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농축산물 개방이 논의되지 않았지만 향후 미국 측의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같은 날 미국 워싱턴DC 윌러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은 시장 개방을 원한다”며 “우리의 농민, 제조 업계, 혁신가를 위해 시장을 계속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미국과 한국의 비즈니스는 물품만 교역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지난달 말 타결된 관세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쌀·소고기 시장을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에 대한 미국 측의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은 여전히 농축산물 시장 개방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미국 측이 언제든 다시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는 의미다. 실제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미국의 쌀·소고기 수입 확대 요구에 대해 “기존 합의를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해 이견이 불거질 수 있는 이슈라는 점을 인정했다. 강 대변인은 “(미국의 카운터파트와) 회의하고 계약하듯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당신과 만나서 좋다’ ‘훌륭한 리더다’ 이렇게 칭찬하면서 대화가 오갔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상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다”며 “이후의 문제는 좀 더 두고봐야 될 것 같다”고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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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장관은 “상무부 장관으로서 저의 일은 이 파트너십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이 대미 투자를 더욱 확대하기 바라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접근도 늘려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두 리더는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 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할 말이 그만큼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좋은 관계의 출발로 생각하며 이 관계를 더 발전시킬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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