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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도 막아낸 韓…'기술주권의 힘' 벤처 30년 역사서 나왔다
산업 IT 2025.12.03 13:45:44"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생산국이 될 것이냐 소비국이 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반드시 AI 생산국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에서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AI 산업의 기술 주권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1970년대 태동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명실상부한 제조 강국으로 도약한 것처럼 그 저력을 AI 산업에서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어 생성형 AI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세영 대표도 "대한민국이 AI 생산국으로 도약하는 힘은 결국 벤처기업들의 저력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비롯해 벤처기업인, 스타트업, 유관기관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벤처 1세대부터 AI 등 딥테크 분야 4세대 창업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벤처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병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벤처기업은 지난 30년 간 위기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혁신 주체이자 경제의 핵심 성장축"이라며 "앞으로의 30년은 AI·딥테크·바이오·우주 등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세대 벤처기업인인 조현정 비트컴퓨터(032850) 회장도 벤처기업가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조 대표는 "기술과 시장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상황에서 벤처의 본질은 도전과 학습"이라며 "벤처기업은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학습을 통해 데쓰밸리를 넘어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에서는 학계 연구진이 참여한 ‘벤처 30주년 연구보고’도 발표됐다.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는 것을 막아냄으로써 한글 정보화의 주권을 지켰고, 검색 시장에서도 네이버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와 일본 소부장 수출 규제, 코로나19 등의 위기를 막아낸 것도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연천군, 그린바이오 육성지구 지정…바이오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사회 전국 2025.12.03 13:44:15경기 연천군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경기도 그린바이오산업 북부 육성지구’로 공식 지정됐다고 3일 밝혔다. 군은 연천BIX(은통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104만㎡ 규모의 바이오산업벨트를 조성해 경기 북부 지역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육성지구는 연천읍·신서면·군남면 일대에 걸쳐 조성된다. 연천BIX와 2028년 준공 예정인 연천BIX 산업화지원센터, 경기도 농업기술원 북부농업 R&D센터(가칭)가 핵심 인프라로 포함된다. 연천BIX는 2023년 6월 경기도와 연천군이 공동 조성한 산업단지다. 연천군은 이곳에 GMP 인증이 가능한 생산지원시설과 기업지원시설을 갖춘 산업화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입주 기업은 원료 확보부터 소재 개발, 실증, R&D, 시제품 제작,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육성지구의 핵심 전략은 ‘농업의 미래산업 전환’이다. 연천군은 율무·대양귀리·헴프 등 천연물 기반 자원과 DMZ 접경지역의 청정환경을 보유해 그린바이오산업 적지로 평가받아왔다. 경기도와 연천군은 경기 북부 특화작물 원료 표준화 및 대량 생산 기반 구축, 규제샌드박스·테스트베드 지원 등 '수요대응형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혁신체계 구축, 농가·기업 상생모델 정착, 그린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이 전략 목표다. 농식품부는 육성지구로 지정한 경기도 포함 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정부 인프라 구축 공모사업 참여 자격을 부여한다. 지구 내 기업에는 각종 지원사업 가점과 공유재산 특례도 제공될 예정이다. 경기도와 연천군은 기업지원 체계 강화, 특화작물 기반 산업화, 그린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등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연천BIX를 중심으로 기업의 전주기 지원 환경을 조성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
'삼성·현대車' 10대 재벌 내부거래 193조…HD현대·한화 증가폭 컸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03 12:00:00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이 193조 원에 달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곳은 HD현대와 한화였다. 공정당국은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점을 지적하며 감시 강화를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92개)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총 281조 원으로 비중은 12.3%로 집계됐다. 이 중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HD현대·GS·신세계·한진)의 내부거래 금액은 193조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공시집단 내부거래 금액의 68.7%에 해당해 상위 그룹으로의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분석 기간을 10년까지 확대했다”며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이 전체의 70%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10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HD현대와 한화로 나타났다. HD현대는 10년 전 대비 7.0%포인트, 한화는 4.6%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7.3%포인트)와 롯데(-2.4%포인트)는 비중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분석에서는 경영 승계와 내부거래의 상관관계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공정위 분석 결과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음 과장은 “특징적인 부분은 총수 일가 전체보다도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경우 확실히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라며 “2022년부터는 총수 2세 지분율 50% 이상 구간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 상위 10대 집단에 속한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6.1%로 전체 규제대상 회사 평균(11.3%)보다 약 5%포인트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와 함께 국외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국내 거래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전체 공시집단의 국외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22.6%로 국내 계열사 간 거래 비중(12.3%)보다 1.83배 높았다. 총수가 있는 집단만 떼어놓고 보면 이 격차는 2배 이상으로 벌어진다 업종별로는 시스템 통합(SI)과 자동차 제조업이 내부거래의 주범으로 꼽혔다. SI 업종은 최근 5년간 내부거래 비중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43조 8000억 원으로 2020년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음 과장은 “SI 업종은 수년째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업 역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할 분야”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총수 있는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10년째 감소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음 과장은 “주요 내부거래 현황을 상세하게 공개해 시장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집단이 자발적으로 관행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
‘연속근무 36→24시간 단축’ 전공의법 통과하자마자…“재개정 논의 촉구”
사회 사회일반 2025.12.03 11:47:57의정갈등을 계기로 불거진 전공의들의 열악한 처우와 교육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재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신속한 재개정 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전일(2일) 본회의를 열어 전공의의 연속 수련 시간 상한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고, 전공의의 휴게·휴일 연장 및 야간 근로 등의 조건을 근로기준법에 따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노조는 "노동·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의지를 존중하며, 지지한다"면서도 "아직 많은 부분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 80시간제가 유지되고, 법 위반에 대한 솜방망이 규제와 관리·감독 부재에 대한 대책이 없는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조가 요구하는 제안사항은 △노동권 및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수련시간 단축 △1인당 적정 환자 수 법제화 △법 위반 병원 처벌 강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성격 개편 및 수련병원 관리감독 강화 △수련시간 단축 및 1인당 환자 수 감소에 따른 대체 인력 배치 의무화 등 5가지다. 이들은 "전공의는 최장 주 88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된 유일한 직업"이라며 "과로사 판정의 주요 기준이 12주 연속 1주 평균 60시간 근로임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생명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청년 노동자들의 과로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의 비극은 막아야 한다"며 "최소한 과로사를 예방할 수 있는 근무시간을 도입하고, 과도한 야간근무를 제한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공의법 위반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뿐인 데다 그마저도 1년에 한 번, 여러 건을 묶어서 처리하는 솜방망이"라며 "법 위반에 대한 누진적 처분 및 형사처벌 조항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경우 '노사 합의기구' 성격으로 개편하고, 수련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노조는 "그동안 전공의들은 '내가 빠지면 동료가 더 괴로워지는' 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해 왔다. 이 악순환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입원전담의의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지원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 요구사항은 모두 전공의의 권리만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노조는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 개선이라는 의사 본연의 목적의식을 견지하며, 전국의 전공의 노동자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전공의법 재개정 논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의약품협회 "CDMO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환영"
산업 바이오 2025.12.03 10:36:21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발전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일명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이 통과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회는 2일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를 열고 총 투표수 235표 중 찬성 233표, 기권 2표로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 등 12인이 대표발의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수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법안은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이번 법안은 수출 목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경우 약사법상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면제하고 다른 법률에 의한 중복 규제를 조정함으로써 국내기업의 신속 대응과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DMO 특성을 반영한 적합 인증 및 규제지원 체계를 마련해 CDMO기업의 원료물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을 확립하고 국제기준과 정합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반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논의됐던 세제 혜택,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다른 법률로 지원이 가능한 만큼 포함되지 않았다. 협회는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우리나라 CDMO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원료물질 제조·품질 인증제도의 법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국산화 촉진과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은 "이번 특별법 통과는 우리 바이오 CDMO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완성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하며 “법안 발의부터 심사와 최종 의결에 이르기까지 애써주신 한지아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그동안 산업 실태 분석, 정책 제안, 민관 협의체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CDMO 산업의 제도 마련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이번 성과는 산업계 전체의 의견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며 “법 시행 과정에서도 업계의 목소리가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동은 SNS 금지시킨 '이 나라'… 유튜브 "성급한 입법" 강력 반발 [글로벌 왓]
국제 국제일반 2025.12.03 10:14:21유튜브가 호주 정부의 만 16세 미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면 차단 조치 시행을 앞두고 졸속 입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일(현지 시간) 유튜브는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이 “성급한 입법”이라며 “유튜브 플랫폼과 호주 아동의 실제 이용 행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조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유튜브는 “온라인에서 아동을 더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 법은 지키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호주 어린이들이 유튜브 안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멀리 떼어놓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 안에서 안전하게 활동하도록 돕는 것이 더 올바른 접근”이라며 플랫폼이 제공해 온 ‘유튜브 키즈’, 부모 제어 기능 등 맞춤형 도구의 취지를 설명했다. 유튜브는 10일 법 시행에 맞춰 만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 로그인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미성년 이용자는 구독·재생목록·시청 시간 설정 등 개인화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부모 또한 자녀 계정을 관리할 권한을 잃게 된다. 다만 로그인 없이 동영상 시청은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청소년의 사용을 막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16세 미만의 청소년 제작자(크리에이터) 역시 계정 로그인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에 콘텐츠 업로드와 채널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기존 영상과 데이터는 삭제되지 않으며, 16세가 된 이후 다시 계정에 접근하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는 법 시행 이후에도 호주 정부와 협의해 “아동·청소년 보호와 부모의 선택권을 동시에 보장하는 규제 방향”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만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당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엑스(X·옛 트위터) 등이 주요 적용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이후 유튜브도 규제 범위에 포함됐다. 이후 민간단체들이 청소년의 자유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의 입법 이후 뉴질랜드,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도 비슷한 SNS 차단 조치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글랜우드PE, LG화학 수처리사업부 인수 마무리 [시그널]
증권 IB&Deal 2025.12.03 10:13:42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1조 4000억 원 규모의 나노H2O(전 LG화학 워터솔루션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올 6월 사업 양수도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지 약 6개월 만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최근 나노H2O 인수 대금 1조 4000억 원을 납입했다. 투자 종결에 필요한 규제 승인 절차도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2000억 원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도 단행했다. 글랜우드PE는 인수 추진 과정에서 2000억 원을 제조 시설 증설과 디지털 전환 등 제조 고도화를 위해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노H2O는 해수와 기수(해수와 담수 혼합수)를 담수로 만드는 데 쓰이는 역삼투(RO) 분리막을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해수 담수화 공정에서 역삼투 방식은 열처리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담수가 부족한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매출 95%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이번 투자에는 아랍에미리트연방(UAE) 국부 펀드인 무바달라투자회사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했다. 모하메드 알바드르 무바달라 아시아 총괄은 “나노H2O의 기술력과 장기 성장 가능성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며 “글랜우드PE와의 협력을 통해 나노H2O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모하메드 샤디드 무바달라 에너지·지속가능성 총괄은 “물 안보와 탈탄소화가 전 세계적으로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나노H2O가 중동·북아프리카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는 “이번 나노H2O 투자는 대기업 내 비핵심 또는 저핵심으로 분류된 우량 사업을 발굴해 사업부문 분할(카브아웃)을 통해 가치를 높여온 글랜우드의 투자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무바달라 등 공동 투자자들과 함께 나노H2O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수소로 움직이는 선박·트랙터…현대차, 연료전지 개발 팔걷는다
산업 기업 2025.12.03 10:06:40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의 적용 대상을 승용·상용차를 넘어 해양 모빌리티·대형 물류 영역까지로 확장한다. 친환경 선박·트랙터에 탑재할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글로벌 탄소 중립과 수소 사회 전환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현대차(005380)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HD한국조선해양(009540)·부산대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상용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는 넥쏘·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 등 수소 모빌리티 양산으로 검증된 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다. 이는 수소와 디젤 연료를 혼합해 연소하는 수소 혼소 디젤 엔진과 함께 직결된 모터·프로펠러에 동력을 전달해 선박을 가동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차는 액화수소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용으로 맞춤 개발한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와 수소 혼소 디젤 엔진로 구성된 전기 추진 시스템의 통합 설계를 담당할 예정이다. 부산대는 HD한국조선해양이 설계한 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실증을 진행한다. 현대차와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협력에 대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할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소·액화천연가스(LNG) 등 저탄소 연료 선박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실증 과정을 거쳐 글로벌 선사를 대상으로 연료전지 공급 확대를 모색한다. 켄 라미레즈 현대차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 협력은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가능한 글로벌 해양 산업 확대를 위해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며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해양 전문성, 부산대의 연구 역량이 결합해 미래 해양 모빌리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같은 날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에서 울산시·국내 주요 물류사들과 함께 ‘수소전기 트랙터 실주행 실증’과 관련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울산항 인근을 오가는 디젤 트럭을 수소전기 트랙터로 대체하는 것으로 실제 화물 운송 노선에 수소전기 트랙터를 투입하는 최초의 민관 협력 사례다. 현대차는 국내 운행 환경·법규에 맞춰 수소전기 트랙터를 새롭게 개발했다. 188㎾급 수소연료전지 2개와 최대출력 350㎾급 구동모터를 장착했다. 68㎏(700bar) 용량의 수소탱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약 76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차량 개발 및 공급을, 울산시는 사업 운영과 비용 지원을 맡는다. 현대글로비스(086280)·롯데글로벌로지스·CJ대한통운(000120) 등 물류사는 실제 운행과 데이터 제공을 담당한다.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장 부사장은 “트랙터는 친환경차 전환 난이도가 가장 높은 차량”이라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수소전기 대형 화물차의 양산과 보급을 본격화해 글로벌 친환경 물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대차그룹 수소 브랜드 ‘HTWO’를 통해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에는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해 기술력과 자원을 결집했다. 2027년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육상풍력 10년내 10GW 추가…국산 터빈 300개 공급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03 09:36:14정부가 2035년까지 설비용량 10기가와트(GW) 규모의 육상 풍력발전소를 추가로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입찰과 계획입지 조성을 통해 킬로와트시(kWh)당 170원이 넘는 육상풍력의 발전 단가는 150원 이내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2030년까지 국내산 터빈도 300개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전력기반센터에서 ‘육상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 전담반’ 첫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2GW 수준에 불과한 육상풍력 누적 보급 용량을 2030년에 6GW, 2035년에 12GW로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입찰 계획이 담긴 로드맵은 내년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규모 계획입지를 직접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가 직접 발전소 입지를 조성할 경우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행정 소요 최소화로 건설 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다른 발전원에 비해 비싼 육상풍력의 발전 단가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기준 kWh당 172.1원이던 한국 육상풍력 균등화 발전비용(LCOE)을 150원 이내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정부의 첫 계획입지 사업은 최근 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영양군 일대가 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 2027년부터 약 100메가와트(MW) 규모의 육상풍력 발전소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해상풍력과 같이 육상풍력에서도 공급망 생태계 확보를 위해 공공주도형 경쟁입찰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선 터빈을 300개 추가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상 육상풍력 발전소 터빈의 개당 설비용량이 통상 5MW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향후 5년 내 보급 목표치의 37.5%는 국산 터빈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기후부는 육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해 기존에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만 지원하던 정부 보증을 육상풍력에도 제공하고 보증 규모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금액의 7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지방자치단체별로 상이한 임도·이격거리 규제를 일원화하고 지역주민 참여형 바람소득 마을 모델도 적극 확산한다. -
4억 빠진 '올파포' 전용 84㎡… 갭투자 막히니 집값 '뚝'
부동산 분양 2025.12.03 07:50:006·27 가계 대출 규제 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고공 행진하던 마포·성동·강동 등 서울 한강 벨트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가격이 하락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주택 안정화 대책’ 이후 세입자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급등한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매매가격 15억 원과 2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 여력이 줄어든 탓에 매수세가 꺾이고 거래도 주춤한 상황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더센트리지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21억 9500만 원에 거래됐다. 10·15 규제 전인 10월 11일에 24억 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올해 9월 27억 원 신고가를 기록했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토허구역 시행 직전일인 10월 19일에 1억 3000만 원 하락한 25억 7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아현동 A중개업소 대표는 “마포도 10월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확 줄었다”며 “대출 한도가 줄어든 상황에 세입자 보증금도 활용을 못 하게 되면서 거래 자체가 어려워졌고 매수세가 끊겼다”고 전했다. 이어 “토허구역 지정 전날에는 매수자를 놓칠까 봐 집주인들이 일부 가격을 조정해 직전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성동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가 몰리며 지역 내 아파트 시세를 이끌던 인기 단지들의 실거래가는 물론 매도 호가도 낮아졌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규제 직전 30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지만 규제 직후인 18일에 27억 8000만 원에 거래돼 2억 2000만 원이나 하락했다. 옥수파크힐스 전용 84㎡도 같은 날 25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격보다 1억 5000만 원 낮아졌다. 옥수동 B중개업소 대표는 “성동구의 한강변 단지로 매수자들이 몰려들었다가 규제 직후 대출 한도 축소로 대기자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대출 규제와 토허구역 지정 등으로 당분간 매수세가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규제 이후 시장에서 사정이 생긴 급매물들이 소화되며 하락 거래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시세는 느리게 움직이는 평균값이지만 가격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개별 매물”이라며 “10·15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 급매 거래 성사가 하나둘 늘어나면 반전 신호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허구역 확대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거래회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급매물의 가격 변동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비규제지역에서 갭투자 비중은 32.7%로 매매거래 3건 중 1건이 갭투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인접해 있지만 토허구역으로 묶이지 않아 비규제 지역 풍선효과를 톡톡히 봤던 강동구도 규제 이후 투자 메리트가 사라지며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규제 전 32억 5000만 원에 거래됐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규제 후 고층 매물이 28억 5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지며 무려 4억 원이 하락했다. 고덕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4㎡ 역시 규제 후에 규제 전보다 1억 8000만 원 하락한 20억 7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5월로 종료가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변수가 주택 시장 가격의 하락 전환을 유도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과세 부활이 결정되면 다주택자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시장에 매물을 내놓아야 하고, 지금처럼 거래가 쉽지 않을 때 가격을 낮춘 급매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체결되는 급매 계약은 다주택자의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말까지 토허구역이 유지되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 전에 임차인의 계약 만료에 맞춰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조건만 맞으면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
서울 오피스 임대료 떨어지나…“5년 뒤 종로 일대 공실률 10% 넘을 수도”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03 07:20:00종로를 비롯한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의 오피스 공실률이 5년 뒤 1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데다 임차 수요마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스퀘어는 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 출시 1주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2026 부동산 시장 종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CBD 오피스의 공실률이 올 3분기 4.4%에서 2031년 두 자릿수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배경에는 급증하는 공급이 있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서울과 분당에 약 760만㎡의 오피스가 생길 예정이다. 이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등으로 오피스가 빠르게 늘어나던 2009~2014년 공급량(797만㎡)과 엇비슷한 규모다. 특히 CBD에만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300만㎡가 집중된다. 종묘 앞 세운지구 등 전면적인 도심 재개발이 추진·진행되는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통상 대규모 신규 공급은 2년 시차를 두고 공실률 상승을 이끈다. 게다가 올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는데도 공실이 늘어나는 등 수요가 감소하는 징후가 뚜렷했다. 경기 둔화로 다수의 벤처·스타트업이 사업장을 서울 외곽으로 면적을 줄여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류 센터장은 “대형 신규 공급이 집중된 CBD 권역은 임대인이 실질 임대료 인하 없이 현 조건을 고수할 경우, 공실률이 일시적으로 두 자릿수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남업무지구(GBD)와 여의도업무지구(YBD)의 2031년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6%, 3%로 예상했다. 서울 전체 기준 공실률은 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 부문에서 내년 전월세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임대 물건이 줄며 임대료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 임대인이 전체 임대 주택의 85%를 소유한 점도 우리나라 주택 임대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부의 세금·대출 정책, 금리 등에 계약조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데이터센터 부문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성장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전력·인허가·환경 규제로 제약받는 공급이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류센터는 택배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입지에 따라 공실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입지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역별로는 공실률 흐름이 엇갈리는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
대자연의 여유·풍성한 볼거리 공존…'머물고픈' 강원랜드 만든다
산업 기업 2025.12.03 06:20:00도착하자마자 달라진 공기를 실감했다. 강원도 정선 고원에 올라선 버스 창밖으로는 이미 늦가을을 건너뛴 초겨울이 번져 있었다. 회색빛을 머금은 능선 사이로 하이원리조트 단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한때 탄광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리조트 밖, 과거 탄광의 흔적부터 찾아갔다. 목적지는 탄광문화공원 예정지 ‘M650’ 부근. 강원랜드가 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부지를 매입해 리모델링 중인 공간이다. 아직 공사 펜스와 오래된 구조물이 뒤섞여 있어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겹쳐져 보였다. 강원랜드는 탄광 갱도와 설비를 보존·복원해 산업 유산을 전시와 교육·공연이 결합된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광 지역의 자부심을 되찾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설명은 카지노 수익을 기반으로 한 개발을 넘어 지역의 ‘다음 100년’을 고민해야 하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탄광의 시간을 뒤로하고 리조트 중심부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진다. 리조트 단지를 가로질러 한옥 베이커리 카페 ‘운암정’에 들어서자 조용한 마당과 기와지붕이 시야를 채운다. 담장을 넘은 차가운 공기가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와 눈발 사이로 흩어졌다. TV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여러 차례 등장해 익숙한 공간이지만 실제로 마주한 운암정은 화면보다 훨씬 차분하다. 한옥 마루에 앉아 따뜻한 차와 디저트를 앞에 두고 있으니 “여기가 카지노 리조트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암정의 디저트 세트는 ‘강원도’를 한 상에 올려놓은 구성이었다. 수리취와 산죽, 정선 사과를 활용한 다과와 구움 디저트가 한 접시에 올라오고 곁에는 한방 차가 따라 나온다. ‘인스타그램 감성’이라는 말처럼 강원랜드가 내세우는 K디저트와 한옥 공간의 조합은 분명 과거 카지노 중심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한옥 마당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실내 웰니스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하이원 그랜드호텔 7층 ‘밸런스 케어존’은 유리창 너머로 백두대간 능선이 펼쳐진다. 요가 매트가 가지런히 놓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사운드 테라피와 명상 프로그램은 ‘리조트=놀이터’라는 익숙한 공식보다 ‘리조트=재충전’에 가깝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호흡을 고르고 잔에 담긴 위스키 향을 맡으며 몸의 긴장을 풀어내는 프로그램은 MZ세대 취향을 정면으로 겨냥한 콘텐츠다. 실내에서 몸을 풀었다면 이번에는 숲으로 향할 차례다. 리조트 맞은편 달팽이 숲길을 따라 오르자 작은 평지에 마련된 ‘네이처힐링 존’이 나타난다. 테이블 아래 줄지어 있는 조그만 족욕 욕조 앞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니 고원의 찬 바람도 잊게 된다. 허브와 한약재 향이 섞인 김이 피어오르는 풍경은 이곳이 과거 석탄을 캐던 갱도가 즐비했던 자리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해가 기울고 밤이 찾아오자 리조트 광장 곳곳에서는 공연과 미디어 쇼가 이어졌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 카지노를 오가는 손님이 한데 섞여 불꽃과 조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족욕으로 몸을 데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카지노 입구 미디어월 앞에서 퍼포먼스를 관람한다. ‘폐광지 카지노’라는 단일 정체성으로는 더 이상 설명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는 강원랜드의 ‘다음 10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현재 구조를 유지한다면 10년 뒤에도 강원랜드는 제자리일 것”이라며 2035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자하는 ‘K-HIT 마스터플랜’을 내놓았다. 카지노 중심 매출 구조를 웰니스·레포츠·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웰포테인먼트 복합리조트(IR)’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계획의 핵심은 ‘체류형’ 소비 구조다. 길이 300m, 높이 80m 규모의 실내 ‘그랜드 돔’을 중심으로 K컬처 공연장, 미디어돔, 가족형 콘텐츠, 쇼핑·다이닝 시설을 한 축으로 묶고 주변에 호텔, 레포츠 시설을 확장해 ‘입장-게임-퇴장’이 아닌 ‘머무는 리조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원랜드는 이를 통해 연간 방문객 1300만 명, 매출 3조 원대를 달성하고 비(非)카지노 매출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40% 안팎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쟁 환경도 간담회의 주요 화두였다. 최 직무대행은 “2030년 완공 예정인 일본 오사카 복합 리조트는 한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대 거리에 있는 초대형 IR로 우리가 머뭇거리면 국내 이용객이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은 해외 IR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탄광 문화유산, 산악 레포츠, 청정 자연을 묶은 ‘대체형 체류 리조트’”라고 강조했다. 해외로 나가는 레저 소비의 일부라도 국내로 되돌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는 설명이다. 과제는 규제와 투자 회수 구조다. 카지노 시간총량제, 베팅 한도, 영업시간 제한 등 기존 규제는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 직무대행은 “규제 완화 요구는 단순 매출 확대를 위한 게 아니라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수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며 “한국형 IR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부처 간 조정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
3분기 시장금리 상승에…증권사 순이익, 2분기보다 12.6% 줄어
증권 정책 2025.12.03 06:00:00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 상승에 직전 분기보다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2조 49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 8109억 원)와 비교하면 37.6% 늘었지만 올 2분기(2조 8502억 원)와 비교하면 12.6%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난해보다 증시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 관련 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주식·펀드·파생상품 관련 자기매매손익은 전분기(2415억 원) 대비 8864억 원 늘어난 1조 1279억 원을 기록했으나, 채권 부문은 전분기(3조 30억 원) 대비 6276억 원 줄어든 2조 3754억 원에 그쳤다. 앞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 등으로 7월 1일 연 2.454%에서 9월 30일 2.582%까지 올랐다. 또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며 3분기 외환 관련 손익은 전분기(7075억 원) 대비 무려 9179억 원 줄어든 -2104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도 전분기(3.1%)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2.6%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 환율과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증권사의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자본·유동성 규제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개 선물회사의 3분기 순이익은 230억 7000만 원으로 전분기(225억 3000만 원) 대비 2.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1% 늘었다. -
한국환경경영학회, 기업 지속가능 성장 위해 머리 맞대
산업 IT 2025.12.03 06:00:00한국환경경영학회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한국환경경영학회 심포지엄 및 학술대회: 기후경영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후공시’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이 나아가야 할 지속가능한 인권 경영의 정책 방향과 대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기후경영과 인권’을 주제로 열린 특별세션에서 조효제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기업의 탄소 중심 경영을 인권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체계를 모색하는 이번 포럼은 시의적절하다”며 기후위기가 더 이상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협하는 상시적 위기로 전환됐음을 강조했다. 학계, 법조계, 정책 연구기관, 산업계, 언론계 전문가 1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다학제의 장은 4명의 전문가 발제와 토론으로 구성됐다. 김태호 한국환경법학회 차기회장은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 침해와 국가책임’, 지현영 서울대 환경에너지법정책센터 변호사는 ‘기후위기와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기후인권’, 송재령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후 인지 감수성과 기후 책무성 행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부총장이 좌장을 맡아 이상수 서강대 교수, 이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주신영 법무법인 엘프스 파트너 변호사,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국가 및 사회 전반에 걸친 기후 경영과 인권에 대해 토론했다. 학회는 이번 세션을 통해 과거 상충 관계로 인식되었던 기업 경영과 인권의 관계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 요소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기업의 비용으로 인식시키는 탄소세 도입과 같은 시장 구조 개편과 함께 공급망 실사법의 제도화 및 규범화를 통해 인권을 선언적 가치가 아닌 경영의 구속력 있는 규칙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봤다. 기후 위기 대응이 장기적 투자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 배출량과 달리 측정과 정량화가 어려운 인권 요소가 기업 경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실적 간극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고 기업의 통합적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의 유연한 인센티브 제도와 규제 병행은 물론 변화를 끌어내는 개인과 조직의 자발적인 의지와 감수성 함양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황용우 한국환경경영학회장은 “ESG 경영을 넘어 기후공시, 유럽연합(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 인권, 공급망 전반을 하나의 실사 기준으로 연결하고 있고 이제 규범을 넘어 분쟁과 벌금 부과 가능성을 포함한 기업 생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학회 차원에서 ‘ESG 경영과 기후 인지 감수성’ 지표화 연구를 통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열린송현] '100년 만에 재설계' 美 증시서 배우자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03 05:00:00미국 증권시장이 약 100년 만에 구조적 재설계에 들어섰다. 그 기점은 1938년 제정된 ‘말로니법’이다. 말로니법은 미국 장외시장 규제와 금융 업계 자율 규제의 근간을 마련했고 이듬해 전미증권업협회(NASD)가 출범했다. 1938년이 시장 규율의 방향성을 정립한 해였다면 지금은 논의의 초점이 규율·감독을 넘어 시장 운영의 기술·인프라 재설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곡점이 되고 있다. 변화의 시작점은 결제 주기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부분의 상품에 ‘T+1’ 결제를 도입했다. 이는 단순한 속도 개선을 넘어 증거금 부담을 낮추고 유동성·운용 효율을 높이는 구조적 효과를 낳았다. 뉴스 발생부터 거래·정산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 반응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특히 아시아·유럽 투자자에게는 시차 부담이 완화된다는 측면에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나스닥은 올 9월 주식을 동일한 권리로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변경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토큰화 증권은 기존 주문·호가·감시·수수료 체계를 그대로 적용받으며 결제는 중앙청산기관(DTC) 인프라를 기반으로 T+1일 내에 처리된다. 시장 최선호 매수·매도 호가를 저해하지 않도록 동일한 리스크 관리·오류 정정 체계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의 연속성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토큰형 주식이 기존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국가시장제도(NMS)라는 기존 질서 내부로 편입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산의 디지털화는 금융 유동성을 변화시킨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는 기관급 달러 유동성을 온체인에서 실시간 이동·담보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랙록의 미국 국채 토큰화 펀드 ‘비들’은 올해 3월 기준 운용 자산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프랭클린의 온체인 MMF 역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 금융 인프라와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연결되는 순간 콘텐츠 소비와 거래 체결, 자금 정산까지의 거리는 더욱 짧아지는 효과를 낸다. 이 같은 혁신은 한국에도 중요한 함의를 남긴다. 글로벌 시차 장벽이 낮아지고 결제 주기가 짧아진 환경에서는 토큰화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망을 활용해 사용자 시간대에 맞춘 거래와 동일 일자 정산, 보다 효율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빅테크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제도·산업 측면의 준비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전환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과제가 존재한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소유 이력을 법적 권리와 동일하게 인정하는 제도적 기반, 퍼블릭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투자자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 토큰화된 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충분한 시장 깊이와 안정적인 결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지난 100년간 시장 신뢰의 기반이 규율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용성·연결성·실시간성과 같은 기술 기반 특성이 새로운 신뢰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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