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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도둑맞은 단어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28 18:02:04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 신애(배우 전도연)는 바람을 피던 남편도, 피아니스트라는 꿈도 잃은 채 밀양으로 도피하지만 아들마저 유괴범에 의해 떠나보낸다. 기독교에 귀의해 구원을 받았다고 떠들던 신애는 유괴범을 용서하고자 교도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유괴범이 “이미 하나님께 용서를 받아 마음이 편안하다”며 오히려 자신을 위로할 때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신애에게 용서할 권리는 마지막 보루였다 -
[목요일 아침에] ‘금융 투자 잔혹사’ 왜 반복되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21 18:19:073조 원? 5조 원? 아니면 10조 원? 시한폭탄과 같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총손실 규모는 아직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확정된 손실만 6500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 ELS의 판매 잔액은 19조 3000억 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5조 4000억 원 중 6조 원이 넘는 상품이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홍콩 증시의 극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조 원대의 손실 쓰나미가 불가피하다. -
[목요일 아침에] 일자리 도시, 잠자리 도시
오피니언 사설 2024.02.14 18:18:12세계에서 가장 앞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춘 도시는 어디일까. 우리 국민이라면 으레 “서울”이라고 외치고 싶을 것이다. 아쉽지만 해외 기관들의 시각은 다르다. 전 세계 100여 개 주요 도시별 ICT 및 친환경 경쟁력 등을 평가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스마트시티인덱스’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16위를 기록했다. 2019년 23위였던 것에 비하면 일곱 계단 오르는 성과를 냈지만 선두권으로 가려면 더 노력 -
[목요일 아침에] 뱀을 풀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07 18:21:39일본 최대의 화학 회사 미쓰비시화학의 고바야시 요시미쓰 전 회장은 집과 사무실에서 개구리를 키웠다. 일본어로 ‘바꾸다(가에루·変える)’와 발음이 같은 ‘개구리(가에루·かえる)’를 키우며 경영 혁신의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고바야시 전 회장에게 개구리는 ‘경고’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의 눈에는 시대가 급변하는데도 과거의 명성과 현상에 안주하며 저성장을 이어가는 일본과 일본 기업들이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
[목요일 아침에] 정치 철새라도 마크롱만 같아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31 18:01:07한국 정치판의 철새는 자연계 철새보다 이동이 더 빠르다. 겨울을 피해 강남에 갔던 제비는 4월에야 돌아오지만 총선을 앞둔 일부 정치인들은 서둘러 새 둥지를 찾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1월 3일 허은아 의원이 앞서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몸담았던 당에서 떠났다. 18일에는 이언주 전 의원이, 29일에는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힘을 등졌다. 이들은 더 나은 정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탈당 -
[목요일 아침에] ‘서비스발전법’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24 17:58:00미국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연일 사상 최고치로 천정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 주식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2일 사상 처음 3만 8000선을 넘었다. 미 증시의 활황 배경에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이라고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인방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애플·테슬라 등이다. 이 가운데 MS·알파벳·아마존·메타 4개 회사의 업종은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한 지식 기반 서 -
[목요일 아침에] ‘프리덤시티’와 ‘천만원 기본대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17 18:34:04세계 76개국이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포퓰리즘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영국 등 주요국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과도한 선심성 경기 부양 정책을 펴서 세계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정치적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면서 지난해 말 310조 달러로 불어난 전 세계 부채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와 정치의 양극화 심화 속에 열 -
[목요일 아침에] 세계화의 위기, 한국의 위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10 17:56:01‘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는 말이 있다. 흔히 시장 비관론자들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경제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상학자와 경제학자는 둘 다 미래 전망으로 먹고 살지만 예측에 자주 실패한다. 차이점은 기상학자는 현재 날씨는 아는데 경제학자는 지금 경제 상황도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역설적으로 비관론자들이 누리는 -
[목요일 아침에] 기상 이변 속출, 기후위기 대응 ‘원년’ 돼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03 17:26:01“킬리만자로는 높이 1만 9710피트(5885m)의 눈에 뒤덮인 산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이다. 서쪽 봉우리는 마사이어로 ‘누가예 누가이’, 즉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는 얼어붙은 표범의 사체가 하나 있다. 도대체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무엇을 찾고 있던 것인지 설명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세계적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36년 발표한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의 첫 단락이다. 킬리 -
[목요일 아침에] 문제는 ‘설득’이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27 17:55:50‘소통의 리더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부터 틈틈이 연구했던 롤모델이 있었다.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로 불리는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다. 쉽고 간결한 언어 구사력과 라디오 진행자·배우로 지내며 체득한 표현력, 유머 감각과 솔직함으로 무장한 레이건 대통령은 연설로 메시지를 전파하고 신뢰를 얻어내는 데 누구보다도 능숙했다. 자신의 신념 -
[목요일 아침에] 악성 종양으로 커지는 저출산·고령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20 18:03:19영국은 한때 고(高)복지와 고(高)비용·저(低)효율로 대표되는 ‘영국병’을 앓았다. 과도한 복지에 따른 재정 악화는 결국 복지 정책의 위기를 초래했다.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1979년 총리 취임 직후 복지제도에 대한 과감한 수술을 단행했다. 무분별한 복지 정책이 시장을 왜곡시키지 않고 근로 의욕을 꺾지 않도록 복지 혜택을 줄여나갔다. 정치력과 뚝심으로 밀어붙인 끝에 영국은 고질적인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
[목요일 아침에] 베이비부머 은퇴와 ‘건보 재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13 17:46:59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올해 마무리된다. 6·25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에 태어난 이들의 수는 700만 명을 웃도는데 이들 중 막내인 1963년생이 올해 60세 정년을 맞이한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20년 동안 매년 70만~80만 명의 은퇴자가 쏟아져 나온다. 현재 10대 인구가 40만 명대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인구보다 은퇴자가 2배 많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현재의 40대가 -
[목요일 아침에] 진짜 ‘멋진 신세계’를 위하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06 18:10:13올더스 헉슬리가 1908년에 쓴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는 저출산 걱정이 없다. 모든 인간은 중앙의 통제 아래 인공 부화기를 통해서만 태어나므로 인구는 마음대로 조절된다. 결혼 제도는 사라지고 출산은 금지되며 아버지·어머니라는 호칭은 혐오의 말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항상 행복해야 하므로 행복을 방해하는 일체의 감정은 ‘소마’라는 약을 먹어 소멸시킨다. 그러나 불만도, 슬픔도, 전쟁도, 범죄도 없 -
[목요일 아침에] 최악의 기업 부채, 절실한 구조조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1.29 17:45:20매서워진 추위만큼이나 우리 경제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식당·미용실 등 자영업계에는 매출이 반 토막 났다는 곳이 수두룩하다. 저마다 생활이 힘들다 보니 허리띠를 졸라매고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사정도 예사롭지 않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파산을 신청한 법인이 136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7건보다 66.8%나 급증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최근 10년 중 파산 법인 수가 가장 많았던 -
[목요일 아침에] ‘청년팔이’ 선거판은 막아야 한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1.22 18:47:12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을 비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세웠다가 철회하는 소동을 벌였다. 민주당은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해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공개해 청년층을 무능하고 이기적인 세대인 것처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황당한 문구도 등장했다. 민주당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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