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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尹 파면,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문학인 414명 성명
사회 사회일반 2025.03.25 15:17:54“윤석열 대통령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25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과 함께 ‘한줄 성명’에 참여한 것이다. 그는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소설가 은희경·김연수, 시인 김혜순·김사인, 그림책 작가 백희나 등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이라는 이름으로 배포된 성명에서 이들은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면 선고가 지연됨에 따라 극우 세력이 발하고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등 사회 혼란은 극심해지는 등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은희경 작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연수 작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전했다. 시인 김혜순은 “우리가 전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이라고 말했다. 시인 안웅선은 “정의보다 가치 있는 침묵은 없다”고 밝혔다. 김멜라 작가는 “모든 꽃은 제때 만개해야 세상의 환영을 받지요. 정독도서관의 앞뜰은 벚꽃이 참 예쁩니다. 부디 사람들이 봄의 북촌길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이 사태를 매듭지어 주십시오”라고 헌재에 촉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공통된 목소리로 “대통령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고 말했다. -
콩쿠르상 수상자 佛 앙드레아 "독재정권도 국민이 허락했기 때문…불가피한 것 아냐"
문화·스포츠 문화 2025.03.24 17:35:112023년 프랑스 공쿠르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가 한국을 찾아 기자들과 만났다. 공쿠르상 수상작인 ‘그녀를 지키다’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서다. 이번이 첫 방한이다.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스웨덴 노벨문학상과 영국 부커상을 확보한 한국은 아직 공쿠르상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앙드레아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소개하면서 “주인공은 사회는 물론 자기 자신과도 투쟁하는 인물이다. 전세계적으로 독재 정권이 득세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를 지키다’는 20세기 초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이 집권하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왜소증을 타고난 천재 석공예가 ‘미모’와 후작 가문의 딸 ‘비올라’의 자유를 향한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숨겨진 비밀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소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구석구석에 득세하는 파시즘이 비중 있게 그려진다. 앙드레아는 “‘독재 정권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국민이 허락했기에 발생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의 투쟁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 2017년 ‘나의 여왕’으로 뒤늦게 등단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예술가들의 권익 향상이라고 했다. 22일 방한한 작가는 2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제3회 ‘공쿠르 문학상-한국’ 심사와 수여식 참석 및 서울대·연세대·한국외대 등에서 작가와의 간담회 행사를 가진다. 기억에 남는 한국 영화로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꼽았다. -
한동훈 책 산 사람 무려 절반이…주요 독자층 분석해보니
정치 정치일반 2025.03.15 10:49:18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메디치미디어)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왕좌를 지켰다. 구매 비중을 보면 절반 이상이 여성, 특히 60대가 주요 독자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보문고의 3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의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를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정치인 한동훈의 첫 단독 저서다. 책에는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 반대부터 당 대표 사퇴까지 14일에 걸친 소회와 정치를 하는 이유, 공직자로서의 사명 등 그의 정치관과 철학을 담았다. 구매 비중 보면 여성 독자가 반 이상(56.6%)을 차지한다. 주요 독자층은 60대 이상으로 40대, 50대가 뒤를 이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한 단계 상승해 2위를 차지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의 저력을 보여줬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는 지난주보다 15계단 급상승해 종합 3위로 뛰었다. 2015년 국내 출간한 소설은 2년 전 홍진경의 추천으로 주목받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최근 다시 그 내용을 짧게 편집한 쇼츠(짧은 영상)의 영향으로 또 다시 역주행 중이다. 주로 30~50대의 사랑을 받았다. 연령별로는 40대의 구매 비율이 34.6%로 가장 높았고, 30대(26.7%)와 50대(22.5%)가 뒤를 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의 원작 소설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황금가지)은 종합 19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에세이 분야에서는 최재천의 ‘양심’(더클래스)이 저자의 시사 프로그램 출연으로 관심을 모으며 138계단 뛴 종합 25위에 올랐다. 코미디언 이경규의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쌤앤파커스)도 종합 30위를 차지했다. -
[여담] ‘책 읽는 사회’는 돌아올까
문화·스포츠 문화 2025.03.13 17:40:59“전에는 사람들에게 ‘왜 책을 안 읽나요’라고 물어보면 ‘일이 바빠서’라거나 ‘TV나 인터넷에서 볼 게 많아서’라고 대답했어요. 요즘 같은 질문을 하면 오히려 ‘책을 왜 읽어야 하나요’라는 반문이 돌아옵니다. 그런 시대가 됐네요.” 올해 2월 19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업설명회에서 출판진흥원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제 서울 시내 지하철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을 보는 것은 희귀한 경험이 됐다. 이렇듯 책을 안 읽으니 책 판매는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국내 연간 책 발행 총부수는 1990년 2억 4184만 부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 중이다. 2010년에는 1억 631만 부, 2020년 8165만 부, 2023년은 달랑 7021만 부에 불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가장 최근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우리 국민 성인의 독서율(종이책·전자책·오디오북 종합)은 겨우 43.0%에 그쳤다. 이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첫 조사 때인 1994년 독서율(당시에는 종이책만 대상)은 86.8%였다.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쾌거에도 이런 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출판계에서 들려온다. 그나마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의 흔적은 유통사들이 공개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만 있다. 대신 아쉽게도 다른 작가의 책들이 안 팔린다. 책 자체를 보는 사람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던 안중근의 말은 이미 구닥다리가 된 모양새다. 우리가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상생활에서 멍 때리고 있지 않는다면 우리는 뭔가를 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몰두하는 것은 대부분 휴대폰이다. 대한민국이 휴대폰이나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국민들의 최신 휴대폰에 대한 열망이었다. 물론 휴대폰 같은 전자 기기를 통해 영상이나 텍스트를 보는 것이 꼭 문제된다고만은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꼭 ‘종이책에서 지식이나 여유를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침은 분명 문제다. 문체부는 3월 6일 공개한 ‘문화한국 2035’ 비전 발표에서 ‘스낵컬처’를 언급했다. 스낵컬처는 과자처럼 간편하게 소비하는 문화라는 뜻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숏폼 등 이른바 스낵컬처 중독 때문에 독서와 같은 ‘진지한 여가’가 줄었다는 지적이다. 이 용어가 처음 나온 것이 2007년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더 강화되고 있다. 문체부는 “스낵컬처는 개인의 노력 없이 즉각적 쾌락에 중독시켜 판단력·집중력 저하, 정보 왜곡, 고립·단절 및 사회 갈등 심화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전히 우리 시대 책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K컬처가 세계를 휩쓰는 지금, 원천 지식의 창고이자 인문 교양으로서의 책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그럼 정부의 책임은 없을까. 우선 ‘문화재정’ 자체가 적다. 그중에서 출판진흥원의 올해 예산은 355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27억 원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올해 총예산 6093억 원과는 비교도 안 되고 콘진원의 게임 분야 632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의 예산도 결국은 바로 돈이 벌리는 곳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13일 경기도 김포시에서 시작된 ‘2025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기대를 건다. 물론 정부의 예산 부족 타령 소리만 듣고 있을 수는 없다. 독서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 각자의 책임이다. 그나마 책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사람들은 학부모들이다. 휴대폰만 쳐다보는 자녀들이 불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녀들에게 제대로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부터 그래야 한다. 우리 시대 ‘책 읽는 사회’는 돌아올까. 쉽게 돌아오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리더가 리더 한다(Readers are leaders)’는 말처럼 결국 승자는 책 읽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 요미우리문학상 수상
문화·스포츠 문화 2025.03.13 09:46:45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이번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휩쓴 한국 문학이 일본에도 상륙한 모양새다. 13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번역가이자 시인인 사이토 마리코(65)는 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한 일본어판 ‘작별하지 않는다’로 11일 제76회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상금은 200만 엔(약 1956만 원)이다. 한국인 작가의 단행본이 연구·번역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앞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2024년)·메디치상(2023년)을 수상한 데 이어 일본 요미우리문학상까지 받으며 세계 문학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이토 마리코는 ‘작별하지 않는다’ 외에도 한강의 ‘흰’ ‘희랍어 시간’ ‘노랑무늬 영원’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번역한 바 있다. 또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정세랑, 김보영, 천명관 등 30여 종의 한국 문학을 일본어로 옮겼다. 요미우리문학상은 요미우리 신문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 부흥에 기여하기 위해 1949년 제정했다. 소설, 희곡·시나리오, 수필·기행, 평론·전기, 시가(하이쿠), 연구·번역 등 6개 부문을 매년 시상한다. 요미우리문학상은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재일교포 2세 영화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인 양영희가 2013년 요미우리문학상 희곡·시나리오 부문을 차지했고, 한국현대시선을 번역한 이바라키 노리코가 1990년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45주년 5·18행사위 공식 출범…강기정 광주시장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사회 전국 2025.03.12 15:53:37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12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은 국립5·18민주묘지와 5·18구묘지(민족민주열사묘역)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을 비롯해 서용규 광주시의회 부의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 오병윤 상임행사위원장과 행사위원장단, 고등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창극단, 광산구립합창단과 동구합창단 등이 협력해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 공연을 펼쳤다. 진도 씻김굿을 모티브로 서양적 레퀴엠과 한국적 레퀴엠을 조화해 오월영령들에게 전하는 장엄한 공연이다.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제목으로 시 낭독과 가곡 공연도 펼쳐졌다. 권말선 시인의 ‘총알받이’라는 시를 배우 지정남이 낭독했고, 가곡 ‘나 하나 꽃 피어’를 대구 청년 남연우 성악가가 노래했다. 5·18민중항쟁의 기억으로 내란과 싸운 오늘날의 사람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오월 광주의 민주주의 희생정신이 세대를 넘어 면면히 계승되고 있음을 표현한 공연이다. 출범선언문 낭독 이후 전국에서 제45주년 기념행사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광주에서 띄우는 초대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강기정 시장 등 출범식 참석자들은 공연에 앞서 오월영령들에게 참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올해 5월은 더욱 특별하다”며 “5·18 45주년을 맞는 올해는 대한민국이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광주의 오월은 세계와 통하는 보통명사가 됐고, 윤석열 계엄으로 80년 계엄이 미래 세대에게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며 “우리는 계엄으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전 세계를 얻었고, 5·18을 몰랐던 미래 세대를 얻었고 자랑스러운 광주를 다시 만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한강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구한 80년 오월광주를 기억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광주를 찾고 있다고 소개한 뒤 “광주시는 2025년을 광주 방문의 해로 정하고, 더 많은 광주의 친구들이 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전 세계 시민들을 광주로 초대했다. -
출판 통합전산망 본격 가동…매달 화제의책 200선 공개한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03.11 10:54:23기존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이어 ‘출판유통 통합전산망’도 본격 가동된다. 이에 따라 출판 시장이 한층 투명해지는 것과 함께 독자들의 독서 욕구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을 통해 월간 베스트셀러인 ‘이달의 화제의 책 200선’을 새로 작성, 발표한다고 11일 밝혔다. ‘화제의 책 200선’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및 전국 272개(3월 5일 기준) 지역 서점이 출판전산망에 제공하는 판매 데이터를 집계한 것이다.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그동안 영화전산망, 공연전산망과 함께 영화 산업, 공연 산업이 성장해 온 것과 같이 출판전산망은 출판 산업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화제의 책 200선’은 매달 10일에 발표된다. 독자에게 인기 판매 도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서점의 도서 구비, 도서관 수서, 출판사 기획·마케팅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당 목록 중 출판전산망에 등록된 도서는 상세 설명 데이터 및 도서관 서지정보(MARC)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2월 ‘화제의 책 200선’을 살펴보면 새 학기 준비 기간이라는 시기적 특성이 반영돼 판매량 최상위 10위 중 7권이 교재·참고서적이었다. 이외 일반 서적 1위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국민이 먼저입니다’였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작품이 여전히 목록에 올라 있다. 2월 전체 매출액은 14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 상승했다. 출판전산망은 2021년 9월 개통돼 운영 중이다. 그동안 주요 유통사 및 지역 서점의 도서 판매 데이터를 수집해 도서의 생산부터 유통·판매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관리하고 도서관 대출 통계 열람, 도서관 수서 기능 지원 등 다양한 산업 통계 및 홍보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
제22대 한국비교노동법학회장에 방준식 영산대 법학과 교수
사회 전국 2025.03.10 12:28:37방준식(사진) 영산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한국비교노동법학회 제22대 회장에 선출됐다. 외국의 입법 사례를 비교분석하며 1997년 창립한 한국비교노동법학회는 노동법 전반의 이론 정립, 판례의 법해석 등을 통해 노동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년 임기를 시작한 방 교수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 전문위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심판 담당 공익위원, 울산시 소청심사위원회 공익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방 교수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표현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다면’ 오늘이 미래를 도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학회장으로서 미래의 노동법 발전을 위해 학문후속세대를 지원하고 노동법 연구 환경을 폭넓게 형성해 전통의 명문 학술연구단체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빛튜브 속 홍보영상 ‘빛나는 미래도시, 광주광역시’ 조회수 폭발
사회 전국 2025.03.10 08:36:49짜임새 있는 구성과 차별화된 영상미를 뽐내고 있는 ‘빛나는 미래도시, 광주광역시’가 공식 유튜브채널인 ‘빛튜브’에 게시 후 한 달여 만에 누적 2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광주의 매력을 알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10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시는 광주의 매력과 도시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주요 정책의 공감 확산 등을 위해 해마다 도시홍보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제작된 영상은 국내외 행사, 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광판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 도시 브랜딩을 위해 제작한 4분짜리 홍보영상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도시, 인공지능(AI) 기업과 인재들이 모이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대표도시, 복합쇼핑몰 개관 등으로 도시 이용인구 3000만 시대를 여는 도시, 대중교통 편의 증진을 통해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 도시 등 일상이 빛나는 광주의 모습을 담았다. 이 중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 도시 광주’에서 버스 타고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The 해피버스데이’ 영상 시리즈와 광주의 숨겨진 매력을 담은 ‘The 특별한 광주’ 영상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와 휴식이 만나는 ‘스포케이션 광주’ 탐방 영상에서는 지난해 화제의 인물 ‘삐끼삐끼’ 이주은 치어리더가 대표적인 체육시설 염주체육관을 소개해(조회수 7만 2000회)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1187번 버스를 타고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K-POP 스타의 거리, 무등산원효계곡 등 주요 관광지를 홍보(조회수 9만 1626회)하고, 광주 지하철로 떠나는 광주 먹거리 탐방(조회수 2만 6000회), 금남55번 버스를 타고 사직공원, 양림동 등을 소개(조회수 4만 6486회)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2025 광주방문의 해’에 맞춰 지야대교, 광주호호수생태원, 맥문동숲길, 양림동펭귄마을, 우일선선교사사택, 금남나비정원 등 광주 명소 곳곳을 수려한 영상으로 담아낸 ‘낭만의 도시 광주로 초대합니다’가 조회수 10만 6000여회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박광석 광주시 대변인은 “광주시 도시 대표 홍보영상에 보내주신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광주의 인지도를 높이고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광주 홍보영상 제작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마음 모으는 밥 딜런 노래…빠져드는 샬라메 명연기
서경스타 영화 2025.03.05 18:04:36비틀즈와 함께 음악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20세기 최고의 아티스트이자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그의 모든 에피소드와 삶 자체가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41년생으로 ‘살아있는 전설’인 밥 딜런의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통해 그의 음악적 성취와 삶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밥 딜런을 잘 몰랐지만 그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호평이 나오며 영화는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일(현지 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밥 딜런을 연기한 티모테 샬라메가 오스카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면서 영화는 오히려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밥 딜런의 여러 시기 중 가장 알려지지 않았던 1960년대 초반 20대 청년의 모습을 다뤘다. 딜런이 우상이던 포크 음악가 우디 거스리를 만나러 그가 입원한 병원에 갔다가 만난 피트 시거. 유명 포크송 뮤지션인 시거는 딜런의 가능성을 알아본 최초의 인물로 딜런이 데뷔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카니발에서 노래를 하며 떠돌던 천재 뮤지션 딜런이 드디어 톱 스타로 떠오른 시기다. 또 이 시기 딜런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고 그가 음악적 감수성을 폭발시키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 두 명의 여인과의 러브스토리도 흥미롭다. 결혼까지 하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화가 지망생 첫 사랑 수지 로톨로, 당대 최고의 포크송 여가수 조안 바에즈와 연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딜런은 수 많은 명곡을 만들어 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 수도 있는 나이이기에 첫사랑의 실패는 아이러니하게도 딜런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원천이 됐다. ‘블로잉 인 더 윈드’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등 명곡 20여 곡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해당 곡이 만들어진 딜런의 서사가 담겨 감동을 배가하면서 음악 영화의 미덕을 완성했다. 특히 딜런과 조안 바에즈의 ‘잇 에인트 미 베이비’ 듀엣 무대는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더 큰 힘을 만들어 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바에즈는 딜런을 무대 위로 부르고 둘은 딜런의 히트곡 중 하나인 ‘잇 에인트 미 베이비’를 열창한다. 전쟁과 인종차별 반대, 인권 등 미국인들이 열망하던 가치와 메시지가 음악으로 전달되자 구름떼 같이 모여든 관객들이 응답하고 호응하는 장면은 당시의 벅찬 감동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년 딜런’의 감수성이 그대로 재현돼 감동을 증폭시킬 수 있었던 것은 샬라메의 영화사에 남을 명연기 덕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샬라메는 딜런을 연기하기 위해 무려 5년 동안 그의 코맹맹이 소리, 읊조리고 숨을 삼키는 듯한 창법, 기타 연주 등을 연구했다. 오스카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 기록은 세우지 못했지만 밥 딜런으로 살면서 쏟아 부은 5년의 세월은 영화와 음악 팬들에게 기억될 명연기를 남겼다. -
[로터리] 두 문화도 이어주는 ‘번역’
문화·스포츠 문화 2025.02.25 18:05:47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제 한국문학은 단편적 유행이 아닌 세계문학 속에 안정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문학의 자격을 얻은 셈이다. 한국문학이 지속적인 소비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감상을 넘어 해당 작품과 작가, 사조, 시대적 배경에 대한 해설이 뒤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빈의 분리주의자들인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등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려면 그들이 어떻게 인상주의와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아 빈 예술의 주류였던 아카데미즘과 관 주도 예술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하였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도 그 문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맥락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맥락적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이들이 비평가다. 그들은 학자일 수도 있고 저널리스트일 수도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일 수도 있다. 올해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문학에 대한 현지어 비평 담론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술 대회 발표, 학술지, 저술 등을 통해 생산되는 학술적 담론뿐 아니라 문예지·잡지·신문 등에 발표되는 기사와 서평 같은 대중적 담론도 함께 지원하고자 한다. 번역에는 한 나라의 말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긴다는 의미가 있지만 더 나아가 ‘문화의 번역’이라는 뜻도 있다. 즉 두 문화 사이의 간극을 메꿔주는 해설을 제공하는 행위로서의 번역을 뜻한다. 현지어 담론 생산 지원은 이런 문화 번역의 행위로서 한국문학을 세계에 선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세계에는 이미 상당수의 한국문학 연구자들이 존재한다. 국제교류재단을 통해 교부된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혹은 일부 뜻있는 기업들의 지원으로 전 세계 106개국에 1400개 이상의 한국학 프로그램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미국에는 한국문학 과정을 가르치는 대학이 30곳가량 된다고 하니, 여기에는 대략 50명 정도의 한국문학 교수와 연구자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유럽이나 오세아니아·아프리카·아시아까지 합친다면 200~300명의 연구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자신들의 모국어로 한국문학에 대한 담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현지인들의 감성과 취향, 그리고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그들의 담론 생산 활동을 지원하면 우리는 효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한국문학에 대한 정보를 세계인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담론은 하나의 작품을 다른 작품들과 엮어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이제 한국문학은 독자들에게 우발적 만남의 대상이 아니고 유기적 관계성을 가진 집합체로서 좀 더 연결성 있는 소비의 대상이 될 것이다. -
싸이, 연세대 명예졸업생 됐다
사회 사회일반 2025.02.24 15:08:49가수 싸이(48·박재상)가 연세대 명예졸업생이 됐다. 연세대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싸이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서 수여는 연세대 내규에 따른 것이다. 연세대 측은 “싸이는 세계적인 히트곡 '강남스타일' 등으로 K팝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고, 2014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5억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꾸준히 힘써왔다”면서 “2023년부터 연세예술원 특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수여 배경을 밝혔다. 싸이는 이날 명예졸업증서를 받은 뒤 환호하는 졸업생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면서 수상 소감을 남겼다. 한편 연세대는 이날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2868명, 석사 821명, 박사 468명 등 총 415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지난해 한강 작가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한국 문학과 연세인의 저력을 알린 것은 큰 자부심이었다"며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끌어안는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여러분도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단독] "탄핵 인용되면 '한강 피바다'"…폭력 선동한 보수유튜버 결국
사회 사회일반 2025.02.24 10:05:09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폭력 시위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수 차례 올린 보수 유튜버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박태훈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회(준비위) 위원장은 24일 한정석 전 재보궐 선거방송심의위원(유튜브 ‘자유TV’ 운영자)을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탄핵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비교적 절차가 간단한 신고(수사의뢰)를 할 계획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고발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지난 2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시위대가 횃불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윤석열 탄핵 인용 시에는 정말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살벌한 분위기와 전조들이 있어야 정치권에서 타협이 이뤄진다. 지금쯤이면 민주당 지역구 사무실 유리창들이 박살나고 탄핵 찬성자들과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져야 정상”이라고 적었다. 그 다음 날인 23일에도 “탄핵 인용되면 그야말로 한강이 피로 물드는 내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원래 이런 집회와 운동 주도하는 이들은 감옥갈 각오하는 거 아니냐. 한 1000명 정도 감옥갈 각오가 없냐” 등 폭력 시위를 조장하는 듯한 글을 수 차례 게시했다. 박 위원장은 “한 씨가 여태 게시한 글들을 묶어서 한꺼번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씨가 정치적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른 건 이번 뿐만이 아니다. KBS PD 출신인 한 씨는 지난해 8월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위원으로 위촉됐을 당시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야당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정파적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됐다. 이후 10월 국정감사에서 ‘노벨 평화상, 노벨 문학상 모두 파시즘’ ‘5·18이 진압됐다는 것은 긍정적인 것’ 등 본인의 페이스북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폄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위촉 2개월 만에 사퇴했다. 그는 사퇴하면서도 “선방위 위원들의 정치적 중립이 의무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
‘반만년 지식수입국’의 끝은 언제일까 [최수문 선임기자의 문화수도에서]
문화·스포츠 문화 2025.02.23 07:00:00지난 2001~2002년 모 방송국에서 방송된 사극 드라마 ‘상도’를 보면 조선 후기 배경의 상인인 주인공이 중국 베이징의 유리창에서 ‘사고전서’를 사서 의기양양하게 귀국하는 장면이 있다. 사고전서는 청나라 건륭제 때 중국 전역의 지식을 모아 편찬한 방대한 양(약 3만 6000여 책)의 도서다. 믈론 드라마는 허구였지만 실제 조선의 ‘호학군주’였던 정조는 이 사고전서를 구하고 싶었다고 한다. 중국 지식을 모두 얻을 기대로 말이다. 이처럼 조선 시대까지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끊임없이 지식을 수입했다. 아마 서기전 2333년 단군왕검이 고대 조선을 세운 이후 외국에서 사상과 이론을 수입하는 역사는 계속 이어졌을 듯하다. 조선 말기부터는 수입원이 일본으로, 해방 후에는 또 미국 등 서구로 바뀌었을 뿐이다. 한 번이라도 한국산 지식을 수출했을 때가 있었을까.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무역으로 따지면 지식 분야에서 흑자를 본 적이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 없었을 듯하다. 해외의 사상과 이론이 우리 사회를 지배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 책이 번역돼 수출되기도 한다. 다만 이는 극소수다. 기자가 특파원으로 머물렀던 중국 베이징의 현지 서점들에서 한국어 원서는 물론이고 한국책을 중국어로 번역한 서적도 희귀종이었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면 지금도 국내에서 유통 중인 책의 상당량은 외국책의 번역본이다. 예스24가 집계한 지난 2024년 베스트셀러 총 30권 가운데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책(6권) 및 영어학습책·한국사학습책(6권)을 뺀 나머지 18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권이 해외 작가가 쓴 책의 한국어 번역본이었다. 여기에 ‘마흔에 읽는 (독일 사람) 쇼펜하우어’ 같은 책을 포함하면 외국책은 더 늘어난다. 물론 외국 사상과 이론의 수입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생각의 교류는 늘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수입품들은 토착화돼 우리의 사상과 이론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객이 방한 외래 관광객보다 훨씬 많은 것과도 비슷하다. 해외 여행은 한편으로는 해외 지식의 습득도 된다. 그렇다면 우리 지식의 미래는 어떨까. K컬처(문화) 강국으로 인정받는 현재 시점에서 ‘지식 독립국’이 가까워졌을까. 이런 사례를 보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가장 최근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우리 국민 성인의 독서율(종이책·전자체·오디오북 종합)은 43.0%로, 직전 조사인 2021년(47.5%)보다 무려 4.5%포인트가 줄어들었다. 이제 “국민의 절반 이상이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조사를 처음 진행했던 1994년 독서율(당시에는 종이책만 대상)은 86.8%였다. 독서율이 20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곧 책을 생산하지도 않게 된다는 의미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국내 연간 책 발행 총 부수는 1990년 2억 4184만 부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 중이다. 2010년에는 1억 631만 부, 2020년 8165만 부, 2023년은 달랑 7021만 부에 불과했다. 책을 쓰지 않으면 사상도 이론도 지식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우리 나라가 영원히 ‘지적 식민지(intellectual colony)’에 갇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기 나라 사람의 헛된 걱정거리(기우)’가 아닌 상황이 됐다. 최근 ‘책’에 대한 소식은 정부 정책이든 신문·방송이든 사회운동이든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나오는 이야기는 영화나 TV드라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요, 게임, 숏폼, 스포츠 등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독서라는 측면에서 작년 연말과 올해 초의 반짝 영향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처’ 인기가 그나마 이제까지 쌓인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우리 문화콘텐츠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 한강의 노벨문학상은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에게 과거 ‘왜 책을 안 읽나’라고 하면 ‘일이 바빠서’라거나 ‘TV나 인터넷에서 볼게 많아서’라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요즘 같은 질문을 하면 ‘책을 왜 읽어야 해요?’라는 반문이 돌아옵니다. 그런 시대가 됐네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책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이 기관의 올해 예산은 355억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작년보다 27억 원이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여전히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다. 책에 대한 지원과 홍보를 더 늘려야 하는 이유다. 지식 분야에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날이 올 수 있을까. 해외 책의 수입보다 우리 책의 수출이 더 많을 날 말이다. 꼭 돈을 벌겠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우리의 사상과 이론이 세계에 기여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
문체부 산하 기관장 줄줄이 공석…정책 집행 차질 빚나
문화·스포츠 문화 2025.02.20 18:14:16출판·관광·콘텐츠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핵심 공공기관의 기관장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앞서 현 정부의 늑장 대처에 이어 이번에는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문화 정책 집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20일 문화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진행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5년 사업설명회는 200여 명의 출판 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보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위축됐다. 3년 임기를 마친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즉각 퇴임하고 대신 직무대행이 행사를 이끈 이유가 컸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 문학과 출판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출판진흥원장이 공석인 것은 타격이었다. 더욱이 후임 원장 선임 시기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 원장 자리가 언제 채워지느냐는 한 업계 인사의 질문에 출판진흥원 측은 “지금 상황이 아시다시피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문체부와 소통을 하고 있다. 빨리 절차를 거쳐 선임해서 정상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한국관광공사다. 한국관광공사는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이유로 임기 도중에 사퇴한 뒤 지금까지 무려 14개월 여 동안 대행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 관련 ‘낙하산’ 지적을 받은 한 인사가 사장 공모 신청을 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해를 넘겼지만 관광공사 사장 공석 상황은 여전하다. 이제는 공사 내 본부·실장급에서도 공석이 늘고 있다. 문체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관광 시장 확대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정작 최일선에 서야 할 관광공사는 수장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웹툰·게임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지난해 9월 전 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새로운 원장 임명 없이 대행이 맡고 있다. 또 우리말과 관련한 국립국어원, 해외 한국어 전파를 담당하는 세종학당재단도 지난해 가을에 원장과 이사장이 각각 퇴임하고 후임이 오지 않았다. 올 들어서는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이 퇴임하고 후임은 미정이다. 임기를 마친 기관장들의 퇴임이 계속될 예정이지만 후임자 임명은 답보 상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통령실이 아니라면 부처 주도로라도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새로운 정부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오히려 지금 자리를 비워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광 업계 관계자는 “관광공사 사장이 지금 임명되고 정권이 교체된다면 새 정권에서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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