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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설비감축 '지상과제'…신사업 멈추고 생존 올인

■LG화학, 中동박기업 지분 매각

더푸社 지분 357억에 판 LG화학

잔여 지분 처분해 동박사업 포기

한화, 네덜란드 태양광사업 접고

SK는 加 플라스틱기업 지분 정리

이대론 3년후 '절반 퇴출' 전망 속

기초화학 사업 개편 대응 안간힘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서울경제DB




석유화학 기업의 기초 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이라는 특명에 직면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해외투자 등 신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국내 기초화학 부문의 적극적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을 우선하려는 경영전략으로 해석된다. 선택과 집중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은 후순위로 확 밀려 향후 성장 동력은 크게 떨어지는 양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중국의 동박 기업인 더푸테크놀로지의 지분 1218만 주를 357억 원에 매각했다. 매각 차익은 155억 원 수준이며 LG화학은 더푸 잔여 지분 763만 주 역시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21년 중국 내 동박 생산능력 3위 업체인 더푸 지분 1982만 주를 401억 원에 취득했다. 당시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한 더푸와 손잡고 전지박 사업에 대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이 더푸의 지분을 매각한 것은 기초화학 부문이 심각한 불황에 직면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추진하려던 신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사업 재편을 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더푸와의 협업을 통해 배터리 제조의 핵심 원료인 동박 공급망을 내재화하려 했으나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자 결국 동박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상장되기 전 더푸에 투자해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경제성이 좀 더 확보된 사업에 집중하자는 전략 아래 보호예수가 풀린 후 더푸 지분을 꾸준히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여천NCC의 지분 50%를 보유해 최근 15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 한화솔루션(009830) 역시 네덜란드 태양광 패널 시공 업체인 쉬네르헤틱홀딩스 지분 60%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쉬네르헤틱은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네덜란드 태양광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하려 2023년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다.

한화솔루션은 유럽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디자 공격적으로 큐셀이 투자했던 자산들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화큐셀은 독일 에너지 거래 플랫폼 기업 링크텍의 지분 66%를 매각하는 등 유럽 투자 기업 지분을 지속적으로 처분하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도 실시하며 몸집을 줄여나가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영국이나 독일같이 시장이 형성된 국가를 대상으로만 사업을 진행하자는 판단 때문에 쉬네르헤틱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솔루션은 수소차용 고압 탱크를 만드는 세종 사업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한화솔루션은 연내 고압 탱크 사업부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앞서 SK지오센트릭도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캐나다 페트칩 생산 회사인 루프인더스트리 지분 90%를 손실을 감내하며 모두 매각한 바 있다.

석유화학 업계가 줄줄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들을 포기하는 것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경쟁력이 추락한 기존 사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석유화학 업계에 국내 NCC 설비용량을 에틸렌 기준 최대 370만 톤 감축하라고 주문했는데 이는 국내 총생산능력인 1470만 톤(샤힌 프로젝트 포함)의 25% 수준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통해 진행한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불황이 지속된다면 3년 뒤에는 절반가량이 퇴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기초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될 구조 개편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들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면서 “당분간 중국과 중동발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빠진 기초 사업의 감축에 집중하고 있어 미래 사업이 얼마나 남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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