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이 다음 달 1일 '무안낙지축제'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낙지가 잡히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해수 온도 상승 등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9일 무안군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부터 2일까지 무안읍 뻘낙지거리와 중앙로 일대에서 '황토갯벌의 선물! 무안낙지의 맛있는 변신'을 주제로 제3회 무안갯벌낙지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낙지가 사라져 '낙지없는 축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안 지역 한 어민은 "해마다 수온이 오르면서 낙지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올해는 거의 잡히지 않아 축제 기간에도 낙지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뻘낙지'의 고장으로 불리는 무안은 한때 세발낙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어획량이 급감했다. 2007년 약 29만 접(한 접 20마리 기준)에 달했던 어획량은 2017년 10만 접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8만 접 수준에 그쳤다. 17년 새 72%가 감소한 셈이다.
낙지 수확이 줄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현재 한 접 가격은 20만 원 안팎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금낙지'라 부를 정도다.
낙지는 줄었지만 무안군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낙지 경매와 즉석 낙지잡기 체험, 김·장어·새우 등 지역 특산품 판매 부스, 거리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무안군은 낙지 자원 회복을 위해 낙지 산란기인 6월 21일부터 7월 20일까지 포획을 금지하고 금어기에는 어미 낙지를 방류하는 등 자원 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 낙지목장 조성 및 산란 서식장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어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낙지뿐 아니라 새우나 전어 등 가을 수산물을 준비해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기후 변화로 낙지 생산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감안해 축제를 마치고 어떤 방향으로 축제를 열지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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