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속 농민들에게는 밭보다 비닐하우스가 최대 11.5도 뜨겁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할 경우에도 평균 기온이 높아져 농민들의 폭염 건강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기상청은 국민들이 실제로 생활하거나 여행하는 공간에서의 폭염 특성을 관측한 ‘폭염 특별관측’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청은 올 6월부터 2개월간 이동형 기상관측장비를 통해 농업환경과 계곡·휴양림 등 14개 지점에서 특별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관측 결과 농업환경(전북 완주 농업생명연구단지 기준) 중 가장 기온이 높았던 장소는 비닐하우스였다. 비닐하우스는 비닐 안에 열이 갇히면서 외부보다 무덥다. 실제 기상청이 측정한 결과 비닐하우스의 일 최고기온은 고추밭보다 평균 3.9도 높았고, 지난달 8일 오후 2시에는 최대 11.5도 높아 찜통 더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고추밭의 평균 일 최고기온이 과수원보다 0.4도, 논보다 0.9도 높아 주의가 필요했다. 반면 정자 그늘에서는 오후 평균 기온이 밭보다 최대 3도까지 낮아졌다.
높이별로도 기온이 달랐다. 폭염 속에서는 밭에서 일하는 상황을 측정해보니 일어서서 일하는 것(지상 150㎝)보다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는 것(지상 50㎝ 기준)이 더 더웠다. 문제는 농민들은 외부에서 일할 때 똑바로 일어서기보다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비닐하우스나 밭에 일하는 경우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부득이 농작업 시에는 반드시 인근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0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5~10㎜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서울·인천·경기 남부·강원 중남부엔 5㎜ 미만의 비가 예상된다. 당분간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평년(최저 20~24도, 최고 27~32도)보다 높은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고 강원 동해안과 남부지방,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35도 이상으로 치솟아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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