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채권·주식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해 거래하는 실물연계자산(RWA·Real World Asse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국내에서도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RWA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제도 공백이 길어지면서 자칫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달 새 11% 성장…시장 규모 348억 달러 돌파
27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알더블유에이닷엑스와이제트(rwa.xyz)에 따르면 RWA 시장 규모는 348억 6000만 달러(약 49조 923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동안 1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RWA 자산 보유자는 7.22% 늘어난 50만 1798명으로 나타났다. 토큰 발행사 수도 228곳에 달했다.
주요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RWA 규모도 일제히 증가했다.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한 달 새 7.89% 늘었다. ZK싱크 에라(ZKSync Era)는 유일하게 2.18% 감소했지만, 다른 주요 체인에서는 발행 자산이 급증했다. 폴리곤(41.15%), 아발란체(68.09%), 앱토스(70.17%), 아비트럼(128.8%)이 큰 폭으로 늘었고, 솔라나(7.17%), 스텔라(26.66%), 비앤비체인(17.47%)도 성장세를 보였다.
RWA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 미국 국채, 상품(Commodities), 기관 대체투자펀드(Institutional alternative funds)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토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중개 과정을 거치지 않아 거래 효율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산을 분할해 소액 투자도 가능하고, 거래 이력과 담보 정보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돼 신뢰성이 높다. 전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프랭클린템플턴, 야누스 헨더슨 등 글로벌 금융기관은 이미 RWA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글로벌 금융사 속속 진출하는데 국내는 제도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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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에서는 RWA보다 범위가 좁은 개념인 토큰증권발행(STO)조차 제도화가 미비한 실정이다. STO는 RWA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여러 실물 자산 중 증권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토큰화한 것을 뜻한다. 현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토큰증권을 123대 국정과제와 12대 중점 전략과제에 포함시켰지만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 2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2년 8개월이 지났지만 제도적 진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중소기업 자금조달·투자 다변화 위해 입법 시급”
업계에서는 조속히 제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토큰증권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 브랜드 가치, 미래 수익권 등 무형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전환해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한다”며 “소액으로도 다양한 실물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자산 배분의 새로운 선택지가 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토큰증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의 융합에 대해서도 “두 자산의 결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상호보완 관계를 이루며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증권은 스테이블코인에 검증된 실물자산 투자처를 제공하고, 스테이블코인은 토큰증권에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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