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마다 찜통 같은 무더위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시원한 맥주 한 잔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일본 맥주는 올해 국내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중국 맥주는 수입량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맥주는 한국 젊은층의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영향이 크지만 중국 맥주는 위생 문제의 직격탄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3만5326t으로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불매 운동 여파가 반영된 2020년 동기(2899t) 대비 1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9년 4만7331t에서 2020년 6490t으로 감소했다가, 4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8만4060t까지 뛰어올랐다. 특히 이른 장마 종료와 폭염이 일찍 찾아온 올해는 일본 맥주 전체 수입량이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일본 맥주는 국내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되며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즐겨 마시는 맥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젊은 층의 일본 문화에 대한 높은 호감도와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일본 맥주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올해는 일본에서 프리미엄 맥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에비스 맥주가 판촉에 나서며 점유율을 더 높일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맥주 수입량은 9617t에 그쳤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전과 비교해 보면 2022년 동기(2만155t) 대비 52.3%나 급감했다. 중국 맥주는 양꼬치와 마라 열풍 등에 힘입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연간 수입량에서 일본 맥주를 앞선 바 있다.
하지만 이른바 ‘소변맥주 사건’으로 칭따오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 앞서 2023년 중국 산둥(山東)성 핑두(平度)시 칭따오 맥주 공장에서 한 남성이 하역을 마친 트럭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위생 문제가 불거진 이후 중국 맥주는 2023년부터 수입량이 줄더니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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