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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들 ‘성장 대전환’ 호소, 친기업 정책·입법으로 화답을
오피니언 사설 2025.12.30 00:00:00국내 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들이 2026년 새해를 ‘위기를 넘을 대전환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규제 혁파와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신년사에서 “혁신하는 기업이 규모를 키우고 그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성장 친화적인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성장률이 1% 밑으로 떨어지는 등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패키지 정책’이 시급하다는 호소다. 신년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기업 스스로 혁신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정부와 국회의 정책·입법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내년 우리 경제가 위기를 넘어 대전환하는 ‘골든타임’을 맞기 위해서는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란봉투법의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기업 혁신이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 ‘이노베이티드 인 코리아’를 제안했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성장 사다리 복원’을 주문했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경제인들의 호소에 화답할 차례다. 무엇보다 기업을 대하는 당정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은 당연시하고 대기업 지원은 특혜로 간주하는 인식의 오류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노란봉투법과 1·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자사주 의무 소각, 주4.5일제, 일률적 정년 연장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경쟁력을 되레 훼손할 뿐이다. 한순간이라도 상황 판단을 잘못하거나 정책 실패를 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고 만다. 당정은 경제단체장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성장으로의 대전환’ 호소와 제도 개선 촉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기업이 이끌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수출 7000억 달러 돌파는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 등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쾌거다.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한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AI 3대 강국’과 같은 야심 찬 슬로건은 기업 투자와 고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기업이 앞에서 끌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다져야 할 때다. -
"가스레인지, 암 유발할 수도"…담배처럼 경고문 붙이려다 결국 '발목' 잡혔다
국제 인물·화제 2025.12.29 20:19:42미국 콜로라도주가 추진한 가스레인지 건강 경고 라벨 의무화 법안이 가전 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소송전에 휘말리며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보건 당국의 경고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29일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앨런 K. 첸 덴버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가스 업계가 상식적인 수준의 안전 규제를 무력화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6월 콜로라도주는 가스레인지에 “실내 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라”는 내용의 노란색 경고 라벨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했다. 담배 갑에 붙는 경고 문구처럼 가스레인지 사용이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다. 법은 지난 8월 6일 시행됐다. 하지만 가전제조업자협회(AHAM)는 즉각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 법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내용을 강제로 게시하게 해 수정헌법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덴버 연방법원은 최근 재판 기간 동안 법 시행을 중단시키는 예비적 금지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첸 교수는 “가스레인지 연소 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이 배출된다는 증거는 이미 풍부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2년 미국의사협회는 가스레인지가 어린이 천식을 유발·악화시킨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가스업계가 독성학자 줄리 굿맨에게 돈을 주고 “가스레인지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굿맨은 8년 전에도 담배회사를 위해 비슷한 증언을 한 바 있다. 당시 한 판사는 그의 증언이 “과학계의 일치된 의견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첸 교수는 만약 이번 소송에서 가전 업계가 승리할 경우 치명적인 전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들이 돈을 주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연구를 만들거나, 전문가를 고용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게 아니라고 주장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경고 라벨 법이 사라지면 결국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며 “제품을 사기 전에 사람들이 건강과 안전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기업 이익 때문에 경고 라벨 같은 규제가 무너지면, 우리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
中, 정서교류 AI챗봇 감독 강화…극단선택 언급땐 사람 개입
국제 국제일반 2025.12.29 20:16:18중국 당국이 인공지능(AI) 챗봇이 사용자의 극단적 선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인간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규제안을 내놨다. 29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 27일 ‘인간형 대화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규제 초안을 공개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로 인간 인격을 모사해 사용자와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AI 제품과 서비스가 대상이다. 내년 1월 25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확정할 계획이다. 초안의 핵심은 AI가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을 기술적으로 막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AI 챗봇은 언어폭력, 정서 조작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도박, 음란물, 폭력적 내용도 엄격히 금지된다. 사용자가 극단적 선택을 언급할 경우, 기술 제공 업체는 즉각 AI 대신 실제 상담원이 대화에 개입하도록 전환하고 사용자의 보호자나 지정된 연락처에 긴급 통보해야 한다. 미성년자 보호 조치도 대폭 강화된다. 미성년자가 정서적 교감을 목적으로 AI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용 시간 제한이 적용된다. 플랫폼은 사용자가 나이를 밝히지 않아도 미성년자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의심스러운 경우 미성년자 모드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2시간 연속으로 AI와 대화할 경우 휴식을 권고하는 알림 기능을 탑재해야 하고, 등록 사용자 100만 명 이상 또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 10만 명 이상의 AI 챗봇 서비스는 의무적으로 당국의 보안 평가를 받아야 한다. 윈스턴 마 뉴욕대 법학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인간적 특성을 가진 AI를 규제하려는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3년 생성형 AI 규제와 비교할 때 ‘콘텐츠 안전’에서 ‘정서적 안전’으로의 도약을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대표적인 AI 챗봇 스타트업 2곳이 자본 시장 데뷔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 최근 즈푸 AI와 미니맥스 등 중국 유력 AI 스타트업 두 곳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특히 미니맥스는 가상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앱 ‘토키(Talkie)’로 유명하며, 올 3분기까지 MAU가 2000만 명을 넘었다. 즈푸 역시 8000만 대 이상의 기기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규제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
추심서 대포통장까지…불법사채 원스톱 차단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2.29 18:02:37내년 1분기부터 불법 사채 피해자가 금융 당국에 신고하면 추심 중단부터 대포통장 차단, 소송 구제까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불법 사금융에 쓰인 계좌는 즉시 거래가 정지되고 신용 정보가 등록되지 않은 대부 계약도 바로 취소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서울 동작구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불법 사금융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가 피해자 옆에서 불법 사금융 피해를 회복할 때까지 끝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피해 신고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법 사금융 피해자가 금융감독원이나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신고하면 우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1대1로 전담자가 배정된다. 피해자는 전담자를 통해 금감원 신고와 경찰 수사 의뢰, 채무자 대리인 선임 및 소송 구제 청구 의뢰를 한 번에 진행하게 된다. 그동안 불법 사금융 신고 절차가 복잡한 데다 담당 기관도 경찰청·금감원·신복위·법률구조공단 등으로 흩어져 있어 피해자 구제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당국은 내년 1분기 중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불법 사금융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되는 계좌는 금융 거래를 즉시 중단한다.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금융사에 신원 정보와 자금 원천에 대해 직접 확인해줘야만 거래가 풀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장 소유자가 계좌를 직접 다룰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라 현장에서도 신속하게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부 이용자가 신용정보원에서 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대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도 개정된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렌털 채권 추심에 대한 관리 감독도 강화된다. 앞으로 렌털 채권을 추심하는 업체는 금융위에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또 렌털 채권에 대한 부당 추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추심 총량이나 소멸시효 완성 채권 환매 조치와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도 신설된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은 채무 대리인 선임 전에 불법 추심이 중단될 수 있도록 직접 금감원장 명의의 무효 확인서도 발급해 해당 사금융 업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체크 카드나 스마트 출금 방식을 활용한 신종 불법 사금융 수법에 대해서도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올 7월 연 이자율이 60%를 초과하는 반사회적 대부 계약의 원금과 이자를 무효로 하는 대부업법 시행령이 시행됐다”며 “불법 사금융 수요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과제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충실히 보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된 경우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과다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서민금융진흥원(☎1397) 또는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연이율 60% 초과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입니다. -
미래에셋 ‘금가분리’ 우회에도 당국 손놔…은행만 역차별 우려
블록체인 블록체인 2025.12.29 17:56:49미래에셋그룹이 비금융 계열사를 앞세워 가상화폐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면서 ‘금가 분리(금융과 가상화폐 분리)’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가상화폐 산업 규제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도 해를 넘기게 되면서 업권별 규제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이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 인수를 추진하면서 금가 분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표면상으로는 비금융 회사가 가상화폐 회사를 인수하는 구조지만 실질적으로는 금가 분리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회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7%를 보유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금가 분리는 전통적인 금융과 가상화폐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2017년 정부가 가상화폐 산업에 고강도 규제를 가하면서 나온 행정지도다. 법적 강제력이 없지만 금가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들의 관련 산업 진출은 9년째 막혀 있다. 문제는 최근 전통 금융과 가상화폐 산업 간의 융합이 속도를 내면서 업계 내에서도 금가 분리 적용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서 은행이 주도적으로 가상화폐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은행에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역차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회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은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같은 금융권 내에서도 증권·자산운용업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싶어도 일부 업무 협력만 진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그동안 은행과 가상화폐 결합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국민 자산을 맡는 은행은 안정성이 최우선인 반면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과 보안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은행들은 가상화폐거래소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를 발급하는 등 일부 가상화폐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은행의 업무 범위에 가상화폐가 포함돼 있지 않아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금가 분리를 비롯한 금융권의 가상화폐 산업 진출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은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거래소 운영과 상장 기준, 스테이블코인 등을 다루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아직 쟁점조차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안이 국회에 넘어오지 않은 상태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급변하면서 금가 분리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2단계 입법이 진행되면 금가 분리를 비롯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론직설] “AI·반도체산업 경쟁은 국가대항전…주52시간 제한 풀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2.29 17:48:50경제는 성장 동력을 상실했고 정치는 신뢰를 잃었다. 저출산·고령화 덫에 갇힌 우리 경제는 올해 1% 성장도 버거울 정도로 거친 호흡을 토해내고 있지만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 정책과 법안은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민생을 보듬어야 할 정치권은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려 강성 지지층을 향한 거친 언행만 남발한다. 우리나라 경제와 정치가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물어가는’ 일모도원(日暮途遠) 형국에 놓여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산업에 대해서는 기존 관행과 방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반도체를 포함해 AI 등 첨단산업의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제한을 풀어 경쟁력을 키우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 때 총리를 지낸 그는 “극한 대결 국면을 보이고 있는 우리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여야는 팬덤 정치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국민과 민생을 챙기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원인과 해법은 무엇인가. △저출생과 고령화, 국내 투자의 해외 유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복합 요인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무역을 해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매우 불리한 국내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해법이다.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악재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기업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70년간 우상향 성장을 해왔다. 정부와 정치권이 협력해 기업 활동을 뒷받침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 흐름을 다시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한 ‘반도체 2강’ ‘AI 3강’ 구상을 평가한다면. △반도체와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설정한 방향은 옳다. 반도체 분야는 이미 강국이지만 최강을 목표로 해야 하고 AI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의 노력으로는 AI 3강 진입이 쉽지 않다. 경쟁국들은 보조금과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우리도 기존의 틀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국들이 사용하고 있는 정책 지원 툴을 우리도 도입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과감한 인풋(투입) 없이 어떻게 아웃풋(성과)을 낼 수 있겠나. 반도체와 AI 등 첨단 미래 산업은 개별 기업을 떠나 ‘국가 대항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R&D 분야에서는 주52시간제의 유연한 예외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반도체특별법에 이 같은 내용이 빠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한 에너지 믹스가 중요한데. △반도체와 AI·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원전은 안정적으로 활용하되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SMR을 비교적 일찍 시작했지만 실증과 상용화에서는 뒤처져 있다. 중국은 상용화에 들어갔고 미국도 목전에 두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병행이 불가피하다. -노동과 연금 개혁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노동과 연금 개혁은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결단을 내리지 못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정치권이 부담을 피하며 폭탄 돌리기를 한 측면이 크다. 더 미루면 부담은 다음 세대로 전가될 뿐이다. 여야가 함께 책임을 지고 결단하면 국민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 연금 개혁은 답이 분명한 사안이다. 구조 개혁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 결국 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더 내고 덜 받는 선택을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결단력이다. 폭탄 돌리기를 멈추고 지금 세대가 책임지는 정치가 필요하다. 노동문제 역시 청년과 중장년이 상생할 수 있도록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하다. 민주노총도 대타협에 참여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논란도 크다. △정년 연장은 단순히 고령 노동자를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임금 삭감 없는 일괄적인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노사정이 함께 참여해 서로 불만이 있지만 수용 가능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사법 개혁’ 이름으로 ‘사법의 정치화’를 꾀한다는 우려가 큰데. △삼권분립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는 국민 신뢰가 가장 높아야 할 기관이다. 과거에는 정치권에서도 다른 영역과 달리 사법부 결정은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20대 국회 때인 2019년 발생한 패스트트랙 사건 재판 결과가 이제 나온 것은 ‘지연된 판결’ 아닌가. 사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과거 같았으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사법 개혁 논의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국가 대계(大計)인 사법 개혁은 절차와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법부 스스로의 자성이 전제돼야 하지만 특정 정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국민적 공감을 얻어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계엄과 탄핵은 단순한 여야 간 정치 갈등의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 헌정 질서 파괴에 대한 중차대한 문제다.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자기 정당 출신의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비상계엄과 내란을 획책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인연을 끊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극단적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끌려다니며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민과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대 정당이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정치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팬덤 정치가 ‘뉴노멀’이 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서의 과도한 언행과 손팻말 정치, 숏폼 영상 등은 다분히 강성 지지층 반응과 지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합리적인 입법 논의는 사라졌고 정책은 깊이가 없다. 팬덤은 원래 지지와 성원의 의미가 강했지만 지금은 반대 세력을 공격하고 정치인을 압박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이런 왜곡된 구조가 고착되면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아니라 팬덤에 휘둘리는 정치꾼이 되고 만다. 우리 정치의 공공성과 책임 윤리를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영국 의회의 전통인 ‘소드 라인(sword line)’을 강조하시는데. △영국 하원 바닥에는 빨간색 두 줄이 그어져 있다. 양쪽에 서서 칼(sword)을 휘둘러도 닿지 않는 거리인 2.5m 너비라고 한다. 이른바 ‘소드 라인’이다. 영국은 여야가 치열하게 논쟁하고 싸우지만 지켜야 할 마지노선은 넘지 않는다. 말과 행동에 있어서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은 지키는 것이다. 정치 언어에도 절제와 품위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우리 정치에도 이런 기준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거나 저질 언어를 들으면 미래 세대가 과연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 앞선다. 좋은 전통과 관행을 깨는 언행에 대해서는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정치 복원이 절실하다. 지금 국회는 형식적으로는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 상태에 가깝다. ‘개점휴업’ 상태라고 봐야 한다. 대화와 협상이 실종되다 보니 국회가 만들어내는 성과물도 거의 없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역시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여야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정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게 된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면. △이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 야당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야당이 호응하지 않더라도 계속 손을 내미는 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정 운영에서 소통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일부 사안에서는 절차와 과정에 대한 존중이 더 필요해 보인다. 국정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공감과 제도적 정당성이 함께 가야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소통의 기조를 유지하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신중함이 보완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피로감도 줄어들 것이다. He is 1950년생으로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미국 뉴욕대 행정대학원과 페퍼다인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냈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제 전문가로 발탁하면서 정계에 입문해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여섯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노무현 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의장, 민주당 대표 등을 지냈다. 20대 국회 전반기인 2016~2018년 국회의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때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
IPO 규제 강화에…성장기반 약한 지방중기 '직격탄'
산업 중기·벤처 2025.12.29 17:45:11지방 중소벤처기업의 코스닥 신규 상장 비율이 1년 새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공개(IPO) 규제가 강화되면서 혁신 성장 기반이 수도권보다 취약한 지방 중소벤처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중심의 인력·금융·투자 환경 등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방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총 84개 사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중소벤처기업 신규 상장 비율은 22.62%(19개)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7.28%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지방중소벤처기업의 코스닥 신규상장은 정부의 정책 지원 효과에 힘입어 2021년 19%에서 2022년 23%, 2023년 22.2%, 지난해 29.9%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규 상장 기업 수도 2021년 15개, 2022년 17개, 2023년 20개, 지난해 26개로 증가했다. 신규 상장 비율이 추락한 배경은 강화된 IPO제도와 벤처 시장 위축 등이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7월 기관투자자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주관사 역할·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IPO 제도 개선에 나섰다. 상장 시장의 건전성 제고가 목적이지만, 이를 위한 규제 강화로 기업과 주관사들이 위험 부담을 의식해 관망세에 들어가면서 투자 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투자 기반이 취약한 지방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상장 시도가 급격히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자체 분석한 17개 시도 간 혁신창업생태계 비교 지표를 보면 서울은 인적자본과 창업인프라, 금융투자 부분에서 5점 만점에 각각 3.6점, 4.1점, 4.9점을 기록했다. 반면 부산과 대구 등 지방 대도시는 같은 부분에서 대부분 1~2점대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 창업기업과 투자자의 네트워크 강화와 지역 특화 펀드 결성 등 투자 인프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기업 성장 생태계가 잘 조성된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올해 상장한 지방 중소벤처기업 가운데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 기업 비율은 전체의 47.36%에 달한다. 대전은 대전창업포럼 등을 통해 창업기업과 투자자 간 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전국 최초로 지방 정부가 출자한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을 설립해 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인력과 자금 문제로 지방을 떠나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대기업, 한국벤처투자, 지방은행 등이 협력해 지역 특화 투자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인력과 투자자들이 지방에 정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한 엑셀러레이터는 “지역에 내려갈 경우 정부 지원 등 혜택이 있지만 지방은 출산과 육아, 교육 등 수도권 대비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며 “기업들이 지방에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구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재정확대에 금리상승 우려…기업 70% "2.5%도 부담"[본지 1000대 기업 설문]
산업 산업일반 2025.12.29 17:40:15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 시중금리 상승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약 70%는 시중금리가 현재 기준금리인 2.5%보다 낮아져야 원활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대규모 생산 설비 투자가 필수인 제조 기업들 사이에서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103곳 응답)을 대상으로 신년 설문을 실시한 결과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내년 평균 금리 수준은 연 2.11%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세 응답 비율을 보면 ‘1.5% 이상~2.0% 미만’이 26.2%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2.0% 이상~2.5% 미만(24.3%)’ ‘1.0% 이상~1.5% 미만(20.4%)’ ‘2.5% 이상~3.0% 미만(19.4%)’ ‘3.0% 이상~3.5% 미만(8.7%)’ ‘3.5% 이상~4.0% 미만(1.0%)’ 순으로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70.9%는 감당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이 한국은행의 현행 기준금리인 2.50%보다 낮다고 답했다. 시중 여신금리나 채권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보다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기업 현장의 금리 부담이 이미 상당히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금리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은 최근 환율 및 재정 상황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에서 고착화하는 등 원화 약세가 지속되자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중금리를 밀어 올리는 시발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이 시중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예산 지출을 늘리면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시장에 국채 물량이 쏟아지면 국채 이자율이 상승하고 이에 연동된 회사채 이자율까지 덩달아 뛰게 된다. 산업별로 보면 특히 제조업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더 컸다. 제조업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주기적인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가 성장의 핵심인데 시중금리가 오르면 시설자금대출 이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과 고환율이라는 두 변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 변화를 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거시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경기 침체 국면이 상당 기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이어 “과거 정부가 소비쿠폰 지급 등 공격적인 재정 투입으로 대응했으나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지금은 단기적인 통화나 재정 처방에 매달리기보다 기업 경영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
대기업 70% "내년 환율 1450원 넘으면 비상경영"
산업 기업 2025.12.29 17:39:54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서면 원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올해 평균 환율 전망(약 1420원)보다 20원 이상 낮아야 현재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기업들이 설정한 내년 원·달러 환율 마지노선은 달러당 약 1450원이었다. ★관련 기사 4면 29일 서울경제신문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비금융권)을 상대로 실시한 ‘2026년 경제·경영 환경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감내할 수 있는 내년 적정 원·달러 환율은 1405.8원으로 집계됐다. 응답한 103개사들이 내년 경영 계획에 상정한 원·달러 환율 평균은 1449.3원으로 나타났다. 기업 69.9%가 감내 가능한 내년 연평균 환율은 1450원 이하라고 답했다. 특히 기업 45.6%는 평균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 감내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고환율을 예상하고 경영 계획을 수립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수 기업이 고환율로 인한 이익 감소를 우려하며 비상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설문에 응한 기업 53.4%는 경영 계획에 반영한 적정 환율 수준을 넘어서면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이익이 감소한다고 판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평균보다 더 높아지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급증한다”면서 “고환율 환경에 맞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또 불확실해진 내년 경영 환경으로 영업이익 증가 폭이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1.8%)보다 낮은 1.7%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답했다. 고환율·고관세에 규제까지 3중고에 빠진 기업들은 내수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을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업이 10곳 중 7곳(72.8%) 이상이었다. 기업 10곳 중 약 8곳(78.6%)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인원을 축소(13.6%)할 것이라는 기업이 확대(7.8%)할 것이라는 곳보다 크게 많았다. -
"내년은 韓 미래 바꿀 전환점…성장 막는 기존의 틀 넘어서야"
산업 기업 2025.12.29 17:37:48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29일 신년사를 통해 내년이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결정할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국내 제도의 혁신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불확실성,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정부와 국회·기업의 노력으로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인 반등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의 속도와 높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도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오르겠지만 저성장의 터널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인류가 새로운 기술 문명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으로 AI와 모빌리티 혁명, 공급망 재편과 기후, 인구구조 변화가 국가 경제와 산업 구조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단체 수장들은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할수록 오히려 규제와 부담이 증가하는 구조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가치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기업의 혁신과 도전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역동적인 경영 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라며 이 중에서도 노동시장 규제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손 회장은 “경직된 우리 노동시장은 산업구조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경쟁국보다 생산성도 낮다”며 “첨단산업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경제단체들은 우리 기업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신통상·신산업·신시장을 핵심 키워드로 무역 업계의 해외 진출을 입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실시간 무역 환경 모니터링 제공 △성장 사다리 등 제도 구축 △신시장·신사업 수출 지원 인프라 고도화 등을 약속했다. -
"AI 커닝 못막겠다" 英공인회계사회 원격시험 폐지
국제 국제일반 2025.12.29 17:34:06세계 최대 규모의 회계사 단체인 영국 공인회계사협회(ACCA)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부정행위 급증을 이유로 내년 3월부터 온라인 원격으로 진행해 온 자격 시험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헬렌 브랜드 ACCA 최고경영자(CEO)는 “부정행위 수법의 정교함이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안전장치의 수준을 앞지르고 있다”며 온라인 시험 폐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25만 7900명의 회원을 보유한 ACCA는 내년 3월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수험생이 지정된 시험장에 직접 출석해 대면 평가를 치르도록 의무화한다. 원격 시험 제도는 당초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수험생들이 자격 취득 과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부정행위 스캔들이 글로벌 회계 업계 전반을 강타하면서 ‘전통적인 시험 방식으로의 회귀’가 결정됐다. 글로벌 회계법인 EY는 지난 2022년 소속 직원 수십 명이 내부 윤리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돼 미국 규제 당국에 1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벌금을 납부했다. PwC와 KPMG, 딜로이트 등도 미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지의 직원 수천명이 연루된 유사한 문제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존의 원격 감독 시스템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는 지적이다. FT는 한 현직 수험생을 인용해 “시험 문제를 몰래 촬영한 뒤 AI 챗봇에 입력해 답을 얻는 방식으로 손쉽게 부정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브랜드 CEO는 “부정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지만 나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프로세스가 시험의 무결성을 보호한다고 확신했지만, 빠른 기술의 발전 속에 문제가 티핑 포인트(임계점)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원격 시험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임신 중이거나 시험장에서 먼 거리에 거주하는 수험생들에게는 그동안 온라인 시험이 응시 기회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ACCA의 시험 방식은 아날로그로 회귀하지만, 자격 교육 과정 자체는 AI 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다. ACCA는 10년 만에 자격 과정을 손질해 AI, 블록체인, 데이터 과학 등 신기술 관련 교육 비중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
'자금세탁 방지' 트래블룰 100만원 이하로 확대
경제·금융 은행 2025.12.29 16:18:18금융 당국이 가상자산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트래블룰 규제 대상을 100만 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거래소가 송·수신자의 이름 및 지갑 주소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규제다. 현재는 100만 원 이상 거래에만 적용하고 있으나 당국은 100만 원 이하 거래까지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가상자산 환경 변화에 대비한 자금세탁방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국제기준에 따라 수사 도중 범죄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체계 도입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FIU는 매달 두 차례 열리는 TF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 자금세탁방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투자경고 해제에 SK하이닉스 역대 최고가 마감…한화에어로도 9% 급등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정책 2025.12.29 16:04:37투자경고종목 지정 해제 효과에 힘입어 반도체와 방산 대표주가 29일 동반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고 종가를 기록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만 1000원(6.84%) 오른 64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전 최고 종가였던 지난달 3일의 62만 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 종가다. 장중 기준 최고가는 지난달 11일 기록한 64만 6000원이다. 이날 주가 급등은 투자경고종목 지정 해제에 따른 수급 정상화 기대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그동안 최근 1년간 주가가 급등했다는 이유로 투자경고종목에 묶였던 SK하이닉스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규제 부담을 덜게 됐고, 이에 따라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코스피·코스닥 시장 통합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위 이내 종목을 투자경고종목 지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투자경고 해제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만 9000원(9.08%) 오른 94만 9000원에 장을 마쳤다. 투자경고종목 해제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시스템 개발 사업 수주 소식도 더해지며 매수세가 한층 강화됐다. 대형주의 동반 상승에 지수도 강하게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90.88포인트(2.20%) 오른 4220.56으로 거래를 마치며 한 달 반 만에 4200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42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3일(4221.87)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장중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점인 4226.76까지 0.15%만을 남겨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12만전자’를 기록한 뒤 전 거래일 대비 2.14% 오른 11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생산량 증가는 2026년까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2.92포인트(1.40%) 오른 932.59로 장을 마치며 바이오·로봇 등 중소형 성장주 전반의 투자 심리 개선 흐름을 반영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거래소가 시가총액 상위 100위 대형주를 투자경고종목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SK하이닉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등 관련 종목들의 수급 부담이 완화됐다”며 “고객예탁금이 80조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시장 내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
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신청
산업 기업 2025.12.29 15:22:59고려아연(010130)은 최근 아연·연·동 통합 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희소금속은 첨단·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이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통합 공정으로 이뤄진 아연과 연, 동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단순 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해 핵심 광물인 비스무스와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을 회수하는 생산 기술이다. 한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다른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함께 재처리하는 작업을 반복해 농축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반도체·전자·항공우주 산업에서 활용되는 인듐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인듐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92톤에 달한다. 미국이 수입하는 인듐의 약 30% 역시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다양한 희소금속 추출 및 제조 공정을 총망라한 통합공정 기술로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 세계적인 수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안티모니의 중요성이 커지자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지난해 11월 신청했다. 다만 해당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고려아연과 영풍(000670)·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 속에서 5월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은 “당사의 기술 보호 노력을 방해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엑시트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술과 자산을 외부를 유출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며 “제3의 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 서부산권 GB 대규모 해제…산업·주거·물류 미래도시 본격화
사회 전국 2025.12.29 15:17:59부산 서부산권의 공간 지형을 바꿀 대규모 개발제한구역(GB) 해제가 잇따라 현실화되면서, 산업과 주거, 물류가 결합된 미래 자족도시 구상이 본궤도에 올랐다. 장기간 개발 규제로 묶여 있던 서부산권이 부산의 신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29일 ‘서부산권 복합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약 1.3㎢에 대한 해제 고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해제 승인을 받은 지 약 두 달 만으로, 시는 이번 고시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착수하게 됐다. 이번 해제는 2017년 공공성 부족을 이유로 국토부 문턱을 넘지 못한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성과다. 시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산도시공사의 참여를 결정하고 농업적성도 협의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공람, 관계 부처 협의 등 복잡한 절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며 사업의 실행력을 끌어올렸다. 강서구 주민들이 오랜 기간 기대해 온 숙원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서부산권 미래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부산권 개발의 퍼즐은 주거와 산업, 연구개발 기능이 맞물리며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대저 공공주택지구 일대 약 2.3㎢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발제한구역 해제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부산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기능, 서부산권 복합산업단지의 산업·물류 기능, 대저·강동 공공주택지구의 주거 기능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는 ‘서부산권 활성화 벨트’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시는 이를 통해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형 자족도시를 구현하고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15분 내에서 해결되는 도시 구조를 서부산권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장거리 통근에 의존해 왔던 지역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 지역전략사업으로 선정된 동북아물류플랫폼(2.3㎢), 이른바 트라이포트 복합물류산업지구도 내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목표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는 제2에코델타시티 사업까지 연계해 서부산권 일대를 항만·공항·배후 산업이 집약된 미래 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해제 완료 및 추진 중인 물량을 포함해 약 19㎢ 규모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금정산 국립공원 면적의 약 30%, 해운대 그린시티의 3배를 웃도는 규모로 전국 최대 수준이다. 시는 중앙부처 공모사업 선정부터 중도위 심의 대응, 국토부 협의까지 전 과정을 직접 기획·조정하며 엄격한 해제 총량 규제 속에서도 최대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간 도시 발전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돼 온 개발제한구역 규제가 대거 해소되면서 산업단지 부족 문제와 주택 공급 확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부산의 도시공간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올해는 1971년 개발제한구역 지정 이후 가장 큰 공간 제약을 해소한 해로, 부산의 미래 성장 기반을 재구성한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오랜 규제의 족쇄를 풀어 부산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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