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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용금융 확대 위해 상호금융 규제 손봐야”
경제·금융 제2금융 2025.12.29 06:00:00농업협동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포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금융 교육 근거 명시 등 제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황정훈 호서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포용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이달 발간된 학술지 ‘법과 기업 연구’에 게재했다. 황 연구원은 “상호금융은 지역 맞춤형 디지털 금융 인프라 확충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중점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비대면 금융 규제 개선, 디지털 교육 지원 법제화 등 포용적 금융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법·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법제도에서는 비대면 중심의 포용금융 확대가 어려워 전통적으로 지역사회 취약 계층과 영세 자영업자, 농업인 등 금융 소외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상호금융권의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혀 비대면 대안 평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빅데이터 기반 대안 신용평가의 활용은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는 핵심 도구”라며 “비식별·가명처리를 전제로 한 금융 상품 개발 및 리스크 관리 목적을 명시하고 상호금융기관을 데이터 결합 활용 주체로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또 “디지털 금융 교육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협력 조항, 교육 프로그램 비용 지원 조항 등 상호금융에 대한 정책적 지원 근거가 법률에 명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대론 답 없다"… '닥터나우 방지법'에 국무조정실 거론된 이유는
산업 IT 2025.12.29 06:00:00‘닥터나우 방지법’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무조정실에 부처 간 의견 중재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회적 갈등이 커지자 국조실이 나서 논란을 진화해 달라는 요청이다. 앞서 대통령실이 한 차례 나서 국회 내 의견 분쟁을 중재한 데 이어 국조실이 나서 부처 타협을 중재할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과 벤처 업계에 따르면 국회 유니콘팜 소속 일부 의원들은 최근 국조실에 닥터나우 방지법 논란과 관련해 복지부와 중기부의 업무 조정 및 의견 중재를 요청했다. 국조실은 국무총리 산하 조직으로 정부 부처 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을 중재할 권한을 쥐고 있다. 이번 업무 조정 건의는 국회 유니콘팜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아직 국조실은 닥터나우 방지법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 명확한 입장을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조실까지 불똥이 튄 닥터나우 방지법은 국회에 계류 중인 약사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해당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을 금지하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관여된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다. 가령 플랫폼이 자사에서 의약품을 사는 약국에 플랫폼상 우선 노출되게 혜택을 줘 의약품 공급을 강요하는 영업 행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는 지난해 3월부터 자회사 비진약품을 설립해 의약품 도매업을 시작했는데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닥터나우의 사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라 닥터나우 방지법이란 별칭이 붙었다. 닥터나우 방지법은 발의 직후부터 의료계와 벤처 업계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의료단체는 의약품 유통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장치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벤처 업계는 닥터나우 방지법이 소비자 편익을 해치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한다. 약사법 개정안을 놓고 국조실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유관 부처인 복지부와 중기부의 견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앞서 약사법 개정안 발의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중기부는 원천 금지보다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세운다. 애초에 닥터나우 방지법은 12월 중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순이었다. 그런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달 8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약사법 개정안 본회의 처리에 우려를 표하며 각계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본회의 상정이 한 달 미뤄졌다. 대통령실이 닥터나우 방지법 재론 필요성을 거론하자 복지부와 중기부는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두 부처는 타협안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벤처 관련 협회 관계자는 “중기부가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전면 금지 대신 사업자 허가 조건을 내세운 조건부 허용을 주장하지만 복지부와 협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중기부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이른 시일 내 부처 간 합의점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닥터나우 방지법 논의가 공회전 하는 동안 의료계와 벤처 업계는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저마다 공개 행사와 소셜미디어(SNS)에서 찬반 의견을 내며 대립하는 중이다. 닥터나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김윤 민주당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11인은 이달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단체의 닥터나우 방지법 찬성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국회 벤처·스타트업 연구 모임 유니콘팜 소속 의원 12인은 16일 국회에서 닥터나우 방지법 반대 토론회를 개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유의미한 합의점 없이 사회적 갈등만 깊어지자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조실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 것이다. 김한규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지금은 어느 때보다 정치에서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안기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와 중기부 사이 의견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제3의 기관들은 약사법 개정안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지민 국회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은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고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입법 취지는 타당하다”면서도 “모든 플랫폼 사업자에게 예외 없이 의약품 도매 허가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영업의 자유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최근 김한규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전면 금지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위축시켜 소비자 후생을 저해한다”며 사실상 중기부 손을 들었다 -
[사설] ‘청와대 시대’ 재개…소통 실패 땐 또다시 ‘구중궁궐’
오피니언 사설 2025.12.29 00:00:00대통령실이 29일 0시를 기해 용산에서 청와대로 공식 이전함에 따라 ‘청와대 시대’가 다시 열렸다. 대한민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청와대에 게양되고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돌아갔다. 3년 7개월 전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라고 밝히며 ‘용산 시대’를 연 윤석열 정권은 불통 정치를 이어가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한국 정치사에 큰 상흔을 남겼다. 청와대가 갖는 ‘권위주의’ 이미지와 대국민 개방에 따른 보안 리스크, 1000억 원 넘게 소요되는 왕복 이전 비용, 세종시로의 이전 가능성 등 여러 논란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를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왕성한 소통 행보를 보이며 기업 및 국민들과 접점을 넓혀 왔다. 그 자체로도 평가받을 만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기업인들을 수시로 만나 전폭 지원과 규제 철폐를 약속했지만 당정이 노란봉투법 등 기업 옥죄기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소통의 진정성을 두고 뒷말이 적지 않았다.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부처 업무보고에서는 공직자에 대한 ‘공개 망신주기’와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가 즉흥적으로 튀어나왔다. 거침없는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두고 ‘사이다’라는 환호와 ‘정치 쇼’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의 높은 담장 안에서 집권 2년 차를 맞게 된 이 대통령 앞에는 민심과의 괴리, ‘문고리’로 상징되는 비선 논란, 폐쇄적 권위주의 등 역대 청와대 주인들이 발목 잡혔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소통의 정치를 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가 놓였다. 물론 평소에 소통력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소통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참모진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여민관에서 근무하고 국정 운영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물리적 공간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활짝 열린 귀와 열린 마음, 그리고 진정성 자체다. 청와대가 또다시 불통의 ‘구중궁궐’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머슴’을 자처하는 이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상호작용하는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용인 반도체산단까지 ‘포퓰리즘 제물’로 삼을 셈인가
오피니언 사설 2025.12.29 00:00:00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경기도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분량이어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고민된다)”라며 “에너지가 생산되는 곳에 기업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론에 힘을 보탠 셈이다. 2023년 조성에 들어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약 777만 ㎡ 부지에 대규모 시스템반도체 특화 단지를 만드는 국가 프로젝트다. 그러나 김 장관과 전북 여당 의원들의 주장과 달리 반도체 산단 주요 입주 업체인 삼성전자는 9GW(기가와트), 하이닉스는 6GW의 필요 전력 중 이미 6GW와 3GW를 확보했다. 부족한 전력을 공급하는 동해안~수도권초고압직류송전망(HVDC)도 속도를 내고 있고 용수를 공급하는 도수관로 역시 국가수도계획에 반영된 상태다. 이르면 2027년 첫 공장이 가동될 예정인데 이제 와서 백지화하겠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새만금 일대에 해상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5GW의 발전소를 구축한다 해도 이는 필요 전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러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도체 산업을 정치 포퓰리즘의 제물로 삼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국가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를 정부 유관 부처나 기업들과 협의도 조율도 없이 특정 장관이 개인 의견을 불쑥 던지는 것은 정책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지역 갈등까지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태다. 실제로 전북 완주·진안·무주를 지역구로 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용인 일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포퓰리즘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믿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의 매몰 비용과 추가 재정 투입도 막대하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혁신과 투자 지원은 외면하면서 클러스터 조성마저 ‘정치적 거래’ 수단으로 삼는다면 ‘반도체 2강’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우려가 크다. 김 장관의 발언은 국가 프로젝트에 대한 ‘정책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반도체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15억 벽 뚫렸다"…규제 무색하게 지표까지 '역주행'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5.12.28 21:37:23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KB국민은행 통계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했다. 28일 KB부동산이 발표한 ‘1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1.06%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19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오름폭은 전월(1.72%)보다 둔화했지만 여전히 월간 1%를 웃도는 급등세다 지역별로 송파(2.65%)·용산(2.37%)·서초(2.04%)·중구(2.03%)가 2% 넘게 올랐다. 이어 영등포(1.59%)·강남(1.41%)·동작(1.24%)·광진(1.21%)·성동구(1.18%)가 1%가 넘는 상승폭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이달 기준 15억810만원으로 전월(14억8890만원) 대비 2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7월(14억572만원) 처음으로 14억원을 넘은 이후 5개월 만에 15억원선도 돌파했다. 서울 중위(중간) 아파트 매매가 역시 이달 11억556만원을 나타내며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이달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7.1로 지난달(107.8) 대비 9.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KB부동산이 협력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집값 상승 또는 하락 여부를 조사해 0~200 범위로 나타낸 수치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서울 지수는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지난달 16.6포인트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이는 대책 발표 전인 올해 9월(116.4)보다 높은 수준이다. -
AI 규제, 속도전 아닌 눈치싸움이다[김창영의 실리콘밸리View]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28 20:18:54인공지능(AI) 최강국인 미국에서 AI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AI의 지식재산권(IP) 도용, 막대한 전력 사용으로 전기요금을 치솟게 만드는 문제 등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자국 빅테크 타격을 이유로 머뭇거리자 주(州)정부 차원에서 입법에 착수한 모양새다. 미국의 AI 규제 논의는 올해 9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신호탄을 쐈다. 그가 연간 매출액 5억 달러(약 7170억 원) 이상인 AI 기업의 경우 문제 발생 시 서비스가 멈추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사고를 숨기면 최대 100만 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주 법안에 서명하면서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이달 법안에 서명하며 규제 행렬에 가세했다. 연 매출이 5억 달러를 넘는 기업이 안전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첫 위반 시 최대 100만 달러, 두 번째부터는 최대 300만 달러의 벌금을 매긴다. 언뜻 보면 민주당 소속의 두 주지사가 규제 일원화를 통해 중국과의 ‘AI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연방정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 같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우선 뉴욕주 규제는 원안보다 상당히 후퇴했다. 원안에서는 벌금이 첫 위반 시 1000만 달러, 재발 시 3000만 달러였지만 최종 법안은 10분의 1로 대폭 깎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 떠나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원안에 있던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정안에 찬성하고 로비스트 사이에서 ‘타 지역도 캘리포니아 선례를 따라야 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니 규제 치고는 기업 입장을 상당히 반영했다고 봐야 한다. 즉 미국은 AI 규제 강화가 아니라 완화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처럼 규제 수위를 낮춘 것은 주정부가 기업의 우려를 대폭 수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기술 업계는 법안에 형사처벌까지 명시되자 ‘안전벨트·에어백 수준을 넘어 음주운전과 테러까지 막으라고 요구하는 꼴’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기업이 처벌을 피하려 오픈소스(개방형) AI를 비공개로 돌릴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개발자에게 무료 오픈소스 서비스 중단은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의회와 주정부가 결국 절충안을 마련한 이유다.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는 같은 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거부권까지 행사하며 1년간 줄다리기를 벌였다. 미국이 연막작전을 펼치자 당장 규제에 나설 것 같던 유럽연합(EU)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세계 최초로 포괄적 규제를 만든 EU는 고위험 AI 규제 시행 시점을 2026년 8월에서 2027년 12월로 연기하고 개인정보 활용 장벽 또한 낮췄다. 구글·애플·메타 등 유럽을 집어삼킨 미국 빅테크를 견제하려 만든 규제가 되레 유럽 기업 혁신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일본의 움직임도 다르지 않다. 일본 정부가 올 6월 공포한 AI추진법에는 벌칙 조항 자체가 없다. 벌금이나 형사처벌 규정을 넣지 않고 자율 규제에 따르도록 했다. 산업 초기 단계에 기업을 옥죄면 가뜩이나 미국·중국에 끌려가는 AI 시장에서 계속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각국이 눈치 싸움을 벌이며 규제를 미루는 사이 한국은 의도와 다르게 내년부터 세계 최초 ‘AI기본법 시행국’이 됐다. 1년 유예기간을 뒀지만 우리 기업들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경쟁하게 생겼다며 불안해한다. 2020년 3월 타다에 불법 택시 딱지가 붙지 않았다면 한국에서도 우버·리프트와 같은 기업이 나왔을지 모른다. 글로벌 로보택시 기업에 안방까지 빼앗길 처지다. 섣부른 규제가 제2의 타다 사태를 초래하지 않도록 시행령을 포함해 후속 입법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
약물 측정 거부도 처벌…음주운전 방지장치 의무화로 단속 강화
사회 사회일반 2025.12.28 20:04:00내년부터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는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으면 시동조차 걸 수 없게 된다. 최근 5년 이내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된 자가 면허를 다시 따려면 차량 내 방지 장치를 달아야만 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다. 경찰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운전 단속도 동시에 강화해 음주·약물 운전을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경찰청이 공개한 '2026년 달라지는 도로교통법령' 안내에 따르면, 최근 5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2년의 결격 기간이 지난 뒤 면허를 재취득할 경우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차량에 부착해야만 한다. 해당 장치는 음주 감지 시 차량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게 한다. 설치 비용은 약 300만원으로, 대여도 가능하도록 경찰청은 현재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운전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대신 호흡해 음주 감지를 피한 뒤 운전하다 적발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음주 감지 시 차량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상습 음주운전자의 재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근 급증하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운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약물 측정 불응죄'를 신설하고 내년부터 약물 운전 측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약물 운전 처벌 기준이 기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징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된다. 운전면허 취득과 갱신 제도도 손질된다. 그동안 제2종 면허 소지자가 7년 무사고 요건만 충족하면 적성검사만으로 제1종 면허 취득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보험가입 증명 등으로 실제 운전 경력을 입증해야 1종 면허를 받을 수 있다. 갱신 시기도 개인별로 촘촘히 바뀐다. 기존 ‘연 단위’ 일괄 갱신 방식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각 개인의 생일 전후 6개월 내 갱신하도록 기준을 변경한다. 연말 면허 갱신 쏠림으로 예약이 어려웠던 문제를 줄여 갱신 지연·대기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운전 연수 편의성도 높아진다. 운전학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교육생이 원하는 장소와 코스로 합법적인 도로 연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신청·일정조율·결제까지 온라인 통합 시스템으로 개편한다. 경찰 관계자는 "시스템 개편을 통해 학원 중심의 도로 연수 교육 체계를 수요자인 교육생 중심으로 전환해 국민의 편의와 교육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실질적인 국민 체감형 규제 혁신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도로교통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단속하는 한편, 국민이 겪는 일상의 불편은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오빠 차 뽑았다! 100개월 할부되던데"…美 차값 너무 비싸 '초장기 대출' 나왔다
국제 경제·마켓 2025.12.28 18:35:54미국에서 최대 100개월에 이르는 초장기 자동차 할부 상품이 등장했다. 차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출 기간을 8~10년까지 늘리지 않으면 신차 구매가 어려운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신차와 트럭 가격은 2020년 이후 33% 급등했다. 그 결과 올가을 신차 평균 가격은 5만 달러(약 7225만 원)를 넘어, 팬데믹 이전보다 1만2000달러(약 1730만 원) 이상 비싸졌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기존 48~60개월 대신 72개월 이상 장기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 소비자 신용정보업체 익스피리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차량 구매자의 3분의 1은 6년 이상 대출을 이용했으며, 대형 픽업트럭을 중심으로는 100개월짜리 할부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저가 선택지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3만 달러(약 4300만 원) 이하 신차는 거의 남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장기 할부를 택하더라도 총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인들이 보유한 자동차 대출 규모는 1조6600억 달러(약 2399조 원)로, 5년 전보다 3000억 달러(약 433조 5000억 원) 늘었다. 생활비와 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형·저가 차량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안전 기준을 일부 완화해 저렴한 초소형 차 판매를 촉진하려는 취지다. 포드와 지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기존 모델에서 사양을 줄인 저가형 트림을 내놓으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
알테오젠 빈자리…'왕좌의 게임' 시작된다
증권 국내증시 2025.12.28 18:00:53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알테오젠이 내년 중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기로 하면서 빈자리를 채우게 될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기관투자가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시총 상위 종목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코스닥 주요 15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DEX 코스닥150’에서 알테오젠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9%다. 해당 상품은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순자산(레버리지 제외)이 가장 많은 상품으로 유동 시총을 기준으로 비중을 결정한다. 이 외 시총 상위권인 에코프로(5.70%), 에코프로비엠(5.09%), 에이비엘바이오(4.60%), HLB(3.24%), 펩트론(2.95%), 리가켐바이오(2.65%), 레인보우로보틱스(2.21%) 등도 나란히 포함돼 있다. 알테오젠이 내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 코스닥150지수에서 이탈하고 새로운 종목들이 편입된다. 이 과정에서 알테오젠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나머지 종목으로 유입된다. 코스닥150지수 내 알테오젠 비중이 10%를 넘는 만큼 신규 종목이 편입되더라도 시총 상위 종목들이 더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총 1위 유력 후보로 꼽히는 건 현재 2위인 에코프로비엠이다.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 꼽혔으나 지난해부터 2차전지 부진이 본격화한 후로 알테오젠에 밀려난 상태다. 다만 유럽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규제를 완화하고 미국도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수요 부진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반등이 나타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차세대 주도주로 제약·바이오, 로봇 등을 주목하고 있다. 내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알테오젠을 이을 차세대 바이오텍 대장주로 꼽힌다. 지난달 12일 일라이릴리와 3조 8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을 공시한 후 주가가 9만 7500원에서 18만 7500원으로 92% 급등해 시총 4위까지 뛰어올랐다. 시총 10위권 안에 있는 리가켐바이오·HLB·펩트론·삼천당제약 등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로봇 대표주로는 레인보우로보틱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시장 신뢰 혁신 제고 방안으로 인해 시총 상위 종목을 대상으로 기관 자금이 우선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복지·중기부 '닥터나우법' 평행선…국조실 중재맡나
산업 IT 2025.12.28 17:59:32‘닥터나우 방지법’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무조정실에 부처 간 의견 중재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회적 갈등이 커지자 국조실이 나서 논란을 진화해 달라는 요청이다. 앞서 대통령실이 한 차례 나서 국회 내 의견 분쟁을 중재한 데 이어 국조실이 나서 부처 타협을 중재할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과 벤처 업계에 따르면 국회 유니콘팜 소속 일부 의원들은 최근 국조실에 닥터나우 방지법 논란과 관련해 복지부와 중기부의 업무 조정 및 의견 중재를 요청했다. 국조실은 국무총리 산하 조직으로 정부 부처 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을 중재할 권한을 쥐고 있다. 이번 업무 조정 건의는 국회 유니콘팜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아직 국조실은 닥터나우 방지법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 명확한 입장을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조실까지 불똥이 튄 닥터나우 방지법은 국회에 계류 중인 약사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해당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을 금지하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관여된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를 막겠다는 취지다. 가령 플랫폼이 자사에서 의약품을 사는 약국에 플랫폼상 우선 노출되게 혜택을 줘 의약품 공급을 강요하는 영업 행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는 지난해 3월부터 자회사 비진약품을 설립해 의약품 도매업을 시작했는데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닥터나우의 사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라 닥터나우 방지법이란 별칭이 붙었다. 닥터나우 방지법은 발의 직후부터 의료계와 벤처 업계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의료단체는 의약품 유통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장치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벤처 업계는 닥터나우 방지법이 소비자 편익을 해치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한다. 약사법 개정안을 놓고 국조실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유관 부처인 복지부와 중기부의 견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앞서 약사법 개정안 발의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중기부는 원천 금지보다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세운다. 애초에 닥터나우 방지법은 12월 중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순이었다. 그런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달 8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약사법 개정안 본회의 처리에 우려를 표하며 각계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본회의 상정이 한 달 미뤄졌다. 대통령실이 닥터나우 방지법 재론 필요성을 거론하자 복지부와 중기부는 실무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두 부처는 타협안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벤처 관련 협회 관계자는 “중기부가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전면 금지 대신 사업자 허가 조건을 내세운 조건부 허용을 주장하지만 복지부와 협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중기부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이른 시일 내 부처 간 합의점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닥터나우 방지법 논의가 공회전 하는 동안 의료계와 벤처 업계는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저마다 공개 행사와 소셜미디어(SNS)에서 찬반 의견을 내며 대립하는 중이다. 닥터나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김윤 민주당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11인은 이달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단체의 닥터나우 방지법 찬성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국회 벤처·스타트업 연구 모임 유니콘팜 소속 의원 12인은 16일 국회에서 닥터나우 방지법 반대 토론회를 개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유의미한 합의점 없이 사회적 갈등만 깊어지자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조실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 것이다. 김한규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지금은 어느 때보다 정치에서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안기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골리앗 크레인' 7대…600조 투입, SK의 미래 칩 전초기지로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28 17:50:51이달 26일 서울 시청 앞에서 1시간 20분을 달려 남용인IC로 빠져나오자 ‘용인 팹(FAB) 현장’이라는 글씨가 적힌 교통 표지판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100m가 넘는 거대한 건물과 그 주변을 둘러싼 수십 개의 철골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지 면적만 축구장 580개에 달하는 SK하이닉스(000660)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이다.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최강 한파’가 무색할 정도로 공사 현장은 분주하게 돌아갔다. 올해 2월 첫 삽을 뜬 SK하이닉스의 용인 1기 팹에는 매일 1000~1200명의 인원이 동원돼 주 7일 24시간 3교대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불이 꺼지지 않는 건설 현장’인 셈이다. 극강 한파에 현장 근로자들은 작업을 멈췄지만 수십 대의 대형 크레인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팹 골격을 만들고 있었다. 흙과 돌더미를 나르는 레미콘 트럭과 장비를 실은 대형 차량도 줄을 서 공사장으로 진입했다. 하루에 적게는 200~300대, 많게는 1000대 넘는 레미콘 트럭이 이곳을 드나든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맡고 있는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한국에서 10여 대밖에 없는 ‘골리앗 크레인’ 중 6~7대가 이곳에서 가동되고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토목 공사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11월 말 기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인프라 공정률은 75% 수준이다. 내년 9월부터 전력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2027년 2월 말 산업단지 인프라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2027년 5월 준공 예정인 1기 팹은 외부 골조 공사가 절반가량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응해 계획보다 빨리 공사 마감 기일을 잡고 있다. 용인 팹 1개가 20조 원 규모의 청주 M15X 팹을 6개 짓는 것과 맞먹는 만큼 120조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 용인 팹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 경쟁에서 왕좌를 지키기 위한 첫 단추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지만 생산능력 확대가 향후 장애물로 꼽힌다. 국내 이천·청주 공장은 신규 라인을 확장할 공간이 부족하고 중국 등 해외 사업장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해 있다. SK하이닉스의 월간 D램 생산량은 현재 45만 장(12인치 웨이퍼 기준) 정도로 삼성전자(65만 장)의 70% 수준이지만 1기 팹 준공 후 2030년까지 D램 생산능력은 월 70만 장까지 치솟을 수 있다. 회사 측은 2027년쯤 출시될 7세대 HBM인 HBM4E를 필두로 HBM5·HBM5E, 커스텀 HBM 등을 이곳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이 가동되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의 시너지 확대는 물론 제조 AI 역량도 강화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유수 반도체 장비 업체를 포함한 92개 소부장 업체들이 용인으로 사업장을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일찌감치 분양이 끝난 반도체 클러스터 협력화 단지도 2027년 문을 연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해 조성되는 ‘제조 AI 클라우드’ 역시 용인 팹에서 본격 구현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춰 1기 팹의 클린룸 가동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향후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과 용수 공급은 1·2기 팹 준공까지만 감당할 수 있다. 3·4기 공장의 전력·용수는 원점부터 검토하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전력·용수 공급 문제로 6년이나 착공이 늦어진 바 있다. 천문학적 투자 비용 문제도 대기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팹 4기를 2047년까지 모두 건설해 가동하는 데 600조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려 첨단산업 투자 규제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시행 여건이 빠르게 확정될지 관심이다. -
'지방대 위기론'속에…"지역고등교육위원회 설립 검토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5.12.28 17:30:00학생수 감소 및 자체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국내대학의 존립 위기와 관련해 지역사회 기반의 ‘교육중심대학'을 육성하는 한편 ‘지역고등교육위원회’와 같은 기구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서는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한편 부실 사학 정리 방안도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창남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대전환기, 고등교육 전력과 과제’를 주제로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이달 22일 개최된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2033년 43만~46만명 가량인 학령인구가 2040년 26만명으로 급감하며 지역대학의 소멸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특성화된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대학기본역량진단 폐지, 대학설립운영 4대기준 완화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대학 자율성 확대를 꾀했다”며 “반면 수도권 대학 증원에 따른 우수 인재의 지방 이탈 가속화와 지자체 역량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났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제(RISE)’ 등을 놓고 보면 이 같은 정책 성과에 대해 물음표가 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학소멸 우려와 관련해 홍 교수는 △세계 수준의 연구거점대학 △지역기반 교육중심대학 △평생학습기반 직업중심대학과 같은 특성화 정책을 제안했다. 연구거점대학의 경우 이른바 ‘5극 3특’ 전략과 연계한 특성화 정책을 담고 있으며 지역기반 교육중심대학 정책은 초광역 단위 지역과 대학간 혁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홍 교수는 “권역별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지역고등교육위원회’와 같은 특수 법인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 ‘글로컬 대학’은 ‘특성화 지방대학’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학부교육은 지역사회 및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권역별 공동학위와 교육프로그램 및 인프라 공유 제도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생학습기반 직업중심대학 육성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문대 등 각종 직업교육기관을 정비하는 한편 특성화고와 고등직업교육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직업중심 대학은 평생학습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국가장학금 체제를 개선해 고등직업교육부터 무상교육 실시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외에도 재정난 등으로 기능이 마비된 이른바 ‘한계대학’과 관련해 “적립금 사용 범위 확대, 기본재산 처분절차 간소화, 세제혜택 등으로 자율적 구조개혁을 유도한 뒤 정부 주도의 강제 구조개혁을 최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대학 구조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법령정비,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전담기구 설치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정부 정책 및 대학의 미래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권응상 대구대 교수는 “‘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재정지원을 미끼로 한 획일적인 고등교육 정책에서 벗어나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 탄생을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며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양승훈 경남대 교수는 “한국의 주요 거점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POSTEHC), 한국에너지공대 등이 자리한 상황에서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 대안인지 여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사립대 정책은 자율적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는 선제적 구조조정과 한계 대학이 퇴로를 찾을 수 있게 ‘출구전략’을 마련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민윤경 한국교육개발원 실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지역균형 발전, 연구중심의 대학경쟁력 강화, 대학서열완화 등 한번에 이루기 힘든 3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것 같다”며 “기계적으로 서울대 10개를 만들려고 할 경우 ‘하향평준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교수평가 체계 변화 등 각종 제도 정비에 우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고등교육 정책에 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방청객 자격으로 참가한 김명환 국가교육위원회 인문사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부실사학을 없애기 위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실사학은 공적기금 마련으로 각종 부채 등을 해결한 다음 타대학과 통합하거나 매각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
[단독] AI전략위 "개방형 교과서 체계로"…자유발행제 논의 급속도
사회 사회일반 2025.12.28 17:22:04최근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인공지능(AI) 교육과 관련된 전담 조직을 신설한 가운데 이를 동력삼아 내년부터 교과서 자유발행제 전환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급변하는 미래산업 환경 속에서 경직된 교과서 발행 체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공개된 대통령실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에는 교과서 발행체계 전환을 뜻하는 권고 안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개방형 교과서 체계 전환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는 문구 속 ‘개방형 교과서’는 검·인정 체제 대신 교과서 자유발행제에 기반해 제작된 교과용 도서를 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I전략위 관계자는 “AI 핵심인재 양성 차원에서 교과서 콘텐츠를 사회 변화에 따라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 중요하는 취지가 담겼다"면서 "AI 디지털교과서(AIDT)는 플랫폼만 온라인일 뿐 내용은 서책처럼 고정적이었는데, 훨씬 유연하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AI 교육 강화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을 즉각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는 집필 주체에 제한이 없고 제작·발행·공급 과정이 매우 간소화되며 정부 관여도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검·인정 교과서의 경우 민간 출판사가 제작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감이 교과기준·공통기준·쪽수 등을 준수했는지 등을 엄격히 따지기에 심사에만 약 9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자유발행제는 최소한의 공통기준 준수 여부만 확인하면 되므로 빠르게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회 변화상을 빠르게 담아내고 학교에 다양한 교과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정부는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 발표를 앞두고도 자유발행제 관련 정책 연구를 진행한 바 있지만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AI를 중심으로 기술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진 만큼 차기 국가교육과정 수립과 맞물려 더욱 유연한 교과서 발행 체계로 개편할 필요성이 재차 제기된 것이다. 이미 영국·미국·핀란드 등에서는 자유출판제에 가까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AI전략위 관계자는 “내년부터 교육부(AI인재양성국)와 본격적으로 자유발행제 논의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며 “생성형AI 등장 이후로 변화의 속도와 규모를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책연구로 끝날 게 아니라 실제로 규제를 풀어 AI교육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출판업계 역시 자유출판제로의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형 발행사 대표 A씨는 “전환에 따른 경제적 유불리 문제도 따져봐야겠지만 결국 시대적 방향성을 따라가지 않는 기업은 쇠락한다. 서책형 검정 교과서에서 온라인·자유발행제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예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교과서의 신뢰도와 질을 유지하려면 그동안 검정 심사를 맡아온 평가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자유발행제 체제에서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극우 교육단체 ‘리박스쿨' 사태로 인해 정치적 편향 수업에 대한 우려도가 매우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AIDT가 교과서 지위를 박탈당한 뒤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한 상황인 만큼 정책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이 만들어지면 이를 담는 그릇인 교과서 발행체제 검토도 당연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국가교육위원회 AI교육특별위원회는 최근 전국의 학생·학부모·교원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AI 관련 인식 및 활용 수준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국교위 역시 AI전략위로부터 ‘(가칭)개방적 모듈형 교육과정’ 도입 논의를 권고받은 가운데 이를 포함한 차기 교육 정책을 구체화하고자 물밑작업에 나선 것이다. AI특위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순까지 킥오프 차원에서 데이터 수집을 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AI 시대에는 교과서라는 개념 자체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상호금융권 규제가 포용금융 확대 막아”
경제·금융 제2금융 2025.12.28 16:44:06농업협동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포용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금융 교육 근거 명시 등 제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황정훈 호서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포용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이달 발간된 학술지 ‘법과 기업 연구’에 게재했다. 황 연구원은 “상호금융은 지역 맞춤형 디지털 금융 인프라 확충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중점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비대면 금융 규제 개선, 디지털 교육 지원 법제화 등 포용적 금융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법·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법제도에서는 비대면 중심의 포용금융 확대가 어려워 전통적으로 지역사회 취약 계층과 영세 자영업자, 농업인 등 금융 소외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상호금융권의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혀 비대면 대안 평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빅데이터 기반 대안 신용평가의 활용은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는 핵심 도구”라며 “비식별·가명처리를 전제로 한 금융 상품 개발 및 리스크 관리 목적을 명시하고 상호금융기관을 데이터 결합 활용 주체로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또 “디지털 금융 교육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협력 조항, 교육 프로그램 비용 지원 조항 등 상호금융에 대한 정책적 지원 근거가 법률에 명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2조 美투자로 관세 불끈 CDMO…"바이오 보호 장벽 기회로"
산업 바이오 2025.12.28 16:33:06국내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업계는 미국의 의약품 관세 압박에 맞서 올해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최고 300%에 달할 수 있는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전면 탈피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빅파마들의 CDMO 수요를 현지에서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 바이오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미국 생물보안법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규제하는 생물보안법의 통과로 내년에는 반사이익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1·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은 모두 미국 내 원료의약품(DS) 공장을 인수하며 관세 리스크를 상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미국 메릴랜드에 위치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034730)) 공장을 약 4136억 원에 인수했으며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보다 앞서 9월에 미국 뉴저지 소재의 일라이릴리 공장을 4600억 원에 인수했고, 생산능력 증설에 7000억 원 등 총 1조 4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자리한다.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무관세 유지와 최혜국 대우(15%)로 일단락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 외 생산 의약품에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압박해왔다. 10월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의약품 100% 관세 부과’ 계획이 일시적으로 보류된 상황으로, 언제든 고율 관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보한 기업들은 이 같은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이 기존 물량 외 새로운 CDMO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FDA 허가, 벨리데이션 등 1~2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주는 그 전에도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며 “특히 미국산 원료를 20% 이상 사용할 경우 해당 비중을 제외한 금액에만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미국산 원료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찌감치 미국 현지 공장을 확보한 CDMO기업들의 수주·시설 확장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아시아 소재 기업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수주를 시작으로 6월 영국 오티모 파마의 이중항체 신약, 9월 미국 기반 바이오기업의 임상 3상 및 상업화 물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SK팜테코도 미국 내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85억 원을 투입, 캘리포니아 공장의 펩타이드 시설을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의 전략적 가치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중국 CDMO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우시앱택 등 우시 계열 기업을 ‘중국 군사기업 목록(1260H)’에 포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향 매출은 약 2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공급망 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 확대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도 “한국이 글로벌 벨류체인 톱 5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자본 투입이 어려운 기업들은 파트너사와 관세 부담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파트너사 어썰티오홀딩스와 원료의약품 공급가를 기존 대비 약 5%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대웅제약(069620) 등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사 대부분이 미국 외 지역에서 제품을 들여오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C녹십자(006280)는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의 원료 혈장을 100% 미국에서 조달하고 해당 제품이 ‘면역 품목’으로 분류돼 무관세 혜택을 받으며 관세 리스크를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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