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 절반 이상이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외투기업 대부분이 중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일부는 “노조의 정치 파업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개선안도 요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100인 이상 주한외국인투자기업 439개사(응답 100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노동시장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외투기업들은 한국의 노사협력 수준이 주요 산업 경쟁국에 비해 낮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노사협력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미국 122.0 △독일 120.8 △일본 115.0 △중국 83.8 등으로 판단했다.
응답 기업의 64.0%는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경직적’이라고 답했다. ‘유연’하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2.0%에 불과해 우리나라 노동규제 수준이 엄격하다고 평가하는 인식이 많았다. 또 응답 기업들은 한국의 노동규제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미국 87.4 △독일 90.8 △일본 95.2 △중국 111.2로 평가해 한국의 노동규제 수준이 엄격하다고 진단했다.
외투기업 10곳 중 8곳(81.0%)은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시 한국의 노사관계와 노동규제를 비롯한 노동시장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외투기업의 13.0%는 근로시간 규제나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산업안전 분야에서 지난 10여 년간 강화된 각종 규제로 인해 한국 내 사업 철수 또는 축소를 검토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외투기업들은 한국의 노동조합 활동 관행 중에 개선이 시급한 사항으로 △상급 노조와 연계한 정치파업(35.0%) △사업장 점거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파업행태(26.0%)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투쟁적 활동(18.0%) 등을 꼽았다.
외투기업들은 협력적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노사가 개선해 나가야 할 사항으로 △노사 간 공동체 의식 확립(35.0%) △노조의 투쟁 만능주의 인식 개선(22.0%) △노조의 이념·정치투쟁 지양(17.0%) 등을 꼽았다.
또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노동 분야 개선과제로는 △근로시간․해고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노동유연성 제고(28.0%) △노조의 부당‧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22.0%)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고용형태 활성화(17.0)%등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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