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슈퍼 랠리가 이어지면서 산업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 기술주의 상승 속에 코스피는 반도체를 등에 업고 3600선마저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반면 1990년대 후반 닷컴 붕괴와 비교해 AI 거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1.39포인트(1.73%) 상승한 361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3617.86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급등했으나 외국인이 약 1조 3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갔다. 이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6.07% 오른 9만 4400원, 8.22% 상승한 42만 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달성했다.
최근 AI 투자를 두고 거품론과 낙관론이 맞서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호재부터 반영하는 모습이다. 오픈AI와 AMD의 협력 소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AI 컴퓨팅 수요 확대 발언 등으로 연휴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2%나 뛰었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투자은행(IB)이 “단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거품으로 볼 수 없다”고 하자 견조한 투자심리가 이어졌다.
반면 AI 투자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처럼 과잉투자로 흐르고 있다는 거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대 100조 원이 넘는 투자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서는 AI가 아직도 검증 단계일 뿐이라는 회의론이 거세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만 쏟아낼 경우 오히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AI 거품 붕괴로 인한 세계경제 타격을 우려했고 ‘월가 황제’로 불리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AI에 투자되는 자금 일부는 아마도 손실을 볼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 위험을 경고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경쟁적인 AI 투자 확대가 성장주 실적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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