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4일 법무부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진술 번복의 배경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변경 과정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꺼내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한 검찰 연어·술파티 회유설로 맞받았다. 여야는 12·3 계엄 관련 위헌정당 해산 심판 가능성과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을 두고 상대방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를 상대로 “2023년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납에 대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자백을 했다. 이후 3일 만에 설주완 변호사가 갑자기 사임했고, 민변 출신 김광민 변호사가 7월 12일 이 전 부지사를 접견했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어 “이재명 당시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그 과정을 챙겼다고 한다”며 “(설 변호사에게) 직접 전화로 연락을 했다는데 그런 사실이 있냐”고 박 교수에게 물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과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성을 꺼내든 것이다.
이에 박 교수는 “제가 직접 연락을 받은 건 아니다”라면서도 “설 변호사가 갑자기 약속한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민주당의 김현지님으로부터 질책을 많이 받아 더 이상 나올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반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과정에 검찰의 회유가 있다고 맞받았다. 서 의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 “’(검찰이)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이재명을 엮으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연어와 술이 (조사실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박상용 당시 수사검사 허락 하에 (술과 연어)가 들어갔느냐”고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그건 아주 자명한 사실”이라며 “이재명 당시 대표에 대해 진술하면 형을 감면하거나 석방하겠다고 (검찰이)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장에선 여야 간 고성을 동반한 충돌도 나타났다. 박지원 의원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작성했던 ‘쌍방울이 주가 조작을 하는데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며 손을 뗐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국정원에 존재한다. 검찰과 법원도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이 중요한 보고서가 (이 전 부지사 재판 때) 증거로 채택이 안됐다”고 지적했다. 이때 박 의원이 주어진 시간을 넘겨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이어가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했다. 박 의원이 이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왜 자꾸 반말을 하나. 연세가 많다고 반말해도 되나”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은 ‘내란 청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기도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상 내란죄에는 부화뇌동한 자, 즉 협조한 자를 처벌하는 부화수행죄가 있다”며 “계엄 해제는 국회의원의 당연한 의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함께 계엄 해제 의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의혹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죄에 사실상 동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내란범에 대해서 사실상 협력하는 행위를 한다면 위헌정당 해산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의 내란죄 동조 행위가 드러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것이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그런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검토해 보겠다”며 “계엄 해제 국면에서 참여하자는 것이 계엄을 부화수행하기 위한 고의를 갖고 했다는 것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다면 그에 따른 처분이 있어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수사를 받던 양평군 공무원이 사망한 사건을 고리로 민주당을 압박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을 다시 가져다 수사했다. 절차적인 정당성이 결여됐다”며 “(사망 공무원의) 자필 메모에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집요하게 (수사팀이) 강요하고 거짓말한다(고 몰아갔다). 또 심야조사를 했는데, 변호인이 서면동의를 안 받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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