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이다. 예일대학교 기금을 성공적으로 운용했던 전설적인 투자자 데이비드 F. 스웬슨은 저서 ‘수익의 원천’에서 이 질문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그는 투자 수익의 가장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원천이 바로 ‘전략적인 자산 배분’이라고 단언한다. 마치 숙련된 화가가 다양한 색을 조화롭게 섞어 작품을 완성하듯 현명한 투자자 역시 여러 자산을 균형 있게 포트폴리오에 담아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유망 종목이나 매매 타이밍에 골몰한다. 하지만 스웬슨은 이러한 단기 예측이나 종목 선택보다 어떤 자산군(주식, 채권, 원자재 등)에 얼마만큼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자산 배분 전략이 장기 투자 수익률에 압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각 자산 클래스는 서로 다른 위험과 수익 특성을 지니며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따라서 투자자 자신의 재정 상황, 투자 목표, 위험 감수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스웬슨이 자산 배분을 이토록 중시하는 이유는 바로 ‘분산 효과’에 있다.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특정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다른 자산이 이를 상쇄하거나 방어해 전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여러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의 엔진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안전하게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
스웬슨은 단기 시장 예측 시도는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오히려 잘못된 투자 결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시장은 수많은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사건의 영향을 받기에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극히 어렵다. 대신 투자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자산의 내재 가치에 집중하고, 설정한 자산 배분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는 정원을 가꾸는 농부처럼 씨앗을 뿌리고 꾸준히 물을 줘야 풍성한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비유와 같다.
그는 또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비용 효율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높은 수수료와 운용 보수는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률을 크게 잠식할 수 있으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 전체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효율적인 투자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스웬슨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복잡한 기술적 분석이나 단기 시장 예측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투자 목표와 위험 감수 능력에 맞는 장기 자산 배분 전략을 신중히 세운 뒤 흔들림 없이 실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적 성공을 이루는 가장 견고한 기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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