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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팁서 ETF 투자전략까지…자산 증식 비법 전수[머니트렌드 2025]
증권 국내증시 2025.07.14 17:40:41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대책과 증시 활성화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향후 5년을 좌우할 정책 급변기인 만큼 각종 투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갈증도 강해졌다.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리는 서울경제신문의 ‘머니트렌드 2025’는 국내외 주식과 부동산, 절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투자 비법을 대거 방출한다. 세션1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강의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이 ‘서울·수도권 알짜 정비사업 투자 전략’을 주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을 조망하면서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어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이 ‘재건축과 교통·학군…부동산 경매의 핵심 전략’을 주제로 경매를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세 번째 강의에서는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맞춘 투자 방안’을 통해 ‘6·27 대출 규제’ 영향과 추가 대책 등을 분석한다. 이어 ‘염블리’ 염승환 LS증권 이사가 ‘한국 증시 재평가의 시간이 온다’를 주제로 하반기 주식 투자 전략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미네르바 올빼미’라는 필명을 가진 김호용 미르진택스 대표가 투자자 관심도가 큰 ‘상급지 갈아타기와 자금 출처 조사 대응 전략’을 알려줄 예정이다. 세션2는 투자 전략 토론과 절세 비법 강연 등으로 구성했다. 먼저 국내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인 ‘TIGER’를 이끌고 있는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가 경제 유튜브 ‘박곰희TV’ 운영자 박동호 대표와 함께 ETF 투자 전략을 공유한다. 김예나 삼성증권 TAX센터장은 ‘효과적인 증여·상속 절세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각종 꿀팁을 전수한다. 세 번째로 민재기 KB증권 프라임클럽 부장과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각각 ‘동학개미’와 ‘서학개미(해외 주식 국내 투자자)’를 위한 하반기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놓칠 수 없는 토론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국채금리 전망’을 통해 국채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대표 금융사인 KB국민은행·하나은행·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이 취업 특강을 준비했다. 각 금융사는 취업 준비생을 위해 채용 관련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할 예정이다. -
부동산 민족의 DNA [여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13 18:00:00정부가 내놓는 경제 대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뭘까. 상황에 따라 답이 갈릴 수 있겠으나 정책의 정당성, 실효성, 수용성, 지속 가능성 등 네 가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 같다. 정부 정책에 명분(정당성)이 있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고(수용성) 동시에 실질적 효과를 내야 하며(실효성) 무엇보다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6·27 부동산 대책은 최소한 80점은 되는 대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더 이상 집값이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전 국민적 기대감 속에 대책 발표 직후 전체 시장이 안정되는 강력한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을 주도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관료적 역량도 주효했다. 그는 6월 6일 실장 자리에 오른 뒤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기까지 20여 일의 기간에 매일 집값 동향과 부동산 정책 방향을 직접 보고받으면서 정책 설계를 주도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연이어 지내면서 ‘찔끔’ 대책으로는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학습 효과를 체득한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남은 한 가지 문제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다. 주택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어버린 이번 정책은 일종의 대증요법으로 봐야 한다. 길어야 1년이지 2년·3년씩 쓰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진단이다.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이코노미스트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대책 점수가 5.65점(10점 만점 기준)에 그친 것이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해피 엔딩이 금방 올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이다. 작게 보면 공인중개업소, 이사, 인테리어 업체들부터 크게 보면 은행·건설사들까지 대출 제한 대책의 직접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될 텐데 하염없이 돈줄을 묶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핏줄에는 부동산이라는 DNA가 흐르고 있다. 여기서 DNA는 오랜 세월 누적적으로 기억된 학습 효과다. 지난해 서울역사박물관이 내놓은 ‘조선 후기 부동산 매매 문서’를 보면 효령대군의 후손이 보유했던 종로 기와집이 18세기 동전 약 600냥에서 19세기 2만 8000냥으로 47배 뛰어 매매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재 가치에 환산해서 견줘 보면 4000만 원이었던 집값이 약 19억 원으로 뛴 것이다. 튀어 오르는 집값을 이대로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집값 상승을 억누르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처럼 “지대(地代) 추구의 경제에서 생산성 분야로 돈이 흐르는 경제”를 만들려면 민족의 DNA를 뜯어고친다는 각오로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부가 앞으로 내놓을 부동산 대책의 요체는 세금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DNA를 바꿀 수 있는 유전자 화학물질은 세금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출이야 받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세금은 무덤에 들어가지 않는 한 끊임없이 목을 옥죄기 때문이다. 개인적 견해로는 75세 이상 고령층의 장기보유주택에 대한 양도세 완화를 제안하고 싶다. 하나금융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층의 자산 85%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소액 1주택자라면 양도세 부담이 높지 않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2채 이상 집을 갖고 있거나 1채만 있더라도 점점 집값이 올라 팔고 싶어도 못 판다는 고령 인구가 적지 않다. 이 돈이 일부만 시장에 풀려도 우리 경제에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집값 안정 효과는 덤이다. 이때 양도세 완화와 동시에 보유세 인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1주택 서민의 생계비가 부담스럽다면 20억 원 이상 고액 주택에 대해서만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이렇게 해야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는 높은 우리나라의 비정상적 세제 구조를 고칠 수 있다. 물론 집권 여당 입장에서는 ‘부자 감세’라는 공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민주당이 내세웠던 정치 철학과도 정반대의 길이다. 하지만 이 정도 결기 없이는 한민족의 부동산 DNA를 개조할 수 없다. -
'갑질' 논란에 한 발 물러난 與…진성준 "해명 납득 안되면 낙마 심각하게 고려"
정치 정치일반 2025.07.13 10:20:1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다음주 ‘청문회 슈퍼위크’를 앞두고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과 관련해 “(후보자들의) 소명을 들어보고 납득이 안 되면 (낙마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1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일부 후보자에 대한 낙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일단 후보자 본인의 소명이나 해명은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이나 야당에서 비판·지적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으로 특정 후보자를 지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낙마 공세를 집중하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한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논란이 터지면서 야당과 언론 뿐 아니라 시민단체 등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진 정책위의장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장하고 뒷받침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장관 후보자를) 일단 잘 골랐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국민적인 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지적이 되고 소명이 안 된다고 하면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냥 밀어붙인다고 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음주 17건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전원 통과’를 자신하던 모습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직접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 정책위의장은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이 포함됐던 1차 부동산 대책에 이어 곧 공급 대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단계 조치인 대출 규제는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 다음은 공급 대책”이라며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내놓을 후속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6·27 부동산 대책에 대해 “생각보다 효과가 강력했다”며 “거래량과 거래 금액이 65% 이상 줄었다고 하고 실제로 집값 상승세도 꺾였다고 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달 중 전 국민에 지급을 시작하는 민생 소비쿠폰과 관련해서는 “시장에 투입돼 경제가 바로 살아난다면 좋겠지만 이건 ‘마중물’ 정도”라며 “민생을 살려야 하는 의도가 있는 만큼 아끼는 것이 미덕이 아니다. 11월까지 꼭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100억 달러를 부담하라고 요구했던 데 대해서는 “과도하다. 터무니 없는 요구”라면서 “미국의 국익을 생각해서 방위분담금을 더 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거짓에 기반해서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하는 건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되기만 하면 ‘10억 로또’…4가구 모집에 22만명 몰린 ‘이곳’
부동산 분양 2025.07.11 20:48:08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무순위 청약에 22만 명이 넘게 몰렸다. 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묶은 6·27 부동산 대책이 적용됐지만 1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만큼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무순위 청약에서 총 4가구 모집에 22만 4693명이 몰려 5만 617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나온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청약을 받아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이번 무순위 물량에서 39.95㎡A(1가구)에 4만 6425명이 청약을 했다. 59.99㎡A(1가구)에 6만 9106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로 집계됐다. 84.98㎡E(2가구)에는 총 10만 9162명이 신청했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2022년 처음 공급 당시 수준으로 형성돼 각각 39㎡형 6억 9440만 원, 59㎡형 10억 5190만 원, 84㎡형 2층 12억 3600만 원, 15층 12억 9300만 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형은 지난달 28억 원대에 거래됐다. 당첨 시 최대 15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6·27 대출 규제로 대출을 최대 6억 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용 84㎡에 청약하려면 7억 원가량 현금이 있어야 한다. 소형으로 분류되는 59A타입 기준으로도 약 5억 원의 현금이 있어야 등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금 부자'만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첨자는 오는 15일 발표한다. 정당계약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
김윤덕, 규제 완화론자…용적률 상향·공공주택 확대 힘실려
부동산 정책·제도 2025.07.11 18:04:39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론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축물 용적률을 사고파는 ‘결합 건축제’를 신설했고 도심의 고밀 개발을 주장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공급 대책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렸던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주거 복지와 집값 안정 차원에서 시장의 과열을 잡는 역할이라면 김 후보자는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공급 대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강조한 만큼 주택 투기 교란 행위 등 시장 혼란을 유발하는 행위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징계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11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국토부 장관 지명에) 어깨가 무겁다"며 "많은 시련이 있겠지만 어려운 시기를 잘 개척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 등 이재명 행정부의 부동산 대책 윤곽도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선 의원 출신의 김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도 ‘친(親)시장 주의자’로 분류된다. 김 후보자는 2015년 토지 건축주가 서로 합의하면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는 건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늘자 재건축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내놓았다. 또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서울에 용적률을 높여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며 공급 확대 철학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부동산 정책이 규제 일변도였던 상황에서 재건축 완화 등 시장 친화적인 대안을 내놓은 셈이다. 김 후보자의 지명과 함께 국토부의 공급 대책 발표도 이르면 이달 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안팎에서도 지난달 강력한 대출 규제로 집값 상승을 일시적으로 억제했지만 장기적으로 공급을 통한 수요 심리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다음 달께 수도권 등 핵심 지역에 대한 공급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에 이번 공급 대책에 주요 택지에 대한 용적률 완화 등 고밀 개발 방안과 더불어 공공임대 확대 등이 핵심 방안으로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앞서 “청년 맞춤형 공공임대 주택을 확대하겠다”며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징계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불안 양상이 이어지자 “부동산 투기 문제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부당이득 환수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 거래에 대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시세조작 행위 등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실거주 의무 위반 행위와 부당 대출 등에 대한 조사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전주시를 지역구로 둔 데다 당내에서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이끌어온 만큼 지역균형발전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5극 3특’을 가속화하고 수도권 밀집 현상을 완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5극 3특은 수도권, 충청권,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광주·전남 등 호남권을 고루 발전시키고 강원·전북·제주를 특별자치도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의원 시절 “지방 도시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을 통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인구 50만 지방 대도시에 광역 교통망을 신설하는 대도시 광역 교통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
“집값 하락 해피엔딩 올지 모르겠다…한은 비은행권 권한 커져야” [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1 10:45:00한국은행이 올해 1% 미만 저성장 우려에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당장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놓은 6·27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일단 집값 급등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5월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금리를 낮췄다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한은은 당분간 우리나라가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0.1%포인트 상승에 그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로 끌어내린 점을 감안하면 연말 최종 성장률이 0.9%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0% 후반~1% 초반대에 불과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9%로 사상 처음으로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창용 총재도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대 성장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5월에 생각보다 소비가 좋았지만 건설 경기의 나쁜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미국 관세 변수도 있어 (플러스 부분을) 상쇄할 것 같다”고 밝혀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김성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 동결은) 성장과 금융 안정 중에서 일단 안정 쪽으로 방점을 찍고 정부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집값 과열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빠르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에서 번져나가면 젊은 층의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관세는 관세대로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은 안 잡히면 금융 안정과 성장 간의 상충 관계가 굉장히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관세 인상의 충격으로 수출이 급감해 저성장에 따른 경기 부양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집값과 가계대출 문제가 장기화하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 총재는 1년 전 경기 부양 압박에도 ‘실기론’ 비판을 무릅쓰고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유지한 사례를 들며 이번 동결 조치도 적절한 대응 카드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8월 금리를 동결한 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돼 10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는 “이번에는 그렇게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가계부채 규모는 이전 계약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쳐 예상할 수 있고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은은 다만 성장 하방 압력을 줄이기 위해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금통위원이 5월에 이어 이번에도 4명으로 유지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통화정책 완화에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 시점, 연내 추가 인하 횟수를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과 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커 8월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영국과 중국 사례처럼 미국의 관세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큰데 한국도 이를 수용할 경우 한은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는 시장 예상 범위 내 중립적인 회의였다”며 “이 총재가 언급한 ‘인하 시기와 횟수가 연동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보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역시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까지 금리를 낮춘 상태이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총재는 비은행권 감독·조사권에 있어 한은의 권한 확대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정치적 영향 없이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력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비은행 기관이 커지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관한 공동 조사나 검사 권한이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강남3구 상승폭 절반 꺾여 "3~6개월 조정 이어질 수도" [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07.11 10:06:00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가 2주 연속 둔화됐다. 정부가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자 강남과 한강 변 고가 아파트 매수세가 관망세로 확연히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로·금천·관악 등 4개 자치구를 제외한 21개 자치구 아파트의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0.29% 상승에 그쳤다. 대책 발표 이후 집계된 6월 다섯째 주에 0.40%로 상승 폭이 줄어든 후 7월 첫째 주에 0.29%로 감소했다. 2주 연속 상승세 둔화다. 서울 아파트값은 2월부터 2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6·27 대출 규제 이후 급등세가 진정되는 상황이다. 서울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수도권(0.17%→0.11%)과 전국 (0.07%→0.04%)의 오름폭도 줄어들었다. 지방의 하락 폭(-0.02%→-0.03%)은 확대됐다. 3월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에도 급등세를 보였던 강남 3구의 상승 폭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강남구(0.73%→0.34%), 서초구(0.65%→0.48%), 송파구(0.75%→0.38%) 모두 0.3~0.4%대를 기록했다. 강남 3구와 함께 토허구역으로 묶인 용산구의 상승 폭 역시 0.58%에서 0.37%로 둔화됐다. 지난달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강 변 자치구 급등세도 다소 진정됐다. △마포구(0.85%→0.60%) △성동구( 0.89%→0.70%) △영등포구(0.66%→0.45%) △양천구(0.60%→0.55%) △광진구(0.49%→0.47%) △ 동작구(0.39%→0.31%) △강동구(0.62%→0.29%) 등의 상승 폭이 줄었다. 다만 양천구는 목동과 신정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송파구는 잠실동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재건축 기대감에 급등세를 보였던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오름폭이 줄었다. 과천시가 일주일 새 0.98%에서 0.47%로, 성남시는 같은 기간 0.84%에서 038%로 축소됐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 매수 때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로 구입한 집에 6개월 내 입주하도록 하는 부동산 대책을 시행했다. 전용면적 59㎡ 한강 변 신축 아파트값이 20억 원 안팎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이 묶이면서 현금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고가 아파트를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수 대기자들이 줄면서 과열 양상이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는 △4월 5477건 △5월 8129건 △6월 9811건 순으로 급증했다가 이달 들어서는 454건(9일 신고 기준)에 그쳤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매가 급격히 줄어든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한 관계자는 “신축·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 단지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망 추이가 심화했다”며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감소하는 등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규제에 가격 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외곽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관악구(0.10%→0.19%) △구로구(0.11%→0.18%) △금천구(0.08%→0.09%) 등이 대표적이다. 금관구와 함께 서남권에 위치한 강서구의 경우 상승률이 0.13%에서 0.25%로 올라 2021년 9월 넷째 주(0.2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로 서울 강남 3구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3~6개월 정도, 다른 지역에서는 1~2개월 정도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매매 부담이 낮은 중저가 주택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갭(가격 격차) 메우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국민 없는 정부 개편…속도보단 숙의 [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11 07:10:00국정기획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공룡 부처로 불리던 기획재정부를 둘로 쪼개고 금융 감독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인데, 최종안 마련을 앞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고,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은 새로 만들어질 재경부로 흡수시키는 한편 금융 감독 업무는 금융감독원과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에 맡기는 내용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역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새 정부가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행정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과정이 빠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정부의 주주이자 고객인 국민들의 의견 수렴이다. 정부 조직 개편은 국민과 기업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 1년 차 때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마무리하려다 보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를 두고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비판했다. 예산권을 틀어쥐고 국가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기재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문제는 현재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는 점이다. 내수는 바닥을 기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전직 경제 부처 고위 관료는 “기재부가 문제라면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짚고 고쳐야지 무작정 쪼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백척간두에 놓여 있는데 조직 개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대응이 도리어 늦어질 수도 있다. 당장 ‘선수가 심판까지 보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기후에너지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통령은 공직 사회를 로봇에 비유하면서 “헤드(사령탑)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론자가 기후에너지부의 수장으로 올라타면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수요는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가 AI 확대를 위해 원전과 전력망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금융 감독 체계 개편도 마찬가지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정책, 서민·자영업자 지원이 시급한데 조직 개편에 몰두하다 보면 과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 주도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 기여했다. 금융위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대책을 만든 금융위 관료를 직접 칭찬하기도 했다. 전직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집값 폭등과 맞물린 가계대출 정책을 정교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시장과 소통하면서 몸집은 작은 금융위 조직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금융 산업과 감독 정책을 불리하면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 때가 그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재경부와 금감위·금감원은 매각 주체를 놓고 서로에 책임을 미뤘다. 수백만 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 사태도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이 분리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건전성 관리에 매몰되면 금융사가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 경제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거꾸로 산업(진흥)만 생각하면 은행의 수익성에 집중해 소비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 모두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금융사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재경부와 금감위·금융소비자보호원까지 시어머니가 더 늘어나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직 개편이 당초 취지와 달리 정부 부처 수만 늘어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차관급이던 기획예산처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고 기후에너지부기 신설될 경우 장관 자리가 또 하나 생긴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 논의가 한가해보일 뿐이다. 기재부가 둘로 나뉘든, 금융위가 재경부로 합쳐지든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치솟은 물가가 안정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집값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충분한 숙의 없이 조직이 얼렁뚱땅 만들어지면 미래의 변화상을 제대로 담기도 힘들다. AI 정부를 외친 이 대통령이지만 경제 부처의 모습은 결국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로 원대복귀하는 모습이다. 지금 개편안이 빛보다 빠른 AI 변화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여길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다면 수백억 원을 들여 또다시 정부 조직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조직을 이대로 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정부 전체를 수술대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힘센 부처를 혼내주자는 식의 명분만으로는 최적의 정부 개편안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판단은 빠르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장점이다. 공약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
지금은 위기대응 시간…정부개편 오판땐 진짜 위기 온다 [View&Insight]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10 18:00:10국정기획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공룡 부처로 불리던 기획재정부를 둘로 쪼개고 금융 감독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인데, 최종안 마련을 앞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고,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은 새로 만들어질 재경부로 흡수시키는 한편 금융 감독 업무는 금융감독원과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에 맡기는 내용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역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새 정부가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행정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과정이 빠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정부의 주주이자 고객인 국민들의 의견 수렴이다. 정부 조직 개편은 국민과 기업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 1년 차 때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마무리하려다 보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를 두고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비판했다. 예산권을 틀어쥐고 국가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기재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문제는 현재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는 점이다. 내수는 바닥을 기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전직 경제 부처 고위 관료는 “기재부가 문제라면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짚고 고쳐야지 무작정 쪼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백척간두에 놓여 있는데 조직 개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대응이 도리어 늦어질 수도 있다. 당장 ‘선수가 심판까지 보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기후에너지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통령은 공직 사회를 로봇에 비유하면서 “헤드(사령탑)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론자가 기후에너지부의 수장으로 올라타면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수요는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가 AI 확대를 위해 원전과 전력망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금융 감독 체계 개편도 마찬가지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정책, 서민·자영업자 지원이 시급한데 조직 개편에 몰두하다 보면 과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 주도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 기여했다. 금융위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대책을 만든 금융위 관료를 직접 칭찬하기도 했다. 전직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집값 폭등과 맞물린 가계대출 정책을 정교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시장과 소통하면서 몸집은 작은 금융위 조직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금융 산업과 감독 정책을 불리하면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 때가 그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재경부와 금감위·금감원은 매각 주체를 놓고 서로에 책임을 미뤘다. 수백만 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 사태도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이 분리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건전성 관리에 매몰되면 금융사가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 경제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거꾸로 산업(진흥)만 생각하면 은행의 수익성에 집중해 소비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 모두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금융사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재경부와 금감위·금융소비자보호원까지 시어머니가 더 늘어나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직 개편이 당초 취지와 달리 정부 부처 수만 늘어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차관급이던 기획예산처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고 기후에너지부기 신설될 경우 장관 자리가 또 하나 생긴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 논의가 한가해보일 뿐이다. 기재부가 둘로 나뉘든, 금융위가 재경부로 합쳐지든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치솟은 물가가 안정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집값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충분한 숙의 없이 조직이 얼렁뚱땅 만들어지면 미래의 변화상을 제대로 담기도 힘들다. AI 정부를 외친 이 대통령이지만 경제 부처의 모습은 결국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로 원대복귀하는 모습이다. 지금 개편안이 빛보다 빠른 AI 변화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여길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다면 수백억 원을 들여 또다시 정부 조직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조직을 이대로 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정부 전체를 수술대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힘센 부처를 혼내주자는 식의 명분만으로는 최적의 정부 개편안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판단은 빠르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장점이다. 공약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
금리 2.5% 동결…집값부터 잡는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0 17:48:47한국은행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올 들어 2월과 5월 0.25% 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으나 이달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이 금리를 묶은 것은 최근 주택 거래량 상승으로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집값이 뛰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빨라 경계감이 심하다”며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고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내놓은 6·27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주택의 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집값 소방수로 나선 상황에서 금리를 끌어내려 정책 엇박자를 낼 수는 없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 대책 발표 이후 7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은 0.29%에 그치면서 직전 주(0.40%) 대비 0.11%포인트 줄어 2주째 둔화세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에 와 있다”며 “정부가 과감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성장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전반적인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해나가기로 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현재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금융 업계는 한은이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이에 따른 물가 영향, 집값 및 가계부채 추이를 봐가며 올 8월이나 10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성장 대응보다 금융안정 우선…"집값 하락 해피엔딩 금방 올지 모르겠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10 17:48:44한국은행이 올해 1% 미만 저성장 우려에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당장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놓은 6·27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일단 집값 급등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5월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금리를 낮췄다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한은은 당분간 우리나라가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0.1%포인트 상승에 그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로 끌어내린 점을 감안하면 연말 최종 성장률이 0.9%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0% 후반~1% 초반대에 불과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9%로 사상 처음으로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창용 총재도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대 성장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5월에 생각보다 소비가 좋았지만 건설 경기의 나쁜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미국 관세 변수도 있어 (플러스 부분을) 상쇄할 것 같다”고 밝혀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김성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 동결은) 성장과 금융 안정 중에서 일단 안정 쪽으로 방점을 찍고 정부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일단 집값 과열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빠르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에서 번져나가면 젊은 층의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 관세는 관세대로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은 안 잡히면 금융 안정과 성장 간의 상충 관계가 굉장히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관세 인상의 충격으로 수출이 급감해 저성장에 따른 경기 부양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집값과 가계대출 문제가 장기화하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 총재는 1년 전 경기 부양 압박에도 ‘실기론’ 비판을 무릅쓰고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유지한 사례를 들며 이번 동결 조치도 적절한 대응 카드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8월 금리를 동결한 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돼 10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는 “이번에는 그렇게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가계부채 규모는 이전 계약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쳐 예상할 수 있고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은은 다만 성장 하방 압력을 줄이기 위해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금통위원이 5월에 이어 이번에도 4명으로 유지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통화정책 완화에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향후 금리 인하 시점, 연내 추가 인하 횟수를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과 대출 증가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커 8월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영국과 중국 사례처럼 미국의 관세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큰데 한국도 이를 수용할 경우 한은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는 시장 예상 범위 내 중립적인 회의였다”며 “이 총재가 언급한 ‘인하 시기와 횟수가 연동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보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역시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까지 금리를 낮춘 상태이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은혜 "자국민 '규제폭탄'인 부동산 대책…외국인엔 '무풍지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7.10 17:09:43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 대책은 원인 진단 없는 마약성 진통제”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수석부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하고 “외국인 ‘무풍지대’인 부동산 대책,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는 “7월 3일 발표한 주간 주택 동향 조사에 따르면 노원·도봉 등 6억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더 상승했다”며 “이런 금융 규제는 한 번 쓰고 나면 거둬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다시 오르면 결국 부동산 ‘세금 폭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 부담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전가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올 상반기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가 6500건을 넘어섰는데 이 중 중국인 비중은 67%, 서울에만 절반 가까이 몰려있다는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내 집이 간절한 자국민에는 ‘규제 폭탄’, 외국인에게는 ‘무풍지대’가 공정한가”라고 되물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달 2일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의 사각지대를 노린 외국인의 부동산 매매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고, 기존 신고제에서 사전 허가제로 전환하게 하는 ‘부동산 역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인해 불거진 자국민 역차별 논란과 관련해 이달 11일부터 릴레이 세미나를 열고 대책을 모색한다. 특히 1차 세미나에서는 외국인 부동산 매집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
[목요일 아침에] 주식시장은 경제의 거울이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09 19:29:20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선언 이후 주식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국장을 떠났던 서학개미들까지 유턴하면서 ‘2차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만에 코스피는 15.4%나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3000 선을 돌파했다. 일부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코스피 4000, 5000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한다. 자신을 ‘휴면 개미’라고 소개한 이 대통령은 증시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이제 증시로 돈을 돌리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증시 활성화를 통해 부동산에 과도하게 몰린 유동성을 분산하고 내수 진작과 기업 자금 조달이라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장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게 움직인 종목은 ‘새롬기술’이었다. 닷컴버블에 올라타 1999년 8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롬기술의 주가는 그해 10월 1980원에서 이듬해 2월 18일 28만 200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5개월 만에 149배나 오른 셈이다. 외환 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의 정보기술(IT) 벤처 육성 정책에 돈이 몰린 코스닥시장은 1년 6개월 만에 379.3% 상승했다. 하지만 광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롬기술의 인터넷 무료 전화인 ‘다이얼패드’는 불완전했고 이어진 분식회계 사태로 주가는 급락했다.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새롬기술은 5000원대로 추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2001년 1월 502.50으로 주저앉았다. 거시경제가 불안하고 기업들의 수익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유동성만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단순 계산으로 현재 코스피 지수가 5000에 도달하려면 시가총액은 7일 기준 2950조 원에서 4091조 원으로 증가해야 한다. 우리 기업의 이익과 순자산이 현재 수준이라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3에서 1.66~1.75, 주가수익비율(PER)은 13.96배에서 22.48~25.62배 정도로 올라간다는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코스피의 역대 최고 PER이 14.2배였다는 점에서 보면 이는 분명 고평가 영역이다. 주가만 오른다고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사주 의무 소각 같은 인위적인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만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는 없다. 주식시장을 밀어올리는 것은 기업과 국가의 펀더멘털이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의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일시적 변동성을 보이기는 해도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023년 20.3%, 2024년 18.8%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7일까지 20.9% 상승했다. 독일 증시도 초기에는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유동성이 상승의 기폭제가 됐지만 이후 재정 건전성에 기반한 안정적인 국채 시장, 방산 등 산업에 대한 재정 확대, 경기 회복 등이 DAX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상승의 동력을 유동성에서 펀더멘털로 옮긴 독일 증시는 미국을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의 피난처 역할을 하며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의 말처럼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는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역대 정부의 숙원 과제였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 주가가 상승한다면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또다시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간다.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은 한계가 있다. 기업이 이익을 늘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상법 개정으로 주주의 이익을 높인다면 대주주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경영권 방어 장치와 함께 상속세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인공지능(AI) 산업 등에서도 제2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상법 개정의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증시가 오르고 강남 아파트 값이 주춤하니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하지만 과도한 자신감은 실수와 오판을 부를 수 있다. 주식시장은 경제의 거울이다. 1%대로 주저앉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 개혁과 경쟁력 제고 없이 나오는 증시 부양은 거품이다. 이제는 기대가 아닌 실체, 정책이 아닌 펀더멘털 강화에 집중해야 할 때다. -
집주인도 세입자도 "월세로"…'전세의 월세화' 가속
부동산 분양 2025.07.09 14:38:00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정책에 전세자금 관련 대출 규제도 포함되면서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월세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제한에 전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변경하는데다 전세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억 원으로 축소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 481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6·27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지난달 27일(2만 4897건) 대비 78건(0.4%)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물량은 1만 8796건에서 1만 9207건으로 411건(2.1%)이나 늘어났다. 집주인들이 대출이 안 나오는 전세 대신 보증금을 낮춰 월세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집주인들 일부는 전세를 반전세로 바꿔 내놓고 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세입자가 많아져 전세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월세로 나온 물량은 1581가구로, 전체 3307가구의 47.8%에 달한다.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보증금 1억 원에 평균 월세 480만~600만 원 수준이다. 단지 인근 잠원동 A중개업소 대표는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세입자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 없는 만큼 보증금을 최대한 낮춰 월세를 받아 잔금대출 이자를 감당하며 버티겠다는 소유주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대출 규제 이후인 지난달 30일 기준 전세거래지수는 30.2포인트로 규제전(39.7)보다 9.5포인트 하락했다. 전세거래지수는 100을 넘을수록 전세거래가 활발함을 의미한다. 전세수급지수도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44.9를 기록해 여전히 전세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이 부족한 것을 뜻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전세로 살고 싶어도 전세대출을 받아 거주할 수 있는 주택 물량이 줄어드니 임차인들은 월세로 계속 밀려날 것”이라며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 월세 가격은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 현상도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유주택자’의 경우 전세퇴거자금대출 한도를 1억 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1주택자에 한정된 것이고 2주택 이상인 경우에는 전세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전세퇴거자금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또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기존 90%에서 80%로 낮아졌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고액의 보증금을 맡기고 전세로 입주한 뒤 계약 만료 시점에 집주인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셈이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미 기존에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전세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전세의 월세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2%를 기록한 전월세 전환율은 올해 1·2월 5.3%로 증가했다. 또 3월에는 5.4%, 4월에는 5.5%로 줄곧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8월 이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임차 보증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평균 1억 9597만 원이었던 보증금은 △1월 1억 9592만 원 △2월 1억 9586만 원 △3월 1억 9580만 원으로 낮아진 후 △5월에는 1억 9452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2023년 3월(123만 8000원)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2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134만 1000원 이었던 평균 월세는 올해 5월 기준 141만 5000원으로 6개월 새 8만 4000원이 올랐다. 장소희 전문위원은 “이번 대출 규제 정책으로 인해 임차인이 신축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는 방법도 전액 현금 또는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돌려 사는 방법밖에 없어서 월세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경제는 민주당' 다시 열공모드…"부동산만 황금시장 아냐"
정치 정치일반 2025.07.08 17:42:57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8일 당내 경제 공부 모임을 재개했다. 첫 주제는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동력을 좌우할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에 몰린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안정된 삶의 필수적인 부동산이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제 연구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과 주식, 공존과 성장의 방법을 찾아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경제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당시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성국 전 의원과 김태년 의원이 공동으로 설립한 당내 경제 공부 모임이다. 지난 대선 기간 잠시 세미나를 중단했다가 석 달 만에 재개했다. 김 직무대행은 전날(7일) 상임위원장단 만찬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투자 수단이 부동산에만 집중되면서 주택마저도 투자·투기 수단이 되며 주거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며 “부동산 가격 불안은 주거 안정과 경제 활력, 미래 성장 동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동산만 황금 시장이 아니다’라는 점을 계속 확인시켜줘야 한다”며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면 언제든 자본은 부동산 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정책 선택지를 준비해놓고 제때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자로 나온 애널리스트 출신 이광수 광수네복덩방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며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예상치 못한 시점에,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정책이어야 한다”며 “이번 정부의 6억 원 이상 대출 규제 대책은 두 가지 조건이 맞으면서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대출 규제와 동시에 이미 기존의 개발 사업들에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공급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에서 발표됐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3기 신도시 및 공공 재개발 계획을 다시 점검해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야 한다”며 “또 한편으로는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시중 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는 민주당’은 이달 15일에는 자본시장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향후 가상자산 및 기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논의 주제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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