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앱 사용자 수 1위인 유튜브가 쇼핑 기능을 선보인 지 약 1년 만에 제휴 유통업체를 늘리며 커머스 영역으로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튜브 쇼핑은 지난해 거래액 10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4배 성장한 4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2030년에는 유튜브 쇼핑의 거래액이 13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쇼핑은 론칭 1년 만에 쿠팡, 올리브영 등 유통업체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앞서 유튜브는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유튜브 쇼핑을 도입하고 카페24와 협업해 약 600개 업체의 상품을 영상에 태그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대형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쿠팡과 손잡고 관련 제품을 판매해왔으며 지난달 29일부터는 CJ올리브영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은 크리에이터(유튜버)가 동영상, 쇼츠 등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에 제휴 브랜드 상품을 태그해 고객 구매를 유도하는 모델이다. 콘텐츠를 제작한 크리에이터는 시청자들이 영상 속 제휴 브랜드 상품을 클릭해 구매하면 수수료를 받는다. 이렇게 구매를 유도하는 영상은 지난 1년 간 95만 개 이상 만들어졌다.
유튜브가 커머스 영역으로의 확장에 나선 것은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유튜브의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4665만 명이다. 국내 동영상 앱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이들이 한 달간 유튜브를 시청한 시간만 1093억 분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유튜브 쇼핑의 거래액이 13조 원,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4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틱톡샵 역시 국내 유통업체와의 협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틱톡은 2023년 자사 플랫폼 내에서 상품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틱톡샵을 론칭했다. 입점 브랜드 수도 2023년 70만 개에서 지난해 110만 개로 약 60% 늘렸다. 현재는 틱톡샵이 한국을 제외한 북미 및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만을 무대로 삼고 있지만, 최근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브랜드를 포섭하기 위해 입점 문턱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나 인스타, 틱톡 등 SNS 콘텐츠와 결합해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온라인 쇼핑업체들 사이에서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반적인 광고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 노출, 상품 설명, 사이트 방문 유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존 커머스 플랫폼은 자체 콘텐츠 강화를 통해 입지를 공고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은 인기 셀럽과 함께 콘텐츠 IP를 예능처럼 기획해 팬덤을 형성하고 이를 판매로 연결시키고 있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의 영상 콘텐츠 IP 중심의 커머스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 1~4월 모바일 앱 누적 체류 시간이 전년 대비 110% 늘었고, 같은 기간 라방 스타IP의 숏츠를 통한 주문 전환율은 164% 올랐다.
지난달 15일에는 골프 여제 박세리와 손잡고 ‘큰쏜언니 BIG세리: 안사고 뭐하게’라는 토크쇼 방송을 론칭해 첫 방송 조회수 29만 회를 기록했다. 이날 판매한 ‘단백질 쉐이크’는 자체 목표 대비 173% 초과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와 함께 19일에는 셰프 오스틴강이 진행하는 <셰프의 공구마켓 with 오스틴강>도 론칭했다. 이에 따라 CJ온스타일은 △뷰티(겟잇뷰티 with 유인나) △패션(한예슬의 오늘뭐입지) △리빙(안재현의 잠시 실내합니다) △헬스(큰쏜언니 BIG세리) △홈키친(셰프의 공구마켓 with 오스틴강)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카테고리별 모바일 라방 IP를 구축하게 됐다.
CJ온스타일은 앞으로 모바일과 TV 영상 콘텐츠 IP를 50개까지 늘리고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천 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한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면서 “콘텐츠 플랫폼과 커머스 플랫폼 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 다각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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