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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분양가로 하라"… '시한폭탄'된 공공지원 민간임대
부동산 분양 2025.12.22 14:38:002030년까지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이 전국에서 약 4만 가구에 달하지만, 이후 분양전환방법이나 분양가 산정 등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곳곳에서 사업자와 임차인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임차인들이 연합회 단체를 발족하며 주거 안정을 위한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건설사는 사업자 자율성을 제한할 경우 수익성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다.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명확한 기준과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리츠 수 기준으로 전국 총 49개 사업장에서 2030년까지 3만 9430가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이 중 32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당장 내년 말까지는 전국 12개 사업장에서 총 1만 1059가구 임차인이 사업자와 임대 연장 또는 분양 전환 결정을 협의해야 한다. 문제는 법으로 지정된 사안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 사업자와 임차인 간 입장이 대립한다는 점이다. 임차인 측은 우선 분양권과 낮은 분양가격을 원하고, 사업자 측은 우선 분양권이 없는 일반 분양과 시세 수준의 분양가 등 분양전환 방식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2020년 6월에 입주한 충북 청주 상당구 용암동 동남지구 ‘대성베르힐1·2차’의 입주민은 올해 10월 대성건설과 디에스건설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최초 민간임대 입주자 모집 당시 건설사가 시세보다 20% 낮은 가격에 분양전환한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건설사 측은 계약서에 명시한 내용이 없고 전용 84㎡ 기준 평균 4억 5000만 원 수준의 분양가는 적절하게 산정됐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임차인 반발이 거세지자 건설사 측은 분양가를 2000만 원을 낮췄지만 여전히 임차인들이 주장하는 분양가보다 7000만 원 이상 높다. 조정이 결렬될 경우 입주민들은 분양가 인하 소송이나 분양금지 가처분 신청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스타힐스’도 지난해 임대 기간 만료 이후 분양 전환이 진행중이지만 분양가에 동의하지 않는 임차인들의 반발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 임차인들은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최초 분양가로 10년 후에 입주할 수 있다는 조건을 믿고 기다렸으나 분양가의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액이 너무 높게 산정됐다며 올해 9월 인천도화리츠를 상대로 ‘분양전환 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신도시 A2-13블록 ‘위례포레스트사랑으로부영’ 단지도 의무 임대 기간의 50%를 지나 조기 분양을 추진한 지난해부터 임차인과 사업자인 부영그룹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임차인은 이 단지의 부지가 LH 공급택지인 만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부영 측은 “임대주택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이야기한다. 업계에서는 분양 전환 세부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이같은 갈등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나마 이달 10일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e편한세상 테라스위례’의 사업자는 임차인에게 임대 2년 추가 연장과 무주택 임차인 우선 분양, 감정평가를 통한 분양가 산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HUG 관계자는 “무주택자 주거 안정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 합의안이 합리적이라고 평가된다”며 “다만 임차인과 사업자가 이를 수용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e편한세상 테라스위례’ 사례가 답으로 굳어지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민간임대 주택을 공급한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민간임대 주택의 목적이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건 맞지만 의무 임대 기간 만기 도래 시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며 “이제와서 분양 전환 시 건설사 등 사업자의 자율성을 규제하면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분양하지 않고 의무 기간 이후에도 임대로 쭉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10·15 주택 안정화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분양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
"'직주근접' 이점에 고급주거타운 형성"… 현대건설, 울산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 분양 [집슐랭]
부동산 분양 2025.12.22 11:10:25현대건설이 이달 울산에서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을 분양한다. 현대건설은 울산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입주자 모집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단지는 울산 남구 야음동 830-1번지 일대에 2개 단지, 총 6개 동, 지하 6층~지상 최고 44층, 전용 84~176㎡ 아파트 631가구, 전용 84㎡ 오피스텔 122실 등 총 75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 타입별 가구 수는 △84㎡A 234가구 △84㎡B 194가구 △84㎡C 119가구 △84㎡D 80가구 △168㎡ 2가구 △172㎡ 1가구 △176㎡ 1가구이다. 소형평형 없이 수요자 선호도 높은 전용 84㎡ 등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오피스텔 타입별 호실수는 △84㎡A 64실 △84㎡B 58실로 1~3인 가구 등 소가족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은 이달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0일 1순위, 31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를 대상으로 내년 1월 19~21일 정당계약이 진행된다. 입주는 2028년 2월 예정이다. 다양한 특화설계도 적용했다. 울산 최초로 현대건설의 특허 기술인 ‘H 사일런트홈 시스템Ⅰ(거실·주방·복도)’을 도입했다. 고성능 복합 완충재를 통해 층간소음을 저감하고, 공진현상을 최소화해 보다 정숙하고 안정적인 실내 환경을 구현할 것으로 평가된다. 단지 외관에는 전면 유리난간을 적용해 도시적 감각과 개방감을 동시에 살린 점이 특징이다. 내부는 고급 마감재를 옵션으로 구성했으며, 4 베이(Bay) 판상형과 타워형 혼합구조로 구성돼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대건설의 특화 주거상품 ‘H 시리즈’가 적용돼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특화 상품으로 적용되는 ‘H업앤다운 테이블’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가변형 테이블로, 좌식 다이닝부터 스탠딩 테이블까지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식사, 업무, 취미 등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H룸인룸(Room in Room)’은 침실 두 개를 슬라이딩 도어로 연결해 서재, 취미실, 별도의 침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며, ‘H멀티라운지’는 침실 일부를 줄여 여가 및 취미 생활을 위한 별도 공간으로 구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울산 최고층 스카이라운지를 갖춰 우수한 조망권도 보장한다. 스카이라운지는 1단지 34층과 2단지 23층에 각각 마련해 단지별로 각각 선암호수공원과 울산 도심의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또 입주민의 일상을 세심하게 돌보는 고급 주거 서비스를 소유주 선택에 따라 제공할 계획이다. 호텔식 컨시어지와 비서 서비스, 비대면 진료, 스카이라운지 카페 24시 운영 등 다양한 생활 편의 프로그램을 통해, 단지 안에서도 호텔 수준의 프라이빗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입지도 우수하다. 야음동 일대는 울산을 대표하는 고급주거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 총 7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 중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1·2단지)을 포함한 총 3개 단지가 착공에 돌입했다. 향후 약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신흥 주거지가 완성될 전망이다. 또 산업·비즈니스의 중심권역에 포함돼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쾌적한 자연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울산의 산업·비즈니스 핵심축인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와도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는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미래형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 내에는 현대모비스, S-OIL, SK케미칼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자리 잡아 ‘직주근접’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단지 인근에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뉴코아아울렛, 야음시장 등 뛰어난 상권과 용연초, 야음초, 대현고, 신선여고 등 명문학교가 인접해 있다. 또 대현동, 수암동 학원가 접근이 용이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교통여건도 뛰어나다. 번영로, 수암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이 편리해 울산 도심과 산업단지, 인근 생활권으로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태화강역(동해남부선·KTX)을 통해 서울까지 약 3시간대, 부산까지 약 1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다. 트램 2호선(예정)이 통과하는 야음사거리역이 인근에 자리해 역세권 입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바로 앞에는 선암호수공원이 자리해, 일상 속에서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적 생활이 가능하다. 선암호수공원은 선암댐을 중심으로 형성된 생태공원으로 산책로와 야생화단지와 다채로운 자연 탐방 공간이 조성돼 있다. 단지 인근에는 울산대공원, 신선산, 함월산 등 대규모 녹지가 자리잡고 있다. 울산 남구는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목적의 청약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인 만 19세 이상 울산 및 부산·경남 거주자라면 주택 유무, 세대주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전용 84㎡ 타입은 가점제 40%, 추첨제 60%, 전용 168~176㎡ 타입은 추첨제 100%로 공급돼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신혼부부 등에게도 당첨 기회가 열려있다. 또 거주의무 기간이 없고, 재당첨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1·2단지 동시 청약도 가능하며, 전매제한은 6개월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울산 남구의 미래 주거 중심인 야음동에서 브랜드와 기술, 설계, 입지 등 모든 요소를 갖춘 주거단지”라며 “울산의 새로운 고급 주거 단지의 기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견본주택은 이달 24일 울산 남구 달동 1325-13일대에서 개관할 예정이다. -
377만톤 이탈에도 오히려 성장…한국선급, 9000만톤 고지 첫 정복
사회 전국 2025.12.22 10:46:13한국선급(KR)이 글로벌 선급 경쟁 속에서 등록선대 9000만톤 고지를 처음 넘어섰다. KR은 19일 기준 등록톤수 9003만톤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등록톤수 9000만톤을 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1962년 4875톤(2척)으로 출발한 이후 창립 65년 만에 이룬 성과다. 특히 이번 기록은 2022년 등록톤수 8000만톤 달성 이후 약 3년 만에 1000만톤이 증가한 것으로, 글로벌 선급 간 등록선대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제 환경 규제 강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KR은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전사적인 영업·검사·기술 역량 강화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꼽았다. 다수의 해외 선사로부터 신조선과 현존선을 유치하며 등록선대 확대를 지속적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러시아·이란 관련 국제 제재 여파로 약 377만톤 규모의 등록선대가 이탈한 상황에서도 해외 신규 수주를 통해 9000만톤을 달성한 점은 KR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형철 KR 회장은 “9000만톤 달성은 KR의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모든 업무를 고객 관점에서 수행하고 신뢰를 축적해 고객이 먼저 찾는 선급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업들 52% '고환율·내수부진'에 "내년 경영환경 어려울 것"
산업 기업 2025.12.22 10:31:43기업 절반 이상이 높은 환율과 내수 부진으로 인해 내년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 결과(150개사 응답 기준)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과반(52%)은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전망한 기업도 18%나 됐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44.7%로 집계됐으며 매우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3.4%에 불과했다.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업황 부진(31.6%)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경기 침체 지속(26.5%),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21.4%), 원가·인건비 등 각종 비용 부담 확대(10.7%) 등도 뒤를 이었다. 내년 대내 경영 리스크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32.2%)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또는 인상) 지연(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12.5%)의 순이었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보호무역 및 수출 장벽 확대(24.9%),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19.8%), 에너지·원자재 등 수입 물가 불안(15.3%) 등의 순이었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29.8%), 원자재 등 공급망 관리 어려움(22.2%), 기술 혁신 및 신사업 발굴 지연(11.1%) 등의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는 △기업 규제 완화 및 규제 시스템 혁신(18.9%) △내수 진작(17.8%) △통상 불확실성 해소(16.9%) △금융·외환시장 안정화(15.8%) 등이 제시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들은 내년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라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첨단·신산업 투자 지원, 내수·수출 활성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퇴직금 몽땅 털어 가게 냈는데 망했네"…곡소리 나는 이유 있었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2.22 10:03:50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물가·고환율 장기화에 소비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0.6%에 그쳤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장 둔화의 배경으로는 소비심리 위축(67.9%), 고물가(46.5%), 시장경쟁 심화(34.0%), 가계부채 부담(25.8%) 등이 꼽혔다. 업태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합리적 소비 트렌드와 배송 경쟁력에 힘입어 온라인쇼핑은 내년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화점(0.7%)과 편의점(0.1%)은 소폭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대형마트(-0.9%)와 슈퍼마켓(-0.9%) 등 오프라인에서는 역성장이 예상됐다.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와 소량 구매 트렌드, 할인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유통업계 7대 뉴스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1위(44.7%)에 선정됐다. 경기침체 속에서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전통시장, 중소형 슈퍼 등 근린형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이어 내수 부진 지속(43.0%),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38.3%)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업계는 내수 부진과 소비 심리 위축,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경도 서강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국내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유통산업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업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K-뷰티, K-푸드 등 K-콘텐츠 연계 상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개도국) 시장 개척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코리안 그랜드페스티벌과 같은 소비 진작책,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개선, 지역 거점(5극 3특)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육성, 인공지능(AI) 등 산업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건축비 비싸고 내부설계에 고개 갸웃"…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방향전환 확산[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22 08:30:00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의 사업 좌초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비가 재건축 못지않게 상승해 비용 부담이 커지자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에서 우후죽순 발의됐지만,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점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도심 내 주거환경 개선과 원주민의 재정착 등 장점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솔마을 5단지는 리모델링과 관련 법적 소송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2021년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첫 번째로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측이 소송을 걸며 상당 기간 지연됐다. 이 단지의 소유주들이 법적 분쟁까지 벌이며 리모델링 사업을 반발한 배경에는 전용 58㎡의 복층 구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단지의 한 소유주는 “1층에 거실, 부엌과 안방, 2층에 방 2개를 만든 구조를 보고 25평형에 복층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상당했다”며 “이 같은 복층 구조는 가구 간 내력벽 철거 금지 조항 때문인 만큼 리모델링 사업에서 이를 회피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내력벽은 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으로 현재 가구 내 내력벽 철거는 허용되지만 가구 간 내력벽 철거는 금지됐다. 막대한 공사비에 비해 사업 완료 이후 효용이 떨어진다는 점도 리모델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달 15일 총회를 열고 조합 해체를 결의했다. 리모델링 사업 지속 여부의 건에서 참석 조합원 107명 가운데 60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조합의 존속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리모델링 조합은 설립 3년 만에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320%를 넘어 재건축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공사비 급등 등으로 리모델링 장점이 사라지면서 사업이 결국 좌초된 것이다. 한강 대우아파트도 성동구 응봉대림1차 아파트와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극동아파트는 올 2월 리모델링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최근 들어 재건축 추진위가 발족해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두고 저울질하면서 재건축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단지들이 많이 생겨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업계는 이에 수직증축, 내력벽 철거 허용 등 리모델링 관련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된 뒤 10년 동안 실제 준공된 사례는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이 유일하다. 수직 증축이 되지 않으면 리모델링 사업 공사비가 재건축에 준하거나 비싸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5곳 조사)의 3.3㎡당 공사비는 지난해 8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11만 원 올랐다. 지난해 재건축 평당 공사비가 820만 7000원인 점과 비교해볼 때도 높은 수준이다. 내력벽 철거 허용과 2차 안전성 검토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대식·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주택법 일부 개정안에는 기존 가구 수 5% 이내 가구 분할 허용, 리모델링 지원센터 설립, 수직증축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절차 통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주택법 개정안에서 임대동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별도로 내놓았다. 이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혼재한 단지에서 임대주택을 보유한 서울시 등이 리모델링 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것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 리모델링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의 정비사업 대안으로 손꼽힌다”며 “원주민의 재정착 비율도 높게 나타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각종 규제로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수직·좌우 증축을 전면 허용해야 리모델링 사업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목동 1000가구 단지에 전월세 물량 1개… 서초 메이플자이 전세는 5억↑ [집슐랭]
부동산 분양 2025.12.22 07:05:00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1000가구가 넘는 단지에서 전월세 물량이 1가구에 그치는 등 ‘물량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 상당수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자 ‘내 집을 팔고 갈아타는 이동 수요’가 막혀 전월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 2000가구 대단지에 전월세 물량이 전체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입주 시점에만 해도 2700가구에 달했던 전월세 매물이 1년 새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힐스테이트 역시 1081가구 가운데 현재 거래 가능한 전월세 물량은 1가구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함께 ‘3중 규제’에 묶인 경기 남부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남 중원구 금광동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은 총 4412가구 가운데 전월세 물량이 44가구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수의 1%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는 2023년 6월 입주 당시 계약한 전월세 물량 가운데 대부분이 기존 계약을 갱신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와 더불어 월세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남부권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점 등이 주택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서울 외곽 및 경기 일부 지역까지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전월세 매물 감소가 심각해졌다”며 “연초 신학기 개학을 앞둔 전학 수요 등으로 임대차 시장의 불안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정부의 ‘3중 규제’로 인해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고 ‘갭 투자’가 막힌 점 등이 시장에 작용하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또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매매 수요가 임대차 수요로 전환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서초구 전셋값은 전주보다 0.58% 상승해 서울 25개 구 중 가장 가팔랐다. 잠원·반포동을 중심으로 크게 올라 2021년 6월 둘째 주( 0.56%)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 전용 84㎡는 넉 달 새 전셋값이 5억 원이나 올랐다.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후 7월에는 14억 원대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으나 지난달에는 19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잠원동 A중개업소 대표는 “매매대금 잔금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치르는 경우에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졌으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화됐다”며 “학군지인데다가 역세권 신축이라 수요가 몰리며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21억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서초동 ‘서초래미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새 학기를 앞두고 전세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전용 84㎡ 총 342가구 중 전월세 매물은 8가구뿐이다. 서초동 B중개업소 대표는 “22년차 구축 아파트로 수리가 안 된 집이어도 조건만 맞으면 들어오겠다고 하니 집주인들은 여유를 부리며 호가를 올린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1년 만에 전셋값이 2억~3억 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주담대가 제한되면서 주택 매매 대신에 임대차 수요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 씨는 “지난해부터 자녀 교육과 투자 목적으로 이사를 고려 중이었는데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인해 2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가능액이 2억 원으로 줄었다”며 “자금이 부족해 일단 전월세 이사로 결정했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 집주인과 약속 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권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확산하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은 첫째 주 0.01%에서 셋째주 0.8%로 치솟았다. 수정구 C중개업소 대표는 “상대원2구역처럼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 아파트가 철거되며 저가 전세는 사라지고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성남시 중원구도 기존 세입자들의 계약 연장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전셋값이 급등했다. 중원구 D중개업소 대표는 “10·15 대책에서 중원구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소위 ‘갭 투자’가 막히면서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들이 늘었다”며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전용 59㎡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세 4억 원 초반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5억~6억 원에도 나오는 족족 계약이 성사돼 매물 자체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셋값의 상승은 월세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올해 6월 0.29%, 7월 0.29%에서 9월 0.33%, 10월 0.64%, 11월 0.63%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월세 누적 상승률은 3.29%에 달했다. 지난해(2.86%)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증가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확산 등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 같이 급등한 전셋값이 월세 상승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역시 “서울 외곽까지 토허구역으로 폭넓게 묶이면서 전월세 매물이 심각하게 감소하게 됐다”며 “부동산 규제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임대차 시장의 불안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유튜브 사장도 아들·딸 폰 뺏는데…한국은 밥상에서도 스마트폰만[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국제 정치·사회 2025.12.22 06:56:23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대표가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전세계 부모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무리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확산시키는 것이 유튜브 총책임자의 주요 임무라고 하더라도 자녀의 건전한 생활을 위해서는 아버지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호주가 특정 연령 미만의 청소년들이 SNS에 접속할 수 없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나선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한국도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공개한 틱톡 영상을 통해 자녀들의 스마트폰 이용을 통제한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아이들이 유튜브와 기타 플랫폼, 다른 형태의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며 “평일에는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주말에는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한다”고 말했다. 모한 CEO는 “(통제 방식이)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면서도 “자신과 아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것을 적당히 하는 것이며, 이는 다른 온라인 서비스와 플랫폼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모한 CEO는 아들 2명과 딸 1명을 키우고 있다. 모한 CEO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CEO에 선정될 만큼 유튜브 경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에서는 구독자를 늘리고 플랫폼을 확장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지만 가정에서는 자녀 교육과 인성 함양을 위해 아들·딸의 유튜브 시청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모한 CEO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에게 중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부모들이 자녀의 플랫폼 이용 방식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표가 “모든 부모가 각자의 가정에 적합한 방식으로 자녀의 유튜브 사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부모마다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거물들의 이같은 소신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유튜브 CEO를 지냈고 지난해 세상을 떠난 수잔 워치스키 역시 생전 자녀들의 유튜브 이용을 엄격히 통제했다. 그는 자녀들이 유튜브의 어린이 친화적 플랫폼인 ‘유튜브 키즈’를 이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앱에서 동영상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자녀들의 유튜브 이용 시간도 제한했다. 그는 2019년 CNBC 인터뷰에서 “어린 자녀들이 유튜브 키즈를 이용하도록 허용하지만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며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젊은층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우려하는 IT 거물 중 한 명이다. 게이츠는 2017년 영국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자녀들이 14세가 되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녀들이 친구들은 더 일찍 휴대전화를 갖는다며 불평했지만 사주지 않았다"며 “우리는 식사할 때 식탁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마크 큐반도 비슷하다. 그는 자녀들이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지 모니터링하고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시스코의 라우터를 설치하고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썼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조차 자녀가 자사 제품을 쓰지 못하게 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닉 빌튼은 2014년 9월 잡스와의 일화를 회고한 기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빌튼이 아이패드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싣자 잡스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따져 물었고, 당황한 빌튼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자녀들이 아이패드를 정말 좋아하겠네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잡스는 “아직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집에서는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빌튼은 “그의 양육 방식에 당황했다”며 “대부분의 부모는 정반대의 방식을 취하며 아이들이 밤낮으로 태블릿, 스마트폰, 컴퓨터 빛에 흠뻑 빠져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청소년 스마트폰·SNS 중독이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호주는 지난 10일부터 16세 미만 사용자의 SNS 접속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호주는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SNS 운영사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적용 대상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드·유튜브·틱톡·엑스(X)·스냅챗·레딧·트위치·킥 등이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호주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약 96%인 100만여 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다. ‘불안한 세대(The Anxious Generation)’의 저자인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 교수는 “어린이들이 14세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갖지 못하게 하고, 16세 이전에는 소셜미디어에 접속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정부는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차단하기로 하고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다. 말레이시아도 내년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막기로 했다. 뉴질랜드 역시 16세 미만의 계정 이용을 차단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도 최근 16세 미만은 법적 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만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유럽의회는 최근 유럽연합(EU) 차원에서 16세 이상만 부모 동의와 상관 없이 소셜미디어·AI 챗봇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에서도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할 만큼 SNS 중독이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2016년 30.6%에서 지난해 42.6%로 증가했다. 나이별로 중학생의 위험군 비율이 4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등학생(41.4%), 초등학생(37.3), 유치원생(23.8%) 순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에서는 모두 10명 중 4명 꼴이다. 우리나라도 문제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청소년 인권을 둘러싼 찬반 논란 등으로 진척이 더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등교 시 휴대전화 일괄 수거를 과잉 제한으로 판단했으나 올해 4월에는 이 조치가 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결정을 바꿨다. 올해 8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2026년 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으나 시행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美 FTC, 엔비디아의 인텔 50억달러 투자 승인
국제 정치·사회 2025.12.21 22:33:03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405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이 미국 반독점 규제 기관의 승인을 얻었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엔비디아와 인텔간 거래에 대한 승인 통지서를 최근 게시했다. 공지에는 거래의 세부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지난 9월 발표했던 50억 달러 투자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앞선 9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에 50억 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해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엔비디아 맞춤형 x86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들고, 엔비디아는 이를 자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스템과 AI 칩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경쟁사 AMD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인텔 투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대표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안을 발표한 시점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의 약 10%를 직접 인수해 최대 주주로 등극한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인텔은 한때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지배했고 2022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대규모 적자와 AI칩 시장 실기 등으로 인해 현재는 창사 이래 최대 경영난에 직면한 상태다. 다만 엔비디아가 인텔 지분 4% 이상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만큼 거래 성사를 위해선 FTC의 승인이 필요했다. 업계에선 이번 승인으로 인텔의 경영 정상화 전략을 둘러싼 주요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였던 규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85~9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가 성사되면 AI 시장 내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74년 금주령 깨지나…사우디, 일부 외국인 상대 판매 허가
국제 국제일반 2025.12.21 20:35:51주류 판매가 엄격히 금지돼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부유한 외국인 거주자를 대상으로 술 판매를 조용히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0일(현지 시간) 사우디 당국이 외국인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주류 판매 대상을 제한적으로 확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지난해 1월 수도 리야드의 외교단지에 문을 연 비(非)무슬림 외교관 전용 주류 매점이 최근 ‘프리미엄 거주권(이크마)’을 보유한 비무슬림 외국인에게도 주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거주권은 사우디 정부가 의사·엔지니어·투자자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주류 판매 대상 확대에 대한 공식 공지는 없었지만 입소문을 듣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입구에 길게 줄을 서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매장 외관에는 주류 판매를 알리는 표식이 없고 휴대전화와 카메라 반입이 금지돼 있으며, 이용 대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신분 확인도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외교관과 프리미엄 거주권을 보유한 외국인을 제외하면 사우디 시민과 일반 외국인은 여전히 주류를 구매할 수 없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는 1951년 건국 군주 압둘라지즈 국왕의 아들 미샤리 왕자가 만취 상태에서 영국 외교관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 이후 주류를 전면 금지해 왔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려는 사우디인들은 바레인 등 인접 국가로 여행을 가거나 주류 밀수, 불법 자가 양조에 의존해 왔다. 최근에는 사우디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거나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무알코올 맥주 등 대체 음료를 소비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를 한때 극도로 보수적이었던 사우디가 추진 중인 자유화 실험의 최신 사례로 평가했다. 사우디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구상인 ‘비전 2030’에 따라 종교적·관습적 금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2018년 여성 운전 허용을 시작으로 대중가수 콘서트 개최, 공공장소의 엄격한 남녀 분리 완화, 영화관 개장, 관광 비자 발급 등 폐쇄적 규제가 최근 수년간 잇따라 완화되는 추세다. -
한국거래소 수수료 낮추자…쪼그라든 넥스트레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5.12.21 17:53:20한국거래소가 내년 2월 13일까지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에 나서면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출범 이후 확대돼 왔던 거래대금 비중이 초기 수준으로 되돌아가며, 복수 거래소 체제의 균형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가 시행된 15일부터 5거래일간 한국거래소 대비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 비중은 약 21.3%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1~12일 평균 거래대금 비중 31.3%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10월 평균 49.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넥스트레이드 출범 초기였던 4월 기록(26.9%)보다도 낮아, 거래대금 비중이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현행 0.0023%인 단일 거래수수료율을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차등 요율제로 변경해 적용하고 있다.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에 따라 증권사들은 가격과 수수료, 총비용, 주문 규모, 체결 가능성 등을 종합 비교해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데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 이후 주문이 거래소로 쏠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직접 경쟁하는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의 거래 위축이 두드러졌다. 넥스트레이드 메인마켓의 거래량은 직전 주 대비 18.5%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거래량 비중 역시 줄어들어, 15~19일 평균 거래량 비중은 9.7%로 1~12일 평균(11.7%)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직전 주보다 35.2% 급감했다. 거래량보다 거래대금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은 국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대형주에 ‘투자경고’ 조치가 내려지면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넥스트레이드가 최근 거래량 관리를 위해 대표지수 구성 대형주 일부를 거래 대상에서 제외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 규제인 ‘15% 룰(한국거래소 대비)’을 충족하기 위해 코스피200 종목을 포함해 거래 가능 종목 수를 잇따라 축소해 왔다.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인하로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거래소 간 경쟁이 오히려 단일 거래소 쏠림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넥스트레이드의 주요 수입원은 거래 수수료에 한정돼 있어,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위축될 경우, 출범 명분이었던 ‘복수 거래소를 통한 경쟁 유도’ 논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백상논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2.21 17:52:46최근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더 이상 우발적인 사고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대형 통신사와 전자상거래 기업, 금융사와 포털에 이르기까지 해킹과 정보 탈취가 이어지고 수천만 명의 주민등록번호·연락처 등 개인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국가적 위기 수준으로 규정하며 SK텔레콤·KT·쿠팡 등 책임 당사자 기업들에 역대급 과징금과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의 보안 투자 소홀과 관리 부실에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서 스스로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정부는 민간 기업에 엄격한 보호 의무·관리 책임을 부과한다. 하지만 그 규제와 행정 기준이 민간 기관들로 하여금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보관·유통을 강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의문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행정절차에서 비롯된다. 필자 역시 외부 활동으로 다른 대학·기관에서 소액의 사례비를 받을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반복해왔다. 예컨대 논문 심사료 액수에 상관없이 기관은 예외 없이 주민등록번호와 자택 주소, 휴대폰 번호, e메일, 계좌번호,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제출을 요구한다. 정보의 범위는 과도하고, 절차는 번거롭고, 그때마다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든다.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으면 “정부 보고와 세무 시스템이 주민등록번호 중심이라 어쩔 수 없다”고만 답변한다. 그러나 세무 신고에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에서 개인 주소와 연락처, 계좌번호까지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관행은 과잉이다. 공공기관은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축적하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제도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정보를 정부·공공기관이 관행적으로 수집해가지만 공공부문의 보안 수준이 민간 기업보다 높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민간 기업만큼 무거운 책임이 지워지는 사례는 드물다.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관행은 기술적 한계 때문이라기보다 법·제도적 문제에 가깝다. 국세청은 이미 대부분의 소득과 계좌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세무 신고 역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마이데이터 체계가 확산된 지금 개인이 기관마다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반복 제출해야 할 이유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핀란드나 덴마크·에스토니아처럼 ‘한 번만 제출하면 되는 행정으로 전환할 경우 개인정보 제출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행정절차 개편이 여전히 불편한 일로 여겨지며 변화의 동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문제는 단순한 행정 비효율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이나 보안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행정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민은 각종 행정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국가는 이를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인다. 이는 국가가 데이터를 관리·통제하는 주체로 남고 시민은 이를 제공하는 대상으로 위치 지어지는 오래된 관계가 디지털 시대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정보가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궤적을 구성하는 핵심 자원이 된 오늘날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관리되는지는 행정의 효율성을 넘어 민주적 신뢰의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부 행정부터 정보 최소화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주민등록번호 중심의 낡은 구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며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 지급·정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공부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훨씬 엄격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도 보강해야 한다. 개인이 2만 원의 기타소득을 받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제출해야 하는 나라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아직 출발선에 서지 못했다. 디지털 시대의 행정은 시민에게 정보를 요구하기보다 정보를 보호할 책임을 먼저 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개인정보 관련 행정 전반을 ‘최소 정보 수집’ 원칙에서 전면 재점검하고 그 기준을 민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
동맹에 가혹했던 트럼프 1년, 내년은 더 집요해진다[이태규의 워싱턴 인사이드]
국제 정치·사회 2025.12.21 17:44:35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 주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동맹국 당국자에게 밥을 사며 테이블 밑으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은근슬쩍 내밀었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노골적으로 돈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1년은 힘을 앞세운 미국이 유독 동맹국에 가혹했던 한 해로 요약할 수 있다. 올 7월 말 한미가 구두로 관세 협상에 합의했을 당시 우리 정부의 설명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으로 이뤄지고 현금 투자는 5% 미만”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선불(up front)”이 아니면 안 된다며 한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결국 지난달 발표된 한미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우리의 현금 투자액은 2000억 달러로 급격히 불어났다. 또 투자처 역시 양국이 사전에 합의해 결정하기로 했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거부한다면? 미국의 관세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이는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압박’이 내년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그 근거로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꼽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2기 집권 후 최저인 30%대이며, 생활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1기와 2기 통틀어 최저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놓칠 경우 국정 동력이 급속히 약화하면서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중간선거 필승 전략을 짤 것이다. 그리고 그 불똥은 한국으로 튈 수 있다. 올해는 한국 등 동맹에 대미 투자금 총액을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구체적인 투자처 선정을 놓고 집요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결과 접전이 벌어지는 경합주에 상업성이 없는 공장을 세우겠다고 공약하고, 한국에 이에 대한 투자금을 대라고 강요하는 방식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나서 ‘내가 관세로 한국을 압박해 지역 경제를 살렸다’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막대한 선거 후원금을 대는 미국 빅테크의 이익을 대변해 한국 디지털 규제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미 행정부, 공화당 의원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X(옛 트위터)에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매기는 유럽연합(EU)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U식 디지털 규제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EU식 규제를 도입하려는 한국을 첫 타자로 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달 16일 하원 반독점소위 청문회에서 대럴 아이사 미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교수 시절 한글로 된 칼럼을 영어로 번역해 패널로 만들어 들고 나오는 등 미 의회는 한국의 규제 움직임을 매우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18일 개최 예정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가 한국의 디지털 관련 규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내년 초로 연기됐다고 보도하는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질 조짐도 뚜렷하다. 민주당 정부의 집권으로 우려됐던 한미 관계의 이상기류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팩트시트 도출 등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 큰 파도가 덮칠 수 있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할지 시나리오별 대응 태세를 준비하고, 최악의 경우 관세가 다시 올라갈 때를 대비한 계획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동맹의 사정을 들어주며 막연한 선의를 베푸는 시대는 끝났다. -
AI·노란봉투법 등 규제 강화 ‘태풍의 눈’…"법률시장엔 훈풍"
사회 사회일반 2025.12.21 17:42:57오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 국내 법조 시장을 관통할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와 노란봉투법·개정 상법 등 규제 강화가 꼽혔다. AI와 같은 신(新)사업에 대한 기업 투자가 늘고, 규제 강화에 따른 법률 수요도 증가하면서 국내 법률 시장에도 다소 훈풍이 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광장·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화우(가나다순) 등 국내 6대 대형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 응답)를 실시한 결과 6명 가운데 3명이 내년 법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AI와 규제 강화를 제시했다. 1명의 대표 변호사는 AI 등과 함께 검찰청 폐지 등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변화를 내년 핵심 키워드로 지목했다.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는 “AI 규제와 기술 경쟁이 기업 의사 결정은 물론 지배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따라 데이터 활용, 인수합병(M&A), 글로벌 컴플아이언스 등 새로운 법률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법률 시장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업무 방식의 변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 변호사는 “상법이 개정된 데 따라 주주총회 시즌마다 상당한 기업들이 분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사 분쟁으로 자문 등 법률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종한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도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데 따라 기업들은 규제 환경 변화를 직접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노란봉투법·개정 상법 시행으로 규제·거버넌스 리스크가 기업의 실질적 경영 현안으로 본격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AI 성장에 따른 국내외 산업 생태계 변화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국내 법조 시장이 소폭 성장하거나 안정적 실적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이들 대표 변호사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정계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들은 AI는 물론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관련 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외 M&A 시장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 변호사도 “산업 규제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고도의 전문성과 조직적 실행력을 갖춘 상위 로펌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며 “복잡한 사건·규제·국제 분쟁 영역에서 (법률 자문 등) 수요가 늘면서 ‘전반적 정체 속 질적 성장’ 국면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들 대형 로펌들은 내년 안정적 성장 속 주요 사업 키워드로 우수 인재 확보와 태스크포스(TF) 설립 등 신사업 육성을 지목했다. 설문조사에서 4곳은 로펌의 역량을 집중할 분야로 우수 인재 확보를, 5곳은 새로운 사업 강화를 꼽았다. 광장의 경우 필요할 경우 적극적 외부 인재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앤장도 전문성 있는 인재 확보를 중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세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기업구조조정·가상자산·AI·건설클레임센터 등을 올해 출범한 데 이어 새해에도 고객과 시장 수요에 맞춘 융합팀 출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규제 대응, 입법·정책 분석 등을 아우르는 통합형 GR(Government Relations) 역량도 한층 강화한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송무·M&A 등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AI와 가상자산, 바이오, 반도체 등 신사업 자문 역량을 한층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기업 자문 톱 클래스(TOP Class) 도약’을 새해 목표로 선정했다. 또 글로벌 규제 대응 등 업무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데 따라 인재 영입도 꾸준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명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는 “올해 M&A와 기업 법무, 금융, 공정거래, 노동, 조세, 에너지 등에 전문성을 지닌 우수 인력을 대거 영입한 바 있다”며 “충원한 인력은 기존 그룹에 재편해 법령·규제·정책·비즈니스 전략을 통합 자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은 (화우가) 기업 자문 부분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본격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년에도 가계대출 절벽…'월세난민' 더 늘어날 판
경제·금융 은행 2025.12.21 17:41:52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로 연말 은행 대출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내년에도 ‘가계대출 절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틀어 막으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일부 실수요자들은 월세로 내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최근 당국에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로 2% 안팎을 제시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당국과 협의를 통해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정하겠지만 대부분의 은행이 2% 안팎에서 증가 목표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로 명목 성장률 수준을 제시해왔다. 한국은행이 내년 한국의 실질성장률을 1.8%, 물가 상승률을 2.1%로 예측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명목성장률은 대략 4%다. 하지만 은행의 내년도 가계대출 목표치는 2%가량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는 내년에도 가계대출 빙하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명목 성장률 절반이라는 것은 내년에도 대출을 통한 부동산 옥죄기가 지속된다는 의미”라며 “다만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부동산 가격이 한번에 급등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당분간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에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 측면에서 지금의 기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내년에도 일관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과 맞춰 관리하게 되는데 지금은 워낙 (가계부채)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낮게 설정해 연착륙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금도 대출 창구가 막혀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은 이달 18일 기준 7조 4685억 원이다. 이는 금융 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관리 목표(8조 690억 원)보다 7.4% 적다. 당국은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연초 설정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것을 은행권에 요청했다. 이에 은행들이 목표를 하향 조정했는데 실제 증가액은 해당 수치에도 못 미친다.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규제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4일부터 연내 실행 예정인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모집인(상담사)을 통한 가계대출과 대출과 연계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역시 상당 부분 제한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특정 시기에 너무 쏠림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중심 가계대출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기업 대출을 강조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높게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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