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국면 장기화로 비료 가격이 올라 농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발표한 ‘환율과 원료 가격이 농업투입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추세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비료의 원료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비료는 요소·인산이암모늄(DAP)·염화칼륨 등 핵심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 결제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수입 단가도 함께 상승하고 이는 비료 가격에 반영된다.
KREI에 따르면 2012~2020년까지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2021년 이후 올 4월까지 평균 1289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환율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비료 원료 가격은 한꺼번에 치솟은 뒤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요소 가격은 2020년 톤당 245달러 였지만 2022년에는 925달러로 3.7배 뛰었고 DAP는 같은 기간 톤당 388달러에서 954달러로 2.5배 올랐다.
문제는 한번 오른 비료 가격이 환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비료 제조 업체들은 외환 관리 능력도 취약하다. KREI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요 제조사 대부분이 순외환손실을 기록했다.
정부는 요소·DAP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무기질 비료 원료 구입 자금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상효 KREI 연구위원은 “비료 가격 안정기금 또는 가격연동형 보조제도 도입이 필요하며 환위험 공동 대응기금이나 전략 원료 비축 제도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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