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다시 공약으로 내걸었다. 관련 업계와 환자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건보 적용 임플란트 개수를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본인부담률은 기존 30%를 유지할 경우 진료량이 50% 가량 증가할 수 있어 약 1조 8000억 원의 건보 재정이 추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건보 적용 임플란트 개수를 2개로 유지한 채 대상 연령만 65세에서 60세로 낮추면 내년부터 약 5500억 원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치과 임플란트 건보 적용 정책은 대상 환자들은 물론 치과와 임플란트 등 관련 업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치협은 최근 임플란트의 건보 적용 범위를 현행 ‘65세 이상 2개’에서 ‘60세 이상 4개’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책제안서를 각 대선 후보에게 보냈다. 치협은 “임플란트에 대한 건보 적용은 전체 건보 적용 항목들 중 환자 만족도가 세번째로 높을 정도로 영향이 크다”며 “노년에 치아의 씹는 기능을 유지하려면 위아래 최소 4개 이상의 임플란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플란트 건보 적용은 2014년 7월 만 75세 이상에게 평생 2개를 보장해주면서 처음 시작했다. 당시 임플란트 1개 시술 시 본인부담률은 50%였다. 이후 2015년 만 70세 이상, 2016년 만 65세 이상으로 연령이 확대됐다. 2018년에는 본인 부담률이 30%로 인하됐다. 치협 관계자는 “임플란트 건보 적용 확대 정책이 임플란트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며 “치과 입장에서도 임플란트 건보 적용 확대는 의료계에는 1순위 정책과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임플란트 건보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은 낮추고 개수는 늘려가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도 건보 적용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추가로 2개를 더 지원해 총 4개까지 건보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임플란트 업계는 이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임플란트에 처음으로 건보가 적용(75세 이상, 2개, 본인부담률 50%)됐던 2014년처럼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 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2013년 1055억 원이었던 국내 매출이 건보 적용 이후인 2014년 1276억 원, 2015년 148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후에도 건보 적용 연령 하향, 본인부담률 인하 등이 이어질 때마다 국내 매출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임플란트 건보 적용을 확대하면 산업 전체의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플란트 기업인 디오(039840) 관계자는 “2014년 처음 임플란트에 건보를 적용했을 때 국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며 “임플란트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건보 적용이 확대된다면 업계가 한 번 더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플란트 건보 적용 확대에 들어가는 재정은 걱정거리다. 건보를 적용하는 임플란트를 4개로 늘렸을 때 추가로 드는 1조 8000억 원은 작년 건보재정 전체 지출 규모(97조 3626억 원)를 감안하면 크지 않지만, 지난해 건보재정수지 흑자 폭인 1조 7244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의정갈등탓에 병원 지원에 건보 재정이 상당히 투입된 상태여서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보재정은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30년에는 현재 29조 7221억 원인 누적 준비금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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