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스타십 도입 지연에 미국 정부가 ‘경고장’을 날렸다. 블루오리진 등 경쟁사의 발사체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계약 철회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미 정부가 개발 지연을 빌미로 스페이스X를 압박해 더 나은 계약 조건을 얻어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 겸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임시국장은 CNBC에 출연해 “중국과 유인 달 탐사를 두고 경쟁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대통령 임기 안에 달에 가고자 한다”며 “문제는 그들(스페이스X)이 개발 일정을 뒤로 미루며 크게 뒤처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 기업만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을 개방해 블루오리진 같은 다른 우주기업이 스페이스X와 경쟁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배경에는 스타십 개발 지연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스페이스X와 나사는 2025년 내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스타십은 1~9번째 시험비행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최근 이뤄진 10·11차 시험비행은 성공했으나 이미 밀린 개발 일정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나사는 아르테미스 3호 발사 시점을 2027년으로 미뤘으나 이마저도 달성 여부가 불확실하다. 이날 더피 장관은 유인 탐사선으로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2호의 임무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내년 4월보다 이른 내년 2월 초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달에 사람이 착륙하는 유인 탐사 시점은 2028년으로 제시했다.
더피 장관이 언급한 블루오리진도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2023년 나사와 아르테미스 5호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일정이 지연된 스페이스X보다도 발사체 도입 시점이 늦은 셈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 정부가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스페이스X를 공개적으로 압박해 계약 조건을 수정하려 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스타십 개발이 늦어지기는 했으나 중국이 목표로 제시한 달 탐사 시점은 2030년으로 여전히 미국이 앞서 있다. 머스크 CEO는 X(옛 트위터)에서 더피 장관의 게시물에 “블루오리진은 달은 물론 궤도에도 쓸모 있는 탑재물을 보낸 적이 없다”고 답하며 “스페이스X는 다른 어떤 우주기업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스타십이 결국 달 탐사 임무 전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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