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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미국서 영감 얻는 세계의 독재자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05 05:00:00필자는 파키스탄에서 온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의 종신사면권을 인정하는 등 군부 실세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이슬라마바드의 최근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우리는 그저 미국의 전철을 밟고 있을 뿐”이라는 예상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이어 “당신네 대법원은 대통령이 정적을 살해해도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다고 판결하지 않았느냐”는 ‘팩트 폭격’이 이어졌다. 견제받지 않는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은 미국 민주주의의 최신 수출품이다. 미국을 건국한 국부들이 돌아와 자신들이 남긴 유산을 살펴본다면 현대적 대통령제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들은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설계할 당시 권력의 분산을 염두에 뒀다. 군주제와 동일한 한 사람의 손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에 반대했고, 분권화되고 절제된 행정부를 구상했다. 그들의 의도는 연방헌법 2조에 “대통령직은 충실하게 법을 집행하는 지위로, 입법부와 사법부의 면밀한 견제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의회는 정부의 제1부로 지목됐으며 세금 부과, 지출, 전쟁 선포와 상업 규제에 관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사실상 헌법의 실질적 기초자인 제임스 매디슨은 연방주의자 논문 51호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며 “공화정에서는 입법 권한이 필연적으로 우위를 차지한다”고 썼다. 제왕적 대통령직을 촉구했던 알렉산더 해밀턴조차 대통령에게는 국왕이 행사하는 권한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는 논문에서 영국 국왕을 미국의 대통령과 대조하며 후자는 단지 4년 임기의 선출직이며 재임 중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인 처벌과 치욕’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조약에 대한 자문과 동의를 제공하고, 전쟁을 선포하며 군을 징집하는 권한이 주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이렇듯 정교하게 짜인 메커니즘은 작동을 멈췄다. 전쟁과 경제위기, 그리고 언론의 국유화와 집중화 경향은 대통령의 권한을 끊임없이 확대하며 견제받지 않는 일방적인 권력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극적인 불균형은 베트남전과 워터게이트의 헌법적 위기 상황에서 정점을 찍었다. 1970년대 들어 초당적인 분노를 동력 삼아 의회는 마침내 대통령의 과다한 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일련의 법을 통과시켰다. 법적 제약 외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양당은 강력한 규범의 집합, 이를테면 법무부와 백악관 사이에 방화벽을 설치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게 특정한 개인을 조사하거나 사법 처리하라고 지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여기에 보태 대통령들이 자발적으로 세금 보고서를 공개하고 개인 자산을 백지 신탁에 넣었다. 이는 군 최고통수권자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이권을 챙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마련한 재정적 투명성 제고 조치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제약들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기괴한 단일 행정부 이론을 바탕으로 대법원이 직접 나서 심각한 대통령의 위반 사항들까지 정당화했다는 것이다. 단일 행정부설은 헌법 2조에 명기된 구절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행정부를 통제하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한다. 이 이론은 설령 의회의 구체적인 의도와 어긋나더라도 대통령이 실질적인 무한 권력을 행사해 기관들을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행정권 확대는 지난해 ‘트럼프 대 미합중국’ 재판에서 나온 대법원의 결정으로 극에 달했다. 당시 대법원은 대통령들의 경우 그들의 ‘핵심적인 헌법 권한’ 안에서 취한 행동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면책권을, 그 외의 다른 모든 ‘공식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추정 면책권을 갖는다고 판결했다. 미국의 대통령직은 온건하고 헌법적으로 제약된 직위에서 온전한 관심과 권력을 행사하는 ‘슈퍼 대통령직’으로 바뀌었다. 정치적 용기를 결여한 의회와 원래의 의도와 전례에 대한 존중을 상실한 이념적인 대법원이 이를 돕고 있다. 그 결과 정부의 1부인 의회는 이제 가장 약한 기관으로 전락했고 대법원은 거수기의 위치로 떨어지는 구조적 비대칭성이 자리 잡았다. 사법부는 그들이 명백히 알고 있는 사실, 즉 대통령은 멋대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없고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함으로써 국정 최고 책임자의 권력 축적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 대통령은 제한된 입헌 정부의 전형이 아니라 250년 전 미국의 국부들이 반대했던 영국 국왕 조지 3세보다 훨씬 더 무절제한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로 전 세계에 알려질 것이다. -
[사설] “韓 '유럽의 환자' 독일 닮아”…獨 중앙은행 총재의 경고
오피니언 사설 2025.12.05 00:05:00한국이 ‘유럽의 성장 엔진’에서 ‘유럽의 환자’로 전락한 독일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경고가 나왔다.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1일 연세대 특별 강연에서 “독일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경제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양국이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모두 국가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닮았으며, 이로 인해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생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 나겔 총재의 진단이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2017년까지만 해도 유로존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가 둔화된 2010년대 말부터 성장률이 꺾이기 시작하더니 최근 2년간은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역성장했다.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재정수지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나겔 총재의 경고는 독일보다 더 큰 도전에 맞닥뜨린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2013년 기준)은 24%로 독일의 18%보다 더 높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독일이 70%인 반면 한국은 85%에 이른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수입 에너지로 공장을 돌려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 하지만 에너지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한국 경제의 모든 주력 산업은 중국에 추월당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독일(1.4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노동력 공급 부족이 눈앞으로 닥치면서 성장 잠재력 후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확장 재정의 한계를 지적한 나겔 총재의 경고는 뼈아픈 대목이다. 나겔 총재는 “공공지출 확대만으로는 장기적 성장 경로를 바꿀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재정지출은 미봉책일 뿐 경제를 살리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구조적 위기를 풀어낼 해법으로 불필요한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이민정책 개혁 등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이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구조 개혁 대신 빚잔치로 연명하려고 한다면 독일이 걸었던 ‘역성장’을 피할 수 없다. -
'정보유출시 피해' 내부 분석했나…책임 회피 논란
산업 생활 2025.12.04 18:33:14쿠팡이 1년 전 ‘해킹·불법 접속 등으로 인한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이용 약관에 추가한 배경에는 ‘대규모 정보 유출 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박대준 쿠팡 대표가 ‘자발적 배상’을 언급했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쿠팡의 이 같은 회피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이 이 같은 면책 조항을 이용 약관에 넣은 것은 향후 제3자에 의한 불법 서버 접속 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집단소송 등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면책 조항이 포함된 약관에 이용자들이 이미 동의한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이를 근거로 회사에 유리한 해석을 시도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을 상대로 이용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법무법인 청은 이달 1일 이용자 14명과 함께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후 소송 의사를 밝힌 이용자는 1500여 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법인 지향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해 2500명의 위임계약을 완료했다. 번화 법률사무소도 전날 기준 위임 계약서에 사인한 이용자가 3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로피드 법률사무소를 통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최소 7000~8000명 규모의 집단 법적 대응이 진행 중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 쿠팡의 귀책사유가 명확해지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면책 조항은 쿠팡에 유리하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면책 조항의 금지)에 따르면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 장윤미 변호사는 “보통 사람들이 약관을 잘 읽어보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은 일반 사인 간 계약에서도 효력을 배척한다는 판례도 있다”며 “이번 쿠팡의 면책 조항 건 역시 법률적으로 쿠팡이 빠져나갈 근거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지적하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라”고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쿠팡의 책임을 인정하고 “(자발적 배상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면책 조항을 추가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대응 과정에서 책임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쿠팡은 사과문에서도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자초했다. 쿠팡 애플리케이션에 띄운 사과문 배너도 이틀 만에 내려가 광고로 대체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쿠팡에 대한 국민 정서도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쿠팡이 지금부터라도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춰야 국내에서 유통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AI칩 규제 풀어도…H200 中수출 불투명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18:03:15미국의 연례 국방수권법(NDAA)에 중국 등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AI획득법(AI GAIN ACT)’이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엔비디아의 AI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이 허용되더라도 중국에서 팔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국방수권법안에 AI획득법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엔비디아·AMD 등의 반도체 기업이 중국 등 우려 국가에 AI 반도체를 판매하기에 앞서 미국에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의원들을 면담한 후 “의회가 AI획득법을 국방수권법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도 소식통을 인용해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가상자산 차르 주도로 백악관이 의회에 “국방수권법에 AI획득법을 배제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수권법에 AI획득법이 빠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단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에서 큰 걸림돌은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H200의 대중 수출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올여름부터 저사양 칩 H20의 대중 수출 허가는 받아냈지만 중국은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업체들에 H20 사용 자제령을 내렸다. 이에 엔비디아는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수준은 아니더라도 H20보다 성능이 우수한 H200의 중국 수출을 추진해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H200의 대중 수출 승인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승인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황 CEO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도 H200 수출 승인 여부 등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H200 수출이 승인되더라도 중국이 이를 수입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H20 사례처럼 미 행정부가 H200 수출을 승인해도 중국 당국이 업체에 H200 사용 자제령을 내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국산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 7월 자국 주요 기업에 엔비디아의 중국향 칩 ‘H20’ 사용 자제령을 내린 데 이어 9월에는 신형 ‘RTX 프로 6000D’ 주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자국산 반도체를 쓰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료를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신규 데이터센터는 칩의 절반 이상을 자국산으로 채우도록 의무화하는 등 기술 자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AI 반도체 설계 업체 캠브리콘은 내년에 AI 칩 50만 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캠브리콘은 올 들어 엔비디아의 대체재로 급부상하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배 넘게 뛰었다. 이런 가운데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이날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첨단 칩을 중국에 판다면 중국이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를 가득 보유한 나라에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
대기업 CVC 투자 반토막…"금산분리 완화 검토해야"
증권 정책 2025.12.04 17:57:08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한 생산적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벤처·스타트업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금산분리를 비롯한 규제를 폭넓게 완화해 CVC를 단순 벤처 투자에서 인수합병(M&A) 투자로 유도해야만 현재 정책금융에 의존하는 벤처·스타트업 시장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한국증권학회·한국금융학회·한국금융연구원·한국금융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혁신과 성장에 기반한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 세미나에서 ‘벤처 투자 기구의 종합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CVC는 기업이 보유하는 벤처캐피털이다. 모기업은 CVC를 통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업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업 혁신을 도모하고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수요처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BMW 등 글로벌 기업들은 CVC 운영을 통해 우버·에어비앤비·블루보틀 등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해왔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이 굳건해 지분 구조, 자금 조달, 해외 투자 등에서 다양한 부분의 규제가 CVC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 CVC의 총출자액 중 최대 40%까지만 외부 자금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채 비율도 자기자본의 200%로 제한된다. 해외 투자 비중도 총자산의 20%까지만 가능하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규제 환경 때문에 CVC 투자가 부진하다는 점을 국내 벤처·스타트업 시장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CVC 투자액은 3056억 원으로 2023년(6475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기술 혁신 기업 발굴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들의 CVC 투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CVC를 활성화해야 경기 변동에도 안정적인 민간 모험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며 “혁신 투자와 회수 활성화라는 목적에 한해 일부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열 지원 차단, 레버리지 제한 등을 전제로 CVC의 금융투자 행위 범위를 벤처투자에서 M&A형 투자로 확대하는 식이다. 그는 대기업의 후속 투자 시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VC 투자 유치가 궁극적으로 M&A 통로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다. 국내 M&A 시장에서 거래가 일어난 기업들의 66%가 CVC 관련 투자를 받았다는 점이 근거다. 김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이 국내 모험자본의 유일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채널로 회수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CVC 활성화가 M&A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는 회수 시장 구조를 개선해 자본 선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증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소가 투자자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적정 수준 대비 과소 투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고성장 기업 포섭도 중요하지만 한계기업을 적시에 퇴출시키는 등 장기간 동행할 수 있는 투자자 기반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
2년간 수출 20% 줄어든 韓보안산업 "공공 의존 땐 기술도 후퇴"
산업 IT 2025.12.04 17:53:39국내 보안 기업들이 수출이나 민간 내수 시장보다 공공 발주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연구개발 여력 감소→기술 경쟁력 약화→국가 사이버 위협 확대’ 수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킹이 급증하고 인공지능(AI) 전환이 속도를 내는 글로벌 추세를 발판 삼아 보안 산업을 국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산업 전반의 사이버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논리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보보안기업들의 해외 수출규모는 지난 2023년 1478억 원에서 지난해 1243억 원으로 15.9% 하락했다. 전년 4.8%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보안 업계의 전체 매출은 15.9%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국내 보안 산업계의 내수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내수 중에서도 민간 비중은 줄었다. 업계 매출의 민간 비중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59.2%로 감소했다. 반면 교육기관 등 공공 시장 비중은 같은 기간 39.1%에서 40.8%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감소, 공공 의존은 국내 보안 업계의 구조적 문제”라며 “해킹 증가로 글로벌 보안 수요는 늘고 있지만 현지 규제에 대응해 해외에 조직을 갖추고 시장을 개척할 정도로 자본력을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의존 구조를 끊지 못한다면 기업들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대다수 기업이 보안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기 보다 외부 보안 기업 솔루션을 활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보안 업계의 성장성 저하는 결국 산업 전반의 사이버 방어 능력 하락과도 직결된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의 진입으로 내수 민간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팔로알토 네트워크가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도 국내 전용 클라우드 제품을 내놓는 등 해외 기업의 국내 공략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이버 보안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사이버 위협 대응 능력 확대와 경제 기여 강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한국의 온라인 네트워크는 다른 나라보다 복잡한 구조로, 그동안 국내 보안 기업은 이런 환경에 맞추기 위해 높은 기술 수준을 구축했다”며 “사이버 보안의 수출 산업화는 가야 할 방향이자 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영국과 이스라엘 등 주요 국가는 국가 안보과 경제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해 사이버 보안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국은 2009년 사이버 보안을 국가 안보 의제로 공식화한 이후 2018년 수출 전략 마련, 올해 9월 ‘액션 플랜’ 발표 등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제도 개선은 물론 해외 공공기관 연결, 무역 사절단 파견, 고객 맞춤형 보안 패키지 제안 등 수출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영국의 사이버 보안 수출액은 2018년 21억 파운드(약 4조1261억 원)에서 2023년 72억 파운드(약 14조 1183억 원)로 243% 증가했다. 이스라엘도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육성을 국가 전략의 한 축으로 삼으며 관련 분야 유니콘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안 스타트업인 체크포인트의 시가 총액은 3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구글이 320억 달러(47조원)에 인수한 위즈나 팔로알토네트웍스가 250억 달러(37조원)에 인수한 사이버아크 역시 이스라엘에서 나왔다. 업계에서는 전용 펀드와 같은 자금 지원은 물론, 소버린AI 구축 사업과의 연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국내 보안제품이 소버린 AI 생태계 안에서 검증되고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수출 확대와 국제 표준화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산업화의 관점에서 공공 시장을 더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의 대표적인 문턱 중 하나는 주요 사업 실적”이라며 “보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사업 실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 보안 시장의 발주를 확대하거나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용적률 높여 공급 늘린다는데…'과천지구' 200가구 증가 그쳐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04 17:52:40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의 용적률이 기존 233%에서 237%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과천과천지구를 포함해 서리풀지구 등 신규 택지의 용적률 상향을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교통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아 용적률 인상 폭은 제한적이고, 서리풀 지구 등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지구 지정 절차도 늦어지고 있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추가 택지 지정 등 근본적인 공급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4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의 용적률은 기존 233%에서 4% 포인트 늘어난 237%로 인상이 추진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지구계획 변경 추진을 준비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9·7 공급대책 후속 절차의 일환”이라며 “아직 계획일 뿐 구체적인 수치는 추후 논의 과정에서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용적률 상향 등 토지 이용을 효율화해 7000가구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천과천지구의 용적률 상향은 ‘과천~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와 연계돼 추진된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과천~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 추진이 결정되면서 용적률 인상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천~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를 통해 과천과천지구의 교통 흐름이 개선되는 주택 공급물량을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용적률 인상을 통해 추가로 확보되는 물량이 많지 않다. 용적률이 4% 포인트 인상되면 추가로 공급되는 과천과천 지구의 물량은 200가구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국토부는 용적률 233%를 기준으로 과천과천지구에서 1만 204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천과천지구의 경우 이미 용적률이 230% 초반으로 설정돼 2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상단에 위치해 올릴 수 있는 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3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210%로 계획돼 있어 용적률 인상 여력이 크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지연되는 등 주변 인프라 구축 등 정주여건을 고려하면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택지의 용적률을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다만 용적률 인상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만 가구 공급이 예정된 서리풀 지구는 주민 반발이 거세 보상 문제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서리풀 지구는 1지구(1만 8000가구), 2지구(2000가구)로 구분되는 가운데 두 지구 모두 서리풀 지구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높은 보상을 원하는 1지구 주민의 반응과 달리 2지구는 집성촌인 송동마을·식유촌마을과 우면동성당에서 아예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강제수용이라도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물리적 충돌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로서도 운신의 폭은 크지 않다. 서리풀 2지구의 지구 지정을 반대하는 대책위 관계자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과 유서 깊은 우면동 성당의 보존을 요구한다”며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정부가 지구 지정을 강행한다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강제수용을 포기한다면 서리풀 지구의 공급물량은 당초 2만 가구에서 대폭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서울 도심 내 정비사업 활성화,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주택 공급 등을 위해 규제 완화 등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와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의견 충돌로 공급 대책 발표 일정은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고작 4% 용적률 상향을 수도권 공공 공급대책이라 주장한다면 납득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를 극구 피하려하니 부동산 정책이 웃음거리가 된다.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외면하는 한 대책이 겉도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멈춰선 ‘닥터나우 방지법’…의협 "조속히 국회 통과돼야"
사회 사회일반 2025.12.04 17:20:52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을 금지하는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 2일 국회 본회의 상정 명단에 빠진 데 대해 의사단체가 쓴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비대면 진료로 생겨난 중개업체(플랫폼 업체)가 약국개설자로부터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하는 개정안은 약국 간의 공정 거래 질서 유지와 국민 건강과 안전에 필수적인 법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11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업체가 의약품 도매 기능을 수행하거나 제휴 약국과 특수관계에 있는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는 행위를 원천 금지한다. 작년 3월 의약품 도매업체인 비진약품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운영해 온 닥터나우를 겨냥하고 있어,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렸다. 지난달 20일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과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었고 이달 2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 됐지만 당일 상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에 직접 관여하면 특정 약국을 우대하거나 특정 제약사 제품 처방 및 판매를 독려하는 신종 리베이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닥터나우 등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제2의 타다금지법'이란 반발이 거세자 처리 방향이 수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환자 유인행위는 물론 의약품 및 의료서비스 오남용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회는 중개업체(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가 더 이상 우후죽순 양산되지 않도록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에 통과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약 배송 허용 범위가 확대돼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특히 고령층·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약 배송이 플랫폼 중심의 과도한 상업화로 변질되지 않도록, 의학적 판단을 기반으로 한 처방·조제·복약지도의 책임 구조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의 도매업 겸영은 시민사회에서도 뭇매를 맞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 모두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규제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음에도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 선 것은 전형적인 '영리 플랫폼 눈치 보기'라며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조속히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닥터나우 등 플랫폼 업계가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과 신산업 성장 등을 이유로 약사법 개정에 반대하는 데 대해 "영리적 이익 추구"라고 규정하며 "지금은 닥터나우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플랫폼이 자사가 소유한 의료·보험 업체의 이익을 위해 악용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국토부→총리실 이관법' 국토위 소위 통과
정치 정치일반 2025.12.04 17:11:26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조사기구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를 국토부로부터 독립시켜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법안이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항공철도사고조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날 여야 합의로 국토위 교통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항철위를 국토부 산하 조직에서 국무총리 소속의 독립 조사기구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법 공포 한 달 뒤 시행하도록 하고, 시행 즉시 현 항철위 상임·비상임 위원들의 임기를 종료하는 조항도 담겼다. 앞서 항철위는 국토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조사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참사 유가족들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당사자인 국토부 내 사조위가 조사를 담당한 것을 ‘셀프 조사’라고 비판해 왔다. 개정안은 이달 중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교통소위에서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의 안전 규제 조항이 담긴 ‘개인형 이동수단 안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도 심사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오는 15일 교통소위에서 법안 공청회를 열고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단독] 쿠팡 "유출 책임 없다"…1년 전 '면책조항' 추가
산업 생활 2025.12.04 16:41:52쿠팡이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기 전 ‘해킹, 불법 접속 등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이용 약관에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은 지난해 11월 회사의 이용 약관 제38조(회사의 면책)에 이 같은 내용의 조항을 삽입했다. ‘회사는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모든 불법적인 접속 또는 서버의 불법적인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중략)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다. 지난해 3월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조항이다.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서는 ‘제3자의 모든 불법 접속’ 등을 포괄한 면책 조항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G마켓·SSG닷컴·11번가 등 주요 e커머스 사업자들 가운데 이용 약관에 쿠팡과 같은 포괄적인 면책 조항을 둔 곳은 없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약관 조항”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약관 변경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자가 약관을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바꿀 경우 반드시 사전 고지해야 한다.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한 약관이나 소비자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약관은 무효라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용의자가 지난해 12월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쿠팡이 이를 전후해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약관을 손질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통상적으로 사업자가 정밀하고 고도화된 해킹 수법에 대해서는 면책 조항을 넣는 경우가 있지만 쿠팡처럼 면책 범위를 과도하게 넓힌 것은 이례적”이라며 “회사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약관으로 회피하려 한 것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면책 문구로서 약관 일원화 작업 과정에서 타 약관에 있던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며 “제3자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라고 해도 회사에 고의 과실이 있을 경우 회사가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
구윤철, 피치에 "AI·반도체 첨단산업, 가시적 성과 창출할 것"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4 15:39:31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연례협의단을 만나 한국경제 상황과 주요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4일 기재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새정부 출범 이후 추경 편성·소비쿠폰 지급 등 신속한 정책 대응을 바탕으로 3분기 성장률이 큰 폭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앞으로 수십년 성장 궤도를 결정할 전환점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혁신경제의 '글로벌 발상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 재정투자·규제 개선 등 모든 역량과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과정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협업해 이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금융시장에 대해선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으로 새 정부 들어 코스피지수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노력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자본·외환시장 개혁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 무역협정과 금융 투자 협력에 대한 피치의 질의에는 "양국 간 합의 도출로 한국 경제의 수출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며 "대미투자를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밸류체인을 선도하는 전략적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연간 200억 달러 상한 설정, 기성고(사업 진척 정도)에 따른 투자, 필요시 납입 규모·시기 조정 규정 등을 거론하면서 "외환시장의 실질적인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재정운용방향에 관해선 "불필요한 부문은 구조조정하고 초혁신경제 등 고성과 부문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성과 중심·전략적 재정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며 "재정이 경제회복·성장의 마중물로써 필요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경제성장을 통해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는 선순환 구조가 빨리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례협의단은 이달 2~4일 한국을 방문해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부처,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조세재정연구원(KIPF) 등 다양한 기관과 연례협의를 실시했다. -
스노우플레이크, 앤트로픽과 AI 동맹…클로드 탑재
산업 IT 2025.12.04 15:24:35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가 자사 플랫폼에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클로드’를 탑재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앤트로픽과 2억 달러(약 2946억 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4일 이같이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클라우드 기반의 스노우플레이크 고객이 클로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로드를 자사의 기업용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를 구동하는 핵심 모델로 활용해 조직 내 모든 데이터를 단일 에이전트 중심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업무처리 방식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로드의 고도화된 추론 능력과 스노우플레이크의 거버넌스 기반 데이터·AI 환경이 결합하면 금융·헬스케어·바이오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도 운영 단계까지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노우플레이크와 앤트로픽은 기업이 보유한 핵심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이전틱 AI를 구축·활용할 수 있도록 자연어 분석, 멀티모달 처리, 맞춤형 에이전트 생성, 거버넌스 등 기업용 AI 구현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슈리다 라마스워미 스노우플레이크 최고경영자(CEO)는 “스노우플레이크는 수억 건 단위의 협업, 제품의 공동 개발, 글로벌 고객 경험까지 모두 입증된 파트너"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장 가능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구현하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겸 공동 창업자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환경에 클로드가 결합됨으로써 기업이 최첨단 AI를 비즈니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한편 스노우플레이크는 전날(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775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1억 8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주당 순이익(EPS)도 0.39달러으로 예상치인 0.31달러보다 0.08달러 높았다. 미국 월가의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더블 비트’를 기록한 것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4분기(지난달~내년 1월) 매출 예상치를 11억 9000만 달러~12억 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1억 8000만 달러를 소폭 상회한다. 다만 시간외거래에서 7.91% 하락했다. 전망치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의 스테파니 링크 최고 투자전략가는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센터와 AI 분야의 기업들이 작업하기 위해 생성하는 데이터가 증가함에 따라 수혜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
두나무, 하나금융과 맞손…"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5.12.04 15:17:09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하나금융그룹이 웹3 시대 금융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인프라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입혀 글로벌 자금시장 혁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 뒤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 등에서도 협력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두나무는 하나금융그룹과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금융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세스는 두나무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 '기와체인'을 활용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기존의 복잡한 해외 송금 절차를 간소화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송금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내년 1분기 중 하나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지점 간 자금 이체에 시범 적용한 후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체인, 지갑과 같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대중화될 것"이라며 "지급결제 등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웹3 기반 서비스로 바뀌게 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앞둔 지금이 미래 금융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양사가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협력은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국제 결제망 스위프트(SWIFT)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콘센시스와 협력해 국경 간 블록체인 결제망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JP모건, HSBC, 도이치은행 등 30개 이상 글로벌 은행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
"아빠 찬스 막는다"…국세청, 강남4구·마용성 등 고가아파트 증여 전수 검증
경제·금융 정책 2025.12.04 15:08:00국세청이 4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소재 고가 아파트 증여 2077건에 대한 전수 검증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다 미성년자가 증여받은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이들 지역에 집중된 데 따른 조치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이날 정부세종2청사에서 “아파트 가격을 시가대로 적절히 신고했는지에 대해 검증하겠다”며 “부담부증여 등 채무이용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건은 정밀 점검해 탈루 혐의가 있는 경우 철저히 세무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이 특정 지역만을 타깃해 현미경을 들이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검증 대상은 △담보 등 채무를 이용한 편법증여 △증여재산 형성과정에서의 세금 탈루 △시가보다 현저히 낮게 신고한 사례 △세대생략 증여 과정에서의 조세회피 △증여세·취득세 등 부대비용 대납 여부 등이다. 예컨대 조부모가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는 부친 소유의 주택을 자녀에게 부담부증여한 후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않는 방식으로 증여를 은닉하고 있는지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부담부증여란 증여재산이 담보하는 채무까지 인수하는 증여방식이다. 채무 상당액에 대해서는 증여자가 양도소득세를 부담해 수증자인 미성년 자녀들의 세 부담을 덜 수 있어 증여세 절세방안으로도 활용된다. 국세청은 미성년 수증자가 증여세와 취득세 등 각종 부대비용을 납부할 능력이 없음에도 ‘아빠 찬스’로 해결하는 부적절한 부의 대물림도 모두 찾아내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자산가들이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집을 팔지 않고 물려주는 과정에서 각종 편법과 꼼수가 횡행할 경우 자녀 세대의 자산양극화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강남4구·마용성 등 고가 아파트 증여 거래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전수 검증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건수는 7708건이며 이 중 2934건(38.1%)이 강남 4구와 마용성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성년자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강남 4구와 마용성에 있는 아파트 등 증여는 전체 증여(223건)의 60.1%인 134건에 달했다. -
트럼프, '바이든표' 연비규제 완화…물가 낮춰 지지율 반등 노린다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14:57:2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강화한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친환경 차량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내연기관차 제조에 힘을 실어 소비자의 차값 부담을 낮춰보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기업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들이 준수해야 하는 최저 연비를 규정한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CAFE를 2031년형 신차의 평균 연비 목표를 기존 갤런당 50마일에서 34.5마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CAFE 기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은 전기차를 파는 게 유리해진다. 이 규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자동차 제조사들의 내연기관차 연비 개선과 하이브리드·전기차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 그간 연비가 떨어지는 대형차 판매에 주력했던 GM과 스텔란티스 등은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이런 정책이 비싼 기술로 자동차를 만들게 해 비용과 가격을 오르게 했다”며 “이번 조치로 일반 소비자가 신차를 살 때 최소 1000달러(약 146만 원)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가리켜 “그린 뉴 스캠(사기), 반(反)경제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이날 “상식과 경제성의 승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반겼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차량 가격을 낮춰 물가 부담을 줄이고 이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연기관차를 지지하면서 전기차나 수소차를 억제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9월 30일부로 신규 전기차 구매 시 제공하던 최대 7500달러의 연방 세액공제를 폐지했다. 5월에는 의회를 통해 2035년부터 캘리포니아주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려던 법안을 무력화했다. GM은 바이든 전 대통령 때 2035년까지 100%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최근 16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감수하고 전기차 사업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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