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삼성전자(005930)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국내외 증권사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삼성전자가 이번 2분기에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모아졌지만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등세에 접어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시각 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일(현지 시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 5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감소, 파운드리 부문 손실 확대, 환율 변동성 심화 등을 실적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꼽았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는 6조 52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2분기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부터 반등할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골드만삭스는 “D램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HBM·유기발광다이오드(OLED)·스마트폰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회복세가 감지된다”며 현재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목표주가는 기존과 같은 7만 4000원을 유지했다.
앞서 JP모건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HBM3E와 HBM4의 하반기 출하 본격화, 범용 메모리·OLED·스마트폰 수요 회복 등으로 3분기부터는 주가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UBS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최선호주 목록에서도 제외했다. UBS는 “HBM 인증 지연, 파운드리 수익성 악화, 환율 불확실성 등 단기 리스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3분기 이익 회복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3e 12hi를 인증할 시점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다음 세대 제품인 HBM4 12hi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계절성을 고려하면 올 2분기가 실적의 바닥은 될 것으로 추정하지만 HBM4의 경쟁력은 아직 확인하기 이르기에 하반기 실적 기대감은 다소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장 대비 4.93% 오른 6만 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6만 3000원 선으로 올라온 것은 약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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