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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존중TF' 벌써 부작용… 경찰 '경쟁자 제거용' 투서 빗발 [채민석의 경솔한이야기]
사회 사회일반 2025.11.23 12:11:00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무원을 색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국무총리실 산하로 공식 출범하고 49개 부처에 TF 구성을 지시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현장에 출동한 인원이 많은 경찰 또한 3개 반 20여 명 규모의 TF 구성을 완료했다. 내란 가담자를 가려내기 위해 대대적인 정리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지만 TF가 활동하기 전부터 그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21일 경찰청은 황정인 총경을 TF 실무팀장으로 하는 구성안을 이른 시일 내로 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총경은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당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총경회의’에 참석했다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된 바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미한 가담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인사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데다, 윤석열 정권에서 가장 논란이 됐었던 경찰국 관련 인사가 실무팀장 자리를 맡게 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소위 ‘숙청 대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비상계엄 가담자 적발을 명분 삼아 경찰국 사태로 밀려난 인사들을 대신해 내부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던 불편한 인사들을 한 번에 물갈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총경 이상 계급은 14만 명의 경찰 중 0.5%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조에 맞는 인물들을 요직에 배치, 조직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유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칼자루를 TF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도 밝히자 경찰 내부에서는 ‘투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상반기 말에서 하반기 초 사이에 인사가 났어야 하지만 각종 정치적 이슈와 APEC 등 행사 등으로 밀린 상황이다. 총경 전보 인사도 이달 말께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TF가 조사를 마친 뒤 승진 대상자를 다시 분류해야 전보 인사도 가능할 전망이다. 때문에 내부에서는 승진을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특정 보직에 있었거나 출신 지역이나 학교 등을 언급하며 계엄 가담 가능성을 무차별로 제기하는 투서도 이미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경찰 고위직 관계자는 “이미 TF 활동 시작 전부터 내부에서 투서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며 “총경 이상 계급은 승진 난도가 높은 만큼 경쟁자를 음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투서를 TF가 과연 잘 가려낼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승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고위직은 물론, 물리적으로 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 어려운 경감 이하 실무 경찰들도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경찰 조직 전반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현장 인근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이번 TF 조사를 앞두고 휴대전화 제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제출은 자율에 맡긴다고는 했지만 실제 제출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 앞에 출동해 안전관리를 목적으로 시민들을 단속하거나 윗선의 지시로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은 현장 경찰관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당시 고위직이 아닌 경찰관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이 어려웠던데다 ‘상명하복’을 원칙으로 하는 경찰 조직의 업무 특성상 자체적으로 판단을 할 여지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이번 TF 조사를 계기로 졸지에 계엄 가담자로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내부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당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현장에 나갔던 한 경찰관은 “직위를 불문하고 휴대전화 제출을 피해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뒤숭숭하다”며 “많은 동료들이 ‘선을 넘었다’고 말하는 등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한 고위 관계자 또한 “내란 재판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 개개인에게 가담 혐의가 있는 지 들여다 보는 것은 행정낭비”라며 “집권 6개월이 다 돼가는 시점에 공직자를 상대로 검열에 나서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 마카오 APPA 포럼 참석…취임 후 첫 해외 일정
산업 IT 2025.11.23 12:00:00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마카오 개인정보 감독기구(PCPD)가 주최하는 ‘제64차 아시아태평양 개인정보 협의체 포럼(APPA 포럼)’에 참석한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불법유통 대응 등에 대한 국제적 협력과 공조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APPA 회원국 간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이달 24~25일 양일간 마카오에서 열리는 APPA 포럼 중 국가동향 발표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전 예방 서비스 출시 지원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해당 사례는 올해 국민이 직접 뽑은 적극행정 사례 1위로 선정된 정책이다. 일정한 안전조치 하에 범인의 실제 음성을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해 활용하게 한 조치다. 개인정보위는 이러한 정책 성과를 공유하며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시대에 맞게 ‘사전 예방적’ 개인정보 보호 정책으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송 위원장은 ‘아동·소년 개인정보 보호’ 패널 세션에서 한국의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정책 소개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기금 프로젝트인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정책 권고안’ 마련 계획을 공유하며, 아태지역 내 정책 발전 수준의 격차 해소를 위한 인식제고 공동 캠페인도 제안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 개인정보위는 APPA 포럼을 계기로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홍콩 △마카오 △뉴질랜드 △호주 등 회원국들과 ‘개인정보 불법유통 대응’ 회의를 개최한다. 이는 최근 캄보디아 사태를 비롯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개인정보 불법유통 및 관련 범죄 피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주도해 ‘개인정보 불법유통 대응’을 국제사회 논의 주제로 제안했고, 이번 APPA 포럼에서 처음으로 논의하게 된 것이다. 송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개인정보 감독기구 간 ‘개인정보 불법유통 대응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이를 위한 실질적 양·다자간 국제협력과 공조를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일본(PPC), 싱가포르(PDPC) 개인정보 감독기구와 양자 면담을 갖고 △개인정보 불법유통 공조 체계 마련 △사전예방적 기술·정책 교류 △안전한 데이터 흐름 △AI 데이터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I 거버넌스(AIGO) 및 글로벌 인공지능 파트너십(GPAI) 통합 공동의장인 싱가포르 드니스 웡 부위원장과 AI 시대 효과적인 프라이버시 보호 체계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강화한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APPA 포럼 및 주요국과의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거버넌스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국으로 주요 의제를 지속해서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개인정보 불법유통 대응’은 국제적 협력과 공조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으로, 국제사회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다같이 인식하고,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APEC 성과 확산…첨단·지역 중심 외투유치 위해 73개 기관 '합심'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1.23 11:04:44산업통상부와 KOTRA는 21일 서울 글래드 여의도에서 ‘지자체·유관기관 외국인 투자유치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가 투자유치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가 주축이 돼 지자체·유관기관 투자유치 관계자들과 투자유치 정책, 성과, 사례 공유 및 협업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산업부와 KOTRA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경주와 서울에서 각각 ‘글로벌 기업 투자파트너십’, ‘인베스트코리아 서밋’을 대규모로 개최해 역대 최대인 14건,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7800억 원) 규모의 외국인투자유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워크숍은 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 방향, 지자체의 외투기업 유치 사례, 주요 산업별 유치 동향으로 구성됐다. 참석자들은 APEC 기간 중 이뤄낸 외투유치 성과를 확산하고 첨단기술 확보, 공급망 자립화, 5극 3특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전략적 투자유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외국인투자기업수는 1만 8000여 개로 전체 기업의 2%에 불과하지만, 수출의 20%, 고용의 5%를 차지할 만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첨단기술 도입과 설비투자, 고용창출을 통해서도 국가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법민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글로벌 통상질서 속에서 첨단산업 국가 및 제조 4강 도약을 위해 외국인 투자유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부·지자체가 함께 핵심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시하여 글로벌 투자 허브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이번 워크숍은 정부·지자체·인베스트코리아·민간이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 및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주 APEC을 계기로 마련된 우호적 투자유치 분위기를 활용해 연말까지 외국인 투자유치의 혁신경제 기여도 향상과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지방공항서도 UAE로 ‘주4회’ 바로 떠난다
정치 정치일반 2025.11.23 11:00:00정부는 23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 항공운송협상회의(ICAN) 2025’에서 국내 지방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는 지방공항 전용 운수권을 주4회 신설했다고 밝혔다. UAE는 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와 건설, 에너지인프라 등 경제 분야에서 활발히 협력 중인 국가다. 우리 국민들이 유럽, 아프리카 등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관광 목적의 경유지로 방문하는 나라기도 하다. 그간 한국-UAE 노선의 운수권은 주21회로 설정돼 있었다. 두바이행은 대한항공(주7회)·에미레이트항공(주10회)이, 아부다비행은 에티하드항공(주11회)이 맡고 있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향후 지방에서도 중동으로 바로 가는 노선 신설이 가능하게 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 기간 올해 ICAN 개최국이자 카리브해에서 두 번째로 큰 국가인 도미니카공화국과도 항공협정 체결에 합의, 문안에 가서명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중남미 국가와 체결한 10번째 항공협정이 될 예정이다. 차상헌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장은 “향후 항공사의 지방-UAE 노선 등에서 운항 신청 시 관련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지방전용 운수권 신설을 통해 지방 거주 국민들의 이동 편의를 제고하고 다양한 노선 네트워크 확충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주 외교부 경제협정규범과장은 “아직 항공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상을 실시해 항공 운송의 법적 기반을 확충하고 양자 인적·물적 교류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HD현대, 美 안두릴과 자율무인수상함 개발
산업 기업 2025.11.23 10:21:44HD현대(267250)가 미국 인공지능(AI) 방산기업인 안두릴인더스트리와 손잡고 자율무인수상함(ASV) 개발에 나선다. HD현대는 최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안두릴과 ASV의 설계·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계약 체결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329180) 사장과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참석했다. 두 회사는 ASV의 시제함 공동 개발 및 건조 작업을 2026년까지 완료하고 미국 및 글로벌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HD현대는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 주요 AI 솔루션을, 안두릴은 AI 기반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공급한다. 공동 개발하는 시제함은 HD현대의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안두릴과 ASV를 공동 개발한 후 미국 양산 작업을 위해 현지 건조 파트너를 추가로 물색하는 등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진행되면서 HD현대가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향후 HD현대가 현지 조선소를 인수 및 구축 작업을 완료하면 ASV 양산에 직접 나설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전 세계적으로 해군력 증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함정 시장은 향후 수년간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시장조사 기관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은 2022년 9억 2000만 달러(약 1조 3500억 원)에서 연평균 11.5% 성장해 2032년 27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 사장은 “한국과 미국의 방산업체가 협력해 함정을 공동 개발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AI 방산 기업과 세계 최고의 조선소가 협력해 전 세계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유무인 복합 체계 도입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G20 정상선언 ‘개막 첫날' 채택…美 보이콧 속 이례적 행보
정치 대통령실 2025.11.22 22:12:08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2025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이례적으로 22일(현지시간)개막 직후 정상선언문을 채택하며 출발했다. 회의 마지막 날인 둘째 날 폐막에 앞서 채택하던 관례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회의를 보이콧하며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한 미국에 맞선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회의장인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회의 시작전 컨센서스로 정상선언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선언문은 회의 마지막에 채택되지만 정상선언을 첫 번째 의제로 삼아 먼저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통령실도 이날 오후 자료를 통해 “의장국인 남아공은 1세션에서 ‘G20 남아공 정상회의 정상선언문이 G20 회원국들의 압도적 과반수로 채택됐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선언에 기후변화 대응, 저소득국 부채 부담 경감, 녹색 전환과 에너지 전환 지원, 핵심 광물 가치사슬 강화, 글로벌 불평등 축소 등 개도국이 직면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G20 개막식에서 “G20은 세계의 취약한 지역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미 의미 있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이어 세션1 회의를 시작하면서도 "압도적인 합의와 동의가 이뤄졌다"며 "우리가 시작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바로 지금 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는 이후 30페이지, 122개 항으로 이뤄진 'G20 남아공 정상선언'(G20 South Africa Summit: Leaders' Declaration)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서 정상들은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에서 정당하고 포괄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적응 필요성과 함께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한 목표, 가난한 국가들이 겪는 가혹한 수준의 부채 상환 부담 등도 포함됐다. 한편 마지막 122항에는 2026년 G20의장국을 맡는 미국에게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2027년 영국, 2028년은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며 의장국 순서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임기 첫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 수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G20 의장국까지 수임해 달라진 우리 위상을 재확인하고 국제사회 연대와 협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
취임12일 만에 G7참석 "통했다"…李대통령, G20서 모디와 재회포옹
정치 대통령실 2025.11.22 21:57:56G20(주요20개국)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G20 본행사에 참석하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 조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장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 도착 후 행사 직전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폰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알바니지 호주 총리, 팜 밍 찡 베트남 총리, 칼리드 UAE 왕세자 등을 차례로 만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주요7개국(G7)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만난 모디 총리와는 포옹을 하기도 했다. 당시 모디 총리와는 어려운 처지에서 정치를 이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친분을 다진 바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도 G7에서 같은 인권 변호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참석한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실 부비서실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칼리드 UAE 왕세자와는 지난달 칼리드 왕세자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문했고, 직전 순방국가인 UAE에 이어 한달 새 세 차례 연속 만남을 가진 셈이 됐다. UAE는 지난 경주 APEC 때 유일한 특별 초청국이었다.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장에 들어설 때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영접을 나와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라마포사 대통령과 악수하며 "만나서 반갑다"고 했고, 라마포사 대통령도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화답했다. G7 당시 이 대통령은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얘기하며 친분을 다졌다. 라마포사 대통령도 당시한국과 남아공의 민주화 경험, 최근 계엄 사태에서 이어진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 과정에 대해 공유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대통령은 이어 라마포사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면서 "정말 아름다운 도시(so beautiful city)"라고 웃으며 칭찬을 건넸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
AI 거품론 지속에도…"엔비디아 더 오른다"
증권 국내증시 2025.11.21 17:52:44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지속되면서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내년 AI 투자가 본격화하면 엔비디아 실적이 폭발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만큼 거품 논란에 따른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올해 3분기(8~10월) 실적 발표 이후 주요 글로벌 IB 23개사 중 21개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나머지 2곳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이에 글로벌 IB들의 엔비디아 목표가 중간 값은 230달러에서 250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20일 종가(180.64달러) 대비 38% 넘는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IB는 에버코어 ISI로 종전 261달러를 352달러로 상향하면서 주가가 현재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리서치 전문 기관인 멜리우스리서치도 300달러에서 320달러로 높였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7조~8조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종전 목표가가 180달러로 가장 낮았던 도이체방크마저도 215달러로 19.4% 상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바클레이스(240달러→275달러), 씨티(220달러→270달러), JP모건(215달러→250달러), 제프리스·골드만삭스(230달러→250달러) 등 주요 IB들도 엔비디아 목표가를 일제히 높여 잡았다. 목표가를 조정하지 않고 유지한 스티펠과 윌리엄블레어도 각각 매수(buy)와 시장 수익률 상회(outperform) 의견을 냈다. 글로벌 IB들이 목표주가를 높인 것은 내년에도 엔비디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주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과 차세대 GPU 루빈 등 주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2025~2026년 매출 5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브라이언 콜렐로 모닝스타 연구원은 목표가를 225달러에서 240달러로 높이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AI 거품 우려는 매수 기회”라고 했다. 제프리스도 “이번 실적을 통해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충족했다”며 “데이터센터 가속화 분야에서 지배적인 공급 업체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주가 조정은 실적 전망보다는 금리·유동성 등 거시경제 전망 변화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하자 3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 3000주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인전트 AI 도입 확산 등 구조적 변화가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으로 이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며 “2030년대까지 연간 3조~4조 달러로 예상되는 AI 인프라 구축 시장에서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암참·대한상의, '美 시장 진출 세미나' 개최…"정책 변화 없을 듯…전략 꼼꼼히 점검"
산업 기업 2025.11.21 16:18:56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활발해지고 있는 한·미 경제 협력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국내 상황과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피고 대미 진출 전략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와 ‘2025 미국 시장 진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로 7회를 맞았으며,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려는 국내 기업들에게 실질적 정보와 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열렸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최근 한·미 정상회담과 APEC 정상회의를 거치며 형성된 긍정적 모멘텀을 한국 기업들이 실제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민 대한상공회의소 전무이사 또한 환영사에서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 강화, 산업정책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직면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 공동 팩트시트는 양국이 조선·반도체·우주·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분명한 신호이자,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신뢰와 기회를 확대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 경제·통상 전망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실장은 APEC 협상을 계기로 일부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미국의 대외경제정책이 제조업 경쟁력 약화, 소득 불평등 심화, 중국 견제 등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어 급격한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기업은 미국 정치 상황과 주요국 협상 동향, 금융시장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어 김선형 딜로이트 안진 이사는 “중견기업은 관세·이전가격·규제 대응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정확한 관세 영향 진단과 이전가격 전략의 재정비가,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조달 구조의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미국 진출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법률·세무·비자·인수합병(M&A) 전략이 논의됐다. 정만석 변호사는 목적에 맞는 비자 선택이 기업 진출의 핵심이라고 조언했으며, 법무법인 광장 유현기 변호사는 CFIUS 심사 등 미국 M&A 규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PMG 김태주 전무는 미국발 관세 정책과 글로벌 원산지 관리·이전가격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박소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무 구미통상팀장이 주한미군 전역장병 채용 플랫폼을 소개하며 해당 인력을 활용한 기업의 인재 확보뿐 아니라 양국 차원의 우호적 기업환경 조성, 지역정부와의 파트너십 강화, 한·미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
[트럼프 스톡커] '갓비디아'라고 주가 높이고 '90분 차익' 투매
국제 정치·사회 2025.11.21 11:14:00엔비디아가 지난 3분기(8∼10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도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며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웠다’는 설익은 분석을 믿었던 국내 개인투자자들만 돌연 큰 손해를 입은 셈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AI 과잉 투자, 순환 출자에 대한 미국 월가의 불안한 시선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음 달 금리 동결을 지지할 조짐을 보이면서 갈 길 바쁜 AI 관련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용 악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세 효과 등 여러 불확실성 요소가 시장에 산재한 탓에 뉴욕 증시의 변동성도 이례적으로 커진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월가가 올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 결정,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 판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선임, 사모대출 부실의 확산 등의 상황을 지켜보며 AI 관련주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스닥, 하룻동안 5% 롤러코스터…월가, 엔비디아 실적 틈타 대거 차익실현 2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56%, 1.93%, 2.58%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다가 1시간 30분 정도 지난 오전 11시쯤부터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렸다. 장 개시 2시간 30분가량 지난 정오께부터는 아예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며 하락폭을 키웠다. 결국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0.84%, S&P500지수는 1.56%, 나스닥지수는 2.16% 떨어진 채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3.1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0.86%), 마이크로소프트(-1.60%), 아마존(-2.49%), 구글 모회사 알파벳(-1.15%), 브로드컴(-2.14%), 메타(-0.20%), 테슬라(-2.17%), 넷플릭스(-3.94%) 등 대다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은 무려 10.87%나 주가가 밀렸다. 이날 나스닥의 하루 변동폭은 4.7%가 넘었다. 이날 뉴욕 증시의 급등락은 지난 19일 장 종료 뒤 나온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을 많은 월가 투자가들이 차익실현 기회로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로 마치 AI 거품론을 꺼뜨린 것처럼 신호를 준 뒤 이를 틈타 관련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570억 1000만 달러(약 83조 4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자,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9억 2000만 달러도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66% 늘어나 역대 최대인 51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시장 전망치 486억 2000만 달러도 크게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1.30달러로 시장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나아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650억 달러의 매출을 거둬 시장 전망치 616억 6000만 달러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심지어 중국 실적은 일절 포함하지 않은 숫자였다. 엔비디아는 현재 미중 갈등 속에 중국에 AI 칩을 거의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H20’에 대해서는 대중 수출을 허가 받았지만 중국 당국이 기술 자립을 고집하면서 3분기 관련 매출액이 5000만 달러에 그쳤다. 최첨단 반도체인 ‘블랙웰’의 경우는 수출 승인도 받지 못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자료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이 블랙웰의 2세대 제품인 블랙웰 울트라라고 소개했다. 황 CEO는 실적과 함께 성명을 내고 “블랙웰 판매량은 도표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그래픽 처리장치(GPU)는 품절 상태”라며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하고 있고 더 많은 개발사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우리는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을 다수 확보했다”며 “공급 부족으로 매출이 제한될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6년 된 GPU도 잘만 돌아가”…순환거래, 자본지출, 과대 시총 우려 여전 19일 황 CEO와 크레스 CFO는 AI 거품론에도 적극적으로 반박 입장을 냈다. 이들은 무리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현금 흐름을 통해서만 AI 자본지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맞섰다. 순환거래 논란에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UDA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월가는 지난 9월 22일 엔비디아가 오픈AI와 손잡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면 오픈AI가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구입하는 구조라서 사실상 1990년대 중후반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시대 통신 장비 업체들이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적 이상으로 월가의 관심을 끈 GPU의 감가상각 기간과 관련해서도 엔비디아는 낙관론을 펼쳤다. 크레스 CFO는 “경쟁 AI의 가속기와 비교할 때 엔비디아의 CUDA GPU는 긴 사용 연한에서 우위에 있다”며 “6년 전에 출하된 A100 GPU가 여전히 100%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등이 실제 2~3년에 불과한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5~6년으로 부풀려 막대한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해명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는 냈다. 엔비디아는 19일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치솟았고, 이는 코스피지수도 이튿날인 20일 4000선을 회복했다. 월가는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실적과 해명이 과잉 투자 의심을 완전히 해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매출 61%가 4개 회사에 쏠려 있을 정도로 사업 위험도가 높은 상태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고 봤다. 엔비디아의 시총 규모는 지난달 29일 5조 달러(약 7100조 원)를 넘어서며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까지 추월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4곳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일 가능성이 크다.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이름난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이달 10일 자신이 운용하던 헤지펀드를 아예 해체했다. 버리는 12일 X(옛 트위터)에 2027년 1월까지 팰런티어 주식을 주당 50달러에, 같은 해 12월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주당 1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했다고도 알렸다. 닷컴버블 시기 때와 유사한 순환 거래 구조와 부채까지 끌어다 쓰는 고객사의 자본지출 부담도 월가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9월 오라클이 180억 달러(약 26조 4000억 원), 지난달 메타가 300억 달러(약 43조 9000억 원), 이달 알파벳이 250억 달러(약 36조 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각각 발행한 데 이어 아마존도 약 120억 달러(약 17조 6000억 원)의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드는 비용 상당액을 빚으로만 충당하는 형국이다.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4곳이 지난 3분기에 집행한 자본지출만 총 1120억 달러(약 164조 원)에 이른다. 월가가 단기적으로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유다. 다수 연준 인사들 12월 금리동결 힘 실어…AI주엔 수급·이자 부담 악재 AI 기업에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 이자 부담을 경감할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점도 증시엔 큰 부담 요소다. 미국 연준이 19일 공개한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 내부 인사들은 월가의 기존 추정보다 더 많았다.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이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2월 9~10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연준 인사는 ‘여럿(several)’으로 표기했다. 금리 인하의 의견을 낸 사람 수가 동결 입장을 제시한 이들보다 적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0.50%포인트 금리 인하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로 각각 소수 의견을 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종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29일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민간 지표가 이 정부 데이터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12월 금리를 두고는 최근에도 슈미드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등이 동결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들은 모두 올해 투표권을 쥔 인사들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의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마이런 이사 등은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39.1%로, 동결될 확률을 60.9%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임명된 최초의 흑인 여성 인사 리사 쿡 연준 이사는 20일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게 현재 내가 가진 인상”이라면서도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비춰볼 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침체(Great Recesstion)’ 시기와 같은 약화가 나타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쿡 이사는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빌미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 통보한 해임와 관련한 소송을 현재 진행하는 인사다. 월러 이사는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전문경제학회 연례 만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2%)에 근접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약화되고 있다”며 “12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고용지표도 ‘애매’…대법 관세 재판, 차기 연준 의장, 사모대출 부실 등도 지뢰밭 뉴욕 증시는 20일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를 두고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8월보다 11만 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5만 8000명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만 명)도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7∼8월 고용 증감폭은 총 3만 3000명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었다. 7월 고용 증가폭은 7000명 더 줄어든 7만 2000명으로 수정됐고, 8월도 2만 2000명 증가에서 2만 6000명 더 적은 4000명 감소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7월 수치조차 조작된 것이라며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8월 초에 즉시 해임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고용 현실은 더 나빴던 셈이다. 9월 실업률도 4.4%로 8월 수치(4.3%)와 전문가 예상치(4.3%)를 모두 웃돌았다. 이 보고서는 원래 지난달 3일 발표될 예정이었다가 같은 달 1일 시작돼 이달 12일 끝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기능 정지) 사태로 뒤늦게 공개됐다. 연내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대형 변수다. 소고기, 커피 등 생활 물가가 크게 뛰는 상황에서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셧다운 사태 영향으로 영원히 나오지 않게 됐다. CPI는 연준과 월가가 고용보고서와 함께 금리와 투자 결정에 가장 중대하게 참고하는 자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지역 은행, 보험사 등 모든 금융권에 쌓인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도 월가의 공격 투자를 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월가에서 ‘새로운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17일 공개된 블룸버그 팟캐스트에서 “사모대출은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이라며 “다음 번 대형 금융위기는 사모대출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월가가 엔비디아의 실적 공개 이후에도 AI 관련주에 대한 의구심을 내려놓지 않은 탓에 당분간 국내외 증시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미국발(發) 대형 이벤트가 많이 예고돼 있어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쉽게 베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李대통령 지지율 60%…지난주보다 1%p 상승
정치 대통령실 2025.11.21 10:53:02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전주 대비 1%포인트 올라 60%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60%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맞물려 11월 첫째 주 63%를 기록한 지 한 주 만에 4%포인트 떨어지며 다시 50%대로 내려왔다. 이번 주 조사에서는 다시 60%대를 회복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0%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의견 유보’는 10%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한 이유로는 ‘외교’가 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민생’(14%), ‘전반적으로 잘한다’(8%) 등이 뒤를 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는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12%), ‘대장동 사건·검찰 항소 포기 압박’(11%), ‘경제·민생’(9%)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24%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 접촉률은 46.0%, 응답률은 12.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김병기 "지역경제 활력 되살아날 때까지 공공 예산 지원"
정치 정치일반 2025.11.21 10:09:2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간과 지역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날 때까지 공공부문 예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재정집행 방침은 이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불용예산을 필요한 곳에 신속 투입하면 지역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지역제한 경쟁입찰의 범위를 넓히고 지방정부의 공공조달 자율성을 높이는 것 역시 규제개선의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공공기관 투자도 69조 원 규모로 확대하면 정부 정책의 파급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역경제 회복과 규제 개선,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예산과 결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재정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집행했는지 꼼꼼히 확인하겠다. 재정은 제 때 쓰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이 좋아한다던 전두환도 자기 살겠다고 부하에게 책임 전가하며 비루하게 굴지 않았다”며 “국익과 국격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 입 다물고 핑계대지 말고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 남은 생을 참회하며 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런 사람이 한 때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19일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에서 “조금 사는 나라” “포퓰리즘적인 좌파 정부 정상” “원래 멤버도 아니다” 등 지난해 11월 남미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다자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본적인 말 한마디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제 와서 다른 나라 정상을 흘겨보며 폄훼하는 모습이 참 부끄럽다”며 “한미 관세협상 같은 중대한 사안을 맡겼다면 나라가 결단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부산·아세안 주간’ 개막…문화교류 거점 도약
사회 전국 2025.11.21 09:35:39부산시가 아세안과 동북아를 잇는 문화·교류 플랫폼을 본격 가동한다. 부산시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동구 문화플랫폼(도시철도 부산진역 8번 출구)에서 ‘부산-아세안 주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민과 아세안 외교사절단, 유학생, 기업 등이 참여하는 국제 문화교류 행사로,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자리 잡은 부산의 대표 글로벌 축제다. 이번 행사는 ‘아세안플러스쓰리(ASEAN+3) 라운지’를 주제로 꾸며진다. 아세안의 미(美)와 아세안의 빛(光), 아세안의 창(窓), 한·중·일의 꿈(夢) 등 네 가지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했다. 시가 주최하고 부산글로벌도시재단과 KF아세안문화원이 공동 주관한다. 행사 기간에는 아세안 문화를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아세안의 미(美)’ 공간에서는 아세안 각국 소개와 기념품 전시, 휴양지 콘셉트의 힐링존, 아세안 음료·디저트 마켓이 운영된다. ‘아세안의 빛(光)’은 국가별 등불 전시를 통해 아세안의 감성과 색채를 보여준다. 가족 방문객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아세안의 창(窓)’에서는 라탄 바구니·키링 만들기, 라오스 국화(독참파) 꽃핀 제작, 아세안 전통의상 체험이 마련됐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개최된 ‘제13회 한·중·일 어린이 아트페어’ 입상작 200점이 ‘한·중·일의 꿈(夢)’ 공간에 전시돼 동북아와 아세안이 함께 소통하는 문화의 장을 연출한다. 행사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프로그램은 부산시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준승 시 행정부시장은 “올해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아·태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 만큼, 아세안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미래세대가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시민들이 부담 없이 방문해 다양한 아세안 문화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중국이 '짱구는 못말려' 개봉까지 막은 이유는? [김광수의 중알중알]
국제 경제·마켓 2025.11.21 06:00:00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에 중국이 반발하며 일본을 향한 강경 조치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린 것을 비롯해 다양한 조치로 일본을 압박하고, 중국군도 일본을 겨냥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데요. 관영매체들도 사설을 통해 사과하지 않으면 후속 조치를 내놓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일본을 코너로 몰아 양국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중입니다. 제3자인 한국 입장에선 이번 사태가 중일 관계는 물론 한중 관계, 나아가 한중일 3국과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제3자 시각에서 볼 때 중국이 왜 이렇게 일본에 각을 세우는 것인지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중국은 이를 두고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며 압박을 이어가고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해협에 유사시에 일본이 무력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에 대해 “발언을 철회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죠. 중국에게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도 그동안 여러 차례 경험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체면과 ‘하나의 중국’, 민주주의와 인권, 중국의 사회 체제 등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들이 이런 부분에 있어 자신들을 자극했을 경우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하게 대립했습니다. 중국은 자국의 체제에 간섭하고 지도자를 향해 비판하는 외부의 행태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데요. 그것이 아무리 우호적인 국가나 강한 상대라고 해도 말이죠. 대표적인 것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논란입니다. 서방국가에서는 해당 지역의 소수민족들이 인권과 노동권 탄압을 당하며 생산한 면화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중국에선 이를 문제 삼은 H&M, 나이키 등의 불매운동이 확산됐고, 관련 브랜드의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올해 6월부터 일부에서 제기된 중국 최고 지도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 약화설을 보도했던 언론사들도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당했던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와의 사드 갈등도 대표적이죠. 박근혜 정부 시절 한중 관계는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2015년 열병식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천안문 성루에까지 올라 중국으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았죠. 그 때만 해도 더 나아질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한중 양국의 관계는 이듬해 우리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그 결과 사드 배치를 위해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중국 내 사업을 접어야 했고, 이른바 ‘한한령(한류제한령)’이 내려져 아직까지도 해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단순히 우리나라가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에 나선 것만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한국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직접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한국이 이후 중국을 설득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했다는 점에 더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죠. 이른바 ‘미엔쯔(面子)’로 불리는 체면을 상하게 한 것이 더욱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해석합니다. 사실 이번에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다카이치 총리와 만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했습니다. 중국은 일본인의 무비자 방문 기간을 연장했고, 오염수 방류 사태로 중단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쳐를 건넸죠.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다카이치 총리가 핵심 이익 중에 핵심인 대만 문제를 거론하자 중국 입장에선 시 주석이 내민 손을 걷어찬 것으로 해석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중국이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대만에 일본이 유사시를 가정하긴 했지만 군사력을 투입하겠다고 한 것도 문제지만,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새로운 지도자를 향해 허니문을 약속한 것이 체면을 구길 정도의 일로 돌아온 것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켰죠. 현재까지 일본은 중국이 원하는 사과나 발언 철회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양국의 사태는 당분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형국입니다. 중국의 일본을 향한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당국의 분위기에 따라 각 정부 부처와 기업들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자 항공사와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 등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원하는 고객들에게 무료 예약 취소를 지원하는 중입니다. 올해 9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약 3156만 명 중 23.6%가 중국인이었던 만큼 당장 일본의 관광업계는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이달 초부터 재개하기로 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도 다시 중단됐습니다. 중국은 이를 두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일본산 수산물이 중국에 들어와도 시장이 없을 것이라며 엄포를 놨습니다. 개봉하기로 했던 일본 영화도 줄줄이 개봉이 연기됐고, 기존에 개봉됐던 영화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습니다. 타오바오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는 일본 차 소유자들이 자신들은 일본인이 아닌 중국인이라고 표시하기 위한 오성홍기 스티커 등의 판매도 빠르게 늘어나는 중입니다. 관영매체들도 연일 일본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죠. 환구시보는 20일 사설에서 일본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위기가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연착륙' 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환상은 유치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죠. 나아가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은 매우 다양하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어떠한 언행에도 상응하는 대가 치를 것이라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환구시보는 또 다른 논평에선 “중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반드시 역효과를 가져온다”며 “일본 측이 세상의 큰 비난을 무릅쓰고, 중국을 분열시키는 전차에 자신을 묶으려 한다면 반드시 스스로 악과를 먹을 것”이라는 섬뜩한 표현도 할 정도입니다. 이미 중국은 지난 17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국 국장)이 만났을 때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표현했습니다. 인민복을 입은 류 사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마치 아랫사람을 대하며 꾸짖는 듯한 행동으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고, 가나이 국장이 고개를 숙이며 마치 윗사람에게 혼나는 인상을 주는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죠. 중국인들의 분위기도 점점 악화되는 흐름입니다. 일본인을 향한 무차별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에선 지난해 6월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일본인학교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50대 중국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스쿨버스 안내원이 숨지고 일본인 모자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어 3개월 뒤인 9월에도 광둥성 선전시에서 등교하던 일본인 초등학생이 흉기 피습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죠. 오는 12월 13일은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입니다. 중일 관계가 그때까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중국 내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분노에 가득찬 사건사고가 늘어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데요. 그동안의 중국 입장을 보면 먼저 중국이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과연 중국이 원하는 일본의 발언 철회나 사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버거·시진핑 해물파전 풀코스로"…10만원대 'APEC 경주 여행' 상품 나온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11.20 19:23:27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시설과 식사 메뉴를 실제처럼 경험하는 여행상품이 출시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달 말부터 1박 2일 일정의 ‘경주 APEC 트레일’을 국내 전담여행사를 통해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상품은 정상회의에 사용된 회의장과 정상들의 식사 메뉴, 영부인 일정 등 APEC 주요 순간을 여행 동선 속에 그대로 담은 것이 특징이다. 여행 첫날 일정은 경주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시작된다. 이곳에는 APEC 정상회의장을 옮겨 만든 재현관이 조성돼 있어 여행객이 세계 21개국 정상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던 현장을 직접 확인하게 된다. 이어 경주 힐튼호텔로 이동해 회의 기간 중 미국 대통령이 특별 주문해 화제를 모았던 ‘트럼프 치즈버거 세트’를 맛본다. 호텔 내 우양미술관에서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가 진행됐던 예술 공간을 관람하게 된다. 오후에는 정상 배우자와 딸 초청 프로그램이 열린 불국사가 일정에 포함돼 신라 불교 유산을 체험할 수 있다. 저녁 식사 뒤에는 보문단지 호반광장에 새롭게 마련된 APEC 상징조형물과 육부촌 미디어아트, 3D 라이트 쇼가 결합된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찬에 이틀 연속 올랐던 코오롱호텔의 해물파전 등 프리미엄 한식도 코스에 포함된다. 둘째 날 아침 식사는 존 리 홍콩 행정수반 부부가 맛보고 감탄한 중앙시장 소머리국밥으로 준비된다. 이후 신라금관 6점이 특별 전시 중인 국립경주박물관과 대릉원, 첨성대 등을 관람한다. 일정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해 전 세계에 소개됐던 황리단길 탐방으로 이어진다. 여행객은 APEC 만찬주로 선정된 교동법주와 시진핑 주석의 취향을 사로잡은 황남빵 등도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상품 가격은 1인 기준 10만 원대이며 수도권 전세버스, 1박 3식, 입장료, 가이드, 보험 등이 모두 포함된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APEC의 감동을 관광으로 확장해 경주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상품 출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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