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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사는 일의 기본은 '몸'…요한 하리부터 정희원까지 새 화두 던진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29 09:00:00올해 출판계는 전 세계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전쟁과 차별을 다룬 책과 ‘잘 먹고 잘 사는 일’의 기본이 되는 몸을 탐구하는 책들이 잇따라 독자들을 찾는다. 올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인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슈는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24분’은 북한 핵미사일 발사 24분 후 미국 워싱턴 상공에서 벌어지는 핵전쟁을 다룬 책이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만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애니 제이콥슨이 수백 건의 인터뷰와 기밀 문서 연구를 통해 핵전쟁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를 내놨다. 구독자 111만명의 유튜버인 김지윤 박사는 올 6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를 통해 그간 유튜브로 다뤘던 국제 정치의 변화 모습들을 담아낸다. 상반기 중 출간될 예정인 ‘한국전쟁의 심문실(후마니타스 펴냄)’은 85주년을 맞는 한국전쟁을 두고 어떤 폭력성을 지니는지 의미를 파헤치기 위해 전쟁에서 주목받지 않았던 심문실을 파고들었다. 한국전쟁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온 모니카 김 미국 위스콘슨대 교수는 심문실에서 벌어졌던 질문들 ‘당신은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어느 나라의 국민이 될 것인가’ 등을 바탕으로 그간 다루지 않았던 전쟁의 이면을 보여준다. 지정학적 갈등 외에도 사회 전반에 자리한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는 극단주의 또한 새해의 화두다. 올 4월에 출간 예정인 ‘극단주의에 빠진 뇌(어크로스 펴냄)’는 사회적·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극단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조명한다. 세계의 지성으로 평가되는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 역시 ‘이성이란 무엇인가(사이언스북스 펴냄)’를 통해 합리적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이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재미 저널리스트인 안희경씨는 인문교양서 ‘인간 차별’을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 박힌 이민자,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의 세묘화를 그려낸다. ‘잘 먹고 잘 사는 일’의 기본이 되는 몸에 대해 파고드는 책들도 눈에 띈다. 2023년 ‘도둑맞은 집중력’ 열풍을 일으켜 30만권이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던 스코틀랜드 작가 요한 하리는 비만과 몸, 의지력과 수치심을 다룬 신간 ‘매직 필(어크로스 펴냄)’을 내놓는다. ‘기적의 비만 치료제’로 불리는 오젬픽을 작가가 직접 복용하면서 경험하는 변화를 체험해보면서 우리 사회에 비만이 왜 병이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남궁인씨는 의학서 ‘몸’을 통해 신체 각 기관의 기능부터 면역 체계 등 인체 방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몸의 작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지난해 한국사회에 ‘저속노화’ 열풍을 일으킨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가속사회의 청년들(문학동내 펴냄)’에서 젊은 세대의 자기 돌봄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소설계에는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이어진 소설 읽기 열풍을 겨냥한 다양한 신작들이 쏟아진다. 밀란 쿤데라, 폴 오스터 등 거물급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새롭게 출간된다.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단연 한강의 신간 소설이다. 한강은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이은 겨울 3부작 완성편을 발표한다. 지난해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내놓은 김애란 작가도 신간 ‘다섯 번째 소설집’(가제)을 공개한다. 황석영도 '철도원 삼대'를 펴낸 2020년 이후 5년 만에 장편소설 ‘할매’(가제)를 내놓는다. 해외 거장들의 작품도 기대된다. 민음사는 밀란 쿤데라의 유작 ‘여든아홉 개의 말’을 출간할 계획이다. 1980년 발표한 ‘프라하, 사라져가는 시’와 1985년 발표한 ‘여든아홉 개의 말’을 함께 엮은 작품집이다.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 가트너'도 올해 출간된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꼽혔던 중국 소설가 찬쉐의 중편소설 '노쇠한 뜬구름'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키메라의 시대' 등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스턴 마틴의 멋진 세계’는 하반기에 출간된다. -
'2025 세계 최고의 도시' 서울 42위…1위는 '이곳', 어디길래?
국제 국제일반 2025.01.22 23:20:00글로벌 잡지 ‘타임아웃(TimeOut)’이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50곳을 선정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타임아웃‘이 선정한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50곳을 보도했다. 대한민국의 서울이 세계 최고의 도시 42위를 차지했다. 타임아웃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언급하며 "서울의 문화 르네상스는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며 “독립 서점 같은 곳에서 서울의 풍부한 문학 유산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성공으로 유명한 식당과 숨겨진 보석 같은 식당들이 모두 조명 받았다”며 “서울의 외식업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최고의 도시 1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었다. 타임아웃은 “아프리카 펭귄 식민지를 볼 수 있고,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맛보고, 블루 플래그 해변을 따라 산책하고, 세계 7대 자연경관 중 한 곳인 ’테이블 마운틴‘에서 멋진 전망을 즐기고,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밤문화와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라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역사와 문화적으로 중요한 케이프타운에서는 방문객들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탐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 거리들이 있다”고 했다. 2위는 태국 방콕, 3위는 뉴욕, 4위는 호주 멜버른, 5위는 영국 런던이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타임아웃은 매년 세계 최고 도시를 선정한다. 이번 순위는 1만 8500명 이상의 도시 주민과 1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꼽았다. 순위를 매길 때 음식, 문화, 행복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선정한다. CNN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자연 접근성, 거주 적합성이 핵심 평가 항목이었다. -
한강 “현대사 비극 반복돼선 안돼…과거와 현재 연결돼 있어”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21 22:14:12“1979년과 1980년의 기억은 직접 경험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것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시민들이) 한밤중에 거리로 나선 것입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 대해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한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미국판 출간을 앞두고 진행됐다. 2021년 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영문판 제목은 ‘We Do Not Part’다. NYT는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한국의 권위주의적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며 이는 “대통령이 잠시 계엄령을 선포한 12월 이후 (작품과 현실의) 연관성이 더 커진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한 작가는 실제로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을 자신도 초조하게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여전히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이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들을 연이어 다루는 것은 결코 의도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깊이 직면하고 글을 쓰면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행위들을 겪은 피해자들의 경험과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자신이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작가는 “그것은 고통이고, 피”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죽어 남겨지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분을 연결하는 삶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다녀오는 등 분주히 보낸 그는 요즘 조용히 글을 쓰는 생활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유롭게 다니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 속에서 부담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작가에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
‘개관 10주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일의 아시아 그린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21 16:19:53“올해 맞는 개관 10주년 행사를 2년 전부터 열심히 준비했어요. 10주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세계적인 기관으로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아시아문화원과 통합해 하나가 됐는데 올해는 발전과 성장을 위해 이를 공고히 하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은 21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트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후임 전당장에 대한 당부의 말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오는 2월 14일 퇴임한다. 올해 활발히 진행될 개관 10주년 사업은 올곧이 후임자의 역할인 셈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예술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내일의 아시아, ACC가 그리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양한 전시와 공연, 행사를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가기관인 ACC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 부지에 2015년 11월 개관했다. 아시아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창·제작센터를 표방하고 전시, 공연 등을 열어왔다. 개관 이후 분리돼 운영돼 오던 아시아문화원과 2022년 통합됐다.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객은 약 1900만 명이며 작년에는 320만명이 찾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 막을 올린 융복합콘텐츠 전시 ‘디어 바바뇨냐-해항 도시 속 혼합문화’와 ‘이음지음’ 전시에만 각각 20만 명이 방문했다. 9년간 구축한 문화콘텐츠 1910건 중 66%(1255건)를 직접 창작하거나 제작했다. 이강현 전당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창·제작 기반의 융복합 전시를 상설화하고 기관 브랜드 대표 공연을 개발하는 등 핵심 기능을 고도화할 것”이라면서 “지역예술가들과 협업과 소통을 확대하고 아시아 국가 간의 국제 교류 플랫폼을 주도해 상생 기반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당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전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로는 5월 미디어아트와 신체운동, 놀이를 융합한 ‘ACC 미래운동회’가 열린다. 예술 기술을 이용한 ‘땅따먹기’, ‘AI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또 4∼7월 지역작가 초대전으로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을 소개하고, 7∼12월 일본 사운드 아티스트 이케다 료지 전시가 열린다. 9월에는 ‘봄의 선언’ 전시를 한다. 경제 불평등, 기후 위기를 오늘날 민주주의 의제로 설정하고 인류세·자본세 이론을 통해 미래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 홍콩 엠플러스(M+) 뮤지엄과 협력한 전시다. 실크로드를 조망하는 중앙아시아 전시실이 새로 문을 열고 ‘더 넥스트 스텝(The Next Steppe), 초원의 바람’전을 연다.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과 연계해 미술과 문학을 접목한 ‘말과 그림과 역사라는 이미지’전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공연으로는 5월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10월에는 ‘흥보가’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판소리극 ‘제비노정기’가 관객을 만난다.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지난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ACC 대표 레퍼리 공연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대에 오른다. ‘제비노정기’는 양정웅 연출과 이날치 밴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함께 한다. 한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연출가 3명이 참여하는 ‘아시아 연출가 3부작: 리매핑 아시아(Remapping Asia)’는 11월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에 김연수 소설가, 안희연·유희경 시인 합류
경제·금융 보험 2025.01.20 15:21:38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에 김연수 소설가, 안희연·유희경 시인 등 활발히 활동하는 현역 문인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를 새롭게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선정위에 새로 들어온 김 소설가와 안 시인, 유 시인은 기존 장재선 시인, 가수이자 작가인 요조 씨 등과 함께 광화문글판 문안 선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위원들은 특히 광화문글판이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인생 한 줄’이 될 수 있도록 자문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광화문글판을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시할 예정이다. 새롭게 구성된 선정위는 14일 첫 회의를 열고 3월 초 걸릴 광화문글판 봄편 문안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소설가는 “광화문글판은 일상 속으로 들어온 문학과 같다"면서 "문안선정위원이 돼 큰 영광이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광화문글판을 ‘은빛 동전’에 비유했다. 그는 “우연히 마주한 문장 하나는 호수에 던져진 동전처럼 우리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며 “그 문장은 마음 한 켠에 가라앉기도 하고 어느 순간 삶 위로 떠오르기도 하는데, 광화문글판이 이런 교감을 나누는 계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유 시인은 광화문글판에 대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 문화의 복판이며 가장 중요한 자리에 문학적 사유의 대상이 내걸린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라며 “광화문글판은 내리물림 해줄 유산이자 아껴야 할 보물”이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35년 동안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에 걸린 광화문글판은 1년에 네 번 문안을 바꾼다. 초기엔 교보생명이 자체적으로 문안을 선정하다 2000년 12월 선정위를 출범시켰다. 선정위는 시인·소설가·평론가·교수·카피라이터·언론인 등 외부 인사 5명과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교보생명 홍보담당 임원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2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이들은 분기마다 2000여 편에 달하는 시민들의 공모작, 선정위원들의 추천작을 놓고 치열한 토론과 투표를 거쳐 최종 문안을 결정한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 정호승·안도현 시인, 은희경 소설가, 유제상 카피라이터 등이 과거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
금호건설, 한국펄벅재단 '20주년 후원' 감사패 받아
부동산 분양 2025.01.20 11:39:16금호건설(002990)이 지난 17일 사회복지법인 한국펄벅재단으로부터 ‘20주년 후원’ 감사패를 전달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금호건설은 지난 2004년부터 저소득 다문화가정 청소년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20년간 이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나눔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에도 금호건설은 한국펄벅재단을 통해 중학생 2명을 지원하며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금호건설의 후원으로 5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금호건설의 다문화가정 아동 지원 활동은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다문화 사회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기부금은 저소득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사용된다. 또 금호건설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임직원 성금 기부 활동인 DOVE’s 캠페인을 통해 결식 아동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매년 5월과 10월에는 ‘1사1촌’ 봉사활동을 통해 농번기와 수확기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돕고 있다. 이를 통해 구매한 쌀은 매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청암지역아동센터에 기부된다.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은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꿈을 이루고,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며 “우리의 작은 나눔이 아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펄벅재단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가 1965년 설립한 사회복지기관으로, 전문 사회복지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아동과 그 가족들을 60여 년간 지원해오고 있다. -
새해에도 한강 열풍 계속…필사집 인기에 가사 필사집까지 화제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17 08:37:19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을 찾는 이들이 새해에도 줄지 않고 있다. 17일 예스24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새해 들어 3주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또 겨울방학과 새해를 맞이해 수험서가 인기를 끌며 ‘2025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상’, ‘2025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하’가 나란히 2위와 3위에 올랐다. 글로벌 멘토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제안하는 성공 메커니즘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는 4위,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컴포지션 에디션이 5위에 자리했다. 이 책은 70쇄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필사 유행에 따라 노래 가사를 필사하는 책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밴드 DAY6의 전곡 가사 97곡을 한 데 모은 ‘DAY6 가사 필사집’이 예약판매 시작 1주 만에 예술 분야 1위, 종합 18위에 올랐다. 가사 필사집은 20대와 30대 사이에서 고른 반응을 얻었다. 한강 작가 작품을 비롯한 소설의 강세는 새해에도 계속됐다. 2016년 부커상 수상으로 먼저 주목받았던 한강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와 비극적 역사와 인간의 존엄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는 각각 6위와 7위에 자리했다. 킬리언 머피 주연의 영화화로 재주목 받은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13위, 양귀자의 역주행 스테디셀러 ‘모순’은 19위를 차지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알라딘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 기억할 책, 함께할 책’ 집계에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 번역가, 출판인,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등 책과 관련된 추천인 106인을 대상으로 2000년대에 출간된 책 중 최고의 책 10권 선정을 요청하고 이를 취합한 결과다. 한강 작가의 또다른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는 9위에 올랐다.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이 2위에,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이 3위에 올랐다. -
전문가 106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은…한강 '소년이 온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16 06:04:51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소년이 온다’가 전문가 100여 명이 추천한 21세기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출판인, 작가, 번역가, 문학평론가 등 책 전문가 106명에게 2000년대 출간된 서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책, 현재의 세계에 영향을 끼친 저작,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더 많이 읽혀야 할 책’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취합했다”며 “그 결과 총 809권이 추천작에 올랐고,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책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2014)였다”고 15일 밝혔다. 2위는 여성학자 정희진이 쓴 ‘페미니즘의 도전’(2005)이 차지했다. ‘여성의 눈’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보도록 안내하는 이 책은 “페미니즘은 투쟁과 쟁취가 아닌 협상과 사유, 공존과 상생의 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2008), 인류학자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2015)가 공동 3위에 올랐다. ‘젠더 트러블’은 기존 페미니즘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담아낸 책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사람, 장소, 환대’는 사람과 장소, 환대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움직이는지 조명한 책이다. 5위에는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2019)이 올랐다. 이어 경제학자 토마 피게티의 ‘21세기 자본’(2014), 소설가 이민진의 ‘파친코’(2018)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한강은 1위 ‘소년이 온다’ 외에도 ‘채식주의자’(2007·공동 9위), ‘작별하지 않는다’(2021·공동 14위)를 순위권에 올렸다. 설문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진행됐으며 각 추천인에게는 10권씩을 추천받았다. 자세한 목록은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대 최고의 책 순위 1. 소년이 온다(한강·창비·2014) 2.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교양인·2005) 3. 젠더 트러블(주디스 버틀러·문학동네·2008) 3.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문학과지성사·2015) 5. 날개 환상통(김혜순·문학과지성사·2019) 6. 21세기 자본(토마 피게티·글항아리·2014) 6. 파친코(이민진·인플루엔셜·2018) 6.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김초엽·허블·2019) 9.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엘리·2004) 9. 채식주의자(한강·창비·2007) 9.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2010) 9. 멀고도 가까운(리베카 솔닛·반비·2016) 9. 세계 끝의 버섯(애나 로웬하웁트 칭·현실문화·2023) 14. 파이 이야기(얀 마텔·작가정신·2004) 14. 고래(천명관·문학동네·2004) 14. 페르세폴리스(마르얀 사트라피·휴머니스트·2005) 14. 사당동 더하기 25(조은·또하나의문화·2012) 14. 부모와 다른 아이들(앤드류 솔로몬·열린책들·2015) 14. 금요일엔 돌아오렴(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창비·2015) 1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문학동네·2015) 14. 나의 눈부신 친구(엘레나 페란테·한길사·2016) 14.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문학과지성사·2016) 14.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2016) 14. 망명과 자긍심(일라이 클레어·현실문화·2020) 14. 랭스로 되돌아가다(디디에 에리봉·문학과지성사·2021) 14. 작별하지 않는다(한강·문학동네·2021) (이상 득표순, 출간연도는 초판 기준) -
학교 떠나는 최재천 교수가 꺼낸 첫 화두 "양심에 털 났냐"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15 07:00:00“양심에 털 났냐, 양심은 엿 바꿔 먹었냐,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일상 대화에서 이렇게 자주 쓰던 게 양심이라는 단어였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더라고요.” 동물행동학과 진화생태학을 연구하며 우리 사회에 빗대 매번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이번에는 “용도 폐기된 양심이라는 단어를 이 시점에서 되살리고 싶다”며 ‘양심’이라는 화두를 꺼내들었다. 최 석좌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신간 ‘양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온갖 사회적 부름에 종종 제 목까지 내걸고 참여했던 지난 생애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양심이 버티고 있었다”며 양심의 기저에는 '차마' 외면할 수 없고 '어차피' 할 일이라면 ‘차라리’ 온몸으로 덤벼들자는 세 단계의 심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설명하는 양심은 “나를 속이지 못해 계속 불편해하다가 결국 차마, 어차피, 차라리의 심리로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에 가깝다. “제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까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호주제 폐지와 돌고래 제돌이의 야생 방류에도 앞장섰습니다. 태생적으로 저는 비겁한 사람인데도 말이죠.” 최재천은 2023년 8월 서울대 졸업식 축사를 준비하면서 ‘양심’이라는 화두를 던져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간담회에서 군인의 총부리보다 더 강한 게 양심이라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 장면을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시기에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 여파가 있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쓴 책은 아니었다"면서도 "나랏일을 책임지는 분들이 양심의 기준에 따라 움직여 준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를 지적하기 위해 소개하기 위해 정치인들의 탄핵 소추안 표결 과정을 예시로 들었다. 최 교수는 다작으로 이름 나있다. 한 해에도 2~3권의 책을 내지만 기존에 대형 출판사와 협업해 책을 쓰고 기획했던 것과 달리 이번 책은 최재천 교수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펴낸 공저서다. 양심이라는 주제로 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에서 다룬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7편을 선별했고 추가적으로 내용을 보충했다. 지난해 말 ‘학교밖에서 제자를 키우겠다'는 것을 목표로 ‘호모 심비우스’를 출범했고 270여명의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 최마존’이 최 교수의 공저자가 됐다. 내달 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호모심비우스를 시작으로) 숙론의 장을 만들고 싶다”며 “그 시작을 양심이라는 화두로 시작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문학동네 북카페 '카페꼼마' 전국에 접점 만든다…'한강의 고향' 광주에 지방 가맹 1호점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14 17:42:50문학동네의 북카페 브랜드 카페꼼마가 서울과 경기권을 벗어나 처음으로 지방에 매장을 내면서 전국 단위로 확장한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첫 지방 가맹점을 오픈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광주를 기점으로 전국에 문화적 접점을 늘린다는 포부다. 14일 카페꼼마는 “광주에 첫 지방 가맹점을 열어 지역 문화와 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화 교류의 장을 열고자 한다”며 “사업 확장을 넘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함께 나누려는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카페꼼마는 2011년 문학동네의 직영 북카페 브랜드로 시작해 도심의 생활반경에서 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여의도, 홍대, 합정을 비롯해 경기도 광교, 송도 등에서 6개의 직영점을 운영해 왔다. 첫 가맹점인 용인 모빌리티 뮤지엄점에 이어 광주에 가맹점을 열면서 이제 전국 단위로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염현숙 카페꼼마 대표는 “직영 매장에서 쌓아온 일관된 메시지와 독창적인 사용자 경험을 가맹점에서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각 지역의 특색과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지역성과 정체성의 균형을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형 출판사에서 지방으로 사업 거점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꼽힌다. 광주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태어난 도시이자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평화와 인권의 상징적인 도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문학동네 측의 설명이다. 광주 동구의 문화전당역에 접해 있는 지방 가맹 1호점 ‘카페꼼마 파랑새안과점’의 경우 지역 특성을 반영한 북 큐레이션이 핵심이다. 지역 주민들이 커피를 즐기며 책을 읽는 장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광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나 지역 출신 문인들의 책들을 큐레이션해 지역 문화와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취지다. 또 ‘파랑새 추천도서’ 코너를 마련해 매장이 자리잡은 파랑새안과의 임직원들이 함께 읽고 추천하는 책들도 소개한다. 180평 규모의 2층짜리 대형 공간에 많은 좌석도 확보해 벌써부터 광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광주 충장로의 명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염 대표는 “카페콤마가 지향하는 것은 커피와 책을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머루를 수 있는 문화적 허브가 되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서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고 각 지역의 문화와 책을 잇는 허브로서 자리 잡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광주 가맹점 오픈을 기념해 오는 18일에는 ‘트렌드 코리아 2025’의 저자 김난도 교수와 함께하는 북토크 행사도 연다. 참가 신청이 마감돼 인원을 100명까지 늘렸다는 설명이다. 염 대표는 “광주 지역이 문화적 기회에 목마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문학동네 북클럽 등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강 작가 어릴 적 시간 보낸 '그 집'…소설가 한승원 생가 복원한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14 16:59:27전남 장흥군은 14일 회진면 신상리에 있는 한승원 작가 생가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생가 복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승원 작가는 현대 소설 문학의 거장이자 문학의 본고장인 장흥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아제아제바라아제', '불의 딸', '초의' 등의 작품을 펴냈다. 최근 한승원 작가의 딸인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한승원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장흥을 찾는 여행객들도 늘고 있다. 장흥군은 지난해부터 생가 부지 소유주와 협의해 온 장흥군은 최근 부지 매입을 완료했으며, 한승원 작가의 조언을 받아 생가를 옛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곳은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 방학마다 찾아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장흥군은 당시 감성과 추억이 깃든 콘텐츠를 곁들여 관람객들에게 문학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계획이다. 장흥군은 유서 깊고 풍부한 문학 자산을 바탕으로 2008년 전국 최초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 한승원 생가가 복원될 경우 이청준 작가 생가, 한승원 문학 산책로 등과 연계해 더욱 풍성한 문학 기행 관광코스가 조성될 것으로 장흥군은 기대했다. 김성 군수는 "한승원 작가는 장흥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한강 작가의 뿌리"라며 "생가를 노벨문학도시 장흥의 대표적인 문학 자원으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로터리] 정치과잉의 시대 소설의 역할
문화·스포츠 문화 2025.01.07 19:00:00오늘같이 바쁘고 변화무쌍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대에는 앉아서 200쪽 넘는 소설을 읽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문학작품의 소비량이 49% 늘어났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으로 촉발된 이러한 문학작품 소비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과 사회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중에도 오늘은 특히 소설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본다. 소설은 그 특질상 어떤 현상에 대한 다각적이고도 다원적인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장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분류할 때 우리는 ‘평면적 인물’과 ‘입체적 인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평면적 인물’이란 폭군이라든가, 구두쇠라든가, 악한이라든가 하는 한 가지 특성으로 설명되는 인물을, 또 ‘입체적 인물’은 폭군이었지만 외교술에 있어서는 뛰어난 통치자였다는 식으로 한 사람에게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는 인물을 각각 뜻한다. 두 가지 인물 묘사 중 입체적 인물을 더 우월한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20세기 소설론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이론을 제공한 바흐친도 소설적 상상력을 대화적 상상력이라고 규정하며 소설의 다원적 성격을 강조한다. 그는 단일한 목소리로 자신의 세계관을 설파하는 톨스토이보다 다양한 목소리와 세계관이 각축을 벌이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세계를 높이 평가한다. 예를 들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선과 악이 무엇인지, 도덕은 무엇이고 구원은 무엇인지에 대해, 아버지 표도르, 그의 두 명의 불행한 아내들이 낳은 세 아들, 표도르의 사생아, 그들의 여인들, 하인 그리고리, 조시마 장로 등등이 끝도 없는 논쟁을 이어가며 그들의 차이 나는 세계관들을 설파한다. 심지어는 누가 아버지 표도르를 죽였는가에 대해서도 장남 드미트리와 차남 이반은 자신들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이와 같이 다원성의 세계이자 간접 경험의 세계이기도 한데 자신의 성별이나 나이, 인종, 시대, 사회적·지리적 환경을 초월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나’라는 세계에 갇히지 않고 시야를 끝없이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벗어나기를 종종 수행함으로써 우리는 좀 더 나은 시민이 될 수 있다. 적어도 눈앞의 사태에 대해 단선적이고도 평면적인 한 가지 측면만을 보도록 유도하는 정치적 양극화와 프레임 씌우기로 일관되는 정쟁에 맥없이 말려들기를 거부하는 의식 있는 개인으로 남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깨어 있는 의식으로 올바른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동십자각]타인의 고통에 대한 예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1.03 18:22:43지난해 12월 29일 일요일 오전 9시쯤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했고 2명이 구조됐다는 속보가 처음 나왔다. 사망자 수가 47명, 62명, 82명, 124명으로 늘어났고 결국 179명이 사망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후에도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보도됐다. 버드 스트라이크 관리·정비 문제, 랜딩기어 이상 가능성,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 등은 이번 참사가 인재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고 가능성을 높여 놓은 문제 앞에서 최선을 다했던 기장과 부기장의 사투에는 가슴이 먹먹하다 결국 답답함으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살았다’ 싶었던 순간에 둔덕에 부딪혀 폭발한 여객기. 최선과 의지는 안전 불감증에 걸린 시스템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나, 최선의 노력을 어떻게 이렇게 허망하게 만들 수 있는지 등 깊은 회의에 빠진 건 기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후 더욱 깊은 회의가 찾아왔다. 유가족에 대해 “보상금 받을 생각에 싱글벙글할 것”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막말과 ‘가짜 유가족’이라는 가짜 뉴스 등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인간에게 과연 선의가 있는가 의문마저 들었다. ‘집에 다 왔다’고 생각하며 가족·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설레는 마음으로 챙기려던 이들이 뜨거운 화염 속에서 고통스럽게 숨을 거뒀는데 고통에 공감하고 애도하기는커녕 조롱을 하는 마음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시상식 주간에 “계엄군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광주 시민들과 헌혈을 하려고 긴 줄을 선 광주 시민들을 보고, 인간의 참혹함과 존엄함이 어떻게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며 ‘소년이 온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깊은 의미라고만 생각했던 작가의 이 말을 이번 참사에서 진정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알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에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애도하고 음식을 준비해 나르고,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한 명도 병원에 오지 못했다’며 비통해 한 한 전남대 응급의학과 교수 등에서는 인간의 존엄함을, 고통에 공감하기는커녕 악한 말들을 퍼붓는 이들에게서는 참혹함을 느낀다.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다. 애도에는 유효기간이 없지만 이 기간만이라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존엄함이 더욱 많이 드러나기를 바란다. -
정치도 경제도 불확실의 시대…지혜와 통찰을 제시하다[새해 주목할 신간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03 17:53:07올해 출판계는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이어진 소설 읽기 열풍을 겨냥한 다양한 신작들이 쏟아진다. 밀란 쿤데라, 폴 오스터 등 작고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새롭게 출간된다. 전 세계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전쟁과 차별을 다룬 책과 ‘잘 먹고 잘 사는 일’의 기본이 되는 몸을 탐구하는 책들도 잇따라 출판될 예정이다.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단연 한강의 신간 소설이다. 한강은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이은 겨울 3부작 완성편을 발표한다. 지난해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내놓은 김애란 작가도 신간 ‘다섯 번째 소설집’(가제)을 공개한다. 황석영도 '철도원 삼대'를 펴낸 2020년 이후 5년 만에 장편소설 ‘할매’(가제)를 내놓는다. 해외 거장들의 작품도 기대된다. 민음사는 밀란 쿤데라의 유작 ‘여든아홉 개의 말’을 출간할 계획이다. 1980년 발표한 ‘프라하, 사라져가는 시’와 1985년 발표한 ‘여든아홉 개의 말’을 함께 엮은 작품집이다. 미국 소설가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 가트너'도 올해 출간된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꼽혔던 중국 소설가 찬쉐의 중편소설 '노쇠한 뜬구름'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키메라의 시대' 등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스턴 마틴의 멋진 세계’는 하반기에 출간된다. 올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인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슈는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24분’은 북한 핵미사일 발사 24분 후 미국 워싱턴 상공에서 벌어지는 핵전쟁을 다룬 책이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만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애니 제이콥슨이 수백 건의 인터뷰와 기밀 문서 연구를 통해 핵전쟁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를 내놨다. 구독자 111만명의 유튜버인 김지윤 박사는 올 6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를 통해 그간 유튜브로 다뤘던 국제 정치의 변화 모습들을 담아낸다. 상반기 중 출간될 예정인 ‘한국전쟁의 심문실(후마니타스 펴냄)’은 85주년을 맞는 한국전쟁을 두고 어떤 폭력성을 지니는지 의미를 파헤치기 위해 전쟁에서 주목받지 않았던 심문실을 파고들었다. 한국전쟁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온 모니카 김 미국 위스콘슨대 교수는 심문실에서 벌어졌던 질문들 ‘당신은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어느 나라의 국민이 될 것인가’ 등을 바탕으로 그간 다루지 않았던 전쟁의 이면을 보여준다. 지정학적 갈등 외에도 사회 전반에 자리한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는 극단주의 또한 새해의 화두다. 올 4월에 출간 예정인 ‘극단주의에 빠진 뇌(어크로스 펴냄)’는 사회적·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극단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조명한다. 세계의 지성으로 평가되는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 역시 ‘이성이란 무엇인가(사이언스북스 펴냄)’를 통해 합리적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이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재미 저널리스트인 안희경씨는 인문교양서 ‘인간 차별’을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 박힌 이민자,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의 세묘화를 그려낸다. ‘잘 먹고 잘 사는 일’의 기본이 되는 몸에 대해 파고드는 책들도 눈에 띈다. 2023년 ‘도둑맞은 집중력’ 열풍을 일으켜 30만권이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던 스코틀랜드 작가 요한 하리는 비만과 몸, 의지력과 수치심을 다룬 신간 ‘매직 필(어크로스 펴냄)’을 내놓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남궁인씨는 의학서 ‘몸’을 통해 신체 각 기관의 기능부터 면역 체계 등 인체 방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몸의 작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지난해 한국사회에 ‘저속노화’ 열풍을 일으킨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가속사회의 청년들(문학동내 펴냄)’에서 젊은 세대의 자기 돌봄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에서 유명세를 떨친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는 요리책 겸 에세이 '스모크&피클스'를 통해 자신의 요리법은 물론 셰프로서의 여정과 개인적인 일화들을 담아낸다. 남다른 김맛으로 맹위를 떨쳤던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의 따뜻한 집밥 레시피 역시 독자들을 찾아온다. -
소설에 빠진 한국…국내 첫 '문학포털'도 나온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1.02 18:12:46새해 첫날을 맞은 1일 서울 영등포구 교보문고 영등포스퀘어점. 새해에 읽을 첫 책을 사려는 독자들로 서점 안이 북적거렸다. 눈에 띄는 것은 입구 가까운 문학 매대 주변의 인파였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을 비롯해 한국 문학 작품이 놓여있는 매대에 많은 이들이 몰렸다. 반면 외국문학 코너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책을 사기 위해 몇 겹으로 선 대기줄에는 김지연 소설가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2025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표지의 분홍색 띠가 여러 개 보였다. 20대 고객 이모씨는 “원래 연초에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읽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친구가 괜찮은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해서 같이 왔다”며 “소설에 관심 없던 친구가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측은 “이날 집계한 영등포점의 소설 분야 매출이 전년 같은 날 대비 33% 늘었다”며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문학 열풍이 새해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시작된 한국 문학의 날갯짓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1일 온라인 서점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1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재등극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지난 10월 중순부터 12월 3주까지 내리 종합 1위를 기록한 뒤 순위가 내려왔지만 독자들의 성원 속에서 종합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이어 2위와 3위로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자리를 지켰다. 윤희영 현대문학 팀장은 “원래 현대문학상이 12월 출간되고 한 달 사이에 판매가 집중되는데 올해는 그 기간이 좀 더 길어졌다”며 “특히 지난 2년 간 문학상 수상작품집 판매고가 15% 가량 빠졌는데 올해는 3~4년 전으로 회복했다. 김지연 소설가와 박소란 시인의 팬층도 두텁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한국 소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기대작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월에 김숨 소설가가 시각장애인을 인터뷰해 쓴 연작 소설 ‘무지개 눈’이 출간되고 한강의 ‘겨울’ 3부작 장편 소설의 마지막편(제목 미정)을 비롯해 정세랑, 김혜진, 박서련, 김멜라 등 거장의 반열에 오른 소설가들의 신작 장편 소설이 예정돼 있다. 장편 소설 ‘성소년’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통하는 작가로 자리잡은 이희주 소설가 상반기에 세계관이 이어지는 소설인 ‘성소녀’를 출간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문학 콘텐츠를 한 곳에서 소비할 수 있는 포털 ‘시작하다’가 올 3월 론칭을 해 본격적으로 문학 애호가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국내에서 문학 관련 2차 콘텐츠, 문학 강의, 문학 뉴스, 서점 등을 한 곳에 모아 문학 애호가들이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는 전무한 상황이다. 정은우, 한정현 소설가 등이 강의에 참여하고 박사랑 소설가와 양안다 시인이 팟캐스트 등 2차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문학 포털을 준비하는 김새봄 한국작은출판문화연구소 대표 겸 새봄출판사 대표는 “문학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 팟캐스트 등 2차 콘텐츠를 비롯해 문학 커뮤니티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높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곳이 없다”며 “본격적으로 불어 온 K문학 열풍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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