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비나 사하주왈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고철을 녹여 강철로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 대신 폐 플라스틱을 용광로에 넣고 섭씨 1천600도의 초고열로 가열해 석탄을 사용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탄소는 철의 강도를 높이는데 사용되며 탄소 함유량이 많을수록 철의 강도는 높아지지만 가소성은 줄어든다. 이 연구로 최근 호주박물관의 과학 부문 유레카상을 받은 사하주왈라 교수는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탄소 성분을 석탄이나 코크스 대신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 기술을 이용해 골칫거리인 플라스틱 폐기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쇼핑백에서부터 주방세제 통, 음료수 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강철을 생산하기에 충분한 탄소를 함유하고 있지만 자신의 연구에서는 석탄과 코크스를 전량 플라스틱으로 대체하지는 않고 플라스틱과 석탄을 섞어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PVC 등 일부 플라스틱 종류는 태울 때 발암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호주인들은 연간 100만t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이중 대부분은 쓰레기 매립지에 버리고 있다. 사하주왈라 교수는 “호주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갈 폐 플라스틱을 이용한다면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대안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을 산업 분야에서 실용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석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 일본의 화력발전소에서도 재생 플라스틱 덩어리들을 사용하는 기술이 이용된 적이 있다면서 실제 사용되는 양을 고려한다면 석탄업계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며 환경의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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