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이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 부문에서 설립 이후 처음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강자 키움증권을 제쳤다. 키움증권과 함께 삼성증권도 끌어내리며 2위에 안착한 토스증권은 지난해 약 278억 원이었던 1위 증권사 미래에셋증권과 격차도 올해 100억 원 내외로 줄이며 명실상부한 강자 자리에 올라섰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와 각 증권사 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토스증권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약 86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약 282억 원)보다 207% 증가했다. 순위도 4위에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을 제치고 두 계단 뛰어오르며 2위에 등극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18%, 81.19% 증가했지만 토스증권의 추월을 따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토스증권은 1위 미래에셋증권과 격차도 지난해 1분기 약 278억 원에서 올 1분기 약 109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 투자자들을 대신해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 외화증권을 관리하는 대신 받아 가는 수수료를 뜻한다. 고객이 외화증권을 보유하는 기간 동안 발생하며, 주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단순 매매 수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토스증권은 간편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설립 이후부터 빠르게 몸집을 불려 왔다. 투자자들이 최소 1000원부터 소수점 단위로 해외 주식을 원하는 주기마다 사 모을 수 있는 ‘주식 모으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3년째인 올 3월 사용자 수는 약 183만 명에 달한다.
경쟁사인 키움증권이 연이은 전산 장애 이슈로 몰락한 영향도 적지 않다. 토스증권도 올 들어 빈번하게 거래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묻히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간 외화증권 브로커리지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며 증권사들이 거래 시스템 강화는 물론 투자자 유치를 위한 각종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토스증권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을 포함한 국내 상위 증권사 10곳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상위 10개 증권사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총 4822억 원이다. 올해는 특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해외채권 투자가 인기를 끌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미국 채권 보관 금액은 약 169억 달러(약 24조 원)으로 올 들어 50% 가까이 증가했다.
상위 10개 증권사 중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금투협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올 1분기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약 11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약 24억 원) 보다 370.70%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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