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서울 송파구의 한 청년안심주택 입주자들은 ‘피 같은’ 보증금을 몽땅 날려버릴 상황에 놓였다. 임대 사업자의 부실 운영에 관련 기관의 관리 미비 등으로 자신이 살던 곳이 경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은 서울시, 자치구 등에 구제를 호소했지만, 반년이 다 되도록 진전은 보이지 않았다.
사태는 8월 이성배(49)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피력하면서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 송파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10여 번의 대책 회의를 비롯해 임차인 간담회, 대주단 면담, 신한은행 면담 등을 통해 해결 방안 마련에 힘썼다. 그 결과 입주자들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고통받는데 일부 정치인들은 문제 해결보다 비방과 정쟁에만 몰두했다”며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뛰어들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제10대 서울시의회 의원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시의원 당선자 110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은 단 6명뿐. 이 대표는 “칼바람 속에서 살아남은 단 6명의 생존자 중 1명으로서, 박원순 시장과 102명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에 맞서 야당의 결기를 제대로 보여야만 했던 시기”라고 떠올렸다.
초선임에도 활약은 돋보였다. 서울시가 청년과 경력단절자의 취업을 돕는다며 연 900억 원을 투입한 ‘뉴딜 일자리’ 사업의 부실 운영 실태를 폭로했고, 시가 효율이 나오지 않는 곳까지 무분별하게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점을 지적했다. 친환경 급식센터에 납품되는 식자재가 실제 친환경이 맞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쓰레기장까지 뒤져서 박스에 표기된 원산지를 확인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약자와의 동행’은 이 대표가 주목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주거 여건 개선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초선 때부터 반지하 주택 거주자의 지상 이주 대책 마련에 힘써왔다. 이에 SH는 전수 조사를 거쳐 지상 이주 정책을 시행했고, 현재 관리 대상이 아닌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주를 마쳤다. 이 대표는 SH 보유 주택을 활용해 주거 약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 제정에도 앞장섰다. 그는 “시의원들이 반지하 주택 문제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때부터 저는 열악하고 참혹한 현장을 돌아보며 문제 해결을 촉구해 왔다”며 “이 사안을 11대까지 끌고 와서 결국은 해결한 게 시의원 생활 중 가장 보람된 일”로 꼽았다.
현 지역구인 송파의 생활 여건 향상도 이 대표의 관심 사안이다. 이 지역에는 아파트만큼이나 저층 주거지에 거주하는 주민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공원·경로당·학교 등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정책은 핀셋을 쓰듯이 디테일을 살피고 정교해야 한다”며 “밖에서 보기엔 강남 3구 중 한 곳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계층이 다양한 주거지에서 생활하는 만큼 이들에게 맞는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대 의회에서 그는 누구보다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전반기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각 지역의 사업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졌고, 후반기에는 국힘 원내대표로서 오세훈 시장 등과 호흡을 맞춰가며 책임감 있게 의회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에게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에 관해 묻자 “아직은 고민 중”이라면서도 “예산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자치구에서 주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느냐, 3선으로서 오 시장과 함께 서울시민을 위한 더 큰 그림을 그리느냐를 두고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외려 그는 당면한 사안의 차질 없는 추진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저희 가훈이 ‘마무리를 잘하자’입니다. 잠실 마이스 단지 조성, 탄천변 이팝나무 산책로와 라일락·매화 향기로, 석촌호수 서울놀이마당 개선, 잠실주공 5단지와 우성 1·2·3차 재건축 등 송파 발전을 위한 정책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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