 회복은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처음 퍼펙트 스톰 시나리오를 제기한 미국 뉴욕대 루비니 교수조차 요즘은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몇 개월 안에 현재의 악재들이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춘다는 뜻도 아니다. 그러기에는 그것들이 워낙 구조적인 요인들이다. 불안 요인들은 단숨에 풀리기보다는 서서히 해소돼 갈 것이다. 연초가 되면 기대감에 들떠 악재가 동시에 사라진 새 세상을 노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의 시나리오Best Scenario로서 의미가 있을 뿐이다.

■유력한 시나리오: 주기적인 태풍
아마 가장 그럴 듯한 시나리오는 각 악재가 하나씩 사라지고, 또 다가오는 것일 듯하다. 이는 퍼펙트 스톰에 비해 훨씬 강도가 약한 충격이다. 매년 여름 몇 차례씩 왔다가 사라지는 태풍에 비유할 만하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충격이 없지는 않겠지만 견딜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유럽 위기 역시 재정 통합에 대한 논의가 현실화 될 때까지 여러 번 고비를 맞을 것이다. 아예 일부 위기 국가는 디폴트 직전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유로존에 해결 압력을 가하기 위해 각국의 신용등급을 연쇄적으로 떨어뜨린다. 동시에 유럽 주요 국가들이 비협조적인 국가들의 위기를 고의로 방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통합을 가속화해 문제를 풀자는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 유럽연합(EU)이 재정까지 통합하면, 경제 블럭과 회원국 사이의 정책 불균형은 어느 정도 해소된다. 지금까지는 유로존이 통화금융 정책을, 각국이 재정 정책을 펼 수 있을 뿐이었다. 재정 위기는 불가피했다. 일단 재정 위기가 발생하면 풀 길도 막막했다. 만일 유럽 위기 해법이 실제 실행에 옮겨지면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필요성도 크게 줄어든다.

■돌발변수: 중국
세계적인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의 경영관리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에도 중국이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그런 경향성은 더욱 짙어졌다. 그들은 내년에도 긴축을 통한 연착륙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과잉 투자와 부동산 거품, 인플레이션을 무리 없이 해결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제 외적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권력 교체기의 권력 투쟁과 노선 다툼, 민주화 시위나 소수민족 독립 요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국가가 자본배분 기능을 수행하는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주의 정치 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 자본이 제대로 돌지 않아 생길 파국은 예상 외로 치명적일지도 모른다. 내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안 좋은 소식이, 더 자주 들릴 것이다.

■투자자 관점: 위험자산에 대한 재평가
2011년은 누가 뭐래도 저축의 한 해였다. 자산의 안전성과 환금성이 중시됐다. 당연히 많은 투자자본이 안전자산으로 회귀했다. 불길한 경고가 많은 내년은 더 그럴지 모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본은 큰 수익에 목말라 할수록 더욱 더 먼저 움직이는 법이다. 자산 가치가 바닥을 칠 내년에는 주식이나 위기 지역 통화·채권과 같은 위험자산에 관심이 쏠릴 것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한 저성장에 대한 쏟아지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여행을 떠나려는 자는 미리 배낭을 싸둘 일이다.

이 글의 필자 김방희 씨는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진행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