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상징이자 시민의 쉼터인 금정산이 마침내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37년 만에 보호지역이 아닌 새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번 결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부산이 ‘산·강·바다를 품은 생태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31일 오후에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 결정(안)’이 최종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정산은 대한민국의 24번째 국립공원이자, 첫 번째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공식 등록된다. 총 면적은 66.86㎢로, 이 중 78%가 부산 6개 자치구에, 나머지 22%가 경남 양산시에 걸쳐 있다. 금정산을 중심으로 백양산까지 아우르며 낙동정맥의 생태축을 완성하는 공간이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2005년 시민사회가 처음 제안하며 시작됐다. 2014년 10만 명 서명운동으로 여론이 확산됐고 2019년 부산시가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범어사, 시민단체, 환경단체, 전문가 등 8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가 10여 년간 꾸준히 캠페인을 이어왔다. 높은 사유지 비율과 복잡한 이해관계로 난항을 겪었지만 지난해 범어사·부산시·추진본부가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부산시는 “이번 결정은 시민사회와 종교계, 행정이 협력한 전례 없는 사례로,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지속적인 관심이 만들어낸 대표적 시민운동”이라고 평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시한 ‘금정산국립공원 타당성조사’(2020~2021)에 따르면 금정산에는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한다. 문화자원은 127점으로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위 수준이다. 연간 탐방객은 312만 명으로 전국 5위권에 해당한다. 비보호지역임에도 자연·문화·경관 모든 분야에서 국립공원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태백산(2016년), 팔공산(2023년)과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보호구역 지정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도 크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은 부산의 도시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금정산을 중심으로 생태관광, 환경교육, 문화체험을 연계한 친환경 관광벨트를 조성하고 지역 상권과 숙박업·공예·식음료업까지 아우르는 녹색경제 생태계를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문화유산 복원과 역사경관 정비를 병행해 금정산을 ‘시민의 품격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탐방객은 연간 4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관광 수입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은 금정산(산)과 낙동강(강), 해운대·광안리(바다)로 이어지는 독특한 도시 구조를 갖춘 만큼, 이번 지정으로 바다 중심 관광도시를 넘어,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생태수도’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다. 도시 한가운데서 국립공원의 품격을 누릴 수 있는 모델은 해외에서도 드물다. 박형준 시장은 “금정산을 통해 부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도시이자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지역사회 등과도 긴밀히 협력해 탐방로 정비, 문화유산 복원, 생태계 보전, 주민지원사업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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