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최초 매입가의 2.3배가 넘는 가격을 제안받고도 몽골 홋고르샤나가 탄광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희망자가 빠른 계약 체결을 원했음에도 당시 경영진이 배임 우려 등을 사유로 절차를 지연시킨 탓이다.
20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해 5월께 중국계 자본으로부터 홋고르샤나가 탄광의 한국계 지분을 전량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매수자가 제시한 가격은 약 255억 원으로 2011년 당시 최초 매입가(109억 원)의 2.34배에 달했다.
실패한 자원개발 사업을 좋은 조건에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매각 협의는 지지부진했다. 당시 경영진이 매수자 측을 제대로 만나주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매수자 측은 지난해 5월께 최소 2차례 의사결정권자와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당시 경영진은 지분 매각 관련 외부인과 접촉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홋고르샤나가는 2010년 석탄공사의 해외자원개발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매장량이 5억 4000만 톤에 달하고 130조 원 상당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몽골 최대 노천 광산이라는 것이 당시 석탄공사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을 진행하려고 보니 몽골 서북부에 위치한 홋고르샤나가는 도로·철도 인프라가 전무해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홋고르샤나가 탄광은 2016년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석탄공사는 2022년부터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2022년 한 용역 업체가 평가한 홋고르샤나가 지분 전체의 가치는 8억 7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의원은 “악성 자산을 유리한 가격에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석탄공사 스스로 날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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