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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非중국 태양광 공급망 확충 박차…美 시장 적극 공략 나선다 [헤비톡]
산업 기업 2025.12.26 06:42:00OCI그룹이 비(非)중국 태양광 공급망을 확충하며 미국 시장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베트남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 시설인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가 본격 가동하며 하반기에는 미 텍사스에 구축하고 있는 셀 생산 시설이 양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미국에선 정부가 중국산에 대한 제재 고삐를 바짝 죄는 가운데 현지에서 생산 가능한 물량은 턱없이 부족해 이른바 비금지외국기관(Non-PFE) 제품의 품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는 다음 달 본 가동을 위한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치고 현재 예비 가동에 들어갔다. 앞서 OCI홀딩스(010060)의 말레이시아 법인인 OCI테라서스는 9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OCI원을 통해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 지분 65%를 인수했다. 이달 초 해당 인수합병(M&A) 건에 대한 당국의 승인이 나면서 OCI원은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OCI홀딩스는 OCI테라서스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을 전량 사용해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에서 비금지외국기관(Non-PFE) 웨이퍼를 양산할 예정이다. 금지외국기관(PFE) 제품은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미 정부가 지정한 해외우려국가에 소속된 기업에서 생산 및 조달된 제품으로 미 보조금 및 세액공제 등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고율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이에 대응해 ‘폴리실리콘(OCI테라서스)-웨이퍼(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셀·모듈(미션솔라에너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온전한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을 갖췄다. 네오실리콘 테크놀로지의 연간 웨이퍼 생산능력은 2.7GW(기가와트) 규모로 추가 투자 시 반 년 내 생산능력을 2배인 5.4GW까지 확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가 앞서 2억 6500만 달러(약 3800억 원)을 투입한 미 텍사스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 내 셀 생산시설 역시 내년 하반기까지 2GW 이상의 양산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글로벌 태양광용 웨이퍼 시장은 중국산 물량 공세로 공급 과잉이 심각하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제재로 비중국산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Non-PFE 인증 웨이퍼에 가격 프리미엄이 붙으며 중국산 대비 20~5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이 내년 태양광 보조금 수취와 관련해 PFE 규제를 본격화하는 점도 Non-PFE 제품 수요를 늘리고 있는 요인이다. 내년부터 중국 연계 업체를 거치거나 중국산 원자재를 일정 수준 이상 사용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원 받을 수 없으며, 그 기준은 2029년까지 더욱 강화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셀과 웨이퍼를 활용해 캄보디아·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제3국에서 가공한 후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했으며 인도네시아·라오스·인도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OCI그룹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Non-PFE 태양광 공급망을 활용해 향후 높은 성장성이 전망되는 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마켓리서치인텔렉트에 따르면 미 태양광 웨이퍼 시장 규모는 올해 86억 달러(약 12조 4800억 원)에서 2033년까지 189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의 자체 잉곳·웨이퍼 생산능력은 20GW 수준으로 글로벌 대비 1~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체적인 생산 능력이 수요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Non-PFE 태양광 제품의) 공급 부족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내란 청산' 이재명 정부 출범 등[2025 국내 10대 뉴스]
경제·금융 정책 2025.12.26 06:23:00■21대 대통령 당선…檢폐지 등 입법 속도전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올 6월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9.42%를 득표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를 꺾고 당선됐다. 민심은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파괴 시도에 책임을 묻는 한편 과반에 못 미치는 이 후보의 득표율로 반대 세력 포용이라는 숙제도 안겼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내란 청산, 공정 경제 등을 명분으로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 법안’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입법 속도전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 연평균 1400원대…IMF 직후보다 높아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까지 매매기준율(거래량을 반영한 가중평균값) 기준 연평균 환율은 1421.7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1998년(1398.88원)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276.4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연평균 환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환율 소방수로 국민연금을 긴급 투입한 데 이어 서학개미 유턴을 위한 세제 정책까지 발표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조선업 협력 ‘마스가’ 본격화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10월 29일 최종 타결됐다. ‘관세 해방’을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282일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다. 한국은 대신 미국 조선업 분야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0억 달러의 한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데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승인을 얻어낸 것도 관세 협상의 수확 중 하나로 꼽힌다. 양국은 초정밀지도,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놓고 새해 추가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코스피 첫 4000 돌파… 에브리씽 랠리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4000을 돌파한 10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스1 코스피지수가 올해 10월 27일 ‘꿈의 고지’로 여겨졌던 4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를 극복해내면서 11월 3일 4221.87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주의 질주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1만 전자’와 ‘60만 닉스’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모두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지며 금은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를 뚫었다. 금 현물은 연초 이후 70%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4400달러를 넘었고 은 현물 역시 130% 가까이 상승해 70달러에 육박했다. ■尹 파면·김건희 동시 구속…내란 등 3대 특검 출범 헌법재판소는 4월 4일 ‘12·3 비상계엄’ 선포의 책임을 물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각종 비리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신병을 각각 7월과 8월에 확보했다. 이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기소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비롯해 총 7건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고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중심으로 2건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SKT서 쿠팡까지…속수무책 개인정보 유출 SK텔레콤·KT 등 통신사와 롯데·신한카드, 쿠팡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4월 SK텔레콤에서는 해킹 공격으로 가입자 2300만 명의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됐고 9월 KT에서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활용한 무단 소액 결제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11월 쿠팡에서는 중국 국적 퇴사 직원에 의해 가입자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갔다. 한편 9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보 보안뿐 아니라 물리적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커졌다. ■이재명·정의선·젠슨 황 '깐부 회동'…대세 된 AI경제 인공지능(AI)이 정부 정책과 산업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AI발 사회·경제 격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부총리급 부처로 17년 만에 재승격시켰다. AI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민간에서는 삼성·LG·SK·현대차 등이 오픈AI·엔비디아·아마존·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와 연이어 손을 잡았다. 특히 10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전방위 협업을 도모하기 위해 ‘치맥 회동’에 나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 ‘3중 규제’에도 집값 상승률 19년 만에 최고치 전망 정부는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2년간의 실거주 의무도 부과해 이른바 ‘갭투자’를 전면 차단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아파트 가격별로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5억 원 미만 아파트는 6억 원, 15억~25억 원 미만 아파트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축소했다. 그런데도 서울 집값 상승률은 연초 이후 11월까지 8.04%에 달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캄보디아 ‘韓청년 납치·불법행위 강요’ 수면 위로 8월 경북 예천 출신의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되며 한국 청년 납치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올 들어 8월까지 접수된 캄보디아발 한국인 납치 신고는 무려 330건으로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월 1000만 원 보장’이라는 가짜 구인 광고에 속아 현지로 향한 청년들은 여권을 빼앗긴 채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불법행위를 강요받았다. 이에 정부는 10월 정부합동대응팀을 급파해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64명을 전세기로 송환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다수가 납치·감금 피해자가 아닌 범죄 피의자라는 점에서 논란은 식지 않았다.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는 여전히 수많은 한국 청년들이 감금돼 있다. ■'동해안 산불'의 4배 규모…경북 덮친 역대 최악 화마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화한 산불이 149시간 동안 경북 북부 5개 시군을 집어삼켰다. 이 산불로 26명이 숨지고 31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대피에 취약한 고령층이었으며 진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피해 면적은 9만 9289㏊로 역대 최악의 산불로 불린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면적의 4배 규모였다. 주택과 축사 등 수많은 시설물이 피해를 입었고 천년고찰 고운사와 송이 군락지 등 지역의 소중한 자산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추가 지정…어디길래[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6 06:23:00정부가 울산 미포, 경북 포항, 충남 서산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가 한국전력공사의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싼 가격으로 전기를 구매할 길이 열렸다. 다만 전력구매계약(PPA) 대상이 300㎿(메가와트)급 열병합발전소로 한정돼 있어 실제 비용 경감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서면으로 진행된 제37차 에너지위원회 심의 결과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경북 포항, 충남 서산이 분산특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지정된 경기 의왕, 부산 강서, 제주, 전남과 함께 총 7곳이 분산특구가 됐다. 분산특구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를 활성화하고 미래 전력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금도 재생에너지는 전력 수요자에게 전기를 직접 파는 PPA 거래를 할 수 있지만 분산특구는 지정 단계에서 사전 심의만 받으면 모든 발전원이 PPA를 체결할 수 있다. 이번에 지정된 세 곳 중 울산 미포와 서산은 PPA를 활용해 다양한 요금제를 실험하는 ‘수요유치형’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와 충남 서산시 대산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석유화학 기업들에 현행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는 정부에 전기요금 인하를 꾸준히 요구해왔는데 이를 실현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당장은 분산특구 선정으로 인한 석유화학 기업의 비용 부담 완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 미포와 충남 서산 모두 직접PPA 대상이 300㎿급 지역 열병합발전소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설비용량 300㎿의 발전소는 하루 24시간 1년 내내 100% 가동할 경우 2628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반면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석유정제품, 화학제품, 고무·플라스틱 제품 생산 기업이 사용한 전력은 6만 4171.5GWh에 달한다. 두 발전소를 최대한 활용해도 석유화학 업계 소비 전력의 8.2%가량만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열병합발전소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산업용 전기요금과의 격차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석유화학 기업은 전남도 전체가 분산특구로 지정됐음에도 값싼 전기를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정 당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안만 심사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분산특구의 특례는 에너지위가 정한 지역 내에서 사전에 심사받은 행위에 한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정으로 PPA가 허용된 열병합발전소의 전기가 모두 석유화학 기업에만 공급되는 것도 아닐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100㎿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지역에서 만든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전기를 사용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인근 LNG 터미널에서 발생하는 영하 162도의 냉기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한다는 것이 울산시의 구상이다. 서산시 역시 PPA로 벌어들인 전력 판매 수익의 일부를 인근 지역의 태양광 보급과 노후 변압기 교체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에너지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은 미래 산업을 선점하는 ‘신산업 활성화’ 유형으로 분산특구에 선정됐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40㎿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연료전지로 인근 2차전지 기업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
"부부끼리 보낸 사진인데, 왜 처벌?"…1대1 채팅 속 '이 사진' 전면 단속 나선 中
국제 인물·화제 2025.12.26 03:05:00중국이 온라인 음란물 유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친구나 연인 사이에 주고받은 선정적인 사진 한 장도 처벌 대상이 될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는 1대1 개인 채팅을 통한 전송까지 불법 행위로 간주돼 벌금이나 공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성도일보와 명보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선정적인 사진·동영상을 인터넷이나 전화 등 통신 수단으로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치안관리처벌법’을 2026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음란물 유포의 범위를 기존의 대규모 단체 채팅이나 공개 게시물에서 개인 간 1대1 전송까지 확대한 점이다. 친구나 지인, 연인 사이에서 사적으로 주고받은 콘텐츠라도 적발될 경우 공안 기관이 처벌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처벌 수위도 높아졌다. 중대한 사안의 경우 최대 10~15일의 구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벌금도 기존 3000위안(한화 약 63만 원)에서 5000위안(한화 약 106만 원)으로 인상됐다. 비교적 경미한 경우에도 최대 3000위안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위반 행위가 벌금 부과 대상이다. 이번 조치는 올여름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노골적인 성적 콘텐츠 논란 이후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7월 ‘마스크파크(MaskPark)’라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여성들의 동의 없이 촬영된 성적 사진들을 유포해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들은 몰래카메라나 사적인 공간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채팅방에는 1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있었고, 대부분 중국 남성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거센 분노가 일었고, 논의는 중국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성차별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포르노그래피가 불법이었지만, 이번 법 개정은 온라인에서 음란물이 공유되는 방식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의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고 관영 남방도시보는 전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현지 법조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잉 규제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산시성 헝다법률사무소의 자오량산 변호사는 명보에 “친구는 물론 부부·연인 간이라고 하더라도 음란물 전송을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 대상으로 할 수 있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관변 논객 후시진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부부나 연인 사이의 애정 어린 메시지나 장난스러운 대화를 ‘음란물 유포’ 범주에 포함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출산율이 높아질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
[사설] ‘AI법’ 내달 세계 첫 시행…산업 위축 조금도 없게 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5.12.26 00:05:00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AI) 규제법이 내년 1월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AI 기업 규제 일부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진국에는 없는 족쇄가 여전해 AI 산업의 위축이 우려된다. 정부는 24일 설명회를 통해 내년 1월 22일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규제 최소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업에 요구하는 의무가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은 국내 AI 산업 진흥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고 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보호대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AI기본법 제정은 우리나라가 EU에 이어 두 번째지만 내년 초 AI기본법이 시행되면 세계 첫 AI 규제 국가 딱지가 붙을 판이다. EU는 지난달 AI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며 ‘고위험 AI’ 규제 적용 시점을 2027년 12월로 미뤘다. 우리 업계도 AI기본법 제정 때부터 산업 진흥보다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필요시 현장 조사를 실시하는 ‘사실 조사(제40조)’ 조항은 단순 신고나 민원 접수만으로 사업자를 조사할 수 있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국가 피해를 초래한 경우 등에 예외적으로 실시한다고 했지만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한 시행령이 마련돼야 한다. 여러 가지 강한 의무가 부과되는 ‘고영향 AI’의 정의와 범위가 모호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금 글로벌 경제 생태계에서는 AI 산업의 실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척도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국보다 성급한 AI법 시행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101곳 중 98%가 AI기본법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기업 규제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하고 이 기간에 과태료를 면제한다고 했지만 EU보다 1년 앞서 법이 전면 시행되면 기업 현장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본도 올 9월 ‘AI 적정성 확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자율 규제를 명확히 했다. AI 산업 진흥보다 규제가 앞서간다면 정부가 내세운 ‘AI 3강’ 꿈도 멀어질 수 있다. AI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과 함께 관련 산업 위축이 없도록 규제를 혁신적으로 풀어야 한다. -
[사설] 쿠팡, 美로비까지 동원…몰염치의 끝은 어딘가
오피니언 사설 2025.12.26 00:05:00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의 핵심 인사와 현직 공화당 하원의원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두고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이 미국 기술기업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대럴 아이사 공화당 하원의원 역시 쿠팡과 애플·구글·메타 등을 거론하며 한국의 규제가 미국 기업을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사안을 ‘한미 통상 갈등’ 문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쿠팡 사태의 본질은 명확하다.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진 중국인 직원이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고 쿠팡은 이를 5개월 동안 인지하지 못했다. 명백한 보안 관리 실패다. 그런데도 쿠팡은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쿠팡의 모회사) 이사회 의장의 변변한 사과조차 없이 되레 미국 유력 정치인들이 ‘미국 기업 차별’ 논리로 접근하도록 대미 로비 활동에 나선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실이라면 몰염치를 넘어 파렴치한 행태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 이후 약 5년간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1075만 달러(약 156억 원)의 로비 자금을 썼다. 대통령실이 25일 쿠팡 사태 관련 관계부처 장관 회의에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관계자까지 참석시킨 것도 통상 리스크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다수의 빅테크 기업들을 보유한 미국은 디지털 규제에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이런 기류에 힘을 얻은 듯 쿠팡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유출된 고객 계정 3370만 개 중) 외부 전송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뻔뻔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쿠팡에 분명한 법적 책임을 지워야 한다. 쿠팡의 시장 지배력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심야영업, 새벽배송 등의 규제 합리화와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아울러 쿠팡 제재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한미 통상 마찰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치밀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쿠팡, 자체 조사 일방적 발표…정부 "확인 안돼"
산업 생활 2025.12.25 22:15:14쿠팡이 25일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자체 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쿠팡이 정부 등에 협조해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기보다는 독자적으로 행동하면서 미국 정·관계 로비 등을 통해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쿠팡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하고 범행에 쓰인 노트북과 하드드라이브 등 장치를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사건 초기부터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글로벌 민간 보안 업체 3곳에 포렌식 조사를 의뢰했으며 유출자를 특정해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유출자가 3370만 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이 중 약 3000개 계정의 정보만 저장했으며 이후 모두 삭제했고 제3자에게 유출된 정보는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유출자가 고객 정보 접근 및 탈취에 사용한 모든 장치와 하드드라이브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으며 유출자의 진술서와 관련 장치 등을 즉시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 보상 방안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쿠팡의 발표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조사 중인 사항을 쿠팡이 일방적으로 대외에 알린 데 대해 쿠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정보 유출 종류 및 규모, 유출 경위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며 쿠팡이 주장하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긴급 범정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논의했다. 회의에서 정부는 쿠팡 사태와 관련해 운영 중인 범부처태스크포스(TF)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외교안보 관련 부처 관계자들도 참석해 이번 사태가 자칫 미국과의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 국회가 공격적으로 쿠팡을 겨냥하는 것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을 위한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엔비디아, 구글 TPU 개발 주역 사버렸다…핵심 인재 빼오는 데 29조 베팅
국제 정치·사회 2025.12.25 18:40:08구글의 거센 추격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엔비디아가 유망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과 인재만 콕 집어 손에 넣는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최적의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이지만 엔비디아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구글 AI 칩을 개발한 주역까지 영입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사이에서 반독점 규제를 피하면서 사실상 인수 효과를 거두는 스타트업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가속기 칩 설계 전문 스타트업인 그록(Groq)은 24일(현지 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엔비디아와 기술 사용(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그록의 추론 기술에 대해 엔비디아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은 고성능·저비용 추론 기술에 대한 접근성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계약의 일부로 그록 창업자인 조너선 로스와 팀원들이 엔비디아에 합류해 기술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CNBC는 엔비디아가 그록의 자산을 엔비디아 역대 최대 규모인 현금 200억 달러(약 29조 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록은 “(회사가) 독립 기업으로 계속 운영되며 사이먼 에드워즈가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게 된다”며 “클라우드 사업은 차질 없이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설립된 그록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추론 관련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사용되는 AI 가속기 칩을 주로 설계한다. 올 9월 투자금 7억 5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몸값을 69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그록의 주요 투자사에는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에서 눈에 띄는 점은 영입된 로스 CEO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TPU 장단점을 꿰고 있는 구글 출신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밑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아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단점을 극복하면서 구글의 추격을 견제할 수 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협력은 구글 TPU를 비롯해 엔비디아 최대 고객들이 GPU를 대체할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AI 칩인 GPU가 범용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TPU는 맞춤형 주문형반도체(ASIC)의 일종으로 추론에 최적화됐다. 그만큼 속도가 빠르고 비용 대비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구글이 내부용으로 쓰던 TPU를 외부에 판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독주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CNBC가 입수한 내부 e메일에 따르면 황 CEO는 이번 계약을 통해 엔비디아의 역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연을 최소화하는 그록의 프로세서를 엔비디아 AI 팩토리 아키텍처(설계)에 통합해 플랫폼을 확장하고 더욱 광범위한 AI 추론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독점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경쟁이 분초를 다투는 속도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빅테크가 스타트업을 전부 인수하는 대신 핵심 기술과 인재만 골라 영입하는 투자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챗GPT 등장 이후 AI 경쟁에서 뒤처졌던 메타는 올 6월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연구를 선언하며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면서 20대 후반의 나이에 데이터 라벨링 시장을 개척한 알렉산더 왕 CEO를 최고AI책임자(CAIO)에 앉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지난해 3월 인플렉션AI와 기술 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스타파 술레이만 CEO까지 영입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그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라이벌로 불릴 만큼 실력자로 꼽힌다. MS는 그에게 자사 AI 모델인 ‘코파일럿’ 개발 책임을 맡겼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캐릭터.AI를 세운 노엄 샤지어와 다니엘 데 프레이타스를 영입했다. 두 사람은 구글에서 챗봇을 개발하다가 회사와 갈등을 겪으며 퇴사했지만 친정의 러브콜을 받고 구글의 AI 조직인 딥마인드로 복귀했다. 이 같은 빅테크 움직임에는 반독점 인수합병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아마존·애플·구글·메타·MS는 수년간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술 라이선스 취득과 인재 영입은 기업을 소유하지 않고도 스타트업과 자산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형 기술기업들이 규제 당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평가했다. -
[김광덕 칼럼] 2030세대 ‘일자리 재앙’ 뇌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25 18:05:10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어느 세대에서 가장 낮게 나타날까. 얼마 전까지는 70대 이상이었는데 요즘엔 20대로 바뀌었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일주일 전보다 1%포인트 내린 55%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지지율은 39%로 70대 이상(41%)보다도 더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20대의 대통령 지지율은 29.1%에 그쳤다. 30대 지지율도 46.6%로 전체 평균(53.4%)보다 훨씬 낮았다. 20대와 30대 초반 청년층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 갈래로 분석한다. 우선 정책 측면에서 청년 취업난과 전월세 급등으로 일자리·주거에서 불안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둘째, 50대와 40대가 민주화 세대, 전교조 세대로서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20대와 30대 초반은 선진국 문턱의 생활을 경험해온 ‘신안보 세대’라는 점도 거론된다. 셋째, 기회의 공정을 중시하는 청년층은 대장동 사건, 조국 사태 등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만난 청년들은 “젊은이의 안정적 일자리 구하기가 사막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현실이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자리가 없는 2030세대가 최근 16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로서 일을 하려는 의향이 있는데도 일자리 밖에 내몰려 있는 2030세대는 지난달 총 158만 9000명에 달했다. 1년 전보다 2만 8000명 늘었다. 청년층은 질 좋은 일자리를 바라지만 대기업 등은 경력을 가진 근로자를 원하는 ‘미스매치’ 상황이 2030세대의 고용절벽을 심화시키고 있다. 저성장 장기화도 저고용을 낳는 요인이다. 또 빠르게 확산하는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청년층 취업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외에서 ‘잡포칼립스(Jobpocalypse)’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이유다. 일자리(job)와 대재앙(apocalypse)의 합성어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는 청년들이 취업 관문을 통과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게다가 집값·전월세와 물가 상승까지 겹쳐 생활비 감당이 어려워진 청년들의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30세대 취업난은 경제 위기와 정치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청년층 일자리 대재앙의 뇌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대 갈등을 줄이면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비롯한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임시 땜질과 득표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노동 개혁을 통해 청년들의 질 좋은 신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다. 노사 대타협을 통해 강성 노조의 기득권을 축소하고 기업의 해고·채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인다면 전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자리는 기업이 창출하므로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 정년 연장도 청년층 신규 일자리 축소 등의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현실에 맞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AI 시대에 기업의 구인 수요에 맞출 수 있도록 일자리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미국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감당 가능한 생활비(affordability)’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활비 조달은커녕 기초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젊은이 몇 사람을 공천하는 이벤트 정치만으로는 2030세대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 특히 여권은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등 정치사회적 논란을 낳는 법안 강행보다 우리 사회의 뇌관인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이다. 아픈 청춘들의 불안·불만·불신 등 ‘3불(不)’ 치유를 방치한다면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
대출시장 한파 지속…12월 가계대출 0.5조
경제·금융 은행 2025.12.25 17:53:59연말 가계대출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연간 총량 한도 설정을 앞두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일부 내리고 있지만 내년에도 대출 억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3일 기준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월 대비 5218억 원에 그쳤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6월에 6조 7536억 원에 달했지만 7월에는 4조 1386억 원, 8월에는 3조 9251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9월 1조 1964억 원, 10월 2조 5269억 원, 11월 1조 5125억 원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남은 영업일을 감안했을 때 이달 증가 폭은 1조 원 안팎이 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며 “내년 초에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받기가 다소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큰 틀의 대출 옥죄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억제 기조가 지속되는 데다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분은 2%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5개월 만에 대출모집법인을 통해 내년 1·2월 실행 예정인 대출에 대한 접수를 받기 시작한 NH농협은행은 부여 한도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최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 측면에서 지금의 기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中 테크기업 IPO 러시…반도체서 로봇·우주까지 확산
국제 정치·사회 2025.12.25 17:52:00중국 당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면서 기업들의 상장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로봇과 항공우주로까지 상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투자액도 4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2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딥로보틱스가 본토 A주 상장을 위한 상장 지도(튜터링)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내년 4~6월에 최종 심사를 마칠 계획이다. 딥로보틱스는 저장대 부교수 출신의 주추궈가 2017년 설립한 로봇 기업으로 딥시크·유니트리 등과 함께 ‘항저우 육소룡’으로 꼽힌다. 가장 선두에 있는 분야는 반도체다. 이달에만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무어스레즈와 메타엑스가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기술주 시장)에 상장해 상장 당일 각각 5배, 8배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으며 비렌테크놀로지도 내년 1월 홍콩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로봇과 항공우주 등으로 번지는 것이다.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유니트리는 이미 10월 상장 지도 절차에 들어갔고 러둥로봇은 이달 초 홍콩증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최초의 재활용 로켓 ‘주췌-3’ 발사로 주목받은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도 최근 기업공개(IPO) 심사 지도를 마쳤다. 올해 초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중국이 상당한 수준의 기술 자립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 데다 규제 일변도로 대응하던 중국 당국이 적극 지원으로 선회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외국인 자금도 다시 중국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A주로 들어온 해외 자금은 506억 달러(약 73조 원)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
광장극동 최고 49층 ‘한강변 랜드마크’로…일원 가람, 25층으로 재건축[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2.25 17:50:57사업성이 좋아 ‘알짜’ 단지로 주목받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극동 아파트와 강남구 일원동 가람, 상록수 아파트가 정비구역 지정 결정으로 재건축의 첫 발을 뗐다. 광장극동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2049가구 규모의 서울 동부권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람과 상록수는 최고 25층 각각 818가구, 1126가구 규모의 단지로 각각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변 일원·수서동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광장극동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9건의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안건이 가결됐다. 광장동 218-1번지 일대의 광장극동(1·2차) 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과 한강변에 인접한 입지다. 인기가 높은 광남초·중·고교로 도보 통학도 가능해 광진구의 대표적인 정비사업장으로 평가된다. 광장극동 아파트는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에 용적률 202%를 적용해 최고 14층, 1344가구 규모로 지어진 단지다. 하지만 이번 정비계획 결정으로 용적률 333%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2049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용적률이 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인 300% 이상으로 결정된 것은 역세권 정비사업장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높아진 용적률의 일부를 공공 임대·분양 주택으로 공급하는 서울시의 역세권 특례 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입지로 재건축 후 시세 상승이 기대되지만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예상된다. 광진구청이 최근 공람한 광장극동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전용면적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동일 주택형을 분양받기 위해 5억 4300만 원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역세권, 한강변, 명문 학군의 우수한 입지로 재건축 후 지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단지”라고 평가했다. 강남구 일원동 가람, 상록수 아파트는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수서지구단위계획구역)에 속한 단지로, 일원역(3호선) 초역세권 단지로 분류된다.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따라 정비계획의 용도지역이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두 단지 모두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이 109%에서 250%로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돼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남구청이 8월 공람한 가람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동일주택형을 분양받을 경우 3억 5400만 원을 환급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록수 역시 공람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동일주택형을 분양 받으면 3억 6600만 원을 환급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가람, 상록수는 수서지구단위계획구역의 9개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처음으로 정비구역 지정이 결정됐다. 이에 서울시 신통기획 자문 중인 한솔, 청솔, 안전진단 단계인 수서한아름, 수서삼익, 까치마을 등 나머지 7개 단지들도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같은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광장극동 아파트는 올 들어 9억 원 이상 오르는 등 매매 가격이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장극동1차 전용 84㎡는 10월 2일 28억 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일주택형의 2월 3일 매매 가격 18억 8000만 원에서 9억 2000만 원 오른 것이다. 가람 아파트 전용 84㎡도 올해 3월 27억 80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가 이뤄져 지난해 6월 거래가격(23억 9000만 원)보다 3억 9000만 원 올랐다. 다만 현재는 매물이 없어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 일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규모 때문에 매물이 적은데다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며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은 정부 규제로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해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에서 금천구 독산1·2구역(4143가구), 관악구 신림6구역(900여 가구), 신림8구역(2257가구), 동작구 사당17구역(856가구), 구로구 개봉동 49번지 일대(1364가구)도 정비구역 지정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9개 정비사업장에서 총 1만 3000여 가구에 달하는 주택 공급이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
"美기업 표적 제재 말라"…쿠팡 두고 서울·워싱턴 '난기류'
정치 청와대 2025.12.25 17:49:59대통령실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을 위해 성탄절 이례적인 긴급 범정부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사고 이후 쿠팡의 미흡한 대처와 두문불출하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행보에 대한 대통령실과 정부의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경영진 처벌과 소비자 피해 대책 등을 두루 논의하는 차원이다. 특히 미국 정계가 한국 정부를 향해 차별적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이번 사태가 자칫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감안해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5일 대통령실과 당정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쿠팡 사태 회의를 주재했다. 개인정보 유출부터 소비자 피해, 미국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쿠팡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각 관계부처의 대책을 한자리에서 점검하고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서는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 2차 피해 예방 대책을 공유했다. 또 현재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팀장인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향후 과기부총리 주재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플랫폼 기업 등에 대한 정보 유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충실히 준비하기로 했다. 휴일인 성탄절 당일 범부처를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할 만큼 쿠팡 사태에 대한 대통령실의 문제의식이 엄중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2일 과기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쿠팡 사태를 거론하며 “경제제재가 너무 약해서 위반을 밥 먹듯 하고 위반해도 신경도 안 쓴다. 앞으로는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특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영진의 침묵과 소극적 조치에 대한 당정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쿠팡 경영진이 미국 상장기업임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김 의장 역시 국회의 청문회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자체도 문제지만 그 이후 쿠팡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회의 소집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쿠팡의 미국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2021년 이후 5년간 150억 원 넘게 미국 핵심 권력기관에 로비를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회의에 외교 라인까지 총집합한 것도 쿠팡 사태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정계에서는 쿠팡을 보호해야 할 미국 기업으로 표현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까지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23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쿠팡을 겨냥한 한국 국회의 공격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적인 차별 조치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 기술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무역 관계 재균형 노력을 저해한다면 매우 불행한 일일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공정한 처우를 받고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려면 강하고 조율된 대응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사태를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외국 정부의 위협으로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을 촉구한 셈이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도 같은 날 보수 매체 데일리콜러에 쿠팡 사태를 거론하며 ‘미국 기업은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앞서 16일 아이사 의원은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 국회의 괴롭힘이 심각한 외교·경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새벽근무 마다않고 성과 기대 이상" …IT스타트업, 네팔·몽골 인력도 눈독
산업 IT 2025.12.25 17:49:41교육 분야의 버티컬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레티튜는 2021년 설립과 함께 개발팀 구축에 공을 들였다. AI를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현지 교과 과정에 맞는 진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출범 당시 10명 정도의 국내 개발진을 꾸렸던 레티튜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연히 파트너사의 소개로 우즈베키스탄 개발자와 일을 하게 됐다. 의외로 인건비 절감과 업무 속도 개선에 도움이 된자 레티튜는 아시아 각지의 개발자들과 협업을 늘렸다. 현재 레티튜 개발팀은 네팔에 20명, 말레이시아 2명, 우즈베키스탄 3명 등 28명을 해외에서 채용한 현지 인력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다훈 레티튜 대표는 “시급제를 선호하는 해외 직원들은 새벽 2~3시까지 근무를 마다하지 정도로 열정적인 데다 국내 외주 업체와 하면 6개월 걸릴 일을 한 달 안에 해내는 등 업무 성과도 기대 이상”이라며 “해외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일했지만 이제 네팔에 현지에 출근할 수 있는 개발 센터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조직을 국내 개발진의 대체 형태가 아니라 주력으로 삼기로 한 결정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의 해외 개발진 채용 수요가 이제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라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국과 베트남·네팔·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 등을 아우르는 연구개발(R&D) 인력 수급 생태계가 보편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외 동남아 개발자들의 코딩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하고 있다. 글로벌 HR 전문 기업 캐럿글로벌의 김보균 사업총괄대표는 “IT 개발은 기획이나 디자인과 달리 인력이 거주하는 국가의 소득 수준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결과물의 수준이 좌우되지 않는다”며 “동남아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IT개발 교육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네팔 등 동남아 다수 국가는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다. 글로벌 원격 근무 채용 플랫폼인 세컨드탤런트에 따르면 풀스택 5년 차 이하 경력자의 1년 연봉은 올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가 3만 9000달러, 필리핀은 3만 7000달러 수준으로 베트남(4만 2000달러)보다 낮다. 네팔이나 캄보디아는 베트남보다 절반가량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기업 중에서는 직접 현지에서 IT 인력을 육성해 채용하기도 한다. ‘경리나라’를 운영하는 웹케시는 프놈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인적자원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의 주요 명문 대학과 협력해 개발자 인력을 양성하고 우수 학생은 장학금을 주거나 직접 채용하기도 한다. 현재 웹케시 개발자의 약 30%가 캄보디아 인력이다. 최근 들어서는 개발자는 물론 마케터·디자이너에 대한 동남아시아 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영어나 현지어에 능숙한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점, 캄보디아 등 채용 국가가 정세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 등을 불안 요인으로 꼽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흐름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인력과 조직 구성에 대한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의 인식이 회사에 오래 기여할 국내 인력을 뽑는 것 외에도, 특정 시기에 필요한 인력을 전 세계에서 수시로 찾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인력 수준과 비용, 고용 규제 등의 조건이 유리한 동남아시아 국가 전체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인건비 3분의 1에 고용유연성 뛰어나…"집중 근무 가능"
산업 IT 2025.12.25 17:48:22인공지능(AI)발 개발자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KT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개발 거점 구축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해외 연구개발(R&D) 중심지는 베트남이다. 글로벌 수준의 실무 경험을 갖춘 인력이 늘어나는 데다 인건비는 한국의 절반 이하로 낮고 52시간 근로 제한 등 국내 고용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인력을 기반으로 한 R&D 전략이 확산될수록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국가 산업구조를 R&D 중심으로 전환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베트남 등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R&D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근로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R&D 오프쇼어링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글로벌개발센터(GD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프쇼어링은 제조업체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경영 전략이다. 팬데믹 이후에는 제조뿐 아니라 R&D 단가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에 개발 센터를 짓는 움직임이 산업계에서 활발해졌다. 최근에는 AI로 인한 신규 수요가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KT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2년 12월 하노이 인근에 R&D센터를 준공했다. 베트남을 생산 거점을 넘어 R&D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기지로 삼기 위해서다. 현재 이곳 연구원 규모만 2000명 이상이며 준공 당시 이재용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할 정도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LG전자 역시 2016년 하노이에 개설했던 R&D센터를 2023년 공식 법인으로 승격하며 베트남을 글로벌 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연구 인력은 1000명 이상이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가전은 물론 전장 사업용 개발도 포함한다. 이밖에 신한금융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신한DS와 포스코그룹 산하의 포스코DX 등 주요 그룹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베트남에 개발 센터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도 2021년 하노이와 호찌민에 각각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기업들이 베트남에 R&D 기반을 늘리는 이유는 준수한 개발 능력과 저렴한 임금이 맞물려서다. 현재 베트남 개발자의 프로그래밍 실력은 세계 중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최대 대학생 개발 대회인 ‘국제프로그래밍경시대회(ICPC)’에서 베트남은 올해까지 국가별 누적 성적 순위에서 118개국 중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9위를 차지한 한국보다는 낮지만 독일(25위)이나 인도(35위)보다는 높다. 베트남의 개발 교육 수준이나 자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건비는 국내 채용의 절반 이하다. 현지 개발자 채용 플랫폼인 아이티비엣(ITviec)에 따르면 베트남 6년 차 풀스택 개발자의 월급은 현재 3635만 동(205만 원)이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제안한 2025년 국내 응용SW개발자 평균 월급이 694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건비가 3분의 1 수준이다. 베트남 개발자의 코딩 능력을 검증해 수요 기업과 매칭·관리해주는 탤런트겟고의 김현준 산업팀장은 “팬데믹으로 세계적인 개발자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났을 당시 베트남 개발자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글로벌 경험을 확보했다”며 "이후 특유의 성실한 문화와 낮은 임금이 결합되면서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개발 조직 설립에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베트남의 고용 규제가 한국보다 덜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동법이 더 세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며 “해외에서 채용하면 바쁜 시기에 집중 근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IT 외주 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현지 개발 인력만 2만 명 이상을 갖춘 베트남 1위 IT 아웃소싱 기업인 FPT는 최근 2년 새 여의도와 판교 등 한국 내 세 곳의 사무실을 추가로 열었다. KT는 GDC 설립 준비를 위해 FPT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업이 보편화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R&D 오프쇼어링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 R&D 기반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왜 베트남으로 갈 수밖에 없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유럽을 제외하면 이례적으로 R&D 분야 근무시간을 규제해 R&D 생산성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높이려면 국가 경제를 R&D에 특화한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해외 R&D 확대가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라면 지향해야 할 국가 산업구조와는 반대로 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R&D 분야에서는 정부가 전향적인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 규제는 늘어나고 업무량은 줄이는 등 국내 산업계는 점점 축소 지향적으로 가고 있다”며 “정책가들이 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내 R&D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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