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깜짝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낸 가운데 자동차 수출도 전기차와 중고차 등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인 덕분이다. 다만 정부는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하반기까지 수출 실적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빅테크들의 설비투자가 하반기 이후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했다.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월간 수출은 5월 감소세로 전환했다가 한 달 만에 증가세를 회복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을 견인한 것은 넉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였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6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1.6%나 증가한 150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월간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산업부 측은 “D램·낸드 등 주요 메모리 제품 고정 가격이 모두 상승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견조한 성장 흐름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25% 품목관세 부과로 주춤했던 자동차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하며 2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6월 1~25일 기준 유럽연합(EU)향 수출액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1년 만에 41.7%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고차 수출액도 같은 기간 67.9% 늘었다. 바이오헬스 수출 역시 바이오 의약품을 중심으로 36.5% 늘었고 △선박(63.4%) △컴퓨터(15.2%) △자동차 부품(2.4%) 수출액도 증가했다.
다만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 15.5%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더해 미국의 품목관세 50% 부과 영향까지 겹친 철강의 지난달 수출액도 8%나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은 0.5%로 4월(-7%)과 5월(-8.1%) 대비 낙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미 관세 협상의 주요 쟁점인 대미 무역수지는 상반기 기준 263억 4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8.3%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품목관세를 부과 받은 철강·자동차 등의 수출액 감소 폭이 매우 크고 대미 무역 흑자도 줄고 있기 때문에 무역수지로 인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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