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수습 기관을 구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들이 금융당국의 무리한 선발 확대 정책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선다. 이번 집회에는 100명 넘는 수습 회계사와 현직 회계사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사기업의 6%만이 수습 회계사를 원한다”며 “회계법인들이 이미 여러 차례 1000명 이상 선발 인원을 모두 수용하고 양질의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력직 회계사가 사기업으로 이직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1200명을 선발한 것은 근시안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시험 합격 후에도 취업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는 누적 약 600명으로 추산된다. 비대위는 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의 채용 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발 규모를 확대한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합격자는 1200명에 달했지만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의 채용 규모는 800명 수준에 그쳤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특별실무수습’(대체교육) 과정을 마친 뒤 실무기관에서 1년 이상 수습을 거쳐야 외부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실무 수습 기회를 얻지 못한 합격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외부감사 실무 수습을 이수하지 못한 인원은 2022년 165명에서 2023년 849명으로 폭증했다.
수습을 마치지 못하면 세무대리 등 일부 업무는 가능하지만 회계사 업무의 핵심인 외부감사 수행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합격자 수 확대 정책이 신규 회계사들에게 실습 공백과 전문성 저하의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규 회계사들이 외부감사 실습을 거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회계사 제도의 기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며 “선발 인원은 늘었지만 실습기관이 그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는 만큼, 금융당국은 인원 축소 등 보완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2026년도 공인회계사 시험 일정에 맞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추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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