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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내년 외화 외평채 발행한도 50억달러로 증액
경제·금융 정책 2025.12.03 18:00:05728조 9000억 원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가운데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가 정부안보다 6조 원 넘게 감액됐다. 환율 방어용으로 쓸 수 있는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한도는 50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여야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는 이런 내용의 국고채·외평채 발행 계획이 포함돼 있다. 우선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는 정부안(232조 원)보다 6조 3000억 원 줄어든 225조 7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국고채 순증 규모는 109조 4000억 원이다. 나머지는 만기상환 90조 5000억 원, 시장조성 25조 8000억 원 등 차환 발행 물량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당초 정부안에서 14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화 표시 외평채를 찍어낼 수 있는 상한선이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50억 달러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발행 한도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전세계로 미쳤던 2009년(60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야정이 외화 표시 외평채의 발행 한도를 정부안 대비 3.5배 늘려 잡은 것은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채란 국가가 공공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총칭한다. 현재 국고채, 개인투자용 국채, 재정증권, 외평채(외화 표시, 원화 표시), 국민주택채 등이 발행되고 있다. 이 중 국고채는 정부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는데 활용되며 외평채는 외환시장 안정에 투입된다. -
[투자의 창] 원화 추가 약세는 제한적
증권 정책 2025.12.03 17:41:17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한미 투자협상이 타결됐지만 환율은 유의미하게 하락하지 못했다. 배경은 먼저 각국의 협상 결과 해석에 있다. 7월 말 최초 합의 당시 우리 정부 구상에서 현금투자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했지만,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 이후 전액 현금·선불을 압박했고 정부는 총 3500억 달러의 20%를 10년 간 분할해 연 70억 달러 상한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미국 요구에 가까운 연 200억 달러 상한 및 총 2000억 달러 현금투자로 타결됐다. 최악은 피했지만 외환시장은 우려와 부담이 크다. 미국과 협상에서 선방한 유로화·위안화는 강세이나 엔화·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도 150억 달러를 해외자산 운용수익으로 충당하면 외환보유고는 10년 간 유의미하게 늘지 않고, 50억 달러는 기금채 등을 통한 추가 조달이 불가피하다. 대외적으로 원화는 최근 엔화에 연동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과거엔 위안화의 프록시(대체물)로 움직였지만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대미 관세협상 구도, 중국 의존도 축소, 미국 시장 내 수출경합도 영향으로 엔화 연동성이 커졌다. 일본에서 10월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아베노믹스’ 계승 전망 속 확장적 재정·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형성되며 엔화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이 이어졌고, 원화도 동반 약세에 노출됐다. 구조적 수급 부담은 내국인 해외투자 증가다. 한국은 2014년 3분기부터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 영역에 들어섰고 지난해 4분기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2분기 GDP 대비 비율은 55.7%에 이르렀다. 특히 2020년 이후 미국 중심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했는데, 올해 10월 개인 순매수는 68억 달러로 사상 최대이며 연간 누적 약 239억 달러다. 법인·금융기관을 포함하면 1~9월 해외주식 순매수는 718억 달러로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 828억 달러를 거의 상쇄한다. 이 구조는 장단이 공존한다. 대외지급능력은 양호해 외환위기 우려는 없지만 순대외자산이 외환보유고·금융기관에서 개인·연기금 등 민간으로 이동해 원화 약세 압력에 더 노출된다. 수출기업도 달러 보유 수요가 커져 환전을 꺼린다. 결론적으로 환율은 구조적 불리함에도 추가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 일본은행의 12월 금리 인상 시사로 엔화 가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급 부담 완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연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며 국민연금·한국은행 통화스왑(650억 달러)도 연장될 전망이다. 정책금융 제도와 증권사 해외투자 점검을 통해 과도한 달러 수요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한국 경제전망 개선으로 내년 미국과 성장 격차가 축소될 전망이다. 양국 주식시장 성과와 금리차 축소 등 자산시장 측면에서도 원화 회복이 지지된다. 내년 4~11월 시행되는 글로벌 대표 채권지수 WGBI 편입도 호재다. 향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등 금융시장 투자여건 개선과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
원·달러 환율 3거래일 연속 하락폭 미미…달러 수요 여전 [김혜란의 FX]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3 17:14:47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국내 주식 매수세와 맞물려 소폭 하락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468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지만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환율은 장 초반 1468원에서 출발해 1466.5원까지 떨어진 뒤 상승 전환했다. 오전 11시 3분에는 1471.2원까지 치솟았으나 오후 들어 등락을 반복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 하락은 외국인 국내 주식 매수세와 달러화 약세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째 주식을 사들이며 1500억 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달러 약세 요인으로는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낙점되는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참모로 통화 완화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다만 결제 수요와 해외 투자 수요가 원화 강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84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42.61원보다 1.23원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0.26엔 내린 155.61엔이다. 한편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한도가 50억 달러로 정부안보다 대폭 증액됐다. 기획재정부는 외화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발행 한도를 크게 늘린 것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설명했다. -
한국거래소, 2025년 환위험관리 우수기업에 시스템알앤디·와이씨 선정
증권 증권일반 2025.12.03 17:12:10한국거래소가 2025년 환위험관리 우수 기업으로 시스템알앤디와 와이씨(232140) 등 2개사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수상 기업들은 경영진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율 영향을 상시 검토하고, 경력 5년 이상의 환위험관리 담당자를 통해 외환노출 규모를 정확히 산출, 환위험관리를 시행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이에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관련 공정장비 기업인 시스템알앤디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반도체 검사장비, 프로브 카드용 세라믹 기판 등 제조기업인 와이씨는 우수상을 받았다. 와이씨는 환위험 관리 업무를 전담할 별도의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외화노출액 발생시점에 달러선물과 엔선물을 통해 환위험관리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2009년부터 환위험관리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KRX 통화파생상품의 유용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출입 기업 등을 대상으로 환위험관리 우수기업을 선정·시상해오고 있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NH선물과 공동으로 ‘2026년 연간전망 및 환위험관리 세미나’도 개최했다. 세미나는 시장 전문가들이 환율과 원자재 시장전망 및 환위험관리 방법 등에 대한 주제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래소 측은 수출입기업과 일반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세미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
"차라리 시부모 케어가 낫죠"…돌싱녀들, '이 말' 하는 남자와 헤어질 결심
사회 사회일반 2025.12.03 14:22:00재혼을 희망하는 돌싱 남녀가 상대가 반복적으로 꺼내는 특정 언행에 재혼 의사를 재고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특히 교제 단계에서 ‘파인 다이닝(고급 식당)’이나 ‘아침밥’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꺼내는 상대를 두고 이별을 결심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는 ‘재혼 목적 교제에서 상대가 어떤 말을 자주 하면 재혼 의사를 떨어뜨리게 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달 24~30일, 재혼을 희망하는 돌싱 남녀 514명(남녀 각 2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돌싱 남성은 응답자의 32.7%가 이별 결심을 부른 말로 ‘파인 다이닝’을 꼽았다. 뒤이어 ‘명품 선물 사 달라’(27.6%), ‘자녀 학비 지원 해달라’(22.2%), ‘(재혼 후) 노부모 케어해 달라’(12.1%)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돌싱 여성은 응답자의 38.9%가 ‘아침밥’을 가장 부담스러운 말로 선택했다. 이어 ‘노부모 케어해 달라’(27.2%), ‘파인 다이닝’(16.0%), ‘명품 선물 요구’(12.1%) 등이 재혼 의사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재혼 상대의 어떤 언행에 호감도가 떨어지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남녀 간 인식이 서로 달랐다. 남성의 31.1%는 ‘식사 후 계산 없이 꽁무니’를, 여성의 33.1%는 ‘전처 험담’을 가장 호감도를 낮추는 언행으로 꼽았다. 그밖에 남성 응답자는 ‘전 남편 흠담’(26.5%), ‘과거(직장, 외모 등) 자랑’(21.0%), ‘식당 직원 질책’(15.2%) 순으로 부정적 언행을 지적했다. 여성 응답자는 ‘데이트 대신 전화’(25.2%), ‘과거 자랑’(19.1%), ‘식당 직원 질책’(14.0%) 등을 재혼 의사 하락의 이유로 선택했다. 온리유의 손동규 대표는 "재혼 대상자들은 남자와 여자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 서로 다른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상대를 세심히 파악하고 배려하며 맞춰가려는 태도가 재혼 의지와 호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했다. -
'무면허' 중국인들, 1인당 160만원 받고 불법 라미네이트 시술…법원 판결은
사회 사회일반 2025.12.03 14:20:44제주에서 무면허 불법 치과 시술을 벌인 중국인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4단독 전성준 부장판사는 2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국인 여성 A씨(30대)와 B씨(40대)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에게는 각각 3123만여 원의 추징 명령도 내려졌다. A씨와 B씨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약 4개월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에 저렴한 치과 시술 광고를 게시하고, 제주시 연동의 다세대주택을 은신처로 삼아 불법체류 중국인 및 결혼이민자 등을 상대로 무면허 치과 시술을 해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1인당 약 8000위안(약 160만 원)을 받고 치아성형으로 불리는 라미네이트 시술 등을 제공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6명, B씨는 27명에게 불법 시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국과 제주를 10여 차례 왕복하며 이동형 치과 장비와 치아 성형틀 등 27종, 400여 점의 의료기구를 직접 구입·반입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부장판사는 "무면허 의료행위는 국민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킬 수 있고 보건의료 체계를 왜곡할 우려가 있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변제 노력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공범이자 B씨의 남편인 중국인 C씨(30대)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 7월 한 차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수프" 막말한 부사장의 최후
국제 인물·화제 2025.12.03 14:19:37미국 대표 수프 통조림 업체 캠벨이 자사 제품을 비하한 임원을 전격 해고했다. 지난달 AP통신 등에 따르면 캠벨의 정보보안 부문 부사장 마틴 밸리는 지난해 11월 사이버보안 분석가 로버트 가르자와 급여 협상 과정에서 캠벨 수프를 "빈곤층을 위한 고가공식품"이라고 표현했다. 밸리는 또 인도인 노동자들을 "바보"라고 부르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으며, 마리화나에 취한 상태로 출근한다고 털어놨다고 가르자는 주장했다. 가르자가 이를 회사 내부에 제기했으나 오히려 해고 통보를 받자 최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캠벨은 "해당 발언은 천박하고 모욕적이며 거짓"이라며 "회사 가치와 맞지 않아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고 밸리를 해고했다. 디트로이트 지역 방송이 추가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녹음에서 밸리는 캠벨 제품이 "생물공학으로 만들어진 고기"라며 "3D 프린터에서 나온 닭고기는 먹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캠벨은 "부정확하고 명백히 터무니없다"며 "제품은 항생제 없이 사육됐고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한다"고 반박했다. -
금감원, 한투·NH證 현장 점검…해외투자 영업·환전 실태 살핀다
증권 정책 2025.12.03 09:45:47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의 적절성 등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현장 점검한다. 금감원은 두 증권사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해외 고위험 상품 거래 규모가 큰 대형사들로 점검 대상 증권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 과제에 발맞춰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마케팅·신용융자·외환리스크 관리 체계 등을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에서 우선 해외주식 관련 소비자 보호 실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과도한 마케팅 과정에서 해외주식 및 투자와 관련한 위험성에 대한 안내가 충실히 제공되고 있는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지난달 한 국내 증권사가 이달 15일 해외 파생상품 투자자의 사전교육·모의거래 의무화 조치를 앞두고 공격적인 이벤트를 했다가 당국의 지적을 받은 적 있다. 환전·수수료 체계도 핵심 점검 대상이다. 해외주식 거래 발생 시 증권사가 취하는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에 비해 과도하게 높지는 않은지, 투자자에게 해외주식 수수료 체계를 정확하게 공시하고 있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다. 지난달 21일 외환당국과 외환시장협의회 소속 증권사 간 회의에서는 현재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환전 시스템이 대부분 장 초반에 달러 매수가 쏠리게끔 돼 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외환당국은 이 같은 환전 시스템이 장 초반 환율 변동성을 키운다고 봤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현장 점검과 관련해 “금융사가 해외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를 볼 것”이라며 “신용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환리스크에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업무 실무 관행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고환율 충격에 경유 10.4% 급등…과일값 고공행진[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03 06:08:00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대 중반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뛰고, 수입산 먹거리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체감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4% 상승했으며 9월(2.1%) 이후 석 달 내리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2.0%)를 넘겼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올라 지난해 7월(3.0%)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뛰며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올해 2월(6.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각각 10.4%, 5.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국제유가(두바이산 기준)는 11월 기준으로 11.1% 하락했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류 특성상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 원·달러 환율이 약 4.6% 상승하면서 수입 단가를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고환율 충격은 에너지에만 그치지 않고 식탁물가인 농축수산물 가격도 뒤흔들었다. 11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5.6% 오르며 지난해 6월(6.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원양어업 비중이 큰 수산물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국민 생선인 고등어는 13.2%, 갈치는 11.2% 가격이 뛰었다. 축산물 중에서도 수입 사료 비중이 높은 돼지고기(5.1%)와 국산 쇠고기(4.6%)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수입 과일인 망고와 키위 가격도 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는 공업 제품 등도 시차를 두고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직접 수입하는 원재료가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수입 원재료를 중간재로 쓰는 제품인 내구제 등도 시차는 있지만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물가에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심의관도 “중장기적으로는 가공식품·외식 물가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농산물 역시 기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10월까지 이어진 잦은 비와 고온 현상 탓에 채소류 가격 하락 폭은 줄어든 반면 과실류 가격은 폭등했다. 귤 가격은 출하 지연 등의 여파로 26.5%나 치솟았고 사과(21.0%)와 쌀(18.6%)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일과 쌀 등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 감소와 기저 효과 등이 맞물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고환율과 이상 기후 등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정부는 이날 구윤철 부총리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26년 정기 할당관세 운용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 난방용 등으로 사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와 LPG 제조용 원유에 대한 관세율을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 3%에서 0%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나프타 제조용 원유의 할당관세를 3%에서 0%로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설탕의 경우 할당관세 물량을 올해 10만 톤에서 내년 12만톤으로 20% 늘리기로 했다. -
3분기 시장금리 상승에…증권사 순이익, 2분기보다 12.6% 줄어
증권 정책 2025.12.03 06:00:00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상승에 직전 분기보다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2조 49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 8109억 원)와 비교하면 37.6% 늘었지만 올 2분기(2조 8502억 원)와 비교하면 12.6%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난해보다 증시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 관련 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주식·펀드·파생상품 관련 자기매매손익은 전분기(2415억 원) 대비 8864억 원 늘어난 1조 1279억 원을 기록했으나, 채권 부문은 전분기(3조 30억 원) 대비 6276억 원 줄어든 2조 3754억 원에 그쳤다. 앞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 등으로 7월 1일 연 2.454%에서 9월 30일 2.582%까지 올랐다. 또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며 3분기 외환 관련 손익은 전분기(7075억 원) 대비 무려 9179억 원 줄어든 -2104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도 전분기(3.1%)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2.6%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 환율과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증권사의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자본·유동성 규제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개 선물회사의 3분기 순이익은 230억 7000만 원으로 전분기(225억 3000만 원) 대비 2.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1% 늘었다. -
[사설] ‘12·3 비상계엄’ 1년…국민 통합과 미래 성장의 길로 가야
오피니언 사설 2025.12.03 00:05:00‘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고 꼭 1년이 흘렀다. 초겨울 한밤중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항거는 군홧발에 훼손된 헌정 질서를 가까스로 복원시켰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파면에 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법 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치권은 ‘내란 프레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 갈등을 재생산하며 국정을 정쟁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계엄 당시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불법적 계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대안 정당으로서의 야당 역할은 내팽개치고 일부 강성 지지층에만 기댄 채 사실상 ‘윤 어게인’ 구호만 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계엄 후 집권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청산’ 깃발을 들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신설 등을 위한 입법 추진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군사 쿠데타 등 국가 폭력 범죄는 나치 전범처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불법행위에 대한 엄단은 당연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여당이 추진 중인 내란 관련 입법과 2차 특검, 내란·외환죄 처벌 강화 등과 맞물려 ‘내란 우려먹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우리가 나아갈 길은 국민 통합과 미래 성장에 있다. 더욱이 지금은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잠재성장률은 1%대에 갇힐 만큼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고환율과 고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안, 미국과의 원자력협정·핵잠수함 추진, 관세 협상 등 굵직한 국익 현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과도한 내란 몰이로 국론을 사분오열시키기보다 계엄 사태로 훼손된 투자 심리를 회복하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고환율·저성장의 질곡을 해소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이 제시한 6대 구조 개혁(규제·금융·공공·연금·노동·교육)을 강하게 추진해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정쟁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과 국민 통합을 위해 합심해야 비로소 계엄 1년의 의미도 바로 설 수 있다. 특히 여당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적폐 청산에 매달리다 개혁 동력을 잃은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여명]환율? 정치인부터 각성해야
국제 국제일반 2025.12.02 22:39:12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생전에 정치인을 ‘나쁜 기수(騎手)’에 빗댔다. 정치인은 안장에 오래 앉아 있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 마디로 정치인들은 정책을 제대로 만드는 것보다 권력 유지에 더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유심히 살펴보면 슘페터의 통찰이 가슴에 와닿는다. 12·3 계엄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우리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 중이다. 다만 원화 가치가 급속히 빠져 이젠 달러당 1500원 돌파가 불안할 지경까지 왔다. 문제는 달러화 인덱스가 최근 1년간 하락 추세를 보이는 와중에 원화가 가파른 미끄럼을 타고 있는 점이다. 실제 유로화만 해도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원화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증상이기보다 우리만의 특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여건을 보면 뭐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다.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화를 신줏단지 모시듯 할 형편이다. 당장 기업만 해도 연간 최대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이부어야 한다. 조선업의 미국 투자까지 합치면 총 350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생존을 걸고 미국 투자에 나서는 판에 벌어 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꿀 유인 자체가 낮다. 부동산이 막힌 개인도 마찬가지다. 압도적 장기 수익률, 인공지능(AI) 문명을 설계하는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 탄탄한 투자 대기 수요 등은 우리 증시와 비교 자체가 어렵다. 환전 업무를 빌미로 증권사를 단도리친다고, 국내 주식에 더 투자하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정치인들이 정작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단기적으로 확장 재정을 경계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하게끔 법과 규제 등을 정비하는 일이다. 일단 돈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 ‘없는 돈’을 만들겠다며 정부의 빚문서 격인 국채 발행을 남발하고, ‘있는 돈’을 엉뚱한 곳에 뿌려서는 진짜 답이 없다. 최근 1년간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약세를 기록한 데는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게 결정타였다. 그런데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10조 원에 이른다. 거대 여당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예산 집행에 더 예민해져야 한다. 단기 지원 위주의 각종 보조금, 지역 민원성 인프라 예산, 경기진작 효과보다 재정부담이 더 크다는 지역화폐·소비쿠폰 집행 등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자기 브랜드, 민원성 예산을 칼질하는 읍참마속없인 환율 쏠림을 되돌리기 어렵다. 선거를 핑계로 삼을 수는 없다. 기업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시각도 교정할 부분이 적지 않다. 겉만 번지르르한 립서비스보다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기업은 오지 말라 해도 온다. 그런데도 주 52시간, 노란봉투법, 자사주 의무소각, 법인세 및 전기료 인상 같은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기업으로선 고국을 등지지 않고는 버텨낼 재간이 없게 된다. 원화 가치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방치하면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결과적으로 근로소득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자본소득의 가치는 키운다. 알토란 아파트에 달러 자산도 많은 부자들이야 돈을 더 벌겠지만, 유리 지갑이 대부분인 중산층과 서민은 인플레이션 증세에 고스란히 노출돼 세금만 더 내기 십상이다. 별다른 자산이 없는 청년층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난마처럼 얽힌 환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방만하게, 느슨하게 운용됐던 돈줄부터 바짝 죄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진짜 위기는 다 알면서도 방관하는, 혹은 이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환율 잡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난공불락의 난제도 아니다. 정부가 각자도생에 여념이 없는 개인과 기업에 영(令)이 서려면, 아니 조금이라도 설득하려면 솔선수범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
[단독] 환율 1490원 넘기면 '제2 키코' 우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2 18:35:10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금융기관들과 체결한 ‘환율(FX) 트리거’ 계약이 수억 달러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FX 계약은 대부분 원·달러 환율이 1490원을 넘기면 발동하도록 설계돼 있어 우리 기업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2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 2곳이 국내 기업과 체결한 FX 트리거 계약은 총 28건, 448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FX 트리거는 수출 기업들이 환율 헤지를 위해 금융기관들과 맺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원·달러 환율이 사전에 약속한 일정 수준 밑에서 유지되면 은행이 기업들에 유리한 환율로 환전해주지만 일정 수준을 일단 넘어서면(Knock in·녹인) 기업이 시장 환율보다 더 낮은 환율로 달러를 은행에 매각하는 조건이 발동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를 흔들었던 키코(KIKO) 상품과 구조가 유사하다. 가령 트리거 조건을 달러당 1490원으로 정해놓은 1000만 달러 계약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환율이 1490원을 넘기는 순간 기업은 사전에 설정한 매각가에 1000만 달러를 은행에 매각해야 한다. 문제는 국내 기업 대다수가 달러당 1490원을 트리거 환율로 정해놓았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 A사가 B은행과 체결한 계약서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490원에 진입할 경우 발동하는 계약이 3000만 달러였고 1500원대에 발동하는 계약이 1000만 달러에 달했다. C은행은 1489.5원과 1495.5원에 발동하는 계약을 각각 240만 달러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가 외국계 은행 2곳에서만 체결된 계약만 집계한 것임을 감안하면 전체 FX 트리거 계약은 최소 수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원·달러 환율 최고가는 장중 1487.6원을 찍었던 4월 9일이었으며 이후 1490원 선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만약 올해 원·달러 환율이 1490원 선을 넘길 경우 충격 흡수 능력이 약한 중소기업부터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여명] 환율? 정치인부터 각성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02 18:05:21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생전에 정치인을 ‘나쁜 기수(騎手)’에 빗댔다. 정치인은 안장에 오래 앉아 있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정치인들은 정책을 제대로 만드는 것보다 권력 유지에 더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유심히 살펴보면 슘페터의 통찰이 가슴에 와닿는다. 12·3 계엄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우리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 중이다. 다만 원화 가치가 급속히 빠져 이제는 달러당 1500원 돌파가 불안할 지경까지 왔다. 문제는 달러화 인덱스가 최근 1년간 하락 추세를 보이는 와중에 원화가 가파른 미끄럼을 타고 있는 점이다. 실제 유로화만 해도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원화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증상이기보다 우리만의 특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여건을 보면 뭐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다.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화를 신줏단지 모시듯 할 형편이다. 당장 기업만 해도 연간 최대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이부어야 한다. 조선업의 미국 투자까지 합치면 총 350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생존을 걸고 미국 투자에 나서는 판에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꿀 유인 자체가 낮다. 부동산이 막힌 개인도 마찬가지다. 압도적 장기 수익률, 인공지능(AI) 문명을 설계하는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 탄탄한 투자 대기 수요 등은 우리 증시와 비교 자체가 어렵다. 환전 업무를 빌미로 증권사를 단도리친다고, 국내 주식에 더 투자하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정치인들이 정작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단기적으로 확장 재정을 경계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하게끔 법과 규제 등을 정비하는 일이다. 일단 돈을 적재적소에 잘 써야 한다. ‘없는 돈’을 만들겠다며 정부의 빚문서 격인 국채 발행을 남발하고, ‘있는 돈’을 엉뚱한 곳에 뿌려서는 진짜 답이 없다. 최근 1년간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모두 약세를 기록한 데는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게 결정타였다. 그런데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110조 원에 이른다. 거대 여당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예산 집행에 더 예민해져야 한다. 단기 지원 위주의 각종 보조금, 지역 민원성 인프라 예산, 경기 진작 효과보다 재정 부담이 더 크다는 지역화폐·소비쿠폰 집행 등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자기 브랜드, 민원성 예산을 칼질하는 읍참마속없이는 환율 쏠림을 되돌리기 어렵다. 선거를 핑계로 삼을 수는 없다. 기업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시각도 교정할 부분이 적지 않다. 겉만 번지르르한 립서비스보다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기업은 오지 말라 해도 온다. 그런데도 주52시간, 노란봉투법, 자사주 의무소각, 법인세 및 전기료 인상 같은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기업으로서는 고국을 등지지 않고는 버텨낼 재간이 없게 된다. 원화 가치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방치하면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결과적으로 근로소득의 값어치를 떨어뜨리고 자본소득의 가치는 키운다. 알토란 아파트에 달러 자산도 많은 부자들이야 돈을 더 벌겠지만, 유리 지갑이 대부분인 중산층과 서민은 인플레이션 증세에 고스란히 노출돼 세금만 더 내기 십상이다. 별다른 자산이 없는 청년층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난마처럼 얽힌 환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방만하게, 느슨하게 운용됐던 돈줄부터 바짝 죄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도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진짜 위기는 다 알면서도 방관하는, 혹은 이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환율 잡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난공불락의 난제도 아니다. 정부가 각자도생에 여념이 없는 개인과 기업에 영(令)이 서려면, 아니 조금이라도 설득하려면 솔선수범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
車·반도체 '고환율 수혜'는 옛말…'환헤지 손실' 뒤집어쓸 판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2 17:40:03자동차·반도체 등 수출기업에 고환율(원화 약세)은 대표적인 호재로 여겨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제품의 값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 물건을 팔고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환율이 높으면 더 많은 원화로 바꿀 수 있어 재무제표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대다수의 수출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원자재를 들여오고 있고 우리 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도 늘면서 원화 약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로 산업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환율이 급등하면 헤지 비용 역시 크게 오른다. 대표적 사례가 기업들이 가입하는 환 헤지 상품인 ‘환율(FX) 트리거’ 계약이다. 이 상품은 원·달러 환율이 미리 약정한 구간에 도달했을 때 사전에 약정한 특정 금액에 달러를 팔도록(수출로 벌어들인 대금을 원화로 환전) 설계돼 있는데 국내 기업 상당수가 1490원 선을 마지노선으로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A 수출기업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 선일 때 1450원에 달러를 파는 계약을 맺었다고 가정하자. 이 계약이 유지되면 수출기업은 더 비싼 값에 달러를 팔 수 있어 환율 변동을 헤지할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 수출기업과 은행이 미리 약정한 트리거 구간을 넘어설 때 발생한다. 만약 이 기업이 환율이 1490원을 넘어설 경우 달러당 1400원에 1000만 달러를 매각해야 하는 FX 트리거 계약을 맺었다고 가정하면 이 기업은 대규모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A사는 외국계 금융회사 B와 1490원, 1500원을 각각 트리거 구간으로 설정해 4000만 달러 규모의 통화 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기업들은 C은행과 1485.9원, 1495.5원을 트리거 구간으로 설정한 상품에 480만 달러 규모로 가입했다. 최근 환율이 1480원대까지 위협하면서 트리거 구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주요 수출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이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FX 트리거 상품에 가입한 것인데 최근 환율이 치솟으면서 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더 오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소 수출기업들이 대거 피해를 본 ‘키코(KIKO)’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코는 이름 그대로 ‘녹인(Knock-In)’과 ‘녹아웃(Knock-Out)’ 조건을 동시에 가진 통화 옵션 계약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옵션 기준선인 1300원을 넘어 1500원까지 치솟았는데 키코 상품에 가입했던 중소기업은 미리 약정해놓은 1100~1200원대에 달러를 팔아야 해 대규모 손실을 본 적이 있다. FX 트리거에 가입한 대기업의 경우 손실을 보전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키코에 이어 또다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외환 파생상품 전문가는 “주요 수출기업 중 환율 상승으로 얻는 이익 구간을 1380~1450원대로 설정한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들어 예상보다 높은 레벨에서 환율이 형성되면서 결과적으로 환 헤지가 환차익을 갉아먹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FX 트리거 계약이 발동해도 기업들에 미치는 손실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기관들의 해명이다. C은행 관계자는 “이번 파생상품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발생을 제한해둔 상품”이라며 “기업들도 다층적 환 헤지 구조를 설계해둬 트리거가 발동해도 손실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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