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과 금 현물만 투자했었는데 이제는 ‘국장’도 해야 할까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주식 정보 교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지금이라도 국내 증시에 투자해야 하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코스피지수가 3500선을 넘었을 때까지만 해도 냉소적이었던 반응이 4000선을 돌파하자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주식과 서울 아파트 가격, 금(金)에 이어 국내 주식까지 오르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포모(FOMO·소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과잉 유동성에 주식 등 위험자산과 금 같은 안전자산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면서 현금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마저 1430원대로 급등하자 원화 자산 보유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마땅한 투자처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은 올 들어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부동산 거래는 막혔다. 국내 주식도 지수 자체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갈 곳 없는 장세’라는 말이 나온다. 시장의 온기가 일부 업종에만 머무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하는 동안 상당수 종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빈익빈 랠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20일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490개(코스피 490개, 코스닥 1000개)로 같은 기간 상승한 종목(코스피 440개, 코스닥 706개)을 웃돌았다.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6월 20일부터 불과 넉 달 만에 4000선까지 치솟았지만 체감 수익률은 그만큼 뜨겁지 않은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약 33.7% 상승했지만 86거래일 중 52거래일에서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특히 이달 17일에는 하락 종목이 1908개로 상승 종목(526개)의 세 배를 넘어서며 지수와 체감 장세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크게 올랐다고 보고 주식을 매도하거나 심지어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기업을 고르거나 어렵다면 지수 ETF라도 사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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