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윤이나의 상금 랭킹은 60위였다. 하지만 이번 주 그의 상금 랭킹은 3계단 물러난 63위(56만 6970달러)가 됐다. 거액의 총상금(1100만 달러)이 걸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끝나면서 요란한 순위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이나보다 상금 순위는 낮았지만 CME 포인트 60위 이내에 들어 최종전에 출전한 선수 3명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윤이나를 모두 제친 것이다.
최종전에 출전한 선수 중 상금 랭킹이 가장 낮았던 66위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60위로 6계단을 올랐고 65위였던 나탈리야 구세바(러시아)도 62위로 3계단을 상승했다. 더욱이 윤이나 바로 다음 순위였던 61위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은 최종전 단독 2위로 상금 100만 달러를 챙기면서 22위로 무려 39계단을 뛰었다. 결국 윤이나는 상금과 CME 포인트에서 모두 63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올해 유일한 대한민국 ‘LPGA 신인’인 윤이나는 기대와는 꽤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을 시작할 때만해도 신인왕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됐지만 신인 랭킹 7위(434점)로 시즌을 마쳤다. 1436점을 획득해 신인왕에 오른 야마시타 미유(일본)에 비해 1002점이나 뒤처졌다.
분명 성공보다는 실패 쪽에 가까운 ‘루키 윤이나’의 1년이었다. 올해의 선수 순위는 97위에 머물렀고 상금이나 CME 포인트보다는 괜찮았지만 평균 타수도 48위(70.98타)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윤이나의 2025 시즌’을 무조건 실패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장타력이나 이글과 버디를 잡는 사냥 능력은 올해 맹활약한 다른 선수들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적이 좋은 것도 ‘2026년 윤이나’의 선전을 다시 기대하는 이유다.
올해 윤이나는 드라이브 샷 거리 부문에서 272.94야드를 보내 13위를 기록했다. 273.21야드를 보낸 찰리 헐(잉글랜드) 다음이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273.32야드를 쳐 드라이브 샷 거리 11위에 오른 김아림 다음으로 멀리 보냈다.
이글 수 부문에서는 14개를 잡아 이미향,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와 함께 당당히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글 1위(15개)는 장타 1위에 오른 줄리아 로페즈 라미레즈(스페인)다. 버디 확률에서는 29위(21.73%)로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코스가 쉽게 세팅된 시즌 최종전에서 버디를 몰아친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지난주보다 3계단을 물러나야 했다.
시즌 초반 그린적중률도 무척 낮게 나왔지만 순위와 확률을 조금씩 끌어 올린 끝에 42위(71.45%)로 마무리했다. 그린적중률 1위(77.49%)에 오른 유해란과는 6% 차이가 났다. 가장 큰 문제는 퍼트 수였다. 라운드 당 퍼트 수는 30.18개로 102위에 머물렀다. 28.59개로 1위에 오른 김효주와의 차이는 무려 1.59개나 된다.
윤이나에게는 2026년 시즌을 맞이하기 전에 해결해야할 숙제가 무척 많다. 차돌과 같은 단단한 마음으로 담대하게, 하지만 너무 조급하지는 않게 하나둘씩 매듭을 풀어야 한다.
분명 2026년은 시즌 초반부터 서로 맞지 않는 톱니바퀴로 아등바등했던 2025년과는 완전히 다른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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