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27일(현지시간) 실적 컨센서스를 상회했음에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들도 28일 프리마켓에서 일제히 약세로 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반응이 국내 증시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2분기 매출 467억 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0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예상치로 매출 460억 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01달러를 내놨는데 이를 웃도는 수치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540억 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531억 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보여줬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최대 3% 하락했다. 시장 눈높이가 워낙 높았던데다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 생산이 4분기로 지연된다는 소식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 전용 AI 칩셋 'H20'은 수출 재개 허가가 떨어졌지만 중국 당국에서는 구매를 막고 있다. 향후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된 배경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시장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올해 500억 달러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미국 기업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도 투자자들의 우려가 번지는 분위기다. 28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0.4%가량, SK하이닉스(000660)는 약 2% 약세를 보이고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가 프리마켓에서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종목들의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전체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제기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프리장에서 하락하면서 지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스피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전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