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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또 보수 위기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3 19:16:38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5년 7월, 영국에서 10년 만의 총선거가 치러졌다. 전시 보수당 내각을 이끌어온 ‘국민 영웅’ 윈스턴 처칠 총리가 8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시기다. 하지만 처칠의 인기에 기대 승리를 노리던 보수당은 이 선거에서 최악의 참패를 맛봤다. 평화의 시기가 다가오자 내치와 개혁을 원하게 된 민심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복지국가 비전을 제시한 노동당으로 쏠린 것이다. 보수당 의 -
[목요일아침에] 극단 정치와 ‘아르헨行 급행열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7 18:27:0620세기 전반기 미국 보스턴에는 경제를 폭망시키고도 선거에서 연전연승했던 정치인이 있었다. 1913~1951년 네 차례에 걸쳐 16년 동안 보스턴 시장을 지낸 제임스 컬리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보스턴에서 주로 빈곤층에 속했던 아일랜드계 출신인 컬리는 ‘서민 정치’를 앞세워 시장에 당선됐다. 시장 재임 때는 영국계 부유층에 높은 세금을 물려 조달한 재원으로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폈고 선거 때면 늘 선심 정책으로 표를 끌 -
[목요일 아침에] 가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0 18:18:15올해 초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세계 24개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이 59%에 달했다.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이 국민들의 생각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응답도 74%에 이르렀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정쟁에 매달려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강력한 지도자가 입법부·사법부 등의 견제를 받지 않고 정책을 결정하는 정 -
[목요일 아침에] 국민연금 고갈 이후 누적적자부터 공개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13 17:58:22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의제 숙의단 워크숍을 통해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이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론화위의 개혁안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되 소득대체율도 40%에서 50%로 올리는 1안과 보험료율만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유지하는 2안이다. 두 가지 안대로 해도 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당초 2055년에서 고작 각각 7년, 8년 늦춰질 뿐이다. 지난해 11월 연 -
[목요일 아침에] ‘쿠이마롯’시대와 전통시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06 17:44:51온라인 유통 플랫폼 쿠팡이 지난해 창립 14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최근 발표하자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의 삶은 쿠팡의 로켓배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로켓배송은 아이폰급 혁신이다” “아이 키우는 맞벌이 부부에게 쿠팡은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인프라가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쿠팡은 지난해 31조 8298억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6174 -
[목요일 아침에] 도둑맞은 단어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28 18:02:04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 신애(배우 전도연)는 바람을 피던 남편도, 피아니스트라는 꿈도 잃은 채 밀양으로 도피하지만 아들마저 유괴범에 의해 떠나보낸다. 기독교에 귀의해 구원을 받았다고 떠들던 신애는 유괴범을 용서하고자 교도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유괴범이 “이미 하나님께 용서를 받아 마음이 편안하다”며 오히려 자신을 위로할 때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신애에게 용서할 권리는 마지막 보루였다 -
[목요일 아침에] ‘금융 투자 잔혹사’ 왜 반복되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21 18:19:073조 원? 5조 원? 아니면 10조 원? 시한폭탄과 같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총손실 규모는 아직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확정된 손실만 6500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 ELS의 판매 잔액은 19조 3000억 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5조 4000억 원 중 6조 원이 넘는 상품이 이미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홍콩 증시의 극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조 원대의 손실 쓰나미가 불가피하다. -
[목요일 아침에] 일자리 도시, 잠자리 도시
오피니언 사설 2024.02.14 18:18:12세계에서 가장 앞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춘 도시는 어디일까. 우리 국민이라면 으레 “서울”이라고 외치고 싶을 것이다. 아쉽지만 해외 기관들의 시각은 다르다. 전 세계 100여 개 주요 도시별 ICT 및 친환경 경쟁력 등을 평가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스마트시티인덱스’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16위를 기록했다. 2019년 23위였던 것에 비하면 일곱 계단 오르는 성과를 냈지만 선두권으로 가려면 더 노력 -
[목요일 아침에] 뱀을 풀어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2.07 18:21:39일본 최대의 화학 회사 미쓰비시화학의 고바야시 요시미쓰 전 회장은 집과 사무실에서 개구리를 키웠다. 일본어로 ‘바꾸다(가에루·変える)’와 발음이 같은 ‘개구리(가에루·かえる)’를 키우며 경영 혁신의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고바야시 전 회장에게 개구리는 ‘경고’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의 눈에는 시대가 급변하는데도 과거의 명성과 현상에 안주하며 저성장을 이어가는 일본과 일본 기업들이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
[목요일 아침에] 정치 철새라도 마크롱만 같아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31 18:01:07한국 정치판의 철새는 자연계 철새보다 이동이 더 빠르다. 겨울을 피해 강남에 갔던 제비는 4월에야 돌아오지만 총선을 앞둔 일부 정치인들은 서둘러 새 둥지를 찾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1월 3일 허은아 의원이 앞서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몸담았던 당에서 떠났다. 18일에는 이언주 전 의원이, 29일에는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힘을 등졌다. 이들은 더 나은 정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탈당 -
[목요일 아침에] ‘서비스발전법’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24 17:58:00미국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연일 사상 최고치로 천정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 주식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2일 사상 처음 3만 8000선을 넘었다. 미 증시의 활황 배경에는 일명 ‘매그니피센트 7’이라고 불리는 대형 기술주 7인방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애플·테슬라 등이다. 이 가운데 MS·알파벳·아마존·메타 4개 회사의 업종은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한 지식 기반 서 -
[목요일 아침에] ‘프리덤시티’와 ‘천만원 기본대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17 18:34:04세계 76개국이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포퓰리즘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영국 등 주요국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과도한 선심성 경기 부양 정책을 펴서 세계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정치적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면서 지난해 말 310조 달러로 불어난 전 세계 부채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와 정치의 양극화 심화 속에 열 -
[목요일 아침에] 세계화의 위기, 한국의 위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10 17:56:01‘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는 말이 있다. 흔히 시장 비관론자들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경제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상학자와 경제학자는 둘 다 미래 전망으로 먹고 살지만 예측에 자주 실패한다. 차이점은 기상학자는 현재 날씨는 아는데 경제학자는 지금 경제 상황도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역설적으로 비관론자들이 누리는 -
[목요일 아침에] 기상 이변 속출, 기후위기 대응 ‘원년’ 돼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1.03 17:26:01“킬리만자로는 높이 1만 9710피트(5885m)의 눈에 뒤덮인 산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이다. 서쪽 봉우리는 마사이어로 ‘누가예 누가이’, 즉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는 얼어붙은 표범의 사체가 하나 있다. 도대체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무엇을 찾고 있던 것인지 설명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세계적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36년 발표한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의 첫 단락이다. 킬리 -
[목요일 아침에] 문제는 ‘설득’이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2.27 17:55:50‘소통의 리더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부터 틈틈이 연구했던 롤모델이 있었다.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로 불리는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다. 쉽고 간결한 언어 구사력과 라디오 진행자·배우로 지내며 체득한 표현력, 유머 감각과 솔직함으로 무장한 레이건 대통령은 연설로 메시지를 전파하고 신뢰를 얻어내는 데 누구보다도 능숙했다. 자신의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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