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국채 발행 부담이 맞물리며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한 여파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국내 채권 순매수가 급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1일 배포한 ‘8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 4조 202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직전 달인 올 7월 한 달 동안 기록한 12조 8580억 원어치 순매수 대비 약 8조 7000억 원 급감한 수치다. 이에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 국내 채권보유 잔고도 올 7월 말 약 307조 7000억 원 대비 1조 원 감소한 306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올 4월 글로벌 관세 이슈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재정거래 유인이 급증하며 외국인 투자가 크게 증가했으나 이후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재정거래 유인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채 금리는 장기채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상승했다는 건 곧 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지난달 말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426%로 직전 달 대비 3.4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한 달 동안 3.0bp 오르며 연 2.815%를 가리켰다. 이외에 20년물(4.5bp), 30년물(4.6bp), 50년물(4.4bp) 모두 직전 달 대비 금리가 올랐다.
지난달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초 7월 미국 고용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며 시장에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한 영향이다. 외국인도 국채 선물을 대량 순매수하며 금리 하락에 베팅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반에 발표된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하며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국내 추가경정 관련 장기 국채 발행 부담과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등도 맞물리며 장기채 중심으로 금리가 올랐다.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던 외국인들은 순매수 규모를 줄이며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채권 발행 규모는 올 7월 83조 6000억 원에서 지난달 74조 7000억 원으로 8조 9000억 원 줄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과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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