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4000 돌파에도 ‘빈익빈 랠리’…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11:27:21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섰지만, 시장에 온기는 제한적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다수 종목은 되레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 사이에 ‘빈익빈 랠리’라는 자조가 번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종가 기준으로, 6월 20일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537개로 같은 기간 상승한 종목(1104개)을 웃돌았다.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6월 20일부터 불과 4개월 만에 4000선까지 치솟았지만, 실제 체감 수익률은 그만큼 뜨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코스피는 약 30% 상승했으나, 85거래일 중 52거래일에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았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하락 종목이 1908개로 상승 종목(526개)의 3배를 넘어서며 지수와 체감 장세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시장의 온기는 반도체에 극심하게 쏠려있다. 메모리 업황 회복 기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나머지 업종에는 상승의 온기가 퍼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는 인터넷·엔터테인먼트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카카오(035720)·에스엠(041510) 등으로 구성된 KRX K콘텐츠지수는 코스피 3000선 돌파 이후 4개월 사이 7% 하락하며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중국 걸그룹 케플러의 팬 콘서트가 돌연 연기되며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식은 것도 엔터주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주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KRX 건설지수는 같은 기간 6% 하락했으며, GS건설(006360)(-12.9%), 현대건설(000720)(-11.6%)이 두 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020560)(-8.2%), 진에어(272450)(-20.2%) 등 항공주 약세로 KRX 운송지수도 1.7% 떨어졌다. -
'트럼프, K조선소 방문할까' 조선株 줄줄이 불기둥…15% 뛴 회사는 어디?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10:47:5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조선주(株)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 기간 주요 조선소에 방문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0분 현재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장 보다 15.93% 오른 2만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2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각 한화오션(4.14%), HD현대중공업(6.06%), HD현대미포(5.74%), HD한국조선해양(4.92%) 등도 동반 강세다. 이들 모두 이날 52주 최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웠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29일 방한하면서 국내 주요 조선소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의 울산 본사, 한화오션의 거제 사업장 등 국내 주요 조선소가 APEC이 열리는 경주와 가깝다는 점도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어 실제 방문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10만 전자' 됐다…삼성전자, 정규장서 10만 원 돌파[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09:07:56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정규장에서 처음으로 ‘10만전자’ 고지에 올랐다. 27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48% 오른 3999.79로 출발해 개장 직후 4000선을 넘겼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4010선까지 돌파, ‘4천피 시대’의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9만 9700원에 거래를 시작해 9시 12분 현재 장중 10만 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000660)도 2.36% 상승한 52만2000원으로 출발해 53만 원대를 오가며 강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기본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100% 추가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는 30일 한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한 24일(현지시간)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같은 날 뉴욕증시 나스닥은 1.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79% 상승 마감하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훈풍을 더했다. -
코스피 사상 첫 '꿈의 4000피' 넘었다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09:02:39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꿈의 고지’인 40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9시 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69%(66.57 포인트) 오른 4007.67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가 커진 덕이다. 뉴욕증시는 당일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안도 랠리’를 펼쳤다. 여기에 간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과 무역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미중 간 관세 충돌 우려가 완화됐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되고, 미국 역시 대중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장은 이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휴전 체제’가 공식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에 국내 증시는 프리마켓서부터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하며 ‘10만전자’ 시대를 열었고, SK하이닉스도 54만 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29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장기간 교착 상태였던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는 내용의 협상을 잠정 타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액 선불’을 요구하면서 후속 협의가 지연돼왔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따라가기보다는 최근 수익이 크게 난 업종 및 종목 비중을 조금씩 줄여놓을 필요가 있다”며 “가파른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부담은 제한적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과 120일, 200일 이격도는 극심한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
'4000 고지' 넘보는 코스피…외교 빅 이벤트·주요 실적 발표 앞두고 촉각[주간 증시 전망]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06:50:00지난주 코스피가 39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가운데, 이번 주 마침내 ‘꿈의 4000선’ 돌파를 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종가 기준 3941.59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3900선을 넘어섰다. 장중 한때 3951.07까지 상승해 장중·종가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하루를 제외하면 7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의 강세와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6.58%), LG에너지솔루션(9.94%), 두산에너빌리티(6.03%)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2.38%), HD현대중공업(2.95%)도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코스피가 3750~4050포인트 범위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4000선을 돌파하더라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한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주 증시 향방을 가르는 변수로는 ‘외교 빅 이벤트’들이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31일부터는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들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29일 한·미 정상회담, 30일 한·일 정상회담,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특히 한·미 간 최대 현안인 3500억 달러(약 50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협상이 이번 주 타결될지 주목된다. 합의 내용에 따라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높지만, 3500억 달러 투자 관련 부담이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도 줄줄이 발표된다. 27일 미국의 9월 내구재 주문, 28일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24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로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비자·유나이티드헬스(28일),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보잉(29일), 아마존·애플·일라이릴리(30일) 등이, 국내에서는 POSCO홀딩스·한화오션(27일), 삼성SDI·삼성바이오로직스·하나금융(28일), SK하이닉스·우리금융(29일), 삼성전자·KB금융(30일)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
코스피 활황에 들뜨는 증권사들…목표주가 줄줄이 상향[줍줍 리포트]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06:20:00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천피(4000)’를 눈앞에 두자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은 1조 90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추정치인 1조 8200억 원보다 5.6%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사별로는 한국금융지주가 4467억 원에서 5111억 원으로 1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에셋증권(4.1%), 키움증권(3.2%), NH투자증권(2.0%), 삼성증권(0.9%)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 상승세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커버리지 대상 4개사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조 2578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약 6%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단순한 증시 호조뿐 아니라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 확산, 증권사 대형화로 인한 실적 안정성 제고,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자본 활용 효율성 개선 등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8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16.7% 높였다. 현대차증권 장영임 연구원은 “증시 호조로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이 올라가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5% 상향한 2만 3000원으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증시 활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와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회복과 IT 기업의 실적 개선, 주주환원 확대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변수는 있지만, 당분간 대형주와 성장주 중심의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천피’ 다가오자…개미들, 코스피 ETF에 폭풍 베팅
증권 국내증시 2025.10.26 19:53:00코스피 4000선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20~24일)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1610억 원)이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580억 원) 역시 개인 순매수 상위 5위에 올랐다. 이는 직전주(13~17일) 개인 순매수 1위였던 TIGER 미국S&P500이나 금 ETF 중심의 보수적 투자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여전히 3위에 올랐지만, 순매수 규모는 줄었다. 그동안 개미들은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인버스 ETF나 금·파킹형 상품을 중심으로 매수하며 강세장 지속에 대한 불신을 보여왔다. 그러나 4000선이 눈앞에 다가오자 매수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24일 코스피는 2.5% 급등한 3941.59에 마감하며 장중 3951.07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로, 4000선까지 불과 58포인트(1.48%)만 남겨둔 상태다. 다만 이번 주에는 주요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29일 한미 정상회담과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빅테크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연준의 유동성 확대와 미·중 무역 협상, AI 산업 성장 기대를 모두 선반영하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까지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승장에 베팅하는 개미들이 늘면서 ETF 시장 전체도 급팽창 중이다. 지난 23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순자산 총액은 266조 263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200조 원을 처음 돌파한 뒤 두 달 만에 230조 원, 9월 중순 240조 원, 10월 초 250조 원, 그리고 이달 16일 260조 원을 넘어섰다. -
불장에도 목표가 상향 잇따라…HD현대일렉 등 '황제주' 주목
증권 국내증시 2025.10.26 17:42:19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시중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반도체·증권 등 일부 업종의 깜짝 실적 기대감이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목표주가 상향 의견이 나온 보고서는 총 439건으로 하향 보고서(173건) 보다 2.54배 가량 많다. 올 3분기(1857건·4.31배) 보다는 적지만 1·2분기 상향·하향 보고서 개수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달 들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들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배경은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자리잡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천피'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올 4월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228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6개월여 만에 무려 73%나 폭등했다. 올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의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자금 유동성 확대, 7년 만에 찾아온 반도체 산업 대호황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가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외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효성중공업(298040)’의 목표 주가를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인 200만원으로 올렸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북미·유럽에서 대형 변압기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보증권은 효성중공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2.2% 늘어난 1696억 원으로 추정하며 시장 예상치(1546억 원)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이달 24일 장중 한때 196만 원까지 올라 목표가 달성에 근접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 역시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이 조만간 ‘황제주(주가 100만 원)’ 대열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상호 관세라는 역풍을 뚫고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산(000150)도 차기 황제주 후보 중 하나다. 유진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은 최근 두산의 목표 주가를 나란히 100만 원으로 상향했다.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034020)·두산로보틱스(454910)의 주가 강세와 반도체 산업 호황이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양식품(003230) 등 대형주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상향됐다. 반면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크래프톤(259960)·휴젤(145020) 등은 실적 부진 우려에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돼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 업종을 중심으로 한 실적 랠리가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 수급과 실적 모멘텀만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등을 끌어모으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율 인하 등 증시 활성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세제 합리화가 병행되면,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져 사천피 돌파 이후 오천피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천피' 앞두고 거래대금 폭증…4년來 최대
증권 국내증시 2025.10.26 17:41:38코스피 4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24일)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 65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6월(16조 9480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11조 5540억 원)보다 44% 급증한 수치로, 같은 기간 코스닥의 증가율(13.9%)을 크게 웃돌았다. 연초 9조 원대였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7조 9000억 원까지 줄었다가, 6월 15조 원을 넘기며 반등했다. 지난달 잠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6조 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한미 무역협상 기대가 맞물리며 코스피가 이달에만 15%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대금의 약 3분의 1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의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 5990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의 28%를 차지했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0.54%로, 전달(0.42%)보다 29% 상승했다. -
외국인 ‘바이 코리아’ 열풍… 코스피 외국인 보유액 첫 1000조 돌파 [마켓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10.26 16:20:08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코스피 상승세 속에서도 ‘바이 코리아’ 열기를 이어가며 보유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약 3243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금액은 1125조 원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 이상(34.71%)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632조 원에서 약 10개월 만에 5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425조 원 늘었다. 코스피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와 보유 주식 가치 상승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외국인 매수세는 특히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각각 305조 원, 204조 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비중은 삼성전자가 52.22%, SK하이닉스는 54.99%에 달한다. 증권가는 이 같은 외국인 투자자의 ‘사자’ 행진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 반도체 업황 개선,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 의구심을 완화하는 국면으로 진입 중”이라며 “파운드리 수주 확대(테슬라·애플 등)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 재정 지출 모멘텀이 내년에도 살아 있다는 점에서 성장주 구성의 핵심 변수로 자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 기대에도 3500억 달러(약 504조 원) 투자 우려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협상 결과에 따른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하락 안정화 여부가 외국인 수급의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구윤철 "부동산 공급애로 신속 추진…외환시장 필요시 적기 대응"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24 09:29:00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중 무역갈등, 프랑스·일본 등의 재정·정치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등 대외 여건을 24시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여 수요관리와 함께 공급애로 해소를 신속히 추진하는 등 주택공급 확대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추가경정예산 효과,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내수가 회복세로 반전하고 수출도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등 경기가 개선 흐름”이라며 “상법 개정,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정책효과와 반도체 업황개선 기대 등으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속보] 코스피, 하루 만에 3900 재돌파
증권 증권일반 2025.10.24 09:04:35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3900선을 재돌파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2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4.74포인트(1.42%) 오른 3900.3을 기록했다. 지수는 47.67포인트(1.24%) 오른 3893.23에 출발했다. 앞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사상 처음으로 3900선 고지를 넘어섰다. 이달 20일 장중 3800선을 처음으로 돌파한 지 3거래일 만이었다. 지수는 고점 부담과 환율 변동성 때문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 3845.56에 거래를 마쳤지만, 간밤 미국 증시 강세 마감에 재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 상승은 국내 대형 반도체주들이 견인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005930)는 1.76% 오른 9만 8200원, SK하이닉스(000660)는 4.08% 오른 49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도 역시 지수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 환율 급등 노이즈 등이 개입되겠지만 미국 AI, 반도체주의 강세가 국내 반도체주에 힘을 실어주며 코스피 3900 진입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코스피 3900 재돌파 도전…美증시 강세에 프리마켓 상승세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10.24 08:26:15간밤 미국 증시가 미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힘입어 강세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도 코스피지수 3900선 재돌파 등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38.12포인트(0.98%) 내린 3845.5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중 사상 처음으로 3900을 터치했으나 고점 부담에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다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40원에 육박한 점도 증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이날 3900선 재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전 8시 19분 기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거래되는 644종목은 평균 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3대 주가 지수 모두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일보다 144.20포인트(0.31%) 오른 46734.6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04포인트(0.58%) 뛴 6738.44, 나스닥종합지수도 201.40포인트(0.89%) 상승한 22941.80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54% 급반등하며 전날 낙폭을 회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백악관이 밝히면서 양국 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 긴축(QT) 종료 전망 등의 재료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단기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관련 우려가 공포로 확대되지 않고 여전히 상승 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는 유동성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견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도 역시 지수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 환율 급등 노이즈 등이 개입되겠지만 미국 AI, 반도체주의 강세가 국내 반도체주에 힘을 실어주며 코스피 3900 진입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역베팅 개미 어쩌나…코스피 3900인데, 곱버스는 동전주 추락
증권 국내증시 2025.10.23 17:38:19코스피가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가는 사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지수를 역추종하는 2배 인버스 상품)’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동전주로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개미들 사이 곱버스 상품의 거래가 활발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단가로 인해 거래 효율성과 투자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곱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82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ETF다. 해당 상품은 이달 2일 980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0원 밑으로 내려왔고 최근 800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이는 1년 전(2210원)보다 약 63% 하락한 수준이며 팬데믹 초기 고점이던 2020년 3월 19일(1만 2365원)과 비교했을 때 낙폭은 93%에 달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일주일 새 가파르게 올라 이날 장중 3902.21을 기록, 연일 신기록을 쓰며 4000 선에 다가갔지만 개미들은 가격이 동전주 수준으로 추락한 곱버스 상품을 지속적으로 매집하는 모습이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198억 원 사들였고 전체 ETF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ETF 단가 하락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거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주당 거래 가격이 급격히 낮아질수록 매수·매도 호가 간격인 스프레드가 상대적으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장가 주문을 넣을 때 기대했던 가격이 아니라 더욱 불리한 가격에서 체결되는 ‘슬리피지’ 위험도 커진다. 사실상 동일한 거래를 하더라도 체결 비용이 올라가 실제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셈이다. 실제로 곱버스 상품의 가격이 처음으로 2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2021년 당시 호가당 비율이 급격히 커지면서 기초지수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최근 당국도 곱버스가 동전주로 추락한 데 대한 우려를 운용사에 전달했으나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태다. 해외에서는 ETF 단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식처럼 병합을 통해 단가를 재조정하는 반면 국내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하위 규정상 근거가 없어 ETF의 분할·병합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2020년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가격 폭락 사태 당시 금융위원회가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통해 병합 제도를 처음 언급했고 2022년에는 금융감독원이 ETF 액면분할 제도 도입 검토 계획을 내놓았으나 번번이 상법상 근거 부재를 이유로 제도화가 무산됐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개선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올 2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지수상품(ETP)의 분할과 병합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ETP의 단가 조정 절차를 거래소 규정으로 위임하는 조항을 담고 있으며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시장에서는 병합을 통한 단가 조정이 허용될 경우 저가화에 따른 거래 비효율과 가격 왜곡을 줄이고 개인투자자의 트레이딩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운용은 틱 사이즈(호가가격단위)나 주가 수준과 무관해 지수 괴리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곱버스 상품 역시 운용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트럼프 스톡커] 사모대출發 금융위기설, 증시 축포가 위험하다
국제 정치·사회 2025.10.23 10:51:00최근 미국의 비우량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월가의 사모대출 부실 문제가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스템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는 과거 금융위기 직전 때마다 반복됐던 낙관론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 심지어 과잉 신용 대출 문제가 불거진 초기만 해도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정도였던 우려 수준이 이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급까지 올라간 분위기다. 미국과 한국 증시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흐름으로 사상 최고치 수준에 올랐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사모대출 부실 경고음까지 더해지면서 뉴욕 월가의 투자 긴장도는 한층 더 올라간 모양새다. 자동차 대출업체 프리마렌드도 파산 신청…잇따라 쓰러지는 美 비우량 기업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 시간) 비우량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프리마렌드 캐피털이 최근 미국 텍사스 북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절차(챕터 11)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리마렌드가 법원에 제출한 자산과 부채 규모는 5억 달러(약 7100억 원)에도 못 미친다. 프리마렌드는 법원 파산보호 절차 과정에서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리마렌드는 이른바 ‘여기서 사서 여기서 갚는(Buy Here Pay Here)’ 서비스로 알려진 저신용자 대상 자동차 대출 업체다. 그간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을 상대로 차를 팔면서 고금리 대출을 병행하는 자동차 판매 업체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최근 비우량 자산을 취급하다가 고꾸라진 미국 기업이나 금융회사는 프리마렌드가 처음이 아니다. 프리마렌드와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졌던 자동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도 지난달 초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트라이컬러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두고 65개 대리점을 운영하던 회사다. 주로 신용 이력이나 사회보장번호(SSN)가 없는 고객에게 자동차 금융을 제공하는 사업을 펼쳤다. 트라이컬러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가운데 일부는 파산 직전까지도 ‘AAA’ 등급을 유지했다. 트라이컬러의 파산으로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지역은행인 피프스서드뱅코프는 각각 1억 7000만 달러, 1억 7000만~2억 달러 규모의 손해를 봤다. 지난달 말에는 오일필터와 와이퍼 등을 제조하는 자동차 부품 대기업 퍼스트브랜즈가 60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한 IB 제프리스의 주가도 지난 16일 10.62%나 급락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두고 서부·남서부 11개 주에 거점을 둔 지역은행 자이언스뱅코프도 16일 완전 자회사인 캘리포니아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 대출 가운데 5000만 달러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네바다·애리조나·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남서부의 또 다른 지역은행인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AB)도 사모투자 회사인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는 자사의 채권 순위가 다른 채권자보다 후순위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밝혔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는 캔터그룹에 대해 사기 혐의로 소송도 제기했다. 자이언스뱅코프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의 주가는 13.14%, 10.81% 급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5%)·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3%)·나스닥종합지수(-0.47%)도 이 충격에 같은 날 모조리 하락세로 돌아섰다. 당일 국제 유가는 침체 공포에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금값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무디스 “전이 현상 안 보인다”지만…영란은행 총재 “2008년 금융위기 직전 같은 낙관론” 16일 충격에 휩싸였던 미국 증시는 지역은행 위기설을 반박하는 낙관론 덕분에 하루 만에 회복하기는 했다. 17일 트라이컬러 파산으로 손실을 낸 피프스서드뱅코프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뉴욕 3대 증시는 곧바로 반등했다. 미국 증권사인 베어드는 “지역은행이 잠재적으로 직면할 대출 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자이언스뱅코프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IB 오펜하이머도 퍼스트브랜즈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폭락한 제프리스의 하락률이 너무 크다고 평가하며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역은행 부실 대출 우려로) 광범위한 금융위기를 촉발할 만한 전이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실적도 기업 인수합병(M&A)과 주식·채권 거래 호황에 힘입어 3분기까지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14일 JP모건은 올 3분기 순이익이 143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도 5.07달러로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4.84달러)을 웃돌았다. 골드만삭스도 같은 날 실적 보고서에서 3분기 순이익이 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EPS는 12.25달러로 LSEG 집계 전문가 전망(11달러)을 상회했다. 씨티그룹의 순이익도 15% 증가한 38억 달러를 기록했다. 15일 모건스탠리도 역대 최대 수준의 3분기 매출을 공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EPS와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문제는 증시 반등 이후에도 위기설 역시 그치지 않고 있다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미국 월가를 넘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까지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21일 상원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기업 퍼스트브랜즈와 트라이컬러의 파산 사례를 거론하며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의 위험을 주시해야 하고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일리 총재는 “이 사례들이 일회성 문제인지, ‘탄광 속 카나리아(육안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조기 경보 신호)’일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이 ‘너무 작아서 시스템적인 문제가 될 수 없고 특이한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지적했다. 베일리 총재는 또 “너무 불길한 얘기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중요하다”며 “대출 구조의 슬라이싱(분할), 다이싱(세분화), 트랜칭(등급화)이라고 불리던 것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모대출 시장 15년간 급성장…‘AI 버블’ ‘증시 유동성 장세’ 곳곳 불안 베일리 총재의 말처럼 실제 미국의 사모대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시중은행들의 대출 장벽이 높아진 영향으로 최근 15년간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자이언스뱅코프의 해리스 시먼스 최고경영자(CEO)도 20일 실적 발표회에서 “만약 시장에 위험이 있다면 아마도 사모대출에 있을 것”이라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규모가 커진다면 적어도 ‘옐로 플래그(경고 신호)’는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완전 자회사인 캘리포니아뱅크앤드트러스트의 5000만 달러어치 부실 대출 손실이 단순 일회성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JP모건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올 4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 순유출(약 5억 1600만 달러)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CLO는 기업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NS)의 일종이다. 미국의 부실 대출 문제를 선두에 서서 시장에 각인시킨 이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였다. 다이먼 CEO는 이달 14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트라이컬러의 파산 사태를 거론하며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아마도 더 많을 것이고 모두가 이에 대해 미리 경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같은 날 CNBC에서도 “우리는 14년간 신용 강세장을 겪었다”며 “트라이컬러의 파산은 신용 시장에 일부 과잉을 나타내는 초기 징후”라고 주장했다. 지역은행 부실 문제가 이달 28~29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확실하게 내릴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NBC의 방송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16일 “은행 대출이 부실해져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고 싶게 됐다”며 “신용 손실은 연준이 더 빨리 움직이도록 하는 최대 동기 부여이자 경제가 하강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가 개별 기업 문제에 그칠지, 제2의 SVB 파산 사태로 번질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확산될지 여부는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베일리 총재의 걱정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맞다면 이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경기 충격이 될 전망이다. 2023년 3월 SVB 파산 사태의 경우는 SVB의 투자 대상이 워낙 특수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은행권 전반의 시스템 문제로 확산하지는 않았다. 당시 미국 내 16위 규모였던 SVB는 급격한 금리 인상과 벤처 기업 중심의 취약한 대출 구조를 이기지 못하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시작된 지 단 하루 만에 파산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는 달랐다. 2007년 9월 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졌고, 85년 역사의 미국 5대 IB 베어스턴스가 2008년 3월 파산해버렸다. 2008년 9월에는 글로벌 4위 IB인 리먼브라더스가 같은 문제로 문을 닫았고, 대형 금융사 AIG도 무너졌다. 미국의 전체 금융회사들이 휘청거리자 이는 곧 전 세계 경제 위기로 번졌다. 미국 금융회사들을 통해 파생상품에 투자한 기업과 투자자들도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이 여파는 수년 간 지속됐고, 글로벌 경제의 장기 침체 문제는 2010년 유럽 재정위기로 옮겨 붙었다. 이 같은 역사적 경험은 지나친 낙관론에 기댄 투자에 경계심을 불어 넣고 있다. 이미 시장에는 AI주를 중심으로 한 월가의 ‘닷컴 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시대 식 공격 투자에 불안해 하는 심리가 있다. 국가 경제성장률이 0%대인 한국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 행진에 힘입어 4000포인트를 눈앞에 둔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전환 예고는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쏘시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월가의 CEO와 임원들은 그 직후까지 성과급 파티를 벌인 바 있다. 위험 요소를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작은 바퀴벌레가 자칫 괴물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